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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봄부터 시작해서 늦가을까지
각종 꽃들이 달마다 피고 집니다.
특별히 박수갈채를 받지 않아도
칭찬이 쏟아지지 않아도 봐주는 사람이 없어도
자기 자리에서 자기 할 일을 하고
책임을 다하는 숨은 꽃들이 있습니다.
“나만 봉사도 못하고 무재주에다 볼품없는 존재” 라고
탄식하는 사람에게 화사한 철쭉은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나는 봄에 피는 꽃이지만
넌 아마 늦가을에 피는 꽃일 거야.
참고 기다려 봐”.
반면에 혼자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나 없으면 우리 교회 쓰러진다고
으시대는 사람에게는
“다닥다닥 붙은 층층나무꽃도
계절이 바뀌면 다 떨어져 버린단다.
일할 수 있을 때 열심히 하렴“
이라고 가르쳐 줄 것입니다.
누가 알아주는 사람도 없는데
이름도 빛도 안나는 일을 계속해야 되다니... 하고.
불평하는 봉사자들에게는 절벽 바위틈에 외롭게 핀
에델바이스가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왜 아무도 없니?
아침이면 햇빛으로 반짝 인사해주시는 그 분,
밤이면 이슬로 얼굴을 어루만져 주시는 그 분
보슬비가 되어 내 뺨에 키스해주시는 그 분
바람이 되어 살랑살랑 나를 흔들어
그만 까르르 웃게 만드시는 그분,
그 분은 진심으로 나를 사랑하시고
또 네 아름다움의 가치를 정직하게 평가해주시는 분이야“
‘쥐엄 열매의 묵상’ 이라는 글의 일부입니다.
공동체가 하나되고
진리안에서 살아가기를 간절히 기도하시는 예수님께서
내 아름다움의 가치를 정직하게 평가해주신다는 점에서
새삼 힘을 얻게 되는 아침입니다.
한 교우가 자신이 체험한 유비 무환의
중요성에 대해 들려 주었습니다.
지난 주일 차를 몰고 자유로에 나갔다가
자동차 연료인 LPG가 떨어져 가는
계기판을 보면서 가슴이 조마조마했었다는 얘기였습니다.
집에서 가까운 LPG 충전소 앞을 지나면서
‘조금만 가면 또 충전소가 있으니까, 거기 가서 넣지 뭐’
하고 안이하게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예수님
정해져 있는 세상의 질서와 약속도
때로는 우리를 당황하게 만들 때가 있습니다.
생각해둔 가스 충전소 앞에 다다르자
마침, 인라인 마라톤 대회가 한창이어서
그 사람은 가스 충전소로 진입을 못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부터 자동차 연료걱정에 사로잡혀 버렸습니다.
가도가도 충전소는 나오지 않고
바깥은 그 교우가 가장 좋아하는 망초꽃과
토끼풀이 흐트러지게 피어있는데
감상할 여유조차 없었습니다.
연료 계기판에는 계속 노란 경고등이 들어오고
등에서는 식은 땀이 날 정도였다고 합니다.
우여 곡절 끝에 충전소에 이르러 연료를 주입하자
노란 경고등은 사라지고
그제서야 긴장이 풀리면서
힘이 쑥 빠지는 것 같았다고 했는데
신앙생활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준비없는 믿음, 준비없는 기도와 묵상은
경고를 받고 혼란을 불러오기에 알맞습니다.
하오니 늘 깨어 주님의 말씀안에서
하나될 수 있는 준비와 노력을 기울이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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