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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동쪽에 있는 충청도 충주 단월 땅에 한 사내 아이가 태어나니 성은 임 이요 이름은 경업이었다 어려서 부터 학업에 힘을 썼는데 일찍 부친을 여의고 자모를 지극한 효성 으로 섬기고 형제간 우애 하니 보는 사람 마다 칭찬이 자자했다 세월이 흘러 십여세 되매 밤이면 병서를 읽고 낮이면 무예와 말 달리기를 일 삼더라 무오년(1618) 에 이르러 나이 십팔세라 과거 기별(소식)을 듣고
한양에 올라가 무과에 응시 하였다 장원하여 즉시 전옥 주부 출륙( 조선 시대 하급 관리 에서 6 품으로 승급)하니 그 위풍을 모두 칭찬했다 삼일유가(급제자가 시가 행진을 하고 주변 지인에게 인사 하는일)를 마친 후에 조정에 말미를 얻어 고향으로 돌아가 모친을 뵈며 하직하고 직사에 나갔더라 3 년 만에 백마강 만호에 부임한 후로 백성을 사랑하여 농업을 권하고 무예를 가르치니 이로 부터 백마강 백성을 잘 다스린 다는 소문이 조정에 퍼졌다 임경업의 사람됨을 들은 차시 우의정 원두표가 탑전(임금님전)에 엎드려 아뢰었다 " 신이 듣사온즉 천마 산성은 방어에 중요한 곳이라 들었사옵니다 그런데 성첩이 퇴락 하여 형용이 없다 하니 재주 있는 사람을 보내어 수보(허름한 데를 고치고 덜 갖춘데를 보강함) 함이 마땅 할까 합니다 " 임금이 누가 적임자냐 물으니 우의정이 다시 말했다 " 백마강 만호 임경업이 족히 그 소임을 잘 하리라 믿사옵니다 " 임금이 즉시 임경업을 천마 산성 중군(전군의 중심부대)으로 제수 하셨다 경업이 새 부임지인 천마 산성에 부임 한 후에 성첩을 돌아보니 쉽게 수축하기 어려운 지라 즉시 왕에게 보고하여 사람을 뽑아 성역( 성을 쌓거나 고치는 일)할 것을 청하니 임금이 즉시 병조에 명령하여 건장한 병사를 택출하여 보냈다 이때 경업이 군사와 백성을 거느려 성역을 할때 소를 잡으며 술을 빚어 매일 호궤(군사들 에게 음식을 주고 위로함)하며 친히 잔을 권해 위로 하였다 " 내가 나라의 명을 받아 성역을 시작하니 너희는 힘을 다하여 부지런히 하라 " 백마를 잡아 피를 마시며 다 함께 맹세 하고 춥고 더우며 괴롭고 기쁨을 극진히 염려 하니 모든 군졸이 감격하여 제 일 같이 열심히 하는 지라 하루는 경업이 친히 돌을 지고 군사중에 섞였을세 역군 들이 쉬거늘 경업 또한 쉬었다 한 역군이 말 하기를 " 우리 그만 쉬고 어서 가자, 사또가 알세라 " 병졸 속에 섞여있던 경업이 대답했다 " 임장군도 쉬니 무슨 걱정 이랴 " 군졸들이 그 소리를 듣고 일시에 놀라 돌어보며 더욱 감격해 했다 이렇듯 진심하매 일년 만에 성을 다시 쌓았는데 한곳도 허술함이 없는 지라 성이 완성되자 군사들을 호궤하여 상을 주고 일렀다 " 너희 힘을 입어 나랏일을 무사히 마첬으니 내 몹시 기쁘다 " 군사 들이 배사(존경하는 윗 어른에게 공경히 받들어 사례하며 대답했다 " 소인 들이 부모 같은 장군님의 덕택으로 한 명도 상한 군사가 없고 또 상금을 후하게 내리시어 돌아 가게 되었으니 오매 불망 이로소이다 " 경업은 즉시 임금에게 필역 장계를 올렸다 임금이 장계를 보시고 기특히 여겨 가자(관원들의 임기가 찼거나 근무 성적이 좋은 경우 품계를 