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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태자 인해의 이중성이 드러나다.
"난 왕이 될 생각 없어."
"알아요. 하지만 언제 가는 우리 둘 중 한 사람으로 결말이 나겠죠."
".........그래"
"그러니 데리고 가세요. 만일의 사태를 위해서입니다."
"알았으니.. 이제 그만하거라."
"예, 누님."
협박과 억지로 거의 승낙을 얻어낸 인해는 정말로 만족스럽다는 듯이 웃어 보이고서 냉큼 다과로 나온 떡을 집어 먹었다. 그에 웃음 짓는 여울이었다. 어쨌든 아직 열네 살밖에 안 된 어린아이라는 생각에 말이다.
하지만 이때까지 여울은 태평하리만큼 모르고 있었다. 자신이 사랑스러운 동생이 뱃속에 사악한 마귀 한 마리를 기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렇게 두 사람이 서로 평범한 담소를 나누고 있을 때 주군의 뒤에 서 있는 수하들은 서로 노려보고 있었다.
어쨌든 이렇게 동행하게 되었다고는 하나, 세 사람은 절대로 사이 좋게 지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기가의 삼남이라는 기은령의 얼굴은 사정없이 무너져 있었다.
....
.......
누이인 여울과의 대화가 정말로 즐거웠는지(?) 그녀의 궁인 월궁을 나온 후에도 태자 인해의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갈지 몰랐다.
하지만 반대로 그의 뒤편에서 따라 걷는 기가의 삼남 '기은령'의 얼굴은 여전히 굳어져 있었는데..
그렇게 한참을 조용히 태자 뒤만 따르던 은령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전하."
"..........?"
그의 부름에 무슨 일이냐? 는 듯이 인해가 뒤돌아섰다. 그러자 무언가 크게 결심한 것처럼 은령이 말해왔다.
"어째서 소신을 공주마마의 호위로 보내시려고 하시는 겁니까?"
은령의 말에 그 간단한 뜻을 이해하지 못했냐? 는 듯이 순진한 얼굴로 쳐다보며 말했다.
"내가 말하지 않았습니까? 누님을 위한 부적이라고요."
".......전하!"
그 숨겨진 뜻을 알지만, 싫다는 듯이 흔들리는 은령의 눈빛과는 다르게 태자 인해의 까만 눈동자는 고요한 호수처럼 가라앉아 있었다. 그리고 그의 입가가 비틀리며 평소의 태자답지 않은 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죽기 싫으면 알아서 잘 보호하면 되는 문제잖아? 안 그래?"
"...........!!"
"내가 아무 생각 없고 멍청해 보여도 말이야. 네가 날 감시하기 위해 옆에 붙어 있다는 것쯤은 알아.
그러니 좋은 말할 때 태자인 내 말을 따르게 좋을 거야. 기은령."
태자의 말에 은령은 입을 다물었다.
바보 같을 정도로 항상 웃는 얼굴로 어린아이 같은 천진난만함을 유지하던 태자만을 곁에서 보았던 은령이니 지금 심정은 놀랐다는 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심장이 빠르게 뛰고 있었다. 무서운 의미로 말이다.
그리고 정말로 자신의 눈앞에 있던 이가 평소에 알던 순진한 태자가 맞는지 의심이 들 만큼 처음으로 가까이 보았던 여울공주와 너무나도 닮아 있었다. 자신의 눈앞에 서 있는 태자는 말이다.
이.. 위압감 하나 느껴지지 않는 분위기는 뭐지? 정말로 14살밖에 안 된 거 맞아?
이런 살기를 내뿜다니.. 도대체.. 이 분은..
놀라서 제대로 말도 못하는 은령을 힐끔 쳐다보면서 인해는 비릿한 웃음을 지어 보이며 말했다.
"이제 알겠지? 난 아직 왕이 될 생각 없어. 뭐, 말은 이렇게 해도 나도 인간이니 아주 왕이 될 생각이 없는 건 아니지만 말이야.
그래도 누님이 이 나라의 왕이 되었으면 좋겠거든."
"그게 무슨..?"
"내가 왕이 되지 않으면 이 나라에는 망하는 인간이 많을 테니 말이야...
그것만으로도 참으로 훌륭한 복수가 되겠지만, 난 무엇보다도 다른 누군가에게 누님을 빼앗기는 것도 싫거든."
어떤 놈이든지 세상에서 가장 한심하고 멍청한 존재는 남자란 말이지.
그러니 차라리 왕좌에 오르게 하면 그 성격에 정사에 파묵혀 살 테고. 그러면 절대로 혼인할 생각 같은 거 못할 거야. 키킥..
그리고 무엇보다도 더 좋은 건 누님이 여황이 되면 그 여자가 기뻐하는 얼굴을 안 봐도 된다는 거지. 하핫..
