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해치는 자 벌침이 없는 벌에 쏘여 죽을지어니, 부디 함부로 나비의 보물을 꺾지마소서. - by.에움
처음부터 그 남자아이는 나의 것이 아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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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많은 꽃들에 둘러쌓인 나비같은,곁에 있는 자체만으로도 도움을 주는 존재.그는 나에게 존재만으로 가치가 있는 나비였다.
나는 궁금하지 않았다.키,성격,그리고 외모까지 모든것을 구비한 그 나비가 왜 계속 버림받는지.아니,하나의 꽃 곁에서 오래토록 머물수없는지.
왜 계속해서 떠돌이 생활을 반복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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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그때'까지는 궁금하지 않았었다.
필연이란말이 없었으면 나는 아마도 나와 그의 관계를 이렇게 불렀을것이다.
'끈질긴 악연'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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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나비,그 속의 우리 <01>
"보름!"
"어…어,응?"
"푸핫,무슨 생각중이길래 귀엽게 멍을 때리고있어?"
허리를 숙여 키를 맞추고 해맑게 웃으며 나의 심장을 흔들어놓는 이녀석은 나의 2년된 남사친 이도형이다.
180의 준수한키에 곱상한 미소년의 분위기를 풍기는 외모.또 성격은 이상하게도 다정다감해서 여심을 흔들어버리는 반칙적인 녀석.
아직 이녀석에게 당한적이 없는여자라면 쉽게 마음을 내줬을것이다.
하지만 당한적 있는 여자라도 다시 빠지게 만드는 마약같은 중독.부정하고 싶은 매력을 가진 이녀석에게 중독된 여자들이라는 그룹이 있다면..
그 속에 나또한 포함된다는것이 문제다.
"다른 남자들앞에서 귀여운건싫은데…"
"...!!야,저번에도 말했지만 그런 소름돋는말하지말라니까?"
나의 반응이 꽤나 재미있는 모양인지 배를잡으며 웃는포즈를 취하더니 갑자기 멈춰서는 도형.꽤나 가까운거리에서 고개를 살짝 삐딱하게 젖힌후 한 손은 그대로 주머니에 꽂은채 이마에 손을 짚는다.
이런포즈만 안하면 꽤나 얌전한데.
"뭐야?"
"흐음,열이 있는건 아닌데…얼굴이 빨갛길래."
"그건…"
순간 '그건 니가 한말때문이잖아!'라고 외칠뻔했다.부끄러워하는걸 즐기는지 정말 모르는건지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양쪽볼까지 감싸는 도형.
그의 당황스러운 행동은 길거리 한복판에서 사람들의 주목을 끌기 충분하다.
아니,이미 존재자체만으로도 주목을 끌고있기는하지만.
"저기 둘 봐바,추워서 볼빨개지니까 감싸주나봐~"
"학생커플인가보네,귀여워라.'
평범한 몸매에 나름귀엽다는 소리를 듣고자라온 외모.아담하다고 불리는 152의 작은키.나 한보름의 프로필이다.
그리고 나의 앞에서 낯선 향기와 낯선 목소리를 풍기는 이 남정네와는…이미 한번의 이별을 겪은사이다.
내가 왜 이 녀석과 데이트도 아닌 아무것도 아닌 이유로 우연처럼 커플야상을 입은채 함께 시내를 걷고 있는지 설명하기위해 몇일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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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
"어."
"반응이 왜 이렇게 시큰둥이야?"
턱을괴고 휴대폰을 만지며 여느때와같은 지루한 일상을 보내는 중 나에게 다가와 백허그를하는 정광자.
아차,그렇게 부르지말라고했지.갱자.
나의 등에 떡하니 매달려 SNS를 훔쳐보는 갱자가 이상한말을 시작한다.
"생각해보니까 이도형 걔,아직 연애중 안내렸더라?"
"뭐?"
갱자의 말에 곧바로 이도형의 페이스북에 들어가니…1년이 넘도록 나와 올렸던 연애중의 날짜가 띄워져있는것이 보인다.
"도대체 무슨생각인거야…"
연애중을 올린 장본인이 그녀석이므로 내리는 방법을 몰랐을리도 없고,여자친구도 이미 사겼었다고 들었는데 왜 날짜가 그대로인거지.갱자때문에 괜스레 복잡한마음이 얽혀 4시라는 이른시간에 깨어나 SNS를 뚫어져라 바라보는중이다.
"나도 참 그녀석한테 무슨 미련이 남아서는…"
복잡한 마음을 가졌다는것 자체가 우스워져 피식웃음을 토한채 휴대폰화면을 끄려니.
'띠링~'
알림소리와 함께 메세지하나가 도착한다.
프로필사진이 남자인걸보아 또 이상한사람이 메세지라도 걸어온것일까.