올려 주는일)를 돋우시고 그 재주를 칭찬 하였다 이때는 갑자년 팔월 이라 나라 에서 남경((중국 난징)으로 동지사를 보낼때가 되었다 수 천리의 수로가 험하메, 임금이 근심 하사 조신 중에서 택용하사 이시백을 상사로 정하고 임경업을 군관으로 정했다 사신 일행이 떠날때, 부모 처자와 이별하는 슬픔을 머금고 배에 올라 출발하여 남경에 무사히 도착하니 갑자년 가을 구월 이었다 호국(당시 후금,북쪽의 오랑캐가 사는나라)이 강남에 조공 하더니 가달이 강성하여 호국을 침범 하거늘 호왕이 강남에 사신을 보내어 구원병을 청하니 황제가 호국에 보낼 장수를 가릴새 법반사(외국 사신을 접댜하는 관리)황자명이 경업의 비살함을 주달(임금 에게 알림) 하니 황제가 듣고 즉시 경업을 명초(명령으로 신하를 부름) 하여 분부했다 " 조정이 경의 재주를 천거 하매 경을 구원장 으로 삼아 호국에 보내 가달을 치려한다 경은 한번 호국에 가서 가달을 격파하여 이름을 만 천하에 빛냄이 어떠한가 ? " 경업은 땅에 엎르려 대답했다 " 소신은 본디 도략이 없사오니 중요한 업무를 어찌 맡을수 있으며 하물며 타국 지신 이오니 장졸 등이 신의 명령을 따르지 않아 대사를 그르처 천명을 욕 되게 할까 걱정 되옵니다 " 임금이 말씀 하시어 상방 참마검을 주며 분부했다 " 장수 중에 군령을 어기는 자가 있거든 선참후계(먼저 처벌하고 후에 보고함)하도록 하라 " 하고 경업을 임명하여 도총 병마 대원수로 삼고, 조선 사신을 상시 하니라 이때 경업의 나이 이십오 세라 감사하게 물러나와 교장에 나와 제장 군마를 연습 할때 경업이 장대에 높이 앉아 손에 상방검을 들고 군사들 에게 명령을 내렸다 " 군사의 법은 엄한 것이니 어기는 자는 목을 베겠다 후회함이 없도록 하라 " 하니 장졸이 청령(명령을 주의 깊게 들음) 하매, 군중이 엄숙 하였다 경업이 천자에게 하직 할때 천자가 술을 따라 위로하니 경업은 황제의 은혜를 크게 느꼈다 만조 백관이 성밖에 나와 전별 할때 경업이 황제와 백관을 이별하고 행군하여 호국으로 나아 가니 가야할 길이 삼천 칠백리 길이었다 호왕은 구원장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성 밖 십리 까지 나와 영접 하여 친히 잔을 들어 관대 히 맞이하고 하고 대사마, 대원수 벼슬을 내렸다 경업은 벼슬을 받으며 명 나라와 호국의 인수를 두줄로 차고 창룡검을 비껴 들고 천리 대완마를 타고 대장군을 거느려 산곡에 다다라 진영의 형세를 배풀었다 가달의 전세를 바라보니 철갑 입은 장수가 무수 하고 빛난 기치와 날랜 창검이 햇빛을 가렸으니 그 형세가 웅장 하고 용맹 하였으나 군대의 줄과 열이 혼란한 지라 경업이 크게 기뻐 하며 장수들을 불러 각각 계교를 가르처 군사를 나누어 여러 입구를 지키고 경업이 진전에 나와 싸움을 돋우니 가달이 진문을 크게 열고 일시에 내달아 꾸짖었다 " 너희 전일에 여러번 패하여 갔거늘, 네놈은 도대체 어떤 놈이건데 감히 나와 싸우고자 하느냐 ? 