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마음은 참 알 수가 없습니다.
난
그녀도 나에게 관심이
있는 줄 알았어요.
근데
그게 나 혼자만의 착각이었다니..창피하고, 허무합니다.
지난
두 달 동안,
자전거
동호회에서
그녀를 안 두 달 동안..참 행복했어요.
밤마다
누워 그녀에게 고백할 말을..수 백 번 고쳐 연습하고,
내년
여름엔 제주도로
함께 하이킹 떠날 꿈을 꾸고..
그녀를
생각하면 마음에 푸른 나무가 자라는 것 같았어요.
싱그럽고,
파릇파릇한
초록색 공기가
내
가슴을 꽉 채운 것 같았죠.
그녀의
옆에서 자전거를 타고 달릴 때면..
끝없이
펼쳐진 잔디밭을 달리는 기분이었고,
맑은
호수 속에 살고 있는 기분이었어요.
근데..그런
그녀에게 오늘 청첩장을
받았습니다.
당황한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고 애쓰며
겨우..축하한다는
말을 전했어요.
짝이
있는 사람은 짝이 있다고,
결혼할
사람은 곧 결혼한다고...
법적으로
무슨 표시
같은 걸 하게 되어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럼..그녀를
내 마음에 담아버리는 일 같은 건..안 했을지도 모르는데..
아니,
어쩌면 그래도 좋아했을지도 모르죠.
사람
마음은 어쩔 수 없는 거니까요.
좋아하지
말자고 마음먹고 좋아하지 않을 수 있다면,
잊자고
마음먹고 잊을 수 있다면...얼마나 편하겠어요?
사랑
때문에 힘들 일은 없을 테니까..
금빛
리본이 달려있는 그녀의 청첩장을 열어봅니다.
“두
집안의 아들과 딸이 믿음과 사랑으로 한 가정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부디
오셔서 축복해 주시면 큰 기쁨이 되겠습니다..”
과연..내가
이 결혼식에
갈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그녀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복해 줄 자신이 없습니다.
그녀에게
잘 어울릴만한 버프도
하나 사 뒀는데..
이
버프를 선물하며 고백하려고 했어요.
“머플러도
되고, 마스크도 되고, 헤어밴드도
돼요...
나도
희선씨한테 뭐든 되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하구요..
근데..시작도
하기 전에 모든 게 끝나 버렸습니다.
사랑이...사랑에게
말합니다.
인연이
아니었을 거라고,
스쳐
지나가는 인연에 연연해하지 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