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제1551회 강연후기]변화를 즐기는 삶_주철환 OBS경인TV 사장 본 이메일은 "좋은 사람이 좋은 세상을 만듭니다"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는 한국인간개발연구원(KHDI)의 조찬세미나를 지상중계하고 있습니다. KHDI가 지난 33년 동안 매주 목요일 오전 7시에 1551회나 진행해 온 조찬강연은 국내 최다 회수를 기록하며 최고 권위의 강연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지난 6월 5일 롯데호텔 2층 에메랄드룸에서 주철환 OBS경인TV 사장이 ‘변화를 즐기는 삶’라는 주제로 강연한 내용을 정리한 이 기사가 회원들의 교양 쌓기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인간개발연구원 회장 장만기 | 원장 양병무 내가 변화를 즐겼다는 것은 어찌 보면 당돌한 말일 수 있다. 나의 살아온 길을 돌아보면, 30년 전인 1978년 대학을 졸업하고 고등학교 국어교사로 2년 6개월 동안 일했다. 이쯤이면 내 나이가 궁금할 텐데 올해 54살이다. 동안이라는 말을 듣곤 하는데, 이 점을 경쟁력으로 생각한다. 동안의 뿌리는 동심이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동심으로 살다가 동심으로 죽으리라 결심했다.내 목표는 귀여운 할아버지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시간을 좀 더 귀한 곳에 써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동심은 두 가지 얼굴을 가지고 있다. 한편으로는 순수하지만 한편으로는 유치하다. 동심을 유지하려면 순수함도 잃지 말아야 하지만 유치함도 피할 수 없다. 유치함이 창의력의 발상에 뿌리가 되기도 한다. 우리 방송사명이 OBS 경인TV인데, ‘O'가 어떤 단어의 약자인지를 많이 궁금해한다. 그럼 당신이 상상하는 ‘O' 중에 가장 좋은 것을 상상하라고 말한다. O에 특별한 의미를 두진 않지만 가장 맘에 드는 것은 ‘One'의 의미로 ‘Number One'이 아니라 ‘Only One'이다. ‘Number One'이 되려고 할 때의 강박관념과 무게감은 사람을 고통스럽게 한다. 물론 시청자에게 가장 사랑 받는 방송사가 되고 싶다는 욕망은 있다. 하지만 주제를 알아야 한다. 우리 방송사는 이제 5개월이 지났다. 내 경영원칙은 ‘Step by Step', 한 걸음 한 걸음씩이다. 그리고 여기에 한 가지, ‘Case by Case'를 추가해서 우리만의 색깔을 가진 ‘Only One' 방송사가 되게 하고 싶다. 소통과 단절을 넘나드는 ‘말’, ‘좋은 말만 하다 죽자’ 우리 회사는 전에 iTV라는 모체가 있었다. 97년도에 굉장한 의욕을 가지고 출발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엄청난 분규를 겪었고, 결국은 방송위원회에서 대한민국 최초로 공중파 방송사를 문 닫게 만들었다. 당시 직원이 300~400명이었으나 이중 절반이 회사를 떠났고, 나머지 160여명이 끝까지 투쟁을 해서 새로운 방송사로 허가를 받는데 도움을 주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직원들에게는 ‘3불’이 있다. 과거에 대한 불신, 현재에 대한 불만, 미래에 대한 불안이 그것이다. 때문에 끊임없이 이야기를 해도 잘 믿지 않고 의심을 한다. 이것을 어떻게 불신에서 믿음으로, 불만에서 만족으로, 불안에서 안심으로 바꿔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3사’를 얘기했다. 과거에 대한 감사, 현재에 대한 찬사, 미래에 대한 봉사를 하자고 한 것이다. 나는 가장 중요한 것이 ‘말’이라고 생각한다. 말로 사람들을 움직일 수도 있고, 말로 사람들을 단절시킬 수도 있다. 포용력과 전문성 갖춘 귀여운 할아버지 되고 파 하지만 귀여운 할아버지의 ‘귀여운’은 의지미래이다. 그래서 귀여운 할아버지가 되려면 젊은이를 포용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젊은이가 잘못했다고 야단을 치면 더 멀어지는 결과만 낳는다. 그럴 때마다 나의 20살 시절을 생각해보았다. 어른이 말씀을 하시는데, 길게 하면 듣고 있기가 참 힘들었다. 움직이지도 못하고 가만히 그 말을 들어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寸鐵殺人(촌철살인), 頂門一鍼(정문일침)으로 말은 간결하고, 그 말을 기억할 수 있도록 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늘 생각했다. 귀여운 할아버지가 되려면 그런 포용력이 있어야 되고,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 멤버십, 파트너십, 프랜드십, 리더십을 기억하자 250명의 식구들, 동생들이 나를 바라보고 있다. 