속절 없이 무죄한 군사만 죽이지 말고 빨리 항복 하여 죽게된 목슴을 보존 하도록 하라 " 경업이 대답 했다 " 나는 조선의 장수 임경업 이다 명 나라에 사신 으로 왔다가 청병 대장 으로 왔느니라 무지한 말은 그만하고 승부를 결정 하라 " 가달이 대답 했다 " 너 보다 십배나 더한 장수가 오히려 죽으며 항복 했거늘 무명 소장이 큰 말을 하느냐 ? " 말이 끝남과 동시에 북이 울리며 모든 장수가 일시에 달려 들었다 경업이 맞서 싸워서 선봉장을 베고 진을 깨서 들어가 사면 복병을 일시에 내달아 함부로 마구 처들어 가니 가달의 장수 죽채가 두 장수의 죽음을 보고 장창을 들어 경업을 에워싸고 치니 경업은 도적을 유인하여 싼 골짜기로 점점 들어 가더라 문득 일성포향(한방의 큰 포소리)에 사면 복병을 내달아 사살하니 적장이 당황해 진을 거두고자 하나 난군중에 해어저 대병에 죽은바 되어 죽검이 산 같은지라 죽채는 여러 장수가 다 죽고 황망히 흩어진 데를 해처 죽도록 싸우며 달아 나거늘 경업이 좌우충돌 하며 소리첬다 " 개 같은 도적놈아 ! 도망가지 마라 어찌 두번 북 치기를 기다리느냐 ? " 하고 말을 채처 칼을 희두르니 죽채의 머리가 말 밑에 떨어지고 남은 군사가 죽은 자 불가승수(수가 많아 셀수 없음) 라, 경업은 군사를 지휘하여 남은 군사를 사로잡고 군기와 마필을 거두어 돌아왔다 한편 가달은 죽채의 죽음을 보고 감히 싸울 마음이 없어 패잔군을 거느려 달아 나는지라 경업이 대군을 몰아 따르니 가달은 능히 대적하지 못하여 사로 잡았다 경업은 돌아와 장대에 높이 앉아 분부했다 " 가달을 군문 밖으로 끌어 내어 목을 베라 " 가달은 혼비 백산 하여 살기를 빌거늘 경업이 꾸짖었다 네 어찌 무고히 기병(병사를 일읔님)하여 이웃 나라를 침노 하느냐 ? " 가달은 꿇어 대답했다 " 장군 께서 소장의 목슴을 살려 주신다면 다시는 두 마음을 먹지 않겠습니다 " 경업은 군사에게 맨 것을 풀라고 분부했다 " 사람 목슴을 아껴서 용서 하나니 차후로는 두 마음을먹지 마라 " 가달은 머리를 조아려 사례 하고 쥐가 구멍으로 숨듯 본국 으로 돌아가니 호국 장졸이 임 장군의 관후한 덕을 못내 칭송 하더라 경업이 데려온 장수와 군사가 하나도 상한자가 없으니 호국은 임 장군을 위하여 만세 불망비를 무쇠로 만들어 세우니 이름이 제국에 진동 하더라 경업이 환군 하여 남경 으로 돌아 갈때 호왕은 수십리 밖에 나와 전송하며 잔을 들어 사례했다 " 장군의 위덕 으로 가달을 처 파하고 아국을 진정 하여 주시니 하해 같은 은혜를 어찌 만분의 일 인들 갚을 바를 도모 하리오 " 이때 명 나라 천자가 경업을 호국에 보내고 주야 염려 하사 소식을 기다리더니 경업의 승전 소식글을 접하고 기뻐하였다 " " 조선에 어찌 이런 명장이 있을 줄 생각이나 하였으리오 ? " 경업이 돌아와 복명( 명을 받고 처리한 결과를 말함)하니 천자가 반기사 상빈례 (지극한 예 )로 대접 하더라 " 경을 호국에 보내고 염려 무궁 하더니 이제 승첩 하고 돌아오니 어찌 기쁨을 측량 하리오 ? " 즉시 설연(잔치를 배품) 하니 경업은 황은을 사은숙배(임금의 은혜에 감사 하며 공손하고 경건하게 절함) 하더라 조정 에서 물러나와 이시백을 만났을때 상사가 황망히 경업의 손을 잡고 물었다 " 그대와 더불어 타국에 들어와 쉬이 돌아감을 바랐는데 천만 의외 황명 으로 타국 전장에 보내고 내두사(앞으로 닦칠 일)를 알지 못해 염려 했소 다행이 하늘이 도와 만리 밖에서 성공하여 이름을 삼국에 진동하니 기쁘고 다행함을 다 어찌 기록 하리오 " 동반 하졸 등도 하례 하더라 기사년 사월이 되매 중국에 들어온지 이미 육년 이라 돌아감을 주달하니 천자가 