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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30.목.맑음.0/6도 걷기 5k/0:55 첫눈. 새벽5시에 화장실 다녀와서 누었는데 다시 잠이 안들고 눈만 말똥말똥해진다. 신문 다 보고 나도 6시. 할수없이 옷입고 밖으로 나서니 눈이 하얗게 쌓여있다. 이번달에 눈이 한번 왔다는데 보지는 못했으니까 나에게는 오늘이 첫눈이다. 옛날 어릴적에는 첫눈만 오면 이친구 저친구에게 전화하여 만나 다방에서 개기고 술마시고 그러다 옆자리 걸들과 작업도 들어가고 했던 일들이 기억난다. 요즘은 벌써 연말모임이 시작되어 분주한데 술을 거의 못 마시니까 스트레스가 쌓인다. 스트레스를 달리기로 풀어 볼려고 하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고........ 오늘저녁엔 다정한 친구를 만나 이런저런 옛 이야기로 따뜻한 겨울을 만들어 봐야 겠다. 2006.11.29.수.맑음.0/6도 d=15.2k, m=234k, y=2585k 트레드밀 15.2k/1:31(10k/1:01+5.2k/0:30) 헬스장등록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서 체감온도는 더욱더 몸을 움츠러들게한다. 어차피 등록하려고 생각했던 것을 오늘에야 실행에 옮긴다. 오래간만에 트레드밀에 올라가니 그동안 별로 사용 안해서인지 어색하기도 하고 몸따로 기계따로 노는 기분이다. 급기야는 왼쪽발바닥 상단부분이 쓰리고 조금더 뛰면 박피까지 갈 위험도 느낀다. 20k를 뛰려고 올라갔는데 15k만 뛰고 내려온다. 봄에 다닐때 자주 들락거리면서 인사를 나누었던 남자3명과 여자7명중 남자2명 여자1명만 마주친다. 재미있고 몸짱인 여자들은 다 사라지고 새침이 1명만 남아있다. 헬스장분위기도 왠지 썰렁하고 예전같이 아기자기한 면은 없다. 기분을 업 시키려고 등록했는데 좀 불안하다. 헬스장이 사우나와 붙어있는 영향인지 실내 온도가 높아서 긴팔에 반타이즈 입고 뛰면서 엄청 땀을 흘렸다. 오늘 초저녁에 회장님과 박선배에게 전화했는데 안 받으신다. 도착이 늦으신건지 아니면 옛날 북경처럼 도착해서 뒷풀이하시는지~ 재미있게 잘 다녀들 오셨겠지?! 2006.11.28.화.흐림.5/10 아침걷기 5k/1:00 야간죠깅 d=11.5k, m=219.1k, y=2569.8k 집-서울대병원-금곡동청구아파트-서울대병원-백궁교 11.5k/1:14:15(4k/0:26+4k/0:24+3.5k/0:24) 勝訴 작년에 마눌에게 양도한 아파트 증여세 2천만원을 얻어 맞고,억울한 생각에 변호사없이 1년이상 끌어온 국세청과 세무서를 상대로한 외로운 법정소송에서 1/2의 승리를 이끌어 냈다. 소송을 내기전에 어느 누구도 승산이 없다고 했던 계란으로 바위치기의 싸움이었다. 자신이 없었기에 변호사도 살수 없었다. 知人들을 접촉하여 상담을 해도 모두 절망적,비관적인 예측일색이었다. 그런데 1/2승소 했다고 하니까 어렵게 승소를 이끌어 냈다는 사람도 있고 자기한테 물어 보면 전부 승소할 수 있었다는 사람도 있다. 원리원칙을 중시하는 법원에서는 소송당사자인 와이프대신 나에게 발언을 용인하는 배려도 해 주었다. 법도 때로는 따뜻한 온기를 느끼게 해주는 걸 느낄수 있었다. 하여튼 나는 잃어 버린 줄 알았던 이천만원중 천만원을 회수했다. 세상은 슆게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자에게 보상을 해준다는 너무 쉬운 진리를 어렵게 체득한 소중한 기회였던 것 같다. 2006.11.27.월.