물론 그들이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전문성 개발과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은 안정된 직장, 자기 노동에 대한 공정한 대가를 원하고 있다. 그들에게 나는 마음을 열 수 있다. 하지만 지갑을 여는 사람은 주주들이다. 내가 주주를 설득해야 한다. 설득이라는 것은 말로서 그들에게 이득이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다. 좋아하는 것과 사랑하는 것의 차이 사실 우리 회사는 어렵다. 광고도 힘들고, 노조는 계속 강경하게 나오고 있어 끊임없이 대화를 하고 있다. 임원들도 내 생각과 모든 것이 일치하지는 않기 때문에 나와 같은 삶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나처럼 현장 뛰어다니면서 직원들과 호형호제하며 지내는 것을 좋아하면서도 그러면 안 된다고 하는 분들이 있다. 그 때는 사장은 나니까 내 스타일을 존중해달라고 한다. 존경은 아니더라도 존중해주면 내가 그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다. 책임을 진다는 것은 열심히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가 초라하면 반성문 쓰고, 벌금 내라면 벌금 내고, 학교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한시적인 노력을 하는 것이 아니라 죽는 날까지 노력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죽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면 죽는 날에 최고가 될 거라 생각한다. 동화되는 마음으로 변화를 즐기자 달라이 라마는 “성공과 실패는 똑같이 좋은 것이다”라고 했다. 성공은 보람을 주고, 실패는 교훈을 주기 때문이다. 실패를 통해 교훈을 얻는다는 것은 중요하다. 다만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Dream(꿈)을 꾸었고, Romance(로맨스), 그 꿈이 사랑과 행복, 평화라는 것을 알았고, 그것을 Action(실천)했다. 그런데 난 열심히 살았는데도 자꾸 NG가 난다. 최선을 다했는데 세상은 날 알아주지 않고, 이런 대우밖에 해주지 않을까 하지만 그것이 인생이고, 그 다음에 나오는 Mystery(미스터리)가 해답이다. 열심히 했다고 다 잘 되면 세상은 재미가 없어진다. 스토리에는 시련, 갈등 구조가 있어야 재미가 있다. 그런데 미스터리에 머물면 회의론자가 된다. 젊은이들 중에도 회의론자가 많다. 그래서 젊은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재미가 있겠느냐고 묻는다. 재미는 시련이 있어야 한다. 어떻게 하면 감동을 주겠냐고 묻는다. 그것은 ‘네가 손해를 보면 된다’고 이야기 해준다. 그러면 젊은이들은 ‘내가 왜 손해를 봐야 하냐’고 따져 묻는다. 이렇게 만든 교육에 문제가 있다. 마지막으로 ‘A’가 끝없는 희망이며 도전인 Adventure이다. Dream, Romance, Action, Mystery, Adventure. 이것이 드라마의 구조이고, 우리 인생을 드라마처럼 만드는데 꼭 필요한 단계라고 생각한다. 나는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늙었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늙을 것이다. 오늘은 내 인생의 가장 젊은 시간이다. 오늘은 내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날이니 즐겨야 한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변화라는 것은 동화(同化)에서 나오는 것이다. 좋은 사람을 만나면 좋은 사람이 된다. 내가 학생들에게 비유 들기를, ‘비’가 있는데 자신이 너무 싫고 더 강한 ‘삐’가 되고 싶어하여, 어떻게 하면 될까? 라고 질문했다. 답은 간단하다. ‘밤’을 만나면 ‘밤삐’가 되고, ‘봄’을 만나면 ‘봄삐’가 된다. 그럼 “어떤 애는 나는 ‘독’이 싫고 해 뜨는 ‘동’이 되고 싶어 하는데 어떻게 하면 될까?” 질문한다. 이 역시 ‘립’을 만나면 ‘동립(독립)’이 된다. 이것이 소위 말하는 자음동화로 자음이 다른 쪽을 닮아서 그와 비슷하거나 같은 소리로 바뀌기도 하고, 양쪽이 서로 닮아서 두 소리가 다 바뀌기도 하는 현상이다. ‘독’이 ‘립’이라는 친구를 잘 만나 변화를 즐기는 삶이 된 것이다. 주철환 사장의 이력서 ▲ 고려대 국문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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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날개야 날아라 원문보기 글쓴이: 날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