사신을 불러서 접견하고 말했다 " 경 들이 짐의 나라에 들어와 대공을 세워 아름다운 이름을 타국에서 빛내니 어찌 기특 하지 않겠소 ? " 천자는 친히 옥으로 만든 잔에 술을 따라 주며 또 말했다 " 이 술의 뜻은 첫째는 사례 하는 술 이오 둘째는 이별 하는 술 이니 나라가 비록 다르나 뜻은 한가지라 어찌 결연치 아니 하리오 " 경업은 황감 하여 잔을 받고 아뢰었다 " 소신이 미천한 재질로 중국에 들어와 외람히 벼슬도 받고 또 이렇듯 성은도 입사 오니 황공 감축 하여 아뢰올 바를 알지 못하겠습니다 " 천자는 그 충의를 기특히 여겼다 사신은 황제 에게 하직하고 물러나와 황자명을 보고 이별을 고하니 자명은 주찬을 갖추어 사신을 접대하고 경업의 손을 잡고 떠나는 정회를 슬퍼하며 전송 하더라 조선의 사신이 중국 에서 나올때 먼저 임금 에게 장계를 올려 경업이 호국 청병장 으로 천조에 벼슬을 하여 도원수 되어 서변 가달을 처 승첩하고 나오는 연유를 계달 하였다 왕은 장계를 보고 기특하게 여겼더라 " 이는 천고에 드문 일이다 " 사신이 경성에 이르니 만조 백관이 나와 맞아 반기며 장안 백성들이 경업의 일을 서로 전하며 칭찬 않는 이가 없었다 사신이 궐내에 들어와 복명을 하니 임금이 반기었다 " 먼 길에 무사히 다녀 왔다니 다행 이다 황제께서 경을 타국 전장 으로 보냈으나 이겼으니 조선의 빛남이 또한 적지 아니하오 " 이때가 신미년 춘삼월 이라 영의정 김자점이 흉계를 감추어 역모를 품었지만 경업의 지용을 두려워 하여 감히 반심을 발하지 못 하였다 이때 호왕이 가달을 처서 항복 받고 삼만명의 병을 거느려 압록강에 와서 조선 형세를 살피거늘 의주 부윤이 크게 놀라 한성부에 알렸다 " 임금은 장계를 보고 놀라서 문무백관을 모으고 물었다 "이제 호병이 아국을 엿본다 하니 어찌 하리오 ? " 여러 신하들이 아뢰었다 " 임경업의 이름이 호국에 널리 알려저 있으니 그를 보내 도적을 막음이 마땅 할까 하나이다 " 임금은 허락하여 즉시 임경업을 의주 부윤 겸 방어사로 하고 김자점을 도원수로 하니 경업이 사은숙배 하고 내려가 도임했다 호국 장졸 중에 경업이 의주 부윤으로 내려 옴을 듣고 놀라지 않는이 없으니 이는 경업이 가달을 처 항복 받으며 위엄이 삼국에 진동하고 용맹이 출범한 연고라 혼비 백산하여 군을 거두어 달아 나더라 경업은 부임 후로 군정을 살피고 군사들을 훈련 시켰다 호장은 가다가 도로 와 경업의 허실을 알고자 하여 압록강에 와 엿보는 지라 경업은 토병(지방군사)을 호령하여 일진을 엄살(급습하여 죽임)하고 명령을 내렸다 " 되놈을 잡아 들이라 " 군사가 되놈을 결박하여 들이거늘 경업은 크게 꾸짖었다 " 내 연전에 너희 나라에 가 가달을 처 격파하고 호국 사직을 보전하게 하였으니 그 은덕을 마땅히 만세 불망할 것이거늘 도리어 천조를 배반하고 아국을 침범코자 하느냐 너희 같은 무리를 죽여 분을 씻을 것이로되 십분 용서하여 돌려 보내나니 빨리 돌아가 본토를 지키고 다시 외람된 뜻을 내지 말라 " 되놈이 쥐 숨듯 돌아가 제 대장에게 이르니 대장이 소리첬다 " 임경업이 공교한 말로 아국을 능욕하여 군심을 혹하게 하니 맹세코 경업을 죽여 오늘날 한을 씻으리라 " 병마중에 날래고 용맹한 군사 칠천을 거느리고 압록강에 이르러 강을 사이에 두고 소리 질렀다 " 조선국 의주 부윤 임경업 필부(신분이 미천한 보잘것 없는 사람)는 어찌 간사한 말로 나의 군심을 요동케 하느뇨 ? 