약한비하루종일.7/11도 d=20k, m=207.6k, y=2558.3k 집-차병원-백궁교-오리교0포인트-백궁교 죠깅 20k/2:06:49( 10k/1:02+10k/1:05) 적막강산. 겨울을 재촉하는 찬비바람에 젖어 온몸을 흔들며우는 억새를 달래며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달빛도 없이 비에 젖은 주로를 희미한 가로등 불빛에 의지하여 그렇게 한참을 뛰어 간다. 스산한 바람에 방금 그친 비때문인지 오늘의 주로는 달리는 내내 두명의 엉성한 뜀돌이와 걷는 할머니 한분만을 마주친다. 늦은 밤의 사위는 더욱 쥐죽은듯 조용하고 런닝화의 마찰음만이 음악처럼 귀를 달래준다. 그야말로 적막강산이다. 이런 날은 런너스 하이를 기대 할 법도 한데 안되고 20-30분간의 무아지경만 경험한다는 것으로 만족하게된다. 런너스 하이의 이론은 간단하다. 初發心으로 돌아가면 되는 것인데 迷忘에 사로 잡혀 오늘도 헤어 나지를 못한다. 이달초에 생각했던 명상달리기는 근처에도 못 가보고 월력을 넘길 모양이다. 2006.11.25.토.맑음.4/14도 d=39.6k, m=187.6k, y=2538.3k 백궁교5k포인트출발-비행장-성남시계15.8k포인트-한강합수부0포인트-성남시계15.8k포인트-비행장-백궁교5k포인트출발점. 배낭메고 마라닉 39.6k/4:26(19.8k/2:05+9k/1:04+10.8k/1:17),중간반환점휴식 20분 별도. 한풀이 달리기. 오늘은 한강달 6커플이 상해마라톤에,김무언부회장님은 진주마라톤 100회에 참가하기 위해 떠나셨다. 많은 분들이 떠나고 나니까 갑자기 나만 남겨진듯한 허전함이 밀려온다. 오늘은 화창한 주말이고 기분도 전환할겸 소풍기분으로 배낭메고 오후 3시에 룰루랄라 하면서 주로를 나선다. 그제도 언급했지만서도 요즈음 날씨는 다이어리를 보니 4월달의 봄기온과 너무 유사하다. 그래서인지 한낮의 따뜻한 기온을 타고 탄천 주로에 하루살이가 마지막 군무를 펼치고 있다. 나도 따라서 업이되어 30k 예정으로 나섰던 계획을 40k로 수정한다. 그러나 잠실반환점에서 어영부영 보낸 20분간의 휴식후 눈깜짝 할 사이에 날이 저물고 밤으로 바뀐다. 옛날에 있던 매점도 없어지고 가지고 온 양갱,비스켓도 벌써 바닥나면서 에너지고갈로 체력도 급격히 떨어지면서 허기와 추위가 성큼성큼 몰려온다. 그나마 바람막이와 장갑이 없었으면 거의 죽음 직전으로까지 갈뻔했다. 겨우겨우 출발점까지 돌아오니 안도의 한숨이 나오고 정신적 안정 때문인지 오히려 피로감도 어느정도 없어진다. 집에 오자마자 스트레칭,샤워 할 틈도 없이 미친듯이 밥을 퍼 먹었다. 오늘은 냉탕과 온탕,천국과 지옥을 동시에 맛 보았다. 2006.11.23.목.맑음.5/11도 d=20.5k, m=148k, y=2498.7k 집-차병원-백궁교-오리교0인트-백궁교 자유주 20.5k/2:05:12(10k/1:02+10.5k/1:05) 雙春年. 이번주는 대체로 날씨,온도가 그런대로 달리기에 적당한 온도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나같이 한밤중에 천변을 달리는 사람에겐 달리기 외부조건에 신경이 많이 쓰인다. 좋은 날씨가 이어지고 쌍춘년을 넘기지 않으려는 남녀들의 결혼러시로 예식장에 왔다갔다하다 보면 순간 봄으로 착각되기도한다. 상해마라톤과 여행을 떠나는 우리 한강달에도 여행 내내 좋은 날씨가 이어졌으면 좋겠다. 특히 모처럼 성사되어 동반하는 7인의 신부님들도 7인의 신랑들과 신혼의 단꿈을 꾸면서 건강하게 다녀 오시기를 기원해 본다. 부부동반으로 여행을 다녀보면 부부가 서로 건강하게 해로한다는 것이 참으로 고맙고 행복하다는 것을 새삼 인식하게 되는 것 같다. 