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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사진편지 제2146호 (14/9/4/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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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秋夕)·백로(白露)·한가위 놀이
처서(處暑)가 지나고 9월이 오면 가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백로(白露)가 옵니다.
올해 백로(白露)는 38년 만의 이른 추석(秋夕)과 같은 9월 8일입니다.
백로(白露)는 `흰 이슬`이라는 뜻으로 이때쯤이면 밤에 기온이 이슬점 이하로 내려가 풀잎이나 물체에 이슬이 맺히는 데서 유래합니다.
가을의 기운이 완연한 백로(白露)가 되면 추분(秋分)이 오기전,
큰 기러기떼가 날아오고 제비가 강남으로 돌아가며 많은 새들이 먹이를 저장하기에 바쁜 나날이라 했습니다.
백로 무렵에는 장마가 걷힌 후여서 맑은 날씨가 계속된다지만,
간혹 남쪽에서 불어오는 태풍과 해일로 곡식의 피해를 입기도 합니다.
전남지방에서는 백로 전에 볏논의 나락이 여물어야 하기에 백로가 오기전 서리가 내리면 시절이 좋지 않다고 말합니다.
백로가 지나서 여문 나락은 결실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제주도에도 <백로전미발(白露前未發)>이란 속담이 있습니다. 이때까지 패지 못한 벼는 더 이상 크지 못하고, 서리마저 오면 농작물이 시들고 말라 버린다는 것입니다.
충남에서는 늦게 벼를 심었다면 백로 이전에 이삭이 패어야 그 벼를 먹을 수 있고,
백로가 지나도록 이삭이 패지 않으면 그 나락은 먹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경남에서도 백로 전에 패는 벼는 잘 익고 그 후에 패는 것은 쭉정이가 된다고 믿고 있읍니다.
농가에서는 백로 전후에 부는 바람을 관찰하여 풍흉을 점치는데,
이때 바람이 불면 벼농사에 해가 많고, 비록 나락이 여물지라도 색깔이 검게 된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백로에 비가오면 오곡이 겉여물고, 백과에 단물이 빠진다."하여 비가 오는 것을 꺼렸습니다.
백로무렵은 아침저녁은 서늘하지만 한낮에는 늦더위가 있어 막바지 벼이삭을 여물게 합니다.
일조량이 많을수록 수확량도 늘어나므로 "하루 땡볕에 `쌀 십여만섬`이 더 나온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이른 추석이 아닌 예년이면 백로무렵부터 추석 전에 조상의 묘를 찾아 벌초를 시작하고,
백곡(百穀)이 풍성해 지고 추수기가 시작되는 추분(秋分)까지 잠시 일손을 쉬는 때입니다.
그러나 올해는 이른 추석과 같은 날이 백로가 됨으로 예년과 같은 절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1년 365일 중에 추석 명절만큼이나 풍요로운 날은 없을 것입니다.
농사가 풍년이면 더할 나위 없고 과일과 채소까지 풍년이면 더 기쁘고 더 행복했습니다.
오죽하면 모두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 라고 하였겠습니까.
추석은 1년간의 노고를 서로 위로하고 수확의 기쁨을 서로서로 나누는 민족 명절인 것입니다.
우리는 음력 팔월 보름을 추석(秋夕). 가배일(嘉俳日).가배절(嘉俳節).가우일(嘉優日).가우절(嘉優節). 중추절(中秋節,仲秋節).한가위.팔월대보름 등 다양하게 부르고 있습니다.
추석(秋夕)이란 중국 `예기(禮記)`에 나오는 `조춘일 추석월[朝春日 秋夕月:봄이 되면 태양에 제(祭)를 올리고, 가을이 되면 달에 제(祭)를 올린다. 태양제사는 아침에 드리고, 달제사는 밤에 드린다.]`에서,
온 것이라고 전합니다.
그러나 우리말로 `한가위`라고 부르는 것은 신라(新羅)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신라 유리왕 9년, 왕녀 두사람을 시켜 6부(部)의 여자들을 반으로 나누어 가을의 시작인 음력 7월 16일 아침부터 음력 8월 14일 밤까지 6부(部)의 뜰에 모여 베를 짜는데, 술시(戌時:오후7시부터 9시까지)를 넘지 못하게 했습니다.
이렇게 하여 8월 보름날에 베를 짠 양을 심사하여 진 편은 이긴 편에 술과 음식을 마련하여 대접했습니다.
이 때 노래하고 춤추며 온갖 놀이를 다 했는데 이것을 가배(嘉俳).가우(嘉優)라고 했습니다.》
따라서 `가배`와 `가우`는 오늘날 `한가위`라 하는 `가위`에 해당하는 어원(語源)이라고 합니다.
추석에는 새 곡식이 익고 추수가 멀지 않았기 때문에 모두 닭고기.막걸리 등으로 이웃들과 실컷 먹고 취하며 즐겼습니다.
추석의 대표적인 시절음식은 뭐니뭐니 해도 송편(松餠:송(떡)병)입니다.
