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베란다 유리창문을 심하게 두드리는 소리에 깜짝 놀라 눈을 떴다. 그 동안의 가뭄에 대한 보상이라도 하려는 걸까? 양동이로 물을 퍼 붓는다는 표현이 과장이 아닐 정도였다.
요즈음 순도 백 프로의 예보에 의하면 하루 종일 비가 내릴 거란다. 염 회장님에게 전화하여 산행계획을 문화행사로 변경키로 결재를 받았다. 그리고, 카톡에 집결장소를 도봉산역 창포원에서 건대역 ‘롯데시네마’로 변경 공지하였다.
10시 30분, 자양동 롯데시네마에 6명의 영화광팬이 모였다.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다. 거의 전관을 독차지하고 있는 '스파이더맨-홈커밍'으로 의견 일치~ 주말이어서 인지 영화 관람료가 1만원이란다. 그런데, 경로우대증을 소지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무려 50퍼센트나 할인을 해 주었다.
9관에서 11시부터 13시 23분까지 상영하는 '스파이더맨'을 정말 오랫만에 재미있게 관람하였다. 다섯 친구들도 흐뭇해 하는 느낌이었다. 출출해진 배를 채우기 위해 지하1층 식당가에 있는 '봉추찜닭'집으로 갔다.
'뼈 없는 찜닭' 두 접시를 시켰다.
그리고 막걸리는 없어, 소주와 맥주를 시켰는데, 계산할 때 보니까 각 1병씩 이었다. 주류(종화, 재홍, 윤환)는 소주 각 1병씩, 비주류(승렬, 영훈, 천옥)는 맥주 각 1병씩 마셨다.
그래도 동반시는 읊어야겠지? 수락산행을 위해 준비한 동반시 천상병 시인의 "수락산변"을 낮술로 얼큰해진 승렬이가 구성지게 낭송하였다.
"수락산변(水落山邊)" / 천상병
풀이 무성하여, 전체가 들판이다
무슨 행렬인가 푸른 나무밑으로
하늘의 구름과 질서있게 호응한다
일요일의 인열(人列)은 만리장성이다
수락산정으로 가는 등산행객
막무가내로 가고 또 간다
기후는 안성마춤이고,
땅에는 인구(人口)
하늘에는 송이구름
종화와 재홍이 산우는 그래도 산행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 있었던지, 둘이서 수락산입구 계곡에 가서 물놀이를 하고 왔단다. 부지런한 산우들이다. 314회 굴봉산행 때 건강한 모습으로 보세!!!
2017년 7월 20일 한천옥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