건강관리의 중요성도 다시 한번 일깨워지고 보다 더 서로에게 충실하고 잘 해주어야 하겠다는 것도 다짐하게 되고..... 여행일정을 정동창사장이 직접총괄하고 그동안 실무추진했던 양대리도 따라가니까 별로 걱정이 안되고 안심하게 된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일정이 알차고 아기자기하게 짜여져 있고 우리한강달의 단일팀으로 구성되어 있으니까 분위기 또한 끝내 줄것같다. 상해는 내 홈그라운드(?)인데 못 따라가는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고 안타깝다. 2006.11.22.수.새벽안개후맑음.5/13도 d=12k, m=127.5k, y=2478.2k 집-오리교0포인트-집 죠깅주 12k/1:08:36(6k/0:35+6k/0:33) 투혼과 위대한 승리 오늘 심선배님의 10k 완주소식을 뒤늦게 접하고 큰 기쁨과 감동을 먹는다. 심선배님은 현직에서 직장생활을 잘 이끌어 주시고 한강달까지 오게 만들어준 내게는 사회와인생의 총괄 사부님이시다. 또한 한강달에서 최고기록을 보유하시고 지금까지 아무도 그 기록갱신의 엄두를 못 내고있는 지존이시다. 그런분이 어느날 달리기를 갑자기 중단하고 투병생활로 들어갔다는 것은 내게는 엄청난 충격이었다. 그런데 다시 이렇게 건강하신 모습으로 홀연히 나타나시니 내 기쁨은 형용 할수 없을 정도다. 멋지고 건강한 모습으로 한강달에 귀환하신 자랑스러운 나의 사부님 심선배님의 위대한 승리에 감격의 박수를 보내드린다. 2006.11.21.화.흐림후맑음.5/13도 d=20.5k, m=115.7k, y=2466.2k 집-차병원-백궁교-오리교 0k포인트-백궁교 느린 죠깅 20.5k/2:09:33(10k/1:02+10.5k/1:07) 여행有感. 트래킹을 살짝 가미한 여행을 다녀 오느라 간만에 들어온다. 경상도의 동해안 남단쯤되는 청송 주왕산에서 시작하여 울진 덕구계곡을 거쳐 주문진을 다녀 오면서 가을의 마지막 끝자락에 매달려 유유자적의 週遊를 2박3일간 즐겼다. 돌아와서 하루 더 쉬고~ 달리기하는 사람은 달리면서 놀아야 한다는 깨달음만 얻었다. 5일간의 달리기 벗어남이 몸만 더 뻐근하고 무겁게 만드는 것 같다. 주왕산 아줌마 햇볕에 그을린 까무잡잡한 손과 얼굴 짧게 잘라 아무렇게나 빗어 넘긴 머리카락 윤기나는 이마에 짙은 눈섭 유난히 하얗고 가지런한 치아의 이 아줌마가 내게 맑은 눈빛으로 팔아 주기를 원한다. 파는 물건은 집 뒤뜰과 앞마당에서 따왔을 성싶은 감을 느슨하게 실에 꿰어 대충 말린 큼직한 반건조 꽃감이다. 한꾸러미에 5000원이란다. 배낭에 들어 갈데도 없고 귀찮기도 하여 걍~해보는 소리로 두개 천원에 팔라고 하니까 서슴없이 가위로 뚝 짤라 건네준다. 공손하게 돈을 받아 정성스레 주머니에 넣는 그 손길과 감사의 눈빛이 어찌나 善하고 聖스럽게 보이던지 돌아서는 내내 눈에 계속 밟힌다. 아무렇게나 성의없이 천원짜리 지폐를 건네 준 내 손이 부끄럽고 돌아오는 발걸음을 착잡하고 무겁게한다. 한입 가득 입에 물어 맛 본 꽃감은 온 정성을 다해 만든 아낙의 마음이 담겨서 인지 꿀맛 그대로였다. 구름 한점없는 청정한 가을하늘을 닮은 그 아낙의 눈빛을 생각하니 어느새 내눈에 왠지 알수없는 물기에 젖는다. 안으로 안으로만 슬픔을 삼키려는 내 초라한 몸짓은 가을끝자락의 힘없는 햇살을 가리는 썬그라스로 위장된다. 2006.11.16.목.맑음.-1/7도 d=14k, m=95.2k, y=2445.7k 집-비행장초입-백궁교 느린죠깅, 14k/1:28:36(7.5k/0:47+6.5k/0;41) 달리기 의상. 