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같은방 사람들이 짐을 싼다고 난리도 아니다..나름 조용히
한다고 노력하는거 같은데..-_-;
생긴건 우리나라 사람같은데..내가 침대에서 일어나니 영어로 나에게 말을건다.
"괜찮으시다면 불을 좀 켜도 될까요..?"
"난 괜찮지만 딴사람들이 아직 자고있으니 뭐라해야할지..."
그랬더니만 방문을 열어놓고 복도에 가서 짐을 싼다..ㅋㅋ
역시 도미토리는 이런점이 조금 불편하다..^^;
오늘은 융프라우에 올라가는날! 일찌감치 준비해야지~
씻고, 샤워실에 있는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렸다..캬~열흘만에 따뜻한 바람으로 머리를 말려보는구나 ㅠ_ㅠ
아직도 골아떨어져 있는 새롬양을 깨우고, 식당에 가서 아침먹을 준비를 했다.
점심으로 먹을 식빵과 딸기잼으로 간단하게 토스트도 만들고, 계란도 삶고 ㅋㅋ
소풍가는 기분이 드는건 왜일까..-_-;;
8시 반 식당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하고 8시 45분에 출발하는 등산열차에 탑승!
열차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정말 멋지다^-^
중간에 클라이네샤이덱 역에서 열차를 한번 갈아탔다.
중간중간 역에서 잠시 내려서 멋진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시간도 준다!
라우터부르넨에서 출발한지 어언 두시간. 드디어 유럽의 지붕! 융프라우에 도착했다!!
고도가 3천미터가 훨씬 넘으니, 귀가 멍멍하고 머리도 어질어질하고 상태가 안좋아지기 시작한다...-_-;
난 괜찮을꺼라 생각했건만..흑..
전망대에 나가서 사진을 찍는데 바람도 엄청 불고, 눈에 반사된 햇빛에 눈을 뜨기가 힘들고, 춥기는 또 얼마나 추운지 ㅋㅋ
온도계에는 영하 5도라고 하는데 체감온도는 영하 20도는 돼는거 같다 ㅠ_ㅠ
사진의 결과물만의 그때의 참상을 말해줄 뿐이었다..ㅋㅋ
너무 추워서 안쪽으로 들어와서, 얼음궁전에 가보기로 했다.
소문에 의하면 별로 볼게 없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이왕 온건데 보고가야지!!
정말 볼게 없긴 없더라...ㅋㅋ 만든지 오래돼서 그런지 얼음조각들이 다 두리뭉실~하게 닳아있었다 ㅋㅋ
얼음궁전에서 나온 우리는 춥고, 배고프고..이제 드디어 히든카드를 사용할 시간이 왔다는것에 모두 동의했다.
바로바로, 컵라면 교환쿠폰!!!
스낵바에 가서 쿠폰을 주니 육개장 사발면에 뜨거운 물을 부어준다.. 3분이 그렇게 길게 느껴진적은 처음이었다...ㅎㅎ
숙소에서 준비해간 토스트와 삶은 계란도 꺼내놓고, 정말정말 맛있게 먹었다^-^
먹을때만큼은 귀가 멍멍한지, 어지러운지, 속이 메스꺼운지 까맣게 잊고있었다가, 다먹고나니 또 증세가 나타난다..어쩜좋아~ㅋㅋ
다음 순서는 엽서쓰기! 세계에서 가장 높은 융프라우의 우체국에서 엽서를 쓰는 기분이란..손으로 쓰는 편지는 또 얼마만인지..^^;
받는 사람은 기분이 어떨까..? 별로 대단한것도 아닌데 오만가지 생각이 든다 ㅋ
나의 까다롭고 엄정한 심사에 선정되신 세분께 엽서를 쓰기 시작했다. ^-^;;;;;
내 의지와는 달리 손이 부들부들 떨리는게, 원래 못쓰는 글씨가 더 가관이다..-_-; 그래도 이해해 줄꺼다...너무 큰 기대인가..?ㅋㅋ
엽서를 다 쓰고나니 고산병 증상이 더욱 심각하다..얼굴에 열이나고 너무 어지러운거다..ㅠ_ㅠ
공짜 눈썰매도 타야하는데...아쉽지만 전망대에서 사진만 조금 찍다가 내려오기로 결정했다.
