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여행의 주제: 엄마의 환갑 축하
부제: 엄마의 고려장
엄마의 환갑축하라는 거창한 주제를 달고 알래스카 여행을 기획한 작은 아들 현섭이와 며느리 은혜만 믿고
나와 영섭인 옷 몇가지만 준비해 무임승차하다 싶이 알래스카로 떠난게 7월 14일 주일오후..굵은 비가 우리를 전송했지요.
떠나기 전날 밤 현섭이가 편함보다는 자유함을, 환상과 모험을 맛볼 수 있는 여행이라고 브리핑한데다
패키지 여행이 아니라 우리 4식구 차를 렌트해 알래스카 곳곳을 누비는 자유여행이라 떠날 때는 기대 반 걱정 반..
하지만 열흘 뒤 귀국할 때는 이보다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여행은 없었고 앞으로도 흔치 않으리라~ 고백하게 되네요..
워낙 세심하고 꼼꼼한 현섭이가 알래스카 여행 책을 독파하고 인터넷을 뒤지며
꼭 가 봐야 할 곳을 엄선하고 거기에 맞춰 인터넷으로 숙소를 예약해 놓은지라 갈팡질팡할 것도 없이
완벽 가이드 현섭이를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자유여행의 묘미를 마음 껏 누렸다고나 할까요?
그동안 못 해 본 호사를 이번 여행으로 다 누렸으니 이는 아마도 환갑을 맞은 내 생애 가장 큰 선물인 듯.
이번 여행의 경비도 현섭이네가 감당하겠다고 자청한거라 티켓팅까지 알아서 했는데
경유지인 시애틀행 내 좌석은 일등석(내 마일리지로 구매)..아이들은 자비로 구입한 일반석..
생전 처음 타 본 일등석이 얼마나 편한지 침대가 되는 좌석에서 푹 잠들고 깨니 착륙 40분 전.^*^
이때 이미 시차는 극복한거지요..(알래스카와 시차 16시간)
시애틀 시내 관광하고 밤에 앵커리지 도착하니 밤 10시인데도 백야라 훤한 대낮같더군요.
예약해 둔 렌트카를 찾아 호텔방으로 가면서 우리의 알래스카 대장정이 시작된겁니다.
이번 여행의 부제가 고려장이라는 건 우리 아들들이 내건 으름장..
혹여 내가 편한 여행을 바라며 꾀부리고 못 따라 다니면 알래스카가 엄마 고려장이 될 거라고 엄포를 놓은거지요..
경비행기타고 설산에 랜딩하고
8시간동안 드널리 국립공원 버스투어하고
빙하크루즈하느라 하루종일 유람선타고 빙하위를 걸으며
왕복 8km 정도 산속 트레킹도 내가 거뜬히 다 해 냈으니 고려장은 물 건너 간겁니다.^^
렌트한 차가 달린 거리가 2500k 정도되고 백야라 밤이 거의 없어 늦도록 다녔는데도 내가 제일 쌩쌩
한번도 피곤하거나 지친 모습없고 시차도 모르는 엄마를 보고 두손 두발 다 들더라구요...
너무 아름다운 자연과 날씨(전형적인 한국 가을날씨..하늘 푸르고 해는 쨍쨍 바람은 서늘)에 매료되
정말 환상적인 날들을 보냈는데도 한국에 오니 여기가 내가 살 곳이란 생각이 드네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지지고 볶으며 사는 맛이 그곳엔 없으니까요..
이번 여행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한번 느끼며 모두 힐링되어 왔으니
이 여름 더 즐겁고 신나게 살 일만 남았네요.
오늘은 예고편만 쓰고 시간 나는대로 사진이랑 여행기 올려 볼께요...

경비행기를 타고 맥킨리산 중턱에 랜딩...온통 눈으로 덮힌 설산인데도 춥지는 않더군요.. |
첫댓글 ㅎㅎㅎ 고려장 안 당하신 거 축하드려요~ 아들들에게 그러세요. "사실은 내가 너희들 버리고 오려고 했다. 빵조각 뜯은 거랑 조약돌 쥐어주고..." 거듭 말씀드리지만, 장로님이 빨간 옷 입으시니 빨간 경비행기가 날아왔다능~ 초록색 입으셨더라면 초록색 비행기가 왔을 거예요. 앉아서 알래스카 구경하게 생겼네요^^ 어서 올리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