요즈음 날씨가 제법 쌀쌀해져서 특히 야간에 뛰는 나로서는 온도에 대한 느낌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아직은 그때그때의 날씨나 온도에 맞추어 잘 입어서인지 뛰기에 춥다거나,덥거나 답답한 느낌이 없이 그런대로 펀런이 되고있다. 오늘 주로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의 의상은 나보다 두텁게 입었거나 더 얇게 입었거나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얇게 입은 사람은 빠르고 두텁게 입은 사람은 느리다는 것이다. 그럼 나는 중간쯤? 맞다. 여름내내 그많던 사람들이 다 어디 갔을까? 주로를 가득 메우던 뜀돌이들이 듬성듬성 마주친다. 나도 다음주쯤에는 헬스에 다시 등록해야 할까보다. 사람들이 없으니 별로 신이 나지 않는다. 2006.11.15.수.오전비후갬.0/7도 d=10k, m=81.2k, y=2431.7k 집-차병원-집 죠깅. 10k/0:59:35(5k/0:30+5k/0:29:35) 고독한 늑대 어제와 비슷한 시간이다. 다른 것은 오늘은 더 춥고 바람도 세차다. 또 있다. 어제는 우중주에도 불구하고 4명의 미친(?)달림이와 조우했는데 오늘은 아무도 만날수 없다. 도대체 뭘 만나야 먹이감인지 아닌지 견주어 보지! 명상이네 뭐네 하면서 결국은 아무 것도 안되고 기계적인 달리기가 되는 것은 아닌지? 2006.11.14.화.흐린후밤에비.1/8도 d=15k, m=71.2k, y=2421.7k 집-만나교회6k포인트-백궁교-금곡동-백궁교 죠깅우중주 15k/1:32(6k/0:35+9k/0:58) 나이 스산한 바람과 함께 추적추적 내리는 비가 겨울을 재촉한다. 한밤의 주로에 내리는 비는 나딩굴던 낙엽들을 조용히 노란 길로 만들어 잠재우고 있다. 입동이 한참 지났는데도 비는 나를 이렇듯 가을 속에 서성이게 만든다. 수북한 그리움의 낙엽을 밟으며 뛰다가 문득 멈추어 서면 어느새 기억의 어느 한곳,추억속으로 달려 내려 가곤 한다. 윈드쟈켓에 살짝 스며드는 물기가 싫지 않고,귓볼을 타고 흐르는 빗물이 첫사랑의 키스같이 감미롭게 애무한다. 주로에 반사되는 가로등 불빛을 보며 "리듬 어브 더 레인""디 엔드 어브 더 월드"의 음률도 읊조려 본다. 오늘같이 비내리고 스산한 늦은 밤에 가난한 두연인은 커피한잔 마시고는 돈이 떨어져 호빵 한개씩 먹으며 우산 하나에 둘의 몸과 체온을 의지하며 무작정 한없이 걷기만 했다. 옆을 스치는 살갗의 감촉이 어찌나 살갑기만 했던지~ 엊그제 같은 그때로 부터 벌써 40년이 흘렀다. 이제 내나이 59세!헐헐~ 내년이면 耳順이다. 論語에는 나이에 대해 이렇게 의미를 둔다고 한다. 50세 知命 천명을 아는 나이로서 知天命이라고함. 60세 里順 인생에 경륜이 쌓이고 사려와 판단이 성숙하여 남의 말을 알아 듣는 나이. 61세 華甲 華字는 十이 여섯개이고 一이 하나라고 해석해서 61세를 가리키며,일갑자인 60년이 돌아 왔다고 해서 還甲 또는 回甲이라고도 함. 70세 從心 뜻대로 행하여도 도리에 어긋나지 않는 나이,또한 두보의 曲江詩에서 유래하여 古稀라고도 함. 올해에 우리 한강달에도 회갑을 맞는 분들이 계시고 전통대로 해외마라톤을 뛰시고 가족과 함께 뜻깊은 행사를 치른다. 세월은 한치의 오차가 없어 내후년에는 나도 맞이 한다. 당연히 내년에는 인생의 경륜이 쌓여 사려와 판단이 성숙하여...........의 耳順이다. 그런데 문제는 날이 갈수록 총기,사려,판단력이 떨어져 간다는 걸 내가 인지 할정도로 급속히 쇠퇴한다는 것이다. 어제,오늘은 禁酒휴유증까지 겹쳐서 쪼깨 기분이 가라 앉는다. 2006.11.12.일.