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비해 한국의 저승사자는 양반이다. 신체적인 움직임을 최대한 자제하며 다리 움직임 자체도 끌고 다니는 안개 때문에 보이지가 않는다. 직급 자체가 일반 영혼보다 높다보니 웬만한 문, 무관급 영혼이 아니면 말 한마디에
버로우를 탄다. 게다가 망자의 이런 저런 사정도 봐주어서 2~3일 정도의 유예기간을 주거나 영혼상태로 일을 해결하도록 돕는 등 인간적이다. 어느 정도 재량권이 있는 것으로 봐서 8급보다는 높은 듯. 외형은 창백한 얼굴에 검은 입술, 날카로운 눈매, 검은 두루마기에 검은 갓을 쓰고 있다. 일반적으로 3인 1조 편성(저승차사
해원맥,이승차사
이덕춘,염라차사
강림대왕이 온다고 한다)이며 서류절차를 확실히 하기 위해서 본인 확인을 위한 명부와(흔히
생사부로 묘사된다.) 붓을 갖고 다닌다(어쩔 수 없는
공무원이다). 그러나 민담을 보면
엉뚱하게 동명이인을 데려와서 염라대왕님한테 갈굼당하고 되돌려보내는 사례를 심심치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진짜 재수없으면
이미 매장까지 끝났기 때문에 눈떠보니 생매장당했다는 걸 알게 될 때가 있다. 아이고...
가끔가다가 저승사자한테 금붙이 먹이고(…) 죽다 살아났다는 괴담(?)이 존재하기도 한다. 하지만 금붙이 먹이고 살아났다는 사람은 나중에 수천만원대의 가축과 농작물을 재해로 잃었는데 당사자는 저승사자가 저승세계의 돈으로 환전(?)하려고 한 것이 아니었겠냐고 쓴웃음지었다.
죽을 사람을 데리러 갔는데 음식, 옷, 신발 등의 대접을 받으면 대접한 사람의 부탁을 들어줘야 한다. 이것도 저승의 법이다. 제주 무속 신화에 나오는 '사만이'나 '사마장자' 등에 이런 언급이 나온다.
토요미스테리 극장에서도 이에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평생을
구두쇠로 살며 많은 돈을 몰래 모은 남자가 그 돈을 써보지도 못하고 죽고 말았다. 그의 영혼이 저승사자를 따라 저승길로 가는 도중, 이대로 죽기엔 돈이 너무 아깝다 싶어서 그는 저승사자에게 제발 한번만 돌려보내달라고 빌기 시작했다. 저승사자는 그런 그에게 "그럼 내게 촛불 세 자루를 바칠 수 있겠소?"라는 제안을 하고, 그는 반드시 촛불을 바치겠다고 약속을 한 뒤 자신의 장례식 관 속에서 다시 살아나 주위를 놀라게 한다. 그 뒤 그는 그 동안 모아뒀던 돈을 여유롭게 쓰면서 편하게 살던 중 저승사자와의 약속을 떠올리고 촛불 세 자루를 여기저기 켜놓고는 약속을 지켰다며 안심한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그의 세 아들이 모두 비명횡사하고 만다. 즉 저승사자가 말했던 촛불 세 자루는 바로 그의 세 아들들이었던 것이다.
참고로, 한국의 저승사자들의 대빵은
강림도령이다. 설화에서 강림은 원래 인간이었는데, 상관인 사또의 명으로 염라대왕을 잡으러 가서(!)
역시 오래된 까라면 까 어찌저찌 하다보니까 저승시자의 인정을 받게 되었고, 그뒤 염라대왕과 사또의 협상(…)으로 육체는 사또가 가지고 영혼은 염라대왕이 가져가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사또가 가진 영혼 없는 육체는 그대로
으앙 죽음. 여튼 그렇게 강림의 영혼은 그대로 저승사자의 대빵이 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