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섬으로 가는 길 스코틀랜드 풍광을 마지막으로 차창으로 즐긴다
스코틀랜드는 초지가 무한으로 깔려있고 양이나 소 등이 풀을 뜯고 있는
목가적인 풍광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이제 아일랜드 섬으로 넘어가기 위해 우린 페리에 탑승한다
스테나 라인 페리에 탑승하는데 우리가 타고 다니는 버스까지 싣고 간다
북유럽에서 탔던 실자라인이나 바이킹라인 페리보다는 작은 규모다
룸에서 잠을 자며 밤새워 다른 나라로 이동하는 배가 아니고 짧은 시간(약 3시간) 이동하는 페리지만
있을 것은 다 있다
면세점이나 식당, 라운지 등 편의시설을 갖춘 제법 큰 배다
배 안에서 영국의 대표음식 피시 앤 칩스로 점심 식사를 하고 북 아일랜드로 입성했다
배에서 내려 우린 신비로운 육각기둥이 깔려있는 주상절리를 보러
거인들이 걸었다는 전설이 있는 자이언트 코즈웨이를 따라 걷는다
버스만 타고 이동하는 거리가 많은 패키지여행 중 이런 트래킹 코스는 너무나 반가운 일정이다
이런 풍광 속을 걷는 기분은 너무나 벅차다
해변으로 내려서기 전에 보이는 초지나 땅이 뚝 잘린 것처럼 보이는 지형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제주에서도 볼 수 있는 주상절리지만 이곳의 주상절리는 규모면에서 비교할 바가 아니다
특히 주상절리가 있는 바닷가까지 이르는 길이 너무 장엄하고 멋지다
누가 이리 정교한 기둥들을 깎아 늘어놓았는지 신비스럽다
해변에 늘어선 모습도 뭔가 구도와 길이 등을 예술적으로 조화시킨 듯 해 더 신비스럽다
여긴 길쭉길쭉한 주상절리들을 모아 세워놓았다
짧게 자르기 전의 자료창고로 쓰였던 곳 아닐까요? 하는 유치한 생각을 해 본다
이 길쭉한 주상절리를 짧게 잘라 해변으로 날라와 배치한 것이라며 혼자 상상하며 웃는다
미처 다 자르지 못한 주상절리를 남겨놓고 그 누군가는 어디로 사라졌을까요
너무 힘들어 하는 도중
도망갔을지도 모르겠다
나도 좀 끼워주세요 하며 이 신비스런 자연 앞에 잠깐 서 본다
바쁜 일정 중 이렇게 자연 속을 걷고 심호흡하고 신비감에 빠질 수 있었던 이런 일정이 난 참 좋았다
가는 길 5파운들 내면 출발장소에 데려다주는 버스가 있다
하지만 이 멋진 길을 걸어가야지 버스는 왜 타나요?
추울 것이라며 단단히 입으라 했던 가이드 말이 무색하게 날씨가 포근했다
버스가 있는 안내소 건물까지 걸어가는 데 햇살이 신비스럽게 구름을 가른다
적당히 땀도 나고 폐가 깨끗해 진 느낌으로 북 아일랜드의 수도 벨파스트로 향했다
벨파스트에선 시청 건물을 감상하러 갔다
세계 어느 곳이든 시청 건물은 모두 아름답다
그 시의 얼굴이라 생각해서 그리도 신경을 쓴 걸까
이 벨파스트라는 지역은 아일랜드 섬에 위치한 영국의 영토라는 점이 흥미롭다
치열한 영토다툼과 주권다툼에 빼앗고 빼앗기기를 반복한 끝에
아일랜드 북부인 이곳을 기어이 영국이 차지했다는 결론 아닌가
끊임없이 아일랜드 영토를 되찾기 위한 독립운동이 이어졌을 것이다
시청 정원을 걸어 나오는데 가을 분위기 물씬 풍긴다
이날이 9월 10일인데 가을이 꽤 깊은 듯 느껴진다
한국은 아직 덥다고 하던데
이동할 때 조선소를 지나는데 이 조선소에서 타이타닉호가 건조되었다고 한다
그 멋진 배를 타고 일자리를 찾아 미국으로 향하던 3등석 안의 가난하고 굶주린 아일랜드 인들과
온갖 호화로운 가구와 침실, 그리고 멋진 연회장에서 화려한 유리잔에 술을 따르며 파티를 즐긴 귀족들이 오버랩된다
타이타닉 영화에 너무 몰입했었나봐
우린 이제 드디어 내일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으로 가기 위해 벨파스트 시내에서 하루 묵는다
우린 숙소에 짐을 내려놓고 잠깐 외출해 테스코에 들른다
사실은 납작복숭아를 살 수 있을까 해서 들렀는데 이미 철이 지났는지 다른 과일만 있다
산딸기와 블루베리를 샀는데 한국의 컵라면을 발견하고 혹시 미슥거리는 내 속을 달래줄 수 있을까 싶어 얼른 샀다
한국에서도 가져오지 않는 컵라면을 발견하고 어찌나 반가워했는지.
우리 방에 모여 과일 함께 먹으며 도란도란
여행지에선 참 할 말도 많고 웃을 일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