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은 장엄한 문장의 세계이다
‘씩씩하고 웅장하며 위엄있고 엄숙하다’
‘장엄하다’의 어원인 ‘장엄(莊嚴)’은 본래 불교 용어로,
부처의 ‘世界’나 법당을 꽃과 향 등 아름답고 훌륭한 것으로
정성스레 꾸미는 일을 의미하는데 장엄에 글(문장)을 포함시킨다.
부처님의 세계
'불(佛)'이다. 부처님이란, 깨달은 사람을 의미하므로
'석가(종족 이름)+모니(성자)+불(깨달은 완성자)'이라는 말씀.
이 중 모니와 불이 의미적으로 중복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축약해 석가모니라고도 한다.
석가모니불은 우리에서는 부처님의 대표성을 가지기 때문에 '부처님=석가모니'
'卍'자는 산스크리트어 '스바스티카(svastika)'에서 유래한 불교 상징으로, 길상과 부처의 경지를 뜻하는 문양이다.
길상성과 장엄성을 지닌 장식 문양으로 폭넓게 받아들여졌다고 분석했다.
世界란 말 역시 불교에서 나온 용어로 산스크리트어‘로카다투’의 한자 번역어라 한다. ‘세(世)’는 시간의 흐름(대략 30년)을 뜻하고 ‘계(界)’는 경계·영역을 의미한다.
곧 세계는 ‘인류가 살아가는 시공의 영역’이라는 뜻이다.
사찰에 들어서면
일주문
사찰에 들어가는 첫번째 문을 독특한 양식으로 세운 것은 일심(一心)을 상징하는 것이다. 신성한 가람에 들어서기 전에 세속의 번뇌를 불법의 청량수로 말끔히 씻고
일심으로 진리의 세계로 향하라는 상징적인 가르침이 담겨 있다.
즉, 사찰 금당(金堂)에 안치된 부처의 경지를 향하여 나아가는 수행자는
먼저 지극한 일심으로 부처나 진리를 생각하며 이 문을 통과하지 않으면 안 된다
주로 다포계(多包系) 맞배지붕을 하고 있는데,
현판(懸板)을 걸어 사찰의 명을 밝히고
좌우 기둥에 ‘佛之宗家(불지종가)’와 ‘國之大刹(국지대찰)’주련(柱聯)이 붙혀있다
‘팔공산 동화사’八公山 桐華寺
천왕문
천왕문(天王門)은 사찰로 들어가는 두 번째 문으로, 4천왕(天王)을 모신 곳이다.
4천왕은 수미산 중턱의 사방에 있는 4왕천(四王天)의 네 왕으로,
도리천(忉利天)의 우두머리인 제석(帝釋)을 섬기는 신들이다.
동쪽에 있는 지국천왕(持國天王)은 중생을 두루 보살피면서 국토를 지키고,
남쪽에 있는 증장천왕(增長天王)은 불법(佛法)을 보호하면서 만물을 소생 시키고,
서쪽에 있는 광목천왕(廣目天王)은 눈을 부릅뜨고 그 위엄으로 불법을 보호하고,
북쪽에 있는 다문천왕(多聞天王)은 항상 도량을 지키면서 설법을 듣는다고 한다.
이들은 중생을 보살피고, 불법과 그에 귀의하는 자들을 보호하고,
항상 도량을 지킨다고 하기 때문에 사찰의 입구에 모신다.
천왕문은 대부분 정면 3칸, 측면 2칸에 맞배지붕으로 되어 있다.
불이문
불이문(不二門)은 사찰로 들어가는 세 번째 문으로,
세파의 분별과 대립과 언어를 떠나다
불이문(不二門)은 사찰의 일주문·천왕문을 지나 본당(대웅전·보광전·극락전 등)에
이르기 전 마지막으로 통과하는 문으로,
부처와 중생, 번뇌와 깨달음이 본질적으로 ‘둘이 아닌 하나’임을 나타내며
해탈문(解脫門)이라고도 불린다.
해탈은 탐욕·분노·무명 등 번뇌의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진 상태로,
불이 꺼지듯 모든 고뇌가 소멸하여 완전한 평온과 행복에 도달한
궁극의 경지를 뜻하는 열반과 함께 수행의 궁극적인 목표가 된다.
