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카(Leica)는 카메라의 명품답게 값도 비싸지만, 수리하는 것도 비싸다.
‘엄청’이라는 수식어가 들어가는, 일반적으로 상상하는 것 그 이상으로 보면 될 정도다.
오늘 유뷰브 서핑을 하다 우연하게 내가 보기에 라이카 초보자인 어느 유튜버가 자신의
라이카 카메라 수리 체험기를 올려놓고 있다.
이 유튜버가 수리하고자 하는 카메라는, 듣기에 기분 나쁠지 모르겠지만, 초보자로서는 분수에 넘치는,
라이카 M타입 카메라의 고급기종으로 분류되는 MP 블랙모델이다.
고장 부분과 관련해서는 디테일한 것은 잘 모르겠지만, 영상에서 보고듣기에 필름을 감는 와인딩이 안 되는 것이다.
이런 MP를 들고 이 유튜버가 처음 찾아간 곳은 라이카의 한국 공식대리점이다.
여기서 그곳 여직원과 주고받는 얘기가 나오는데, 그 핵심은 수리가 한국에서는 안 되고 독일본사로 보내야 한다는 것,
수리기한은 넉넉하게 잡아 1년이라는 것, 수리비용은 100만원 정도라는 것이다.
아무리 명품 라이카라지만 이건 카메라를 좀 아는 입장에서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질 않는다.
필름 와인딩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면 그리 큰 고장은 아니다.
필름을 로딩하거나 뺄 적에 잘못 해 필름조각이 낄 때 그런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는 것이다.
MP 소유 본인도 라이카 직원의 그 말이 좀 황당했던지, 접수를 한 뒤에 다시 회수를 한다.
그리고는 국내 충무로의 라이카 수리로 이름난 집을 찾아본다. 그래서 찾아진 곳이 충무로에 있는 ‘충일’이라는 곳이다.
그리고는 곧장 거기로 가서 점검을 받는다. ‘충일’은 나도 잘 알고, 거기 정지학 사장님도 잘 안다.
정 사장은 고장난 MP를 들고 한 2-3분 체크를 하더니 이렇게 말한다.
수리에 2, 3일 걸리고 비용은 일단 분해를 해보고 알려주겠다고 한다. 정 사장은 고장난 건 별 거 아니라면서,
그 보다는 오버홀(overhaul)로 통칭되는 카메라 분해 청소를 강조한다.
말하자면 닦고(clean), 기름치고(lubricate), 조정하는(adjust) CLA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틀 후 카메라는 수리와 오버홀이 완료됐다. 비용은 30만원이다.
라이카 공식대리점의 1년 수리기간에 100만원 수리비용과 충무로의 그것과는 이처럼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이다.
MP 주인은 오버홀로 다시 말끔하게 개조된 MP를 받아들고 고마워하면서 이런 의문을 갖는다.
아무리 라이카라지만 굳이 따져 아무리 공식과 비공식적인 측면이라 하더라도
어떻게 이런 차이가 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 주인은 이런 걸 모르는 모양이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라이카에 대한, 과장을 좀 보태 상상을 초월하는 비싼 대우와 관련해서는
카메라의 이런 저런 성능이나 디자인보다는 라이카 카메라에 붙어있는
오로지 그 ‘빨간 딱지(상표)’ 값이라는 것을.
‘충일’에 맡겨져있는 내 카메라도 하나 있다.
라이카의 프랑스 카피인 포카(FOCA)인데, 끝나면 연락을 주겠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