맑음.2/11도 d=29k, m=56.2k, y=2406.7k 집-차병원-탄천합수지점-중앙공원-율동공원1회-휴식및간식-대도사-율동공원1회-중앙공원1회-금곡교-집 배낭마라닉,시간주 29k/3:00 다시온 滿秋. 춘마이후 간만이고,6/24북한강울트라 이후 처음으로 배낭을 메고 장거리주를 나선다. 한낮의 주로는 온도가 7.5도쯤으로 시작 하였으니까 달리면서 조금씩 올라가 12도 까지는 갈것같다. 달리기의 최적온도는 9-12도 사이가 가장 좋다고 한다. 미풍까지 살살 부니 더 이상 좋을 수가 없다. 양지바른 주로에는 나비 한마리가 힘든 날개짖을 하고 있다. 오늘은 그동안 몇번 망설이다가 그만둔 탄천에서 진입하는 율동공원길을 몇년전의 동아시아 울트라때 기억을 더듬어 가며 뛰어 보니 생각보다 지척에 있고, 중앙공원에서 그대로 조금 가니 율동공원이다. 율동저수지를 한바퀴 도니,배도 고픈데 오늘 따라 배낭에 넣고간 간식이 먹고 싶지 않고 배속에서는 라면을 들여 보내 달란다. 번지 점프장옆 매점에 오니 마침 오늘 단풍과 함께 하는 섹스폰 연주회를 곧 시작한다는 안내 멘트가 나온다. 술도 못 먹고, 백두대간도 못 가고,상해도 못 가고 이래저래 기분도 꿀꿀하던차에 잘됐다 싶어 컵라면 하나 먹고,아예 커피까지 한잔 시켜서 자리를 잡는다. 주변 풍경에 눈을 돌려보니 야트막한 산(?)- 산이라고 하기에는 좀 거시기 하지만-이 분지형의 저수지와 공원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데 물가라서 그런지 이번 가을 가믐피해도 덜 입어서 제법 만산홍엽이라고 넉넉한 마음으로 불러 주고 싶다. 아메리칸 스타일의 연하고 구수한 커피향,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김,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단풍,애뜻한 섹스폰 선율이 영화속의 정지된 화면으로 느껴진다. 필름을 되감기해서 무심히 스쳐 지나간 화면에서 명대사와 명장면을 발견하고,몇번이나 정지화면으로 음미하듯 올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만추의 느낌이 가슴 가득 담긴다. 율동공원길,근처 조용한 산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에게서 나는 풍부한 감성의 눈빛과 티없이 순결한 마음을 교감한다. 이곳에서 나는 환한 미소로 나를 끌어 안는 보드라운 억새풀도,고요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저수지의 눈길도 느낄 수 있다. 커피한잔 그리고 달리기와 함께하는 이 五感의 느낌이 참 좋다. 오늘은 필링이 팍~꼬치는 날이다. 매일이 오늘만 같다면 술없어도 좀 견딜만 한데~ 백두대간산행 떠난 한강달멤버들은 좋은 날씨와 더불어 이보다 더 뿅~한 필링이겠지!? 2006.11.10.금.맑음.5/11도 d=10k, m=27.2k, y=2377.7k 집-만나교회-집 등속주 10k/0:58:30(5k/0:29:30+5k/0:29) 傷心의 走路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오늘 병원을 갔는데 만성표제성위염 이라고 한다. 당분간은 조절주도 안되고 禁酒를 하여야 한단다. 언제까지? 2-3개월일수도 있고 5-6개월일수도 있다는데,그래도 몸내부의 염증은 완치가 안된다고 한다. 술을 못한다는 것은 내게는 가장 힘든 고통스런 형벌이자 지독한 고문이다. 벌써 괜히 열받고 스트레스가 밀려온다. 홧김에 마음을 누그려 트리려고 주로에 나갔으나 상심과 슬픔은 천변의 억새풀같이 가슴을 흔든다. Sea Of Heartbreak.........