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매섭게 추어지자 힘든 세월이 생각난다. 지나간 그 시절이 아릿하게 그립다.
아이들 둘을 데리고 친정에 다녀올 때마다 꺼져버리던 연탄불, 나는 숯이 아닌 착화탄이 나오고부터 용감해졌다. 탄불을 피우며 연기를 마시던 날은 내게 경험을 통해 내 인생에 지혜를 얹어주었다. 그때는 매웠지만 그 길을 거쳤기에 지금은 삶의 맛이 순하다.
똑같은 일을 시작할 때, 그 일에 대한 경험이 있는 사람과 처음 대하는 사람의 열도는 달라야 한다. 처음 대하는 사람은 열기가 닿아보지 않은 검은 연탄에 불붙이기이고, 언젠가 한번의 경험이라도 있는 사람은 다 태우지 못한 연탄재에 다시 불붙이기에 해당한다.
검은 연탄은 지금 타고 있는 누군가에게 불을 붙여오면 쉽게 타오를 수가 있지만, 생 연탄에 불을 붙이려면 1회용 착화탄을 한 개 얹어서는 실패하기 쉽다. 새 연탄 위에 착화탄을 얹고 그 위에 새 연탄을 얹으면 불이 옮겨붙기도 전에 위 아래 날 연탄이 마르느라고 화기를 나누어 가지는 바람에 불이 붙기가 어렵다. 다 사그라든 다음 다시 한 개를 얹어도 불붙이기에 실패하기 쉽다.
이때 경험이 있는 사람의 말을 들으면 자신이 바보같이 느껴질 뿐이다. 그들은 밑의 탄이 화기를 빨아들이지는 않으므로 새 연탄에 불만 붙이면 되니까 착화탄 한 개로도 충분하게 불을 붙인다.
처음 시작하는 일에는 남보다 에너지를 두 배로 공급해야 불을 붙인다는 교훈 하나를 얻었다. 자녀 교육 초기에 아이들에게 해주는 칭찬은 착화탄 한 개 더 얹어주기와 같은 효력을 발생한다. 관심의 열도는 지시하는 말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얹혀 발화의 힘이 되어 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