대웅전
대웅전은 『법화경』에서 ‘위대한 영웅’으로 일컬어진
석가모니불을 주불로 모시는 사찰의 중심 법당이고 석가모니불 좌우에
문수·보현보살을 모시는 경우가 많다.
대웅보전은 석가모니의 보배로운 전각이라는 뜻으로, 대웅전보다 격을 높인 표현이다.
대웅보전의 주불은 대웅전과 마찬가지로 삼세불이자 삼신불 가운데 하나인
석가모니불이며 협시불은 주로 아미타불과 약사여래불을 모신다.
삼신불은 진리(法身)·공덕(報身)·현현(應身)의 세 가지 몸을 갖춘
부처(비로자나불·노사나불·석가모니불)를 뜻하며,
삼세불은 과거(연등불)·현재(석가불)·미래(미륵불)의 부처를 의미한다.
이들 부처나 보살들은 깨달음·서원·공덕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손 모양(手印)을 하고 있다.
예컨대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인은 석가모니불이 수행 중 악마를 물리치고
보리수 아래에서 무상정등각(최상의 깨달음을 일컫는 말로 산스크리트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을 얻은 것을 의미한다.
왼손은 무릎 위에 두고 오른손은 검지 끝으로 땅을 가리켜,
지신(地神)에게 자신의 깨달음을 최초로 증명하게 하는 모양이다.
관음전
중생의 고통을 치유하고 소원을 들어주는 관세음보살을 모신 자비의 공간인
관음전(원통전), 망자의 극락왕생을 비는 공간인 지장전(명부전/시왕전)이 있다.
중생의 삶과 죽음을 돌보고 애통함을 어루만져 위무하는 것이 종교의 역할일진데
사찰을 찾아드는 사람들의 소원에 대응하고 돌아가신 분의 안식을
비는 전각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건물의 성격과 주제를 보여주는 주련이 걸려 있다.
주련을 말 그대로 해석하면 기둥에 연이은 시구를 세로로 새겨 걸어놓은 것을 말한다.
대웅전에는 『화엄경』에 들어 있는
‘부처님의 법신이 법계에 충만하다(佛身充滿於法界)’,
‘부처님의 몸은 법계에 가득 차 있다(普現一切衆生前)’,
‘인연 따라 감응하여 모든 곳에 미치지 않음이 없다(隨緣赴感靡不周)’,
‘항상 이 깨달음의 자리에 앉아 계시다(而常處此菩提座)’ 등
그 건물의 성격과 주제를 보여주는 글귀들이 걸려 있는 경우가 많다.
임제종의 고승 고봉원묘(高峰原妙·1238~1295) 선사의 게송이다.
바다 밑 진흙소는 달을 머금고 달리고(海底泥牛含月走)
바위 앞 호랑이는 새끼를 안고 잠든다(巖前石虎抱兒眼)
쇠뱀이 금강역사의 눈을 꿰뚫고 들어가니(鐵蛇讚入金剛眼)
곤륜산(검은 동자)이 코끼리를 타고 그 앞을 해오라기가 끌도다(崑崙騎象鷺鶿牽)
시무외인은 모든 중생의 두려움과 우환을 없애주고
안온함을 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수인이다.
다섯 손가락을 가지런히 펴서 손바닥을 밖으로 하여 어깨높이까지 올린 모습이다.
절의 문장 가운데서도 절에서 밝히는 연등에 달리는 문구에 현세를 살아가는
대중의 간절한 염원이 가장 잘 드러난다.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우연히 들렀던 절에 즐비한 연등 아래를 지나면서
운 좋게도 수많은 사람의 공통된 바람이 어떤 것인지 눈여겨볼 수 있게 되었다.
가장 많은 경우가 가족의 건강, 행복, 소원 성취, 시험 합격, 취업, 사업 번창 등을
기원하는 것인데 ‘울 남편 돈 잘 벌게 해주세요’나 ‘로또 당첨!’,
‘용돈 5만원 인상’이라는 글귀는 구체적인 내용으로 관심을 끌었다.
수천수만의 바램과 기원, 속마음의 토로 가운데 그 무엇보다 내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과 현실을 일깨우는 상징적이고 사실적인,
너나 할 것 없이 고해를 살아가고 있는 인간세를 비추는
서광과도 같은 비범한 문장은 대웅전으로 올라가는 가파른 계단 옆에 걸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