돈 깊슨 등대불로 나를 비출수는 없어요 나는 떠도는 조각배예요 바다에 떠도는 내 마음 실연의 바다 위로 떠도는 내 마음은 사랑을 잃은 외로움인가 성스러운 그대의 사랑에 대한 기억뿐 얼마나 애타게 당신을 그려 왔던가 난 눈물의 바다 실연의 바다에 떠 있어요 어찌하여 나는 당신을 잃었고 당신은 왜 나를 떠났던가요? 이제 난 이 실연의 바다 위를 떠 다니게 되었어요 어떻게 나는 항구에 돌아갈 수 있으며 또 다시 당신 품에 돌아 갈 수 있나요 오, 나를 구해 주세요 이 실연의 바다에서 나를 구해 주세요 2006.11.7.화.맑음.-1/8도 d=10k, m=17.2k, y=2367.7k 집-만나교회-집 등속주 10k/1:02(5k/0:31+5k/0:31) 立冬 이름값을 하는지 오늘 체감온도는 영하 6도나 되고,거리에는 코트를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직접 보지는 못 했지만 어제는 서울에도 눈이 약간 왔다고 하고 오늘 제주도에는 눈이 와서 쌓이고 상고대가 핀 한라산의 풍경이 저녁뉴스에 방송된다. 춘마이후 9일째가 되어서야 겨우 주로에 발을 들여 놓는다(立脚).그것도 밤 11시가 다 되어서. 알콜도 요요현상이 있는지 춘마전 며칠간 자제했던 술발이 이번달의 절주결심을 힘없이 무너뜨리고 도로아미타불로 만든다. 기대하고 기다리다가 오지도 않은 가을을 소리없이 보내고,이제는 돌아와 거울앞에 조용히 앉은 늙은 누님처럼 나도 이제 겨울훈련모드로 돌아와 서서히 운동화끈을 조여 매야 하는데........ 그래도 술꾼들이 술먹기 가장 좋다는 9.10.11월중 남은 마지막 한달을 어떻게 잘달리고,잘 마실수 없을까에만 자꾸 잔머리가 굴러간다. 동시패션,동시충족은 나의 영원한 화두이고 숙제이다. 술잔돌리기,술잔꺽기는 웨이트트레이닝의 대체운동이고,성인나이트의 손가락 하늘찌르기(토요일 밤의 열기중 죤 트레볼타춤)가 달리기의 겨울 대체운동으로 가장 이상적이라는 연구결과가 새로 발표되었다는 뉴스와 함께 음주량과 달리기실력은 정비례한다는 또다른 연구결과발표로 마라톤계가 발칵 뒤집혀 버렸으면 좋겠다는 발칙한 공상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2006.11.5.일.새벽비후맑음.10/12도 d=2.2k, m=7.2k, y=2357.7k 중앙마라톤,잠실종합운동장 100회동행주 2.2k/12분 100회와 20회! 百이라는 숫자는 인간이 손으로 헤아릴 수 있는 최고의 숫자이며, 꿈이고,염원이기도 하다. 백년해로,백세주,백회마라톤,백산회,백가쟁명,백전무패등등등..... 그외에도 百이라는 숫자에 담은 수많은 표현에서 인간의 역사는 그 궤적을 같이한다. 오죽하면 나라이름까지 百濟로 작명했겠는가! 따라서 어제 김회장님이 이룩한 100회마라톤의 위업은 그 의미하는 바가 엄청나다. 또한 우리 한강달회원 개개인에게 미치는 영향도 지대하다. 뭔가모를 도전의식을 불지피고 내 자신에게 나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쥐며 삶의 목적을 단순하게 재조명해보는 계기도 되었다. 어제는 비록 100회완주에 비해 다른 사람들에게는 초라할지 몰라도 나도 20회완주의 패를 받았다. 작년 한때는 다시는 달릴 수 없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으로 실의에 젖어 있기도 했다. 그때는 기록은 제쳐두고 달릴 수만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도 해 보았다. 