재주 있거든 나의 철퇴를 대적하고 불연즉(그렇지 않으면) 항복 하여 죽기를 면 하라 " 경업이 크게 화가나 급히 배를 타고 물을 건너 말에 올라 청룡검을 비껴 들고 호진에 달러들어 무인지경 같이 좌충우돌 하니 적장의 머리가 추풍낙엽 같이 떨어지고 서로 짓밟히며 물에 빠저 죽은자가 불가 승수 였다 경업은 필마단창(한필의 말과 한 자루의 창)으로 적진을 파하고 본진 으로 돌아와 승전고를 울리며 군사를 호궤 할때 군졸이 일시에 하례 하며 즐기는 소리가 요란 하였다 다음날 광명(새벽 동틀 무렵) 에 강변에 가 바라보니 적군의 주검이 산 같이 쌓이고 피가 흘러 내가 되었는 지라 다시 적병이 돌아가 호왕을 보고 패한 연유를 고하니 호왕은 듣고 대로하여 다시 기병하여 원수 갚을 일을 의논 하였다 경업이 관중에 들어와 승전한 연유를 장계하니 임금은 크게 기뻐하고 후일을 염려하나 조신 등은 산처럼 마음이 든든해 국사를 근심할 이 없으니 가장 한심 하더라 이때 호왕은 경업 에게 패한 후로 분기를 참지 못하여 다시 제장(여러장군)을 모아 의논 하더라
" 여기서 의주 까지 길이 얼마나 되느냐 ? " 부하가 대답했다 " 열 하루 길 이니 한편은 강 수풀이오 압록강을 곁으로 흐르고 있사오니 월강하여 기병 으로 대적 한즉 수만 군졸이 머무를 곳이 없고 또한 군사가 패 한즉 한갓 죽을 따름 이니 기이한 계교를 내어 경업을 멀리 파한 후에 군사를 보내는 것이 좋을까 하나이다 " 호왕은 옳다고 여겨 용골대를 선봉 으로 삼았다 " 너가
수만 군을 거느리고 황하수를 건너 동해로 돌아가면 조선은 미처 기병을 못할것 이오 의주서 알지 못하니 왕도를 엄습하면 어찌 항복 받기를 근심하며 성공하면 경업을 사로 잡지 못 하리오 " 용골대가 청령하고 군사를 조발(아침 일찍 출발)할때 호왕은 당부했다 " 그대는 이번에 가서 반드시 조선의 항복을 받아 나의 위엄을 빛내고 대 공을 세워 수이 반사(군사를 이끌고 돌아옴)
하라 " 용골대는 청령하고 배를 타고 떠났다 경업은 호병을 파한뒤에 군사를 조련하여 후일을 방비 했는데 조정 에서는 호병을 파한후에 의기 양양하여 태평가를 부르고 대비함이 없었다 이에 국운이 불행하여 불우지변(뜻밖에 당한 변고)을 당한지라 철갑 입은 오랑캐가 동대문 으로 물 밀듯이 들어와 백성을 살해하고 성중을 노략하니 도성 만민이 물 끓듯 곡성이 진동하며 부자, 형제, 부모, 노소 서로 실신하여 살기를 도모하니 그 형상이 참혹 하였다 이런 망극한 때를 당하여 조정에 싸울 사람이 없고 종사의 위태함이 경각에 처했다 임금이 망극해서 시위 조신 육칠인을 데리고 남한 산성 으로 피신 할새 급히 강변에 이르러 배를 타니 백성 들이 뱃전을 잡고 통곡하며 물에 빠저 죽는자가 무수 하니 그 형상은 차마 보지 못할 바라 왕비와 세자 대군 삼 형제는 강화로 가고 남은 백성은 호적 에게 어육이 되니라 도원수 김자점은 이런 난세를 당하였지만 한 계교를 배풀지 못하더라 호군이 강화로 들어가니 강화유수 김경징이 술마 먹고 누워 있으니 도적은 스스로 들어가 왕대비와 세자 대군을 잡아다가 송파 벌에 유진(군사를 머물러 있게함)하고 세자 대군을 구류하고 외처 말했다 " 쉬이 항복하지 아니하면 왕대비와 세자 대군이 무사 하지 못할 