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아쉬움을 남긴 정상회담이었다. 이 회담은 앞으로 국제정치에서 "해외원조는 사전에 주는 뇌물"이라고 했던 Joseph Nye의 현실주의(realism)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하나의 사례로 남게 될 것이다. 물론 이것이 ODA에서 수혜자보다는 공여자 입장에서 soft power의 중요성을 말하는 맥락이 있기는 하지만, 어떻든 pre-bribery라는 사실에 대한 주목은 무시할 수가 없다. 그리고 이 사건은 약소국의 비애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1. 이 파행은 전쟁에 대한 양국의 차이에서 온 것이다. 희토류 등 광물에 대한 비중의 문제로 보이지만 실상은 그것을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관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젤렌스키는 "아니 그렇게 많이 주면 우리나라는 어떻게 사냐"는 것인데 미국은 다르다. 미국은 "우리가 얼마나 많이 지원해주었는데, 우리가 지원해주지 않았다면 너희나라는 2주내에 러시아에 나라 전체를 잃었을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즉 젤렌스키는 광물협정이 미래를 위한 투자로 생각했고, 트럼프는 그것이 과거 지원에 대한 보상으로 생각한 것이었다. 이것이 가장 큰 차이다.
2. 젤렌스키가 보여준 아쉬움
- 젤렌스키는 현재 대통령 임기를 전쟁으로 인해 선거를 치루지 않고 계속하고 있다. 이것이 미국에게 부정적인 인상을 주었다고 본다. 당시 이 선거기간 동안 잠정 휴전을 제안했었어야 했다. 그래야 우크라이나가 자유민주주의 절차를 준수하는 나라이구나 하는 인상을 줄 수 있었다. 서방의 대 우크라이나 지원은 자유우방을 지키기는 데 있다. 우리나라도 위기에 처하면 국가최고지도자의 교체를 정상적으로 해야 한다. 그리고 그 기간 중 안전을 유엔에 보장해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 최초시작을 미리 잘 준비해 간 종이 쪽지를 보고 차근차근 읽었어야 했다. 그동안의 미국의 지지와 후원에 대한 감사 등을 공식적으로 발표했어야 했다. 무기지원에 대한 감사이기는 하지만 그것은 "자유민주주의"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준, 그래서 아직도 우방국의 지원으로 자국의 자유민주주의가 살아있을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을 부각했었어야 했다. 그러면 굳이 트럼프와 야합하고 있는 러시아 푸틴의 만행을 지적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 복장 또한 간소하지만 좀 격식을 갖추었어야 했다. 군복과 같이 생긴 복장을 입지 말고(수행장관들도 그런 복장이었음) 검정수트에 나비넥타이 정도는 하고 갔었어야 했다. 계속해서 전쟁모드로 해서 언제까지나 외국의 도움으로 그 전쟁을 이끌어간다는, 그것도 자국 대통령 임기를 비정상적으로 초과해가면서. 인상을 주지 말아야 했었다.
- 사용하는 언어의 문제.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4개국어는 한다. 모국어인 러시아어 비슷한 우크라이나어, 러시아어, 독일어, 영어, 불어, 기타 인접의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의 언어도 쉽게 소통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그들 언어가 로만 알파벳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리스어도 가능하다. 젤렌스키도 마찬가지다. 그는 러시아어, 영어에 능동하다. 하지만 영어가 제1언어는 아니다. 그러한 이유를 들어 통역을 활용했었어야 했다. 통역을 할 경우 생각을 다듬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기게 되고 감정대로 바로 말하지 않을 수 있다.
- 가지고 간 선물도 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트럼프가 복싱을 좋아한다고 자기 나라의 복싱영웅의 벨트를 가져갔다고 한다. 내가 트럼프 입장이라도 좀 짜증났을 듯하다.