이제는 그런 기우에서 벗어나 기록도 갱신하고,대망의 울트라100k도 뛰었다. 그러니 얼마나 가슴벅찬 하루였겠는가! 그러나 회장님의 새로운 도전목표는 나를 잠시도 쉴수없게 만든다. 아름다운 청년, 우리의 히어로인 회장님은 벌써 열사의 사하라에서 동토의 시베리아까지 달리는 꿈을 만들고 계시다. 그럼 나는? 마음속으로는 나도 뚜렷한 도전의 명제는 없어도 뭔지 모를 무언가가 스멀스멀 피어 오른는데,몸이 영~움직여 주지를 않는다. 20회의 기쁨은 순간이고, 잔뜩 움추러든 어깨로 알콜로딩만 가득히 하고 왔다. 다시 신발끈을 잡아 매야 하는데 요즘 며칠 이것도 잘 안된다. 캐빈코스트너감독과 주연의 "늑대와 함께 춤을"에서 인디언 친구의 이름이 아마 "주먹 쥐고 일어서"였지? 진우야! 아니 주먹 쥐고 일어서야! 다시 주먹쥐고 일어 나면 안되겠니? 대한민국에서 안 되는게 어디 있니~그치? 정기사~어~서~ 2006.11.2.목.맑음.10/17도 d=5k, m=5k, y=2355.5k 탄천 죠깅회복주 걷기3k/30분+달리기5k/30분 無常 다음주 화요일이면 벌써 입동이고, 내일부터 수은주가 내려가서 주말부터는 추워진다고 한다. 당장 오늘부터 긴팔상의에 롱타이즈를 입고 뛰는데 별로 덥다거나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거리엔 낙엽이 수북하고 세월의 무상함이 더하다. 조금전 티비에서 개그프로를 시청하는데 내내 출연진은 깔깔대며 방송하는데 나는 하나도 우습지가 않다. 우주에 나 혼자 迷兒가 된듯한 공허함과 괴기스러운 기분이 든다. 왜 그럴까? 왜 나는 한번도 웃음이 안 나올까? 웃음이 매말라 버린 걸까 아님 웃는 걸 잃어 버린 것일까? 철학,법학,의학 게다가 신학까지 열심히 공부하고 철저히 연구했지만 "알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라는 깨달음에 도달한 괴테의 소설 파우스트의 주인공 파우스트도 나는 아니지 않는가! 그는 권태의 우울증에서 벗어나새로운 쾌락을 얻기위해 메피스토 펠레스에게 영혼을 팔았지만 나는 깨달음도 팔것도 없다. 11월~ 인간은 홀로 존재할수 없고 서로 의지할수 밖에 없기 때문에 11 -> 人으로 되었단다. 탄천주로에는 여름내내 우거져 있던 풀들을 정리하여 시체처럼 뉘어 놓았다. 그런데 그 뉘어진 풀더미에서 유난히 향기가 짙게 풍겨 온다. 이번 춘마의 사진을 몇년 전의 춘마 사진과 비교해 보니 서로가 낯선 인물이 어색하게 오버랲되어 있는 느낌이다. 그래도 어쩌겠는가~세월을 받아 들여야지! 저 눕혀져 있는 풀들 마냥 세월의 향기라도 풍길 수는 없을까? 이 가을은 혼자이기 보다는 많은 사람과 같이 있고 싶다. 그렇게 둘러 앉아 사람사는 향을 느끼고 만져 보고 싶다. |
첫댓글 보라 강 : 禁酒令이 내렸으니 傷心 할만도 합니다. 그러나 胃病에는 달리기藥이 최고 아닙니까. 당분간 금주 하면서 죽어라- 하고 뛰기에만 전념 하세요. Sub3 할요량으로. 轉禍爲福이 될겁니다. 그러나, 걱정 스럽긴 합니다. 어째 그렇게 되도록 퍼마.... (11/10 20:48
정진우 : 그렇게 마음을 위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그런데 달리기도 오장육부가 튼튼해야 한다네요.또한 열심히 달리면 회장님 말씀대로 장이 튼튼해 지겠지요?역시 마라톤은 만병통치! (11/11 13:03
노재선 : 직장에서 대리시절 은행일(경매물중과세)로 변호사없이 재판해본경험이 있어 짐작이 갑니다.수고하셨고,축하합니다.년간 용돈 벌었습니다. (11/28 19: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