올해 수확한 올벼로 만든 송편을 `오례송편`이라 합니다. `오례송편`은 한 해의 수확에 감사하며 조상의 차례상에도 올리는 추석명절 음식입니다.
송편은 맵쌀가루를 반죽하여 반달모양으로 만드는데 속에는 햇콩,햇돈부 등으로 만든 고물이나 팥,참깨,밤,대추 등을 넣습니다.
열 나흗날 저녁, 밝은 달 아래 둘러 앉아 만드는데 예쁘게 만들면 잘난 배우자를 만나게 된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송편을 반달모양으로 빚게 된 것은 <삼국사기> `의자왕 편`의 다음과 같은 이야기 때문입니다.
《의자왕 20년 6월에 왕흥사(王興寺)의 승려들이 배가 큰물을 따라 절 문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사슴만한 개 한 마리가 사비수 언덕에 이르러 왕궁을 향해 짖더니 얼마후 사라졌다.
성 안의 개들이 길가에 모여 더러는 짖고 더러는 울더니 흩어졌다. 한 귀신이 대궐 안으로 들어와 크게 부르짖으며 말하였다.
"백제는 망한다. 백제는 망한다." 그리고는 곧바로 땅 속으로 사라졌다. 왕은 이를 괴이하게 여겨 땅을 파 보게 하였는데, 깊이 석자 가량 되는 곳에서 거북이 한 마리가 발견되었다.
그 등에는 이런 글이 씌어 있었다. "백제는 만월(滿月)이요, 신라는 반월(半月:초승달)이다." 왕이 역술인을 불러 그 뜻을 물으니,
"만월은 가득 한 것이고 가득 차면 기우는 법이며, 반월은 가득차지 않아 점차 차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백제는 쇠퇴(衰退)하고 신라는 융성(隆盛) 한다는 뜻입니다."
이 말을 듣고 왕은 크게 노하여 역술인의 목을 베었다.》
그 후 백제는 나당(羅唐) 연합군에게 멸망하게 되었고, 이후로부터 반달은 흥성(興盛)의 의미를 갖게 되어 송편을 반달 모양으로 빚게 되었다고 합니다.
송편외에도 무우와 호박을 섞은 `시루떡`과 찹쌀가루를 쪄 떡판에 쳐서 떡을 만들어 볶은 검은콩가루나 누런콩가루, 깨소금을 묻힌 인절미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인절미는 황해도 연안.백천의 인절미를 제일로 치는데 그것은 그 곳에서 좋은 찹쌀이 났기 때문입니다.
참쌀가루를 쪄서 계란같이 둥근 떡을 만들고 삶은 밤(栗)을 꿀에 개어 부친 밤단자(栗團子)와 토란으로 만든 토란단자(土卵團子)를 추석음식으로 먹었습니다.
나물로는 녹두를 콩나물처럼 시루에 담아 물을 주어 기른 `숙주나물`(:전라도에서는 녹두나물이라 함)과 `박(속)나물`을 별식으로 먹었습니다.
국으로는 `토란국`이 시절음식이었습니다.
한가위 놀이 `거북놀이`는 수신(水神)인 거북이를 즐겁게 함으로써 비를 흡족히 내려 농사가 잘되게 해 달라는 뜻에서 생긴 기풍의례(祈豊儀禮)놀이입니다.
이것은 장정 두 사람이 나란히 엎드려 그 위에 맷방석을 덮어 마치 거북의 등처럼 만든 다음 앞사람은 거북머리를 만들어 들고 뒷사람은 빗자루를 뒤로 들어 꼬리처럼 내밀고,
선도하는 길잡이를 따르고 뒤에 농악대가 따르면 부잣집 앞에서 "이 동해의 거북이가 멀리 바다를 건너 이곳까지 오느라고 기진맥진하였으니, 맛있는 것을 한 상 차려주십시오" 라고 길잡이가 소리치면,
집주인은 미리 장만한 술.떡.과일을 차린 상을 내어 주면서 "거북이님, 이걸 먹고 기운을 차려 우리 집안의 만수무강과 풍년을 빌어주십시오." 하면,
길잡이는 "이 댁 분들 오래오래 만수무강하옵시고 내년에도 대풍 또 대풍드시기를 빌고 또 빕니다." 덕담을 하고 농악대는 집터를 눌러주고,
거북이는 펼쩍 뛰어 올랐다 털썩 주저않는 행동을 반복하면서 한바탕 놀고는 구경하고 따라다니는 주민과 함께 같이 음식을 먹고 즐깁니다.
경기도와 충청도 일부에서 하는 놀이입니다.
거북놀이와 비슷한 `소놀이`는 농경에 이용한 소에 대한 축제로서 양주를 중심으로 한 경기도와 황해도. 평안도.강원도 일부 지역에서 정월이나 추석에 하는 놀이입니다.
전라남도 남해안 지방에서는 추석날 밤에 부녀자들이 모여 [강강술래]를 하며 즐깁니다.