다시 열차를 타고 내려오는 길, 클라이네샤이덱 역에 내려서 하이킹을 하기로 했다.
정말 사방이 너무 예쁘고 아름답다..
목에 방울을 단 소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 모습! 정말 내가 상상하던 그 모습이다...우왕~~^-^ (카우벨 소리는 생각보다 쩌렁쩌렁 울리기는 했지만..ㅋㅋ)
하늘도 너무 예쁘다.. 정말 행복한 기분..^-^
내가 이자리에 서있다는게, 너무너무 감사할 따름이었다.
다시 열차를 타고, 라우터부르넨 반대방향인 그린데발트 방면으로 가는 열차를 탔다. 하이킹 코스가 좋다는 말을 듣고 내렸는데 역 주변엔 전부 호텔, 레스토랑, 기념품 상점들이다..윽..
내가 찾지 못한걸수도 있겠지만..
시간도 늦었고, 다시 인터라켄 동역으로 향했다.
이군이 내일 야간열차 표를 예약한다고 하고, 우리도 어제 예약한 열차표가 날짜가 잘못된걸 발견했기 때문이다..-_-;
9월 3일 야간 침대 두개짜리 력셔리한 칸(111프랑)을 예약 했었는데, 결국 9월 2일 쿠셋(47프랑)으로 바꿔버렸다.
한푼이라도 아껴야지...ㅋㅋ 역시나 고급스러운 여행은 운명이 아닌듯 싶다..-_-;
다시 라우터부르넨으로 돌아왔다. 이제 저녁식사를 해야하는데, 그래도 스위스에 왔으니 퐁듀 한번 먹어봐야 하지 않겠나!
가까운 호텔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치즈퐁듀, 연어샐러드, 마르게리타 피자 하나씩 시키고 기다리는데, 옆에 앉은 할아버지들이 먹는 스테이크가 왜그렇게 맛있어 보이는지..퐁듀 취소할 뻔...ㅋㅋ
드디어 음식들이 나오고, 가장 기대했던 퐁듀!! 빵을 포크에 찍어 치즈에 콕~찍어서 먹었는데..우려와는 달리 먹을만은 했다 ㅋㅋ
(퐁듀 정말정말 못먹겠다고 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았기에 각오하고 시켰었다..^^;;)
원래 퐁듀에는 화이트 와인을 같이 넣어서 끓이는데, 주문할때 without alcohol로 주문하면 와인대신 사과주스를 넣어준다던데, 우리가 먹은곳에서는 그게 안된단다.-_-;
저녁을 맛있게, 푸짐하게 먹고나서 빨래방에 가서 밀렸던 빨래를 했다..세탁기와 건조기가 따로따로 있는데, 여기서 난 또 사고를 쳤다..
우리 빨래가 다 돼서 건조기에 돌릴려고 옆에있는 건조기 문을 확 열었는데...
글쎄, 거기에는 아직 건조가 다 안된 빨래가 돌아가고 있던거다..
뜨거운 김이 슝슝 나오는 건조기...문을 닫고 다시 작동하려 했지만 한번 문을 열어버리니 다시 안닫힌다 ㅠ_ㅠ
그래서.....도망왔다...ㅠ_ㅠ
누구신지는 모르지만 지금와서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혹시 9월 1일 밸리호스텔 앞 빨래방에서 건조기 중간에 열려서 피해보신 분..연락주시면 밥이라도 한끼 사겠습니다..흑흑 ㅠ_ㅠ
호스텔 리셉션에 가서 내일 할 스카이다이빙 예약을 했다.
내가 이제 살다살다 별걸 다 해보는구나...켁...
살아서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겠지..?
<출처 : ★ No.1 유럽여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