금방 차단해버리고 자야겠다는 생각으로 채팅방에 입장하는순간…
나는 나의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늦었는데 안자네? -이도형-]
도형에게서 온 메세지하나.
두 눈을 비비고 혹시나하는 마음에 볼이라도 꼬집어보지만 아픈걸보니 꿈은 아닌듯하다.
답장을 할까말까 고민하는사이 아까 꼬집었던 볼보다 가슴한켠이 욱씬거리기 시작한다.
'그동안 고마웠어,잘지내.'
그렇게 떠나가버려놓고 무슨 미련이 남아서 이렇게 다시 흔들어버리는건지.
갈대처럼 쉽게흔들리는 것이 여자의 마음이기 때문에 나는 그녀석이랑 있던 시간만큼은 내가 여자인것이 증오스러웠고 후회가됐다.
차라리 만나지않았었다면 전보다는 조금 더 쓰리지않은 마음을 가지고있었겠지.
조금 더 여리고 순수한 그런마음.
[오랜만이야. -이도형-]
메세지를 확인하기무섭게 다시 연락해오는 도형.1년이라는 시간동안 그는 모든것을 잊은건지 애써 괜찮은척하는건지 나에게 먼저 연락을 해왔다.그에게 남은것이 증오뿐이었다면 그대로 차단해버렸을텐데.
나는 다시 그때로 돌아갔으면 조금 더 나아지지않았을까하는 헛된 기대를 품어버렸던것같다.
[응,그러게.]
나비효과가 일어나듯 사소했던 답장하나는 다시 나의 인생을 바꿔버렸고,멈출수없는 악연의 수레바퀴를 다시 굴려버리고말았다.
'잘자.'라는 마지막대화를 끝으로 우리는 아침이면 아침.낮이면 낮.마치 사귀는 사이처럼 연락을 해왔던것같다.
이미 한번 사귀었던 사이인것이 그와 나를 이렇게 만들었던것이지.
사귀지도 않는 애매모호한 사이.
썸도 뭣도아닌. 그저 목적지 없이 가출한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것처럼 다시 서로를 원했고, 그는 연인사이였을때도 하지않았던 질투까지하기 시작했다.
지금처럼.
"남자들 많은곳에서는 손잡아."
"왜 그렇게 집착을하는거야?"
"니가 좋으니까,좋아해 보름아."
사귈때도 듣지못했던 고백까지. 그는 모든것이 달라져버렸다.
그때 그가 나에게 이렇게 다정했더라면..조금이라도 내 편을 들어줬더라면 나와 그는 지금쯤 어떤관계였을까.
좀 더 단단한 관계였을까?
괜한 기대를 가져본다.
"그러니까 야상은 따라한게아니고,우연히 같은걸 입은거래도?"
"알았으니까 둘중한명이 벗자고.너가 벗을래?아니 내가 벗을게."
"또 왜이렇게 까칠하게 구는거야."
그의 말에 반박하기위해 그를 흘겨보던중, 모든것이 부질없다는것을 느껴버렸다.나는 그가 다시 주기시작한 사랑과 애정을.그때 받지못했던만큼 채워나가면 되는것이다.공허한 마음을 공기로 채운다고 공간이 매워지지 않는다는것도 모르는채.
"알았어,그럼 그냥입어.대신 오늘 손은 못잡아."
"뭐?왜…"
"여기서 얼마나 더 커플로 오해받고싶은거야?"
뾰루퉁하게 그를 바라보니 오히려 귀엽다며 양볼을 늘어트리는 알수없는 녀석.이녀석은 옛날부터 취향이 너무나도 독특했다.남들과 전혀다른 특이한 발상을 하는 아이.
그렇기때문에 더욱 이녀석에게 중독되어버렸던걸까.
"그러면 어깨동무할래."
"너 진짜…"
버둥거리려하지만 이미 나의 어깨를 감싸오는 그의손이 따뜻해서 마치 나의 몸을 녹여주는것같이 느껴진다.너무나도 차가워진 손을 조금이라도 덜 차가운 손으로 잡아주면 녹는것같이 느껴지는것처럼 우리는..
서로에게 큰 상처를 주는것에대해 이미 무감각해 져버렸다.
우리가 그때 서로를 만나고 서로에대한 기대를 더하지 않았다면 조금 더 두터운 관계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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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움: 오랜만에 돌아왔습니당...달밤에 감정이 살아나서 다시 소설을 쓰기 시작했으니 바쁘더라도 시간내면서 쓰려는데 생각이 안나서 다시 정주행중...스토리가 엄청 바뀌어버릴것같지만 뭐 더좋아지겠죠!? :9
첫댓글 언제나 sns가 문제라니까요. 헤어진 담에는 꼭 사람을 싱숭생숭하게 만들어요 ㅠ.ㅠ
첫댓글 감사드립니다♡ 그쵸 ㅠㅠ 보기싫어도 얼떨결에 들어가보는게 사람심리라 ㅜ
감사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