- 최근 유시민 이사장이 목포대를 방문해서 이승만 전대통령을 폄훼하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모든 사람이 다 과오가 있겠지만, 제헌의회 국회의장으로서 한반도에 한번도 공식적으로 소개된 적이 없는 자유민주주의, 자본주의를 우리 대한민국의 헌법의 골간을 삼은 공적과 6.25전쟁 종결 무렵 우리 대한민국의 안보를 보장받기 위해 거제도 반공포로를 석방하는 강단있는 조치로 미국으로부터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이끌어낸 공적만으로도 이승만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들에 의해 영원히 존경받아 마땅하다. 젤렌스키는 이러한 이승만 대통령의 지혜를 배워야 한다. . https://v.daum.net/v/20250303005554939
3. 미국이 보여준 아쉬움
- 미국의 트럼프는 철저한 사업가 기질을 2기 대통령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보여주었다. 그는 취임 직후부터 국제적으로 분란을 일으키고 있다. 그린랜드 문제, 캐나다 병합문제, 파나마 관할권 재탈환, 팔레스타인의 서안문제로 인한 과도한 친 이스라엘정책, 그리고 그 지역에 호텔 등을 미국이 지어서 휴양지로 만들겠다는 등 거의 미쳐돌아가고 있다. 역사상 가장 악질적인 아메리카니즘의 창시자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그래도 영국이나 프랑스, 독일 등은 신사의 품격을 잃지 않고 있다.
- 우크라이나는 세계3위의 핵무기 보유국이었는데 러시아와의 사이에서 분쟁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유럽의 자유우방들의 안전보장의 약속을 받고 러시아로 이관하면서 완전한 핵무기 폐기 조치를 했다. 그때 나토에 가입했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이제 러시아가 침략해온들 아무도 그 종이쪽에 지나지 않는 안전보장의 문제를 끝까지 책임지려고 하지 않고 있다. 국가안보문제로 인한 국제협약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 미국은 역대 자신들이 자유우방국들에 행한 서면, 구두상의 약속들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에 대해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해야 한다. 자포리아 등 빼앗긴 지역내 유엔평화유지군 투입에 대해서도 반대한다는 것은 오직 자국 군대만 투입해서 자국의 광물만을 보호하겠다는 철저한 국수주의적 발상을 하고 있다. 이제 미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들과 사회주의 국가들 모두의 공공의 적적이 되어가고 있다.
- 정상끼리 대화하는데 밴스 부통령이 끼어든 것은 엄청난 결례다. 그리고 그의 코멘트 "당신이 문제라는 것에 동의하지 않느냐?" 영어에는 공손법으로 대개 과거형을 사용한다. would you mind --, could you tell me.. 이와 같은 표현에는 현재 나의 면전에 있는 사람의 몸과 정신에 직접 가 닿지 않고 대화하려는 완곡법이 전제되어 있다. 그런데 밴스 부통령은 '당신이 추진한 정책'도 아니고 바로 '당신'이라고 하면서 현재형으로 말했다. 엄청난 결례다.
4. 한국이 얻어야 하는 교훈
- 우리나라가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잘 작동하고 있음을 국제적으로 알려야 한다.
- 우리의 안보는 우리가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을 우리 스스로 망각해서는 안 된다.
- 정치인들이 똑바로 정신을 차려야 한다. 특히 그들이 안보관련 국제협약을 체결할 때 먼 미래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
- 외교를 할 때, 전제된 얘기일지라도 대의명분에 해당되는 내용들은 반드시 문서로 남도록 하고, 외교현장에서는 기본적인 사항을 구두로만 좋은게 좋다는 식으로 넘어가지 말고 계속해서 읽고,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그래야 추후에라도 비판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일본은 구 일본제국주의의 강제노동의 상징인 사도광산의 표지판 문제도 유네스코가 공식적으로 문서로 결의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국제사회의 면전에서 생까고 있다. 그러한 행태를 잘했다고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극단적 현실주의의 한 행태라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 외교 최고책임자들이 최종회담을 할 때 반드시 통역사를 대동해야 한다. 협약을 다 체결하고 난 뒤 밥 먹을 때는 영어로 사용해도 되겠지만.
‘등 돌린’ 미국, 젤렌스키 교체도 시사…우크라는 젤렌스키로 단결
英총리, 런던정상회의서 "우크라 방공미사일에 16억파운드 제공계획" (종합)
러시아 우크라이나 평화조약 초안 공개 - 러시아-우크라이나 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