난 절대로 그 여자가 나, 때문에 기뻐하는 얼굴 따위 보기 싫어.
그게 아무래도 가장 큰 이유기도 하지. 그 누구도 모르겠지만 말이야.
희미해지기는커녕 항상 선명해지는 어떤 여인의 얼굴에 기분 나쁘다는 듯이 인해는 얼굴을 구겼다. 자신과 너무나도 다른 얼굴. 하지만 누이인 여울과는 너무나도 닮은 얼굴. 바로 자신의 친어머니라는 신분의 여자를 말이다.
잠시..
인해가 다른 생각에 빠져 있을 때 은령은 그 자리에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정...정말로...왕이 되지 않으실 겁니까?"
"아.. 응. 나중에 누님의 사후에 후사가 없다면 또 모르지."
"그건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당신이 태자이신데.. 어떻게.."
"여인이라고해서 왕이 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지 마."
"하지만... 태자 전하!!"
"조용히 내 말 들어. 기은령. 너도 곧 알게 될 거야.
그래. 아마 이번에 같이 행동하면 너도 느끼고 보는 게 있을 거야.
내 누이인 '홍월공주'인 여울은 말이지. 제왕이 될 운명을 타고난 불행한 공주님이니까 말이야."
그리 말하면서 쏟아지는 햇살 아래에서 웃는 인해의 모습이 정말로 눈부시면서도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자신이 그를 이용하고 이용 받은 만큼 되돌려주는 이 착실한 주군이 아직 어리지만, 사실은 무진장 무서운 인간일지도 모른다고 새삼 깨닫게 되는 올해 20살 된 기은령이었다.
..........
....
지금으로부터 몇십 년쯤..
이 낙서국의 공주가 태어난 후에 어느 무녀가 신에게 예언 하나를 받았다.
'이 분은 이 대륙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 될 것입니다. 그 미소 하나에 남자의 마음을 홀리고 눈물로 그리고 말로써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경국지색이신 겁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이분은 경국지색의 별이 뜨는 날에 태어나셨지만..
우연히도 그날 제왕이 별이 뜨고 말았습니다. 그러니 여인으로 자란다면 한 나라를 망하게 할 것이며 만약에 여인이 아닌 태자가 되어 후에 왕이 된다면 그 나라는 백 년 만년 둘도 없는 천하를 얻게 될 것입니다.'
그것이 어느 날 어떤 무녀가 여울공주에게 준 축복이자 저주와 같은 예언이었지만, 그것은 끝이 아니었다. 시작이었다.
'나라를 망하게 할 경국지색이라 하여도 운명의 짝은 있는 법. 사람이면서도 사람이 아닌 자가 공주님의 짝이며 그는 평범한 신분의 사람이 아닐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아무리 큰 어려움이 생긴다고 해도 두 사람은 한번 스치듯 만나게 된다면 절대로 떨어질 수 없을 것이옵니다. 둘은 함께 있어야 행복할 테니 말입니다.'
하지만 어떻게 돼서인지 공주에 대한 예언은 비밀에 부쳐졌고 그렇게 한 인물은 공주의 부친인 무혈폐하 그였다.
그리고 어느 날 소리소문없이 공주에 대해서 예언을 한 무녀는 이 세상에서 소리소문 없이 사라져 버렸다.
..........
..
다음 날.. 낙서국 공주궁의 시녀들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 분주함 속에서 유일하게 한가롭게 앉아 있는 인물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이 궁의 주인인 정여울이었다.
여울은 시녀장인 사윤이 가져다준 시원한 보리차에 무지개떡 하나 집어 먹으며 물었다.
"대충 챙기라고 해. 어차피 길어 봤자. 한 달밖에 더 있겠어?"
"그래도 일국의 공주가 가는 것입니다. 아무리 급히 움직인다 해도 제대로 준비는 하고 가셔야지요."
사윤의 말에 정말로 귀찮다는 듯이 여울은 책상에 엎어져 누었다.
물론, 그걸 보고서 잔소리하지 않을 사윤이었다.
"공주님!"
"시끄러워.. 잔소리할 생각이라면 좀 나가지."
여울이 힐끔 한번 쳐다보고서 고개를 돌리자, 사윤은 한숨을 푹 내쉬며 밖으로 나가려 했다.
그러자 마침 들어 오던 이가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셨어요. 시녀장님?"
"어머.. 드디어 돌아온 거니? 하랑?"
반갑다는 듯이 사윤이 내려다보는 여자아이는 그녀보다 작은 아이로 주근깨 가득한 얼굴에 새빨간 머리가 정말로 잘 어울려 보였다.
