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와 희생의 드높은 정신을 기리며
삼가 지성인의 봉사정신을 실천하며 산화한 학생들의 영전에 고합니다.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 27일 새벽, 청천벽력의 사고 소식을 접하고 하늘이 원망스러웠습니다. 산천도 원망스러웠습니다.
암흑 폭우속에서 고통과 두려움에 떨었을 우리 학생들을 떠올리며 온 몸이 산산조각 나는 아픔을 견딜 수 없었습니다.
21세기 과학입국을 위해 각종 발명대회를 휩쓸던 우리 학생들,
이 시대 사회적 덕목인 재능기부를 몸소 실천해 온 우리 학생들,
초등학생의 눈빛이 어른거려 폭우도 마다않고 달려간 우리의 아들딸들...
하늘이시여! 산천초목이시여!
어찌 우리의 어여쁜 학생들을, 어찌 꽃과 같이 아름다운 우리의 아들딸들을,
높고 맑고 푸르른 꿈 펴기도 전에 이토록 빨리 데려가시나이까.
자식을 키우는 아버지로서, 인하 가족으로서, 그리고 스승으로서 억장이 무너지는 애통함 뿐입니다.
천리만리 먼 하늘로 날아올라 10개의 별이 된 우리의 자랑스런 인하인을 바라보며, 복받치는 비탄에 말문마저 막힙니다.
우리 학생들이 활동하는 ‘아이디어 뱅크’는 창의적 발명 지식의 창출로 과학입국의 초석이 되고자 만든 것이었습니다.
사반세기의 역사가 증명하듯 대한민국 발명대회를 휩쓸며 본교의 명성을 드높인 대표적인 학생동아리로서 인하대가
추구하는 실용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사회봉사에 매진해 온 이 시대의 진정한 동량들이었습니다.
우리의 학생들은 동아리 활동을 통해 배운 과학지식을 매년 초등학생과 소외계층에 나누어주기 위해
발명캠프를 열었습니다. 발명가가 꿈인 아이들에게 꿈을 이루는 법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어린이들의 꿈을 이루게 하기 위해 ‘자신’보다 먼저 ‘타인’을 배려한 이 시대의 진정한 리더들이었습니다.
우리는 자신의 삶에 성실했으며 고난에도 굴하지 않고 담대하게 꿈을 향해 노력한 10명의 고귀한 인하인을
이제 존경과 사랑으로 떠나보내야만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기억합니다. 이들이 얼마나 숭고한 청춘이었는지,
이들이 얼마나 아름다운 삶을 살았는지, 이들이 얼마나 장한 인하인이었는지를. 그리고 이들의 꿈이 얼마나
웅대했는지를 우리 모두는 마음에 새기고 기릴 것입니다.
만남이 있으면 반드시 헤어짐이 있다는 말씀이 골수에 사무치는 시간입니다. 자랑스런 우리의 아들딸들이
비록 몸은 인하동산을 떠난다 해도 우리 가슴 속에서 찬란한 불꽃으로 영원히 살아있을 것입니다.
우리 인하대학교의 역사와 더불어 그 이름이 함께 빛날 것입니다.
이제 목멘 가슴 가누며 그리운 이름들을 다시 불러봅니다.
어린이들을 무척이나 사랑했던 김유라 양, 봉사활동에 열정적이었던 김유신 군, 동아리 사랑이 남달랐던 김재현 군,
동료애가 강했던 신슬기 양, 매사 솔선수범했던 이경철 군, 저학년생들을 잘 돌보았던 이민성 군, 선후배간 가교였던
이정희 군, 스스로 알아서 일했던 성명준 군, 친화력이 뛰어났던 김민하 양,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최용규 군,
부디 안녕히 가십시오.
하늘나라에서도 아름다운 별이 되어 세상을 밝게 비추어 주십시오.
여기 14만 인하인과 송영길 인천시장님, 황우여 원내 대표님,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님 등
여러 어른들과 함께 향을 올리며 삼가 명복을 빕니다.
인하대학교 총장 이본수
첫댓글 유족대표의 조사에서 김유신 군의 큰아빠는
“미안하다. 살려 주지 못해 미안하다.
하지만 너희는 너희가 심어 놓은 꿈으로 살아갈
춘천 상천초 아이들의 영원한 선생님으로 기억될 것이다.
다시 만날 때까지 편히 쉬어라. 아들, 딸들아”
“유라야, 유신아, 재현아, 명준아, 슬기야, 경철아, 민성아,…”하고
학생들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큰 소리로 애타게 부르셨습니다.
이 학생들의 봉사정신을 잇고 확산하는 것이 우리의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