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 아름다운 관계(2019.9.22)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귀한 꽃이다.
군대 2년은 나를 사랑하고
내 가족을 사랑하고
내 조국을 사랑하는 기간이다.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귀한 꽃이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저와 여러분도 행복하기 위하여 태어났고 또 태어났으니 남보다 더 행복하게 살고 싶은 욕망이 있습니다.
사람뿐 아니라 모든 생명체는 행복하게 살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다 행복한 것은 아닙니다.
『법구비유경』에 거짓말하여 죽는 세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옛날에 어떤 나그네가 밥을 빌어먹다가 암소한테 떠받쳐 목숨을 잃었습니다.
소 주인은 겁이 나자 사고가 난 그날 소를 팔아버립니다.
소를 산 사람은 소를 냇가로 끌고 가다 뒤따라오던 소에게 떠받혀 또 죽게 됩니다.
그러자 그의 아들은 화가 나서 소를 잡았습니다.
그러나 차마 자기 아버지를 죽인 소를 먹을 수 없어 소고기를 시장에 내다 팝니다.
소머리를 산 사람이 어깨에 들쳐 매고 집으로 돌아가다 잠시 쉬려고 큰 나무 밑에서 멈췄습니다.
그 사람은 소머리를 나뭇가지에 터-억 걸어 놓고 나무 밑에 앉았습니다.
이때 바람이 불어 걸어 놓았던 줄이 끊어지는 바람에 소머리가 떨어져 그만 소뿔에 찔려 죽게 됩니다.
이런 소문이 퍼지자 왕의 귀까지 들어갑니다.
왕은 세 사람을 죽인 소 이야기를 듣고 너무 괴상하여 부처님께 여쭸습니다.
“부처님, 암소 한 머리가 세 사람을 죽였습니다. 이것은 무슨 변고입니까?”
이야기를 들으시고 부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죄의 갚음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다. 그 원인은 지금 시작된 일이 아니다. 옛날 세 사람의 상인이 장사하러 나갔다가 어느 노파의 집에 머물렀다. 그들은 돈을 넉넉히 주겠다고 약속하고 며칠 동안 편히 지내다 몰래 도망쳤다. 밖에서 돌아온 노파가 세 사람이 도망간 것을 알고 수십 리 길을 쫓아가서 돈을 달라고 하였다. 하지만 상인들은 화를 내며 오늘 아침에 모두 갚았는데 또 달라고 하느냐면서 딱 잡아뗀다. 노파는 분이 치밀어 상인들을 이렇게 저주한다.
‘다음 세상에서라도 네놈들을 만나 이 원통한 마음을 꼭 풀겠다. 짐승이 되어서라도 네놈들을 한꺼번에 죽이겠다.’”
부처님은 다시 말씀하십니다.
“그 노파가 바로 암소로 태어났고 소한테 죽은 세 사람은 돈을 떼어먹은 상인들이다.”
부처님은 이렇게 게송으로 읊었습니다.
“사람들이 세상에 태어날 때 입안에 도끼가 생겨 그 도끼로 제 몸을 찍는구나. 그것은 나쁜 말을 하기 때문이다.”
논어는 공자와 제자들의 대화를 기록한 책입니다.
논어에 ‘대인관계 원칙의 6계명’이 나옵니다.
고전 중에서 대인관계와 관련된 최고의 책이 논어입니다.
논어는 부모와 자식, 군주와 신하, 국가와 백성, 친구와 친구, 상사와 부하직원 등 여러 부류의 인간관계가 나와 있어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방법을 잘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첫째,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하라.
공자는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은 남에게 베풀지 말라(己所不欲 勿施於人)’라고 하였습니다.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남에게도 시키지 말라는 뜻입니다.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하고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 인간관계의 시작입니다.
내가 쓰고 싶지 않은 물건은 남도 쓰고 싶지 않습니다.
만약 어떤 제품을 만들 때 고객의 처지에서 생각하고 만든다면 소비자가 좋아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하고 상대방의 처지에서 마음 쓰는 것이 아름다운 인간관계의 첫걸음입니다.
주위 사람과 어떤 문제가 엉켜 풀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 문제를 풀기 위하여 자신의 처지에서 생각하고 자신의 방향으로만 바라봅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면 문제는 영원히 풀릴 수 없습니다.
내가 상대방의 처지에서 바라보고 고민하면 의외로 쉽게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둘째,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걱정하지 말라.
내가 먼저 남을 알아주지 않음을 걱정하자(不患人之不己知 患不知人也)!
좋은 보석은 누구나 알아봅니다.
낭중지추(囊中之錐)라는 말이 있습니다.
주머니 속에 있는 송곳은 언젠가 삐져나온다는 뜻입니다.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불평하지 말고 나를 알아줄 만한 실력과 인격을 먼저 갖추면 사람들이 나를 인정합니다.
셋째, 잘못을 알면 고치는 데 주저하지 말라(過則勿憚改)
잘못을 알고도 고치지 않는 것은 잘못입니다.
사람뿐 아니라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몇 년 전에 세계적인 자동차회사 도요타가 자신의 잘못을 빨리 인정하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회사의 잘못을 은폐하여 세계적으로 리콜을 당해 회사의 존폐까지도 위협을 받았습니다.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자기의 문제점을 빨리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상대방에게 용서를 구해야 합니다.