것이다 " 외치는 소리가 천지에 진동 하더라 이때 임금은 모든 대신과 군졸을 거느리고 외로운 성에 겹겹이 쌓여 있으니 용루(왕의 눈물)가 비오듯 하더라 김자점은 도적을 물리칠 계교가 없어 태연 부동하던 차에 도적의 북 소리에 놀라 진과 군사를 무수히 잃고 군량을 탕진 한채 산성 밖에 결진 하니 도적이 다가와 또 다시 외첬다 " 항복을 아니하면 우리는 예서 과동(겨울을 보냄)하여 항복을 받고 갈것이다 너희는 그동안 무엇을 먹고 살려 하느냐 쉬이 나와 항복 하여라 " 산성을 굽어보며 외치는 소리가 진동 하더라 임금이 듣고 양천 통곡(하늘을 우러러 탄식함)했다 " 안에는 양장이 없고 밖에는 강 적이 있으니 외로운 신세를 어찌 보전 하며 또한 양식이 떨어졌으니 이는 하늘이 과인을 망케 하심이라 " 대신과 더불어 항복 할것을 의논 하는데 제신이 아뢰었다 " 왕대비와 세자대군이 다 호의 진중에 계시니 국가에 이런 망극한 일이 어디 있사오리까 ? 빨리 항복 하사 왕대비와 세자대군을 구하시고 종사를 보전 하심이 마땅 할까 하나이다 " 다른 대신이 아뢰었다 " 옛말에 이르기를 영위계구 물위위후 (작아도 닭의 입이 될 지언정 소의 꼬리는 되지말라)라 했으니 어찌 적에게 무릎을 꿇어 욕을 당 하리까 죽기를 무릅쓰고 성을 지키면 임경업이 소식을 듣고 마땅히 달려와 호적을 파 하고 적장의 항복을 받을것 이니 성상은 자연히 욕을 면 하실겁니다 " 임금이 대답했다 " 길이 막혀 인적이 통할수 없으니 아무리 경업 이라도 이 사실을 어찌 알리오 목전 사세 여차하니 아무리 생각 하여도 항복할 길 밖에 다른 묘책이 없구나 " 말을 끝내고 하늘을 보며 통곡하니 산천 초목이 다 슬퍼 하더라 병자년 십 이월 이십일에 임금이 항복 하는 문서를 보내니 측량 하리오 용골대는 송파강에 결진하고 승전고를 울리며 거만하게 스스로 웃더라 승전비를 세워 비양(잘난채 하며 거들럭 거림) 하며 왕대비와 중전은 보내고 세자 대군은 잡아 북경 으로 데려가려 하더라 임금은 경성에 와서 각도에 강화 했다는 유지(신하 에게 내리는 글)를 내렸다 이때 임경업은 의주에 있어 이런 변란을 전혀 모르고 군사만 연습 시켰는데 유지를 받아보니 용골대가 황해수를 건너 함경도로 들어와 봉화를 지키던 군사를 죽이고 임의로 봉화를 들어 나오니 도성이 그 사이에 불의 지변을 당하였다 내막을 알게된 경업은 통곡 하였다 " 내 충성을 다하여 나라 은혜를 갚고자 했는데 어찌 이런 망극한 일이 생겼단 말인가 ! ? " 경업은 이를 갈고 호병이 오기를 기다렸다 호장이 조선 국왕의 항서와 세자 대군을 볼모로 잡아 들어갈새 세자 대군이 내전에 들어가 하직 했다 중전이 세자 대군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니 떠나지 못 하는지라 임금은 세자대군을 나오라 하사 용루를 흘리며 말했다 " 과인의 박덕함을 하늘이 밉게 여겨 이 지경에 이르렀다 누구를 원망하며 누구를 한탄 하리오 너희는 만리 타국에서 몸을 보호 하라 " 하며 손을 차마 놓지 못 하거늘 대군이 오열하며 아뢰었다 " 전하, 슬퍼 하심은 무익 하옵니다 또한 신등이 떠나지만 설마 어이 하리끼 ? 