"네, 어머님께서 시녀장님께서 보내 주신 쌀과 고기는 잘 받으셨다고 감사하다. 는 인사 꼭 전해달라 하셨어요."
밝게 웃는 하랑의 미소는 다른 사람까지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무엇이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책상에 늘어져 있던 여울까지 일어서며 말해왔다.
"하랑.. 왔으면 당장 나한테 와야지. 거기서 뭐 하는 거야? 어?"
토라진 것처럼 말하는 여울에 하랑은 웃음 지으면서 냉큼 다가가 섰다.
"다녀왔습니다. 공주마마."
"공주마마보다는 여울이 더 좋다고 했을 텐데?"
"네, 여울님."
웃는 하랑이 정말로 귀엽다는 듯이 힘없이 축 늘어져 있던 팔을 들어서 빨간 머리카락을 흩트려 놓는 여울이었다.
이미 주인이 이런 식으로 자신을 예뻐한다는 걸 너무 잘 아는 하랑 또한 귀엽게 웃어 주려고 하는데..
오늘은 눈치를 보는 것처럼 제대로 마주치지 않자. 여울이 삐죽거리며 물었다.
"너.. 뭔가 이상해?"
".....네?"
"이상하다고. 무슨 일이야? 또?"
"......."
우물쭈물 하랑이 대답을 하지 못하자. 여울의 시선이 뒤에 서 있는 다른 시녀들에게 향했다.
"하랑이 대답을 못하는데 말이지. 누가 대신 대답해 주지 않겠어? 아니면 내가 직접 나가서 무슨 일인지. 직접 알아볼까?"
여울의 말에 시녀들은 질끔 놀랐고 하랑이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제가 말하겠습니다. 여울님."
"....뭐야? 진짜?"
"그게.. 폐하를 뵙기 위해서 백씨가의 당주와 그 아드님 그리고 백씨 부인께서 오셨다고 합니다."
".............!!"
여울이 놀라면서 자리에서 일어서자, 사윤과 하랑이 일제히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
"안됩니다. 공주님."
"네. 일단은 참으시는 게.."
"참아? 참으라고! 또 무슨 짓을 하려고 온 거야!? 그 여자!!?"
여울이 화를 내자, 사윤과 하랑을 뺀 나머지 시녀들이 모두 고개를 숙이며 떨었다.
그럴 수도 없는 게 백씨 부인은 현재 무왕의 유일한 왕후(정실부인)인 '청우왕후'와는 같은 부모에게 태어난 백씨가의 차녀로 태자 '정인해'를 낳은 친모였다. 그리고 그녀는 한때 무왕의 총애를 받는다는 이유로 많은 귀족이 그녀의 편을 들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의 부귀영화였고 선왕이 죽은 후 가장 조용히 지내던 청우왕후가 직접 나서서 모든 일을 정리했다(?)
그렇지만, 한번 맛 들인 권력을 포기할 수 없었던 백씨 부인은 끊임없이 자신과 언니(왕후)를 이용해서 권세를 키워온 가문의 힘을 이용해서 공주 여울의 위치와 목숨을 위협해 왔다. 물론, 왕후 때문에 쉽게 건드릴 수는 없었지만, 두 세력의 치열했고 그 때문에 여울은 너무 많을 걸 잃었고 자기 자신을 지키기에 수많은 노력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현재 적도 너무 많이 만들었고 말이다.
그런데.. 그 여자가 왔다고? 그것도 내가 있는 왕궁에?
하.. 외할아지와 외삼촌이라는 그 뻔뻔한 인물들과 함께?
또 무슨 일을 꾸미려고. 아니지. 뻔하겠네.
이번에 어떻게 해서든 날 서국에 팔아넘기고 인해를 확실한 후계자로 밀어붙이려고 온 거겠지.
그렇게 생각하면서 여울이 피식 웃을 때 한편, 태자궁에서는 요란한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와장창'
탁자에 놓여 있던 찻잔과 주전자 그리고 오늘 아침 정원사가 따서 꽂아 두었던 빨간 꽃잎의 예쁜 꽃과 함께 화려한 꽃병 또한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면서 깨져 버렸다.
깨진 꽃병 앞에는 절대로 평범해 보이지 않는 태자 인해가 서 있었고 뒤로는 어제부터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주군 모습에 공포를 느끼는 기은령과 그저 한숨을 내뱉는 태자궁 시종장 예찬이었다.
- 여기서 잠깐 예찬은 26살 정도밖에 안 된 젊은 남자로 과거, 노예시장에 팔려 나갈 뻔한 것을 여울이 구해주면서 그렇게 인해의 시종장으로 일하고 있다. 가끔 인해의 일을 돕지만, 현재는 거의 인해에게 물들어 있는 인물이다. -
"도대체 무엇들을 한 거야!? 지금까지!!"
