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에 박원장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일요일 오후에 시간이 나면 비움에서 만나자고...

8월 19일 - 일요일은 아침에 운량 10으로 깜깜하다가 햇살이 따가운 화창한 날씨였다가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는 등 종일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였다.
오전에 일산의 장모님께 문병을 가기로 하고 집사람과 함께 나섰는데 배터리가 방전되어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스피드메이트의 윤기사에게 새 배터리를 가져와 교체해 달라고 연락하고 기다렸다. 그 사이 집사람은 혼자 다녀 오겠다고 길을 나섰다. 뒤늦게 배터리를 교체했으니, 하릴없어 혼자 집으로 올라와서 무량사와 김시습 선생의 생애에 관한 이야기를 읽었다.
범계역에서 4시에 만나자고 했으니 3시에 나서서 수원가는 900번 버스를 타고 나갔다. 5분전에 범계역에 닿아 기다리는데 정각에 이상용이 나왔고 김경배는 1정거장 전인 평촌역이란다. '3분후면 닿겠구나' 하는데 김성오는 모친 병원에 갔다고 하여 못 나오겠고 이종율도 부모님께 갔으니 못 나오고... 이제 우리 나이가 60을 넘으니, 연로하신 어른들 모시는 입장에서는 자유로운 시간을 내기가 어렵다.
범계역에 셋이 모여서 인사를 나누며 "공원 안쪽의 벤치에 앉아 기다리자"는 경배의 제안에 그러마고 약간 들어가서 자리를 잡자마자 박원장이 전화를 했다. "공원 안에 들어가 있지 말고 역앞 출구에서 기다리라니까" 하고 ... 상용이 "아니? 이 귀신이 어떻게 우리가 자리를 잡고 앉았다는 것을 알았지?" 하면서 놀라와 했다.
'어디선가 보고 있는 것이겠지' 했는데 차를 돌리면서 우리가 움직이는 것을 봤다고 했다. ㅋㅋㅋ
이형문과 김남국은 바로 '비움'으로 오기로 했다고 하니 넷이서 서울외곽순환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하여 목감IC에서 나가 안산 장상동의 동막골에 있는 비움으로 찾아갔다. 그런데 등산객들이 차를 비움이 있는 산아래 끝까지 끌고와서 길을 막아 놓았으니 ...차를 돌리기도 어렵고 관리인이 출타중이라 출입문은 잠겨 있고...



박용익이 전화로 관리인을 찾느라고 한바탕 소동을 치루는 사이, 경배는 출입문 자물쇠의 열쇠 번호를 맞추느라고 열중이고... 김남국 원장은 관리인에게 미리 전화해 두었는데 어딜 간거지? 하면서 알아서 들어가 보라고 하면서 곧 달려 오겠다고 했다.
마침내 바깥의 열쇠를 풀어서 쪽문으로 들어서니 철문 안쪽에 가로지른 큰 쇳대에도 또 다른 번호키 자물쇠가 붙어 있다. ...이런~ 경배가 한참을 씨름을 해도 못 풀어서 내가 나섰다. 몇개만 바꾸고 비슷하게 두었겠지. 이것 저것 조합을 해 보려니 금방 풀렸다. 만세~ 그래 만세다. 요즈음 도둑들 영화가 장안의 인기라더니... 며칠전에는 어떤 TV프로그램에서 자물쇠 따기의 명수라는 열쇠공이 출연하여 묘기를 보였다더니. 이거 참 쑥스럽구만.
그 사이 워낙 신앙심이 두터워서 '사리'가 생겼다고 하면서 '침샘과 결석(돌)제거 수술'을 받았다는 상용의 예후를 본다고 이비인후과 원장님이 촉진을 하고 들여다 보았다.


홀을 열어서 환기를 시켜놓고 야외의 저수지와 연못을 둘러 오기로 했다. 경배가 꼬마 토마토를 따서 돌린다. "이건 확실한 무공해겠지?" 하면서 그런데 이형문은 믿을 수 없다고 하면서 끝내 안 먹는다.







등산로가 연결된 계곡쪽은 산사태에 대비하여 배수로 정비를 해 놓은 것이 달라진 모습이었다. 연못의 수련 꽃은 피지 않았지만 연못가의 해당화가 몇 송이 피어 있고 노란 열매까지 달고 있었다. 가운데 물옥잠도 눈길을 끌고.
똑딱이 디카로 친구들 사진을 몇장 찍어 주고보니, 한편에서는 색스폰 연주를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스피커와 앰프, 반주기등을 복잡하게 연결하는 일이 많다. 형문은 연주 한번 하려면 이렇게 복잡한 과정을 거치고 갖추어야 하는 것이 싫어서 요즈음은 연습도 안 했다며 불평을 한다. 한 3년 하고 나니 꾀도 나고 권태기가 왔단다.




박원장은 실력이 많이 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형문이 연습을 게을리해서 청중을 앞에 놓고 불 수 가 없다며 투덜대더니 확실히 차이가 났다. 한 친구는 지난 겨울보다 연주실력이 줄었고 한 친구는 크게 향상되었다.
능청스럽게 '연주자는 박수를 먹고 사는 거야. 중간 중간에 인사를 해서 박수를 유도해야지..."하는 용익에게 "야! 박원장 너 혼자 연말 송년회에 가서 한번 불고 선보여라. 나는 안되겠어." 형문이 꼬리를 내린다.


김남국이 조용하게 클라리넷연주를 시작했다.
아무래도 클래식을 연주하니까 그런지 분위기가 훨씬 좋아졌다. 제법 연주회 같은 분위기?
창밖으로는 몇몇 여성 등산객들이 들여다 보면서 지나간다. 등산로와 접해 있는 후문과 정문이 열려 있고 음악 소리가 들리니까 호기심이 발동하였나 보다. 뭘 하는 곳인지 싶어서...
한번은 조깅차림의 청년이 창밖으로 뛰어서 지나가기도 했다. 웃기는 짜장면이로군.




저녁을 시켜 먹고 이야기꽃을 피우며 놀다가 밤늦게 헤어져 나왔다.
백등회 친구들과 수리산을 등반한 뒤, 동막골쪽으로 내려와서 비움에서 야외 식사를 하고 놀다가 가자는 의견도 나왔고, 가까이 있는 시흥 관곡지의 연꽃을 구경한 뒤, 소래 포구에 가서 회를 시켜 소주 한잔씩 하고 가도 좋겠다는 의견들이 나왔다.
그래 그런 날을 만들어 보자고~
첫댓글 나이가 들면서는 무어라 해도 친구가 제일 좋답니다.
옛날 부터 부모 팔아 친구 산다는 말이 있잔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