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9일 "김명호교수 대책위" 에서 성동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는 김명호교수를 특별면회 하고 나서
구치소 앞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 참석자 및 단체**
진보교육연구소(조희주 대표), 문화연대(강내희 대표), 민교협(김세균 상임공동대표),
임종인(국회의원), 이촌길(경영대, 퇴직교수), 김민수(서울대교수,김명호대책위 집행위원장)등이 참여하였습니다.
KBS , SBS , 경향신문, 조선일보 , 교수신문 , 한겨레등 언론매체들도 참석하여 관심을 표하였습니다.
이번 김명호교수 사건을 계기로 법원과 대학이 거듭나 국민의 신뢰와 권위를 회복하고 사회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명문장인 성명서를 실어봅니다.
----------------------------------------------------------------------------------------------
■ 사법부는 성균관대학교와 교육부의 잘못과 직무유기를
대신 떠안을 것인가?
: 김명호교수 사건을 사회정의실현과 법원·대학 개혁의 계기로 삼자!
최근 우리 사회 전체는 우발적으로 자신의 담당 부장판사에게 상해를 입힌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 사건으로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특히 법조계가 받은 충격은 남달랐을 것이다. 사건이 발생하자 법원과 검찰은 ‘사법권에 대한 정면 도전’,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폭거’, ‘엄정한 대처로 사법부의 권위를 회복해야 한다’는 등의 격앙된 분위기에 휩싸였었다. 살인 미수 운운하며 엄벌에 처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천명하며 심한 불쾌감마저 표출하였다. 그러나 다행히도 검찰은 기존 입장을 바꿔 김명호교수 사건에 대해 단순 상해혐의로 기소하였다.
앞으로 검찰과 재판부의 이성적인 판단이 계속 이어지길 희망하면서, 우리는 이번 사건의 원인과 본질에 대해 다 함께 성찰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애초에 김명호교수 사건의 본질은 수학문제 오류를 은폐하려했던 성균관대학과 관리감독기관으로서 교육부의 직무유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힘없는 개인으로서 김명호교수는 비겁한 학계에서 외면당하고 벼랑 끝으로 내몰려 마지막 희망으로 법에 호소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수학문제의 오류가 있었음을 인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그 억울함의 본질에 귀 기울이기보다 사건을 형식적인 법리논쟁의 문제로 단순화시켰고, 사건의 본질에서 벗어나 김교수의 인성문제를 무리하게 거론함으로써 성균관대학과 교육부가 떠맡아야할 책임을 대신 떠안아버린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김명호교수가 고등법원 항소심에서 패소하자 자신의 억울함과 울분을 석궁으로 표시한 것은 분명 부적절한 처신이었고 유감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이후 여론의 분위기가 오히려 사법부에대한 비난으로 돌아간 것을 보라. 애초에 선정적인 내용으로 접근하던 언론의 보도 태도도 석궁사건이 발생하게 된 배경과 원인에 대한 추적이 진행되면서 김명호 교수의 억울한 피해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이에 해당 재판부는 판결문을 설명하면서까지 자신들의 억울함을 강변했지만 그것이 오히려 더 자신들을 궁지에 몰아넣었을 뿐이다. 사실 잘못을 저지른 성균관대와 교육부의 직무유기 책임을 떠안게 된 재판부로서는 억울한 측면이 있다.
도대체 무엇이 상황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는가. 우리는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성실히 소신판결에 임하는 법관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사법부 전체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 본다. 그동안 사법부는 소외받는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위한 최후의 보루가 되어야할 책무보다는 잘못된 법문화의 관행에 편승한 모습으로 더 많이 비쳐져왔다. 이는 한국 사회에서 소위 ‘소신판결’이라는 단어가 함의하는 역설적 의미에서도 잘 드러난다. 대부분의 소신판결들은 다름 아닌 상식에 입각한 판결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은 소신판결이 가뭄에 콩 나듯이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왜냐하면 현행 법문화는 일반인들의 상식과 달리 형식논리와 관행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재임용제 관련 소송의 경우, 국공립대학교원에 대해 사법적 심사의 대상임을 인정한 전향적인 소신 판례들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똑같이 교육공무원법을 적용받는 사립대학 교수들에 대해서는 적용치 않는 모순적 판결을 내리고 있다. 따라서 현행 사법부 내의 법관들이 갖고 있는 법문화와 일반국민들의 정서 사이에는 메우기 어려운 간극이 존재하는 것이다. 김명호교수 사건은 바로 이러한 문화적 조건이 만들어낸 예정된 결과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사건으로 사법부가 스스로 개혁되는 자기반성의 출발점이 되길 기대해 본다. 사법부는 겉으로 드러난 현상에만 매몰되지 말고 그 이면의 모순구조에 눈을 돌려 김명호교수의 형사적 책임을 최대한 선처해주고 지위확인을 전향적으로 해결해주길 호소하는 바이다. 형식적인 법리다툼에 앞서 양심있는 교수로서 책무를 다했던 피해당사자가 억울하게 성균관대학에서 내몰리고 해외로 떠돌며 받았을 정신적 고통을 헤아려야 할 것이다. 가정이 파괴되고 한 인간이 극단으로 내몰리고 있을 동안 우리 사회는 무엇을 했으며, 그 억울한 사정을 살피고 보호해야 할 사법부는 무엇을 했는지 반성해야할 것이다. 또한 가해자인 성균관대학 당국과 해당 학과 교수들, 그리고 관리 책임자인 교육부에 대해서는 무슨 책임을 물었는가. 사법부가 근 20년 가까이 교수신분에 대해 소를 제기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피해교수들을 내쳤을 때, 호소할 곳조차 없는 그들의 분노와 절망을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보았는가? 이렇듯 제기된 문제들에 최선을 다하고 책임지려고 노력할 때, 국민들은 사법부에 대해 신뢰를 회복하고, 이로써 위신도 저절로 높아질 것이다.
이번 사건은 부조리한 대학사회, 내부 고발자에 대한 잘못된 인식, 창의적이지 못한 법문화가 빚어낸 결과이다. 그동안의 상식에 어긋난 이 모든 행보가 우리 사회의 불신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권위는 스스로 강조한다고 세워지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의 신뢰를 실추시킨 자신들의 과거에 대한 진정한 자기성찰과 반성이 대학당국, 교육부와 사법부의 권위를 회복하는 길임을 자각하여야 한다. 채찍은 한 개인으로서 감당하기 힘든 억울한 김명호 교수에게 휘두를 것이 아니라 문제의 발단을 제공한 성균관대학과 잘못을 은폐한 교수들에게 우선 가해야한다. 대학개혁은 내부 고발자를 인간성 결함자로 덮어씌우는 적반하장의 조직문화를 발본색원할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그럴 수 있을 때, 국민들도 사법부와 교육계에 대한 신뢰감을 회복할 것이다. 이번 김명호교수 사건을 계기로 법원과 대학이 거듭나 국민의 신뢰와 권위를 회복하고 사회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기를 간절히 염원하는 바이다.
2007. 2. 9.
[참가단체]:
문화연대, 민교협, 사회진보연대, 새사회연대, 전국교수노조, 진보교육연구소, 학단협, 학벌없는사회, 함께하는 교육시민모임, 참교육학부모회, 천주교인권위원회, Daum 카페 김명호교수 구명운동
첫댓글 이 번 사건 해결의 방향을 잘 짚어주시는 글인 것 같습니다.
낸비 근성으로 끝내지 마시고 여러 동지들 과함게 이나라 사법부 개혁에 동참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