"전하. 그리 화를 내신다고 해서 달라지지 않습니다."
예찬의 말에 서슬 퍼런 눈으로 그를 돌아보면서 인해가 말했다.
"말 다 했어! 일을 제대로 처리했으면 이런 일은.. 쳇,, 내가 직접 가는 게 더 빠르겠군."
그러면서 인해가 움직이자, 빠르게 예찬이 따라나섰고 기은령 그 역시 따라나서려 했지만, 예찬이 손을 들어 막아섰다.
"때로는 모르는 일이 있어야 하는 겁니다. 기은령님."
...........
.....
왕과의 면담을 끝내고 나온 세 사람이 있었다. 노인으로 보이는 새하얀 백발에 주름 가득한 인상 좋은 뚱뚱한 남자와 그와 닮아서 인상 좋아 보이는 아들로 추정되는 중년 남자가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뒤로 따라나오는 여자는 곱게 차려입은 백씨 부인이 있었다. 백씨 부인보다 앞서 걷는 두 사람은 기분 좋게 이야기 중이었다.
"이야기가 좋게 끝나서 다행입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누이도 그리 생각하시지요?"
오라비가 묻자, 백씨 부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웃음 지었다.
"예."
다행이지요. 폐하께서도 공주를 서국으로 보내실 생각을 하고 계셨으니 말이야. 후훗. 하지만 왕후가 걸린단 말이야.
자신의 딸을 그런 망나니에게 시집 보내려고 해도 가만히 있을지 아니면 뒷공작이라도 버릴지 모르겠으니..
그리 생각하면서 무어라 더 말하려다가 백씨 부인은 저 복도 끝에서 걸어오는 사람을 보고서 입을 다물었다.
자신보다는 아비인 무왕을 더 닮은 새까만 검은 머리에 싸늘한 눈매의 아들을 말이다. 현 태자인 '인해'가 말이다.
갑작스러운 그의 등장에 백씨 부자가 고개를 숙이며 예를 표했다.
"백가의 당주 '백서랑'이 태자 전하께 예를 표합니다."
"백가의 '백가완'이 태자 전하께 예를 표합니다."
"백가의..."
"인사는 필요 없습니다."
어느새 앞으로 다가온 인해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그러자 당황하면서 부자가 서로 보고 있는데 인해가 말했다.
"두 분 자리를 좀 비켜 주시겠습니까? 백씨 부인과 할 이야기가 있어서 말입니다."
인해의 말에 백씨 부인이 두 사람을 돌아보며 말해왔다.
"저는 괜찮습니다. 자리를 좀 비켜 주시지요."
그 말에 두 사람은 서로 시선을 주고받다가 인해에게 고개를 숙여 보인 후 물러났다.
"그럼, 소신들은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태자 전하."
"그렇게 하세요."
두 사람이 물러나자, 무슨 할 말이 있느냐?는 듯이 백씨 부인이 쳐다보았다.
그러자 인해가 뒤를 보며 예찬에게 말했다.
"예찬, 너도 뒤로 물러나 있어라."
인해의 말에 예찬은 고개를 숙이며 뒤로 물러섰지만,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태자를 지켜볼 생각인 듯 보였다.
하지만 별로 신경 쓸 생각이 없는지 인해는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여인을 쳐다보았다.
이미 5년 지났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자신의 어머니라는 이름의 여자를 말이다. 그녀가 먼저 기쁜 듯이 말했다.
"오.. 오랜만에 보는군요. 태자."
"그렇죠. 제가 꼴도 보기 싫다고 말했으니 말입니다. 백씨 부인."
"태자!"
"태자? 키킥.. 우습군요. 원하지도 않는 자리에 억지로 앉혀 놓으시더니..
이제 그 덕이라도 보시려고 하시는 겁니까? 제 누님을 서국으로 시집 보내면서 까지요!"
"..누가.. 공주가 어떻게 태자의 누님입니까? 어차피 왕위는 남자인 태자가 이으셔야 할.."
그러면서 그녀가 무심코 인해에게 손을 뻗었다. 하지만 인해는 차가울 정도로 그녀를 노려보면서 손을 쳐냈다.
"함부로 공주라 말하는 겁니까?! 그분은 선왕의 따님이시며 현 왕후마마의 유일한 소생이십니다.
저처럼 사생아로 태어난 아이가 아닌 모든 이들에게 인정받는 이 낙서국 왕가의 핏줄이자 후계자이신 분입니다!"
"......도대체.. 누구를 닮아서 그러시는 겁니까? 이 어미가 태자를 위해서 얼마나 노력을 하고 있는데.."
"하.. 노력이라? 그 쓸데없는 노력 말입니까?"
"..인아.."
*인아(인해의 아명)
"그렇게 부르지 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