추석날 보름달이 떠오르면 추석빔으로 곱게 단장한 마을 부녀자들 수십명이 바닷가나 큰마당에 모여,
서로서로 손을잡고 둥글게 원을 그리고 노래하며 뛰노는 한가위 놀이입니다.
이 놀이에 남자들은 참가 할 수 없습니다. 부인은 부인끼리, 처녀는 처녀끼리 따로 하지만 아이들을 제외하고 젊은 아낙네와 처녀가 함께 놀기도 합니다.
이때 목청이 좋은 사람이 맨 앞이나 원의 중앙에서 노래를 선창하면 다른 사람들은 <강강술래>라고 후렴을 받으면서 둥글게 손을 잡고 원을 그리며 춤을 추며 돕니다.
강강술래 강강술래 강강술래 먼데사람 보기좋고 강강술래 곁에사람 듣기좋고 강강술래 얕은마당 높아지고 강강술래 높은마당 깊어지게 강강술래
윽신윽신 뛰고가세 강강술래 지야창사 집저고리 강강술래 동정달았다 열닷냥 강강술래 함박쪽박 나도가 강강술래
종가리 나도가 강강술래 어린것이 어찌가 강강술래 주서올려라 농고동 강강술래 궁글러간다 농고동 강강술래 내가 내동무 아니냐 강강술래
(해남지방)
강강술래의 기원에 대하여 일부에서는 부인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인진왜란과 관련을 짓고 있습니다.
420여 년 전 임진왜란 때에 수군통제사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수군을 거느리고 왜군과 해전을 벌일 때, 우리 수군을 응원하고 적군에게는 해안을 삼엄하게 경비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전쟁터 부근의 여인들이 남장(男裝)을 하고,
수십 명씩 떼를 지어 산에 올라 곳곳에서 불을 밝히며 `강강술래`를 부른것이 그 시작이라고 합니다.
그 후 전쟁이 끝나고, 처음에는 전쟁터 해안 부근의 부녀자들이 그 당시를 기념하기 위해 밝은 달이 떠오르는 8월 보름날 밤을 정하여
연례행사로 강강술래를 부르며 뛰놀았는데, 세월이 흘러 그것이 호남지방 일대에 전파되고, 이제는 전라남도 목포.무안.해남.영광.장흥.순천.화순 등 해안지방과,
완도.진도와 같은 섬에서도 성행하였으며 지금은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한가위 특유의 풍속 놀이가 되었습니다.
이외 한가위 놀이가 많이 있습니다.
제주도에서는 남녀가 모여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좌우로 편을 갈라 `줄다리기`를 하고, 그네도 뜁니다.
또는 지방에 따라 `가마싸움``닭싸움` `소싸움` `활쏘기``뱃놀이`가 있습니다.
8월 한가위 날씨에 여러속설이 있습니다.
먼저 날씨가 좋아야 합니다. 추석에 비가 오거나 구름이 많이 끼면 농가에서는 그 해 보리가 흉년이라고 매우 꺼립니다.
그래서 구름이 끼었을 때에는 흰구름이 여름날에 보리를 베어 놓은 것처럼 엷게 널려 있으면 보리풍년이 들지만,
만일 검은구름이 두껍게 끼어 있으면 보리 흉년이 든다고 합니다.
추석날 밤에는보름달이 맑고 뚜렷하게 보여야만 밭곡식들이 풍작이라고 합니다.
추석달이 보이지 않으면 개구리가 알을 못 낳고 토끼가 새끼를 배지 못하며 메밀이 결실을 못맺는다고 합니다.
오늘은 추석과 백로 그리고 한가위 놀이 이야기를 보내드렸습니다.
즐겁고 기쁘고 행복하고 풍성한 한가위 되시기를 빕니다.
9월 14일, 제352회 주말걷기에서 뵙겠습니다.
김태종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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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추석명절 의미있게 보내게 좋은 자료 감사히 꾸벅
김태종 회장님,' 한사모'는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하지만 점점 '한국을 사랑하는 모임'이 될 것 같습니다. 한밤의 사진편지가 그렇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남의 것을 보고 배우는 것도 필요하지만 우선 우리 것을 잘 알고 채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생각합니다. 우리것을 사랑하고 챙기도록 하는데 큰 도움을 주시는 회장님의 철학과 노고에 경의와 감사를 드립니다. 한가위를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아름다운 가야금 소리와 함께 좋은 글을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석을 맞이하면서 백로, 한가위, 강강술레에 대해 많이 배웠습니다.
추석과 백로 그리고 한가위놀이에 대하여 너무도 자세하게 공들여 써주시어 잘 읽고 배움이 컸습니다.
특히 전라도지방의 강강수월래도 무척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풍성한 추석되시기비오며 감사드립니다.
추석 민력(民曆)잘 읽었습니다. 그간 수고 하셨습니다.추석 명절 즐거운 연휴 건승하시기 바랍니다.
김태종 회장님과 한사모 회원님들 모두 즐겁고 풍성한 한가위 보내시기 바라오며, 내내 건승하시길 기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