요즘은 리콜제도가 완벽히 보편화 된 기업문화가 되었습니다.
문제가 있는데도 쉬쉬하고 덮으려고만 한다면 결국 늪에 빠지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됩니다.
잘못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 잘못을 인정하고 고치려고 하지 않는 것이 더 큰 일입니다.
누구나 넘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넘어진 사람이 그 땅을 딛고 일어서지 않으면 영원히 패배자로 남게 됩니다.
넷째, 나와 다른 것을 공격하는 것은 자신에게 해가 된다(乎異端 斯害也已)
나와 다르다고 하여 무조건 비판하고 깎아내리면 결국 본인에게 해롭게 된다는 경고입니다.
다름을 인정하고 한발 더 나아가 다름을 함께 공유할 수 있을 때 서로의 관계는 소통이 됩니다.
오직 나만 옳고 남은 틀렸다는 생각은 금물입니다.
나와 다르다고 해서 내가 옳고 남이 틀렸다는 생각을 하지 않기 바랍니다.
일수사견(一水四見)이란 말이 있습니다.
매일 마시는 물도 대상에 따라 다르게 본다는 뜻입니다.
극락에 사는 사람들은 물을 보물이 가득 찬 연못으로 봅니다.
인간은 물을 그냥 물로 봅니다.
아귀는 물을 피고름으로 봅니다.
아귀는 몸이 엄청나게 크지만, 입이 작아 욕심이 많고 늘 싸움만 일으켜 남이 잘되는 것을 참지 못하는 동물입니다.
우리가 걷잡을 수 없는 소란을 아귀다툼이라 말합니다.
물고기는 물을 사는 집으로 생각합니다.
같은 사물도 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보인다는 뜻입니다.
다섯째, 군자는 모든 책임을 자기에게서 찾는다.
소인배는 책임을 남에게 돌리고 군자는 잘못을 자기한테서 찾습니다.
책임을 떳떳이 인정하고 ‘내 탓이요’라고 말하는 사람이 진정한 군자입니다.
책임을 자신에게 돌린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상황이 변했다고, 내가 해놓고 보니 나에게 불리하다고 해서 자신이 한 말과 행동을 뒤집고 없던 일로 하지 마세요.
여섯째, 군자는 모든 사람과 조화를 이루지만 같음을 강요하지 않는다(君子和而不同)
소인배는 같음만을 원하고 조화를 이룰 줄 모릅니다(小人同而不和)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포용 정신이 인간관계의 완성입니다.
논어에 나오는 말입니다.
‘날씨가 추워져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늦게 시드는 것을 알 수 있다.(歲寒然後 知松栢之後凋也)
군자는 어려움이 닥쳐도 잘 견디고 좋은 기업은 어려운 상황에서 빛이 납니다.
어렵다고 모두 변칙적인 행동을 할지라도 원칙을 소중히 여기고 묵묵히 자기 길을 가는 사람은 어려울 때일수록 더욱 빛이 납니다.
이제 9월도 다 지나갑니다.
연초에 세운 계획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점검할 때입니다.
만약 이루지 못한 일이 있으면 원인이 무엇인지, 내년에 다시 계획을 세워야 하는지를 면밀하게 검토해야 할 때입니다.
내일이 있다고 그냥 기다리지 말고 오늘 할 일은 반드시 오늘 실천하기 바랍니다.
내일은 우리에게 오지 않는 영원한 내일입니다.
네덜란드 철학자 스피노자가 말했습니다.
“오늘 지구의 종말이 와도 내일을 위해 사과나무 한 그루를 심겠다.”
해는 중천에 뜨는 순간부터 기울기 시작합니다(사기)
부처님 경전인 『비유경』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어떤 사람이 미친 코끼리에 쫓겨 광야를 헤매다가 옛 우물을 발견하고 그 속으로 들어갑니다.
그 우물 속에는 마침 밖으로 등나무 줄기가 아래로 뻗어 있어서 그는 그 등나무 줄기에 매달려 몸을 숨깁니다.
그런데 머리 위에는 검은 쥐와 흰 쥐가 번갈아 가며 그 등나무 줄기를 갉아 먹고 있었습니다.
또 우물 벽에는 독사 네 마리가 혀를 날름거리고, 우물 바닥엔 큰 괴물이 그 사람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며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그는 공포에 질려 떨고만 있었습니다.
그때 등나무 줄기 위에 벌집이 있어 벌들이 바쁘게 날아다녔습니다.
그의 입으로 다섯 방울의 꿀이 떨어졌습니다.
그 순간 이 달콤한 꿀맛에 취해 그는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우물 밖에는 들불이 맹렬히 번져 등나무에 막 옮겨붙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비유경』
이처럼 상황판단에 어리석은 게 사람입니다.
우리가 내일이 있다고 해서 할 일을 미룰 일이 아닙니다.
오늘 법문을 마칩니다.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귀한 꽃이다.
군대 2년은 나를 사랑하고
내 가족을 사랑하고
내 조국을 사랑하는 기간이다.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귀한 꽃이다.
※호국태안사 일요법문(2019. 9.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