옆드려 원 하오니 전하는 만수무강 하소서 " 임금은 슬퍼하며 학사 이영을 불러 말했다 " 경의 충성을 능히 아나니 세자 대군을 한가지로 보호하여 잘 다녀 오너라 " 하니 세자대군은 하직 히고 나오며 망극함이 비할데 없는 지라 한 걸음에 세번이나 엎어지며 눈물이 진 하여 피가 되니 차마 못볼 일이었다 대비와 중전은 방성대곡 하였다 " 너희를 하루만 못 보아도 삼년같이 느껴 지는데 이제 만리 타국에 보내고 그리워 어찌하며 언제 생환 하리오 " 좌우 시녀들 또한 일시에 슬퍼 하더라 일일이 하직하고 궐문을 나설때 장안 백성 들이 또한 울며 따르니 길이 막히고 곡성이 처량 하더라 용골대가 세자대군을 앞세우고 모화관과 홍제원을 지나 고양, 차주, 임진강을 건너니 강물도 흐느끼는듯 했다 개성부 청석 고개에 이르니 산세 함준한 지라 황주월파루를 지나 평양에 이르니 이곳은 해동 제일강산 이라 대동 일면에 대동강이 띠 두른듯 하고 이십리 장림에 춘색이 가려한데(모양 이나 경치가 뛰어남) 부벽루와 연광정은 강수에 임하였으니 촉처감창(닥치는 곳마다 감사하고 그리워 하는 마음이 움직여 슬픔) 이라 세자대군은 군친을 사모하고 타국을 향하는 심사가 슬펐다 이때는 정축년 삼월 이라 여러 고을을 지나 의주 지경에 이르렀다 이때 임경업은 밤이면 잠을 이루지 못하고 낮이면 높은곳에 올라 호작이 오는것을 살피었다 문득 바라 보는데 호적이 승전고를 울리며 세자 대군을 앞세우고 의기 양양 하게 오거늘 경업이 분기 대발 하여 소리첬다 " 이 도적들의 갑옷 한 조각도 돌려 보내지 말고 무찔러라 " 호장이 정제히 나오는 지라 경업은 노기 충천하여 맞아 내달아 칼을 들어 호장의 목을 베어 내동댕이 치고 진중을 짓처 들어가 자충우돌 하여 호병 베기를 무인지경 같이 했다 호병은 황겁 하여 각각 흩어저 목슴을 도모하여 달아나고 남은 군사들 중에는 죽는자가 무수했다 호장은 상혼낙담하여 십리를 도망가 진을 치고 패잔병을 모아 의논 하더라 " 경업은 용맹하니 장차 어쩌면 좋겠소 옳거니 좋은 수가 있다 경업은 충신 이라 했으니 조선 왕의 항복 문서와 임금이 내린 공문을 내 보이면 반드시 귀순 하리라 " 호장은 즉시 진문에 나와 외첬다 " 임 장군은 나와서 조선왕이 내린 글을 보아라 " 경업은 의아해 물었다 " 네, 감히 나를 속이려 하느냐 ? " 용골대가 부하를 시켜 문서를 보이니 경업은 문서를 보고 하늘을 보고 통곡했다 " 너희 국왕이 항복하고 세자 대군을 볼모로 잡아 가는데 네 어찌 감히 왕 명을 항거하여 역신이 되려 하느냐 ? " 적장은 소리 높여 좋은 말로 설득했다 경업이 하교를 보았는 지라 할수 없이 환도를 칼집에 집어 넣고 호진에 들어가서 세자 대군을 보고 실성통곡히였다 세자 대군은 경업의 손을 잡고 당부 했다 " 국운이 불행 하여 이 지경에 이르렀 거니와 바라건데 장군은 진심 하여 우리를 구하여 다시 부왕을 뵈옵게 하라 " 경업이 대답 했다 " 신이 이 기미를 알았으면 어찌 이런 망극 하신 일을 당하였겠습니까 ? 신의 몸이 만번 죽어도 아깝지 아니 하오니 복원 전하는 슬픔을 관억(너그럽게 억제함) 하시고 행차 하시면 신이 진충갈력(충성을 다 하고 있는 힘을 다함)하여 호국을 멸 하고 돌아 오시게 하오리다 " 세자 대군이 말했다 " 우리 목슴이 장군 에게 달렸으니 병자년 원수를 갚고 오늘 말을 잊지 말라 " " 신이 비록 무재 하오나 명대로 하오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