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염치(廉恥)가 있어야
염치(廉恥)는 체면을 차릴 줄 알며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을 뜻한다. 사회적으로 염치가 강조되는 이유는 관계 속에서 서로 피해를 줄이고 이것이 도리를 지키는 기준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남에게 폐 끼치지 말라”, “받은 것이 있으면 갚을 줄 알아라”, “공동체에 해(害)가 되는 행동은 삼가라” 같은 기대가 염치와 연결되는 것이다.
이런 염치와 관련하여, 맹자는 ‘인간의 네 가지 선한 마음(四端)’의 하나로 ‘수오지심(羞惡之心)’을 말했으니, 그 뜻은 “옳지 못함을 부끄러워하고 착하지 못함을 미워하는 마음”이다.
이후에 주자(朱子)가 이에 부연(敷衍)하여 말하기를 “사람은 염치(廉恥)가 있어야 한다. 부끄러움이 있으면 능히 하지 않는 바가 있다. 사람이 한결같이 안빈(安貧)하지 못하는 것은 기운이 꺾여서 있는 다리가 후들거리기 때문이다. 염치를 모르면 또한 무슨 짓인들 못하겠는가?”하였다. 그리고는 여사인(呂舍人)의 시구(詩句)를 인용했다. “사람만 만나면 구하곤 하니, 그래서 온갖 일을 그르친다네.[逢人卽有求(봉인즉유구), 所以百事非(소이백사비).]”
사람은 시련과 역경을 만났을 때에 그 그릇이 확연히 드러난다. 염치없는 인간은 제 몸에 묻은 냄새 나는 물건은 못 보고, 남의 몸에 묻은 겨를 보며 야단하는 개와 같다. 그는 남을 해코지해서라도 제 처지를 만회(挽回)해보려 한다. 못하는 짓이 없는 것은 제 잘못을 조금도 반성하지 않았다는 증거다. 그는 없는 말을 지어서 분란(紛亂)을 만든다. 남을 공연히 해쳐서 그를 미워하는 자에게 환심(歡心)을 사려 들며 그것으로 상황을 돌려보려 한다.
위와 같은 연유로, 무릇 사람이라면 사람의 ‘도(道)’ 즉 ‘인도(人道)’를 찾아서 배우고 몸에 익혀가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 한유(韓愈)는 말하기를 “널리 사랑하는 것을 인(仁)이라 하고, 인을 행하여 이치에 맞게 하는 것을 의(義)라 한다. 인의(仁義)를 따라서 나아가는 것을 도(道)라 한다.[博愛之謂仁(박애지위인),行而宜之之謂義(행이의지지위의). 由是而之焉之謂道(유시이지언지위도).]”라고 하였으니, 이러한 도(道)를 따른다면 당연히 염치없는 사람이 될 리가 없고 널리 사랑을 베풀 것이다.
그런데 하나님은 우리를 지극히 사랑하심으로 우리에게 하늘의 복(福)을 누리게 되는 ‘도(道)’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이미 밝히고 있어 주목된다.
예수 그리스도가 밝힌 ‘도(道)’에는 “심령(心靈)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 긍휼(矜恤)히 여기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긍휼히 여김을 받을 것임이요, 마음이 청결(淸潔)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을 볼 것임이요.(마태복음 5장 3,7,8절)”라고 하였다. 심령이 가난하고 남을 긍휼히 여기며 마음이 청결한 자라면 마땅히 염치를 알고 처신하여 남에게 누(累)가 되지 않으며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2026. 7. 8. 素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