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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및 자료실 스크랩 완당전집(阮堂全集)10권
향민 고지완 추천 0 조회 12 08.03.18 14:02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시(詩)

 

 

실제(失題)

 

등 막대 날 붙들어 천태산에 올라가서 / 赤藤扶我上天台
만 송이 신선 구름 손수 헤쳐 물리쳤네 / 萬朶仙雲手撥開
골짝 속의 복사꽃 언제고 지잖는데 / 洞裏桃花長不落
무슨 일로 흘러 흘러 푸른 시내 벗어났노 / 何因流出碧溪來

소치의 묵파초에 제하다[題小癡墨芭蕉]

 

소치 화백 눈 속에 파초를 그려 내니 / 小癡雪裏作蕉圖
망천을 거슬러라 신운이 없을 수가 / 直溯輞川神韻無
연북에 피어 있는 삼백 송이 수선화는 / 硯北水仙三百朶
파초와 둘 아니다 문수에게 물어 보소 / 與蕉不二叩文殊

[주D-001]망천 : 당 나라 시인 왕유(王維)의 별업(別業)인데 그는 시화(詩畫)로 유명하여

 "詩中有畫 畫中有詩"라는 평이 있음.

 

 

한와당(漢瓦當)

 

옛글을 동선에서 증명할 줄 알았을 뿐 / 知有銅仙證舊文
서경의 글자라곤 드물게 들었다네 / 西京之字罕前聞
천추 만세 내려가도 다함 없는 그 계획은 / 千秋萬歲無窮計
상기도 뭉게뭉게 먹구름을 뱉어내네 / 尙見熊熊墨吐雲

[주C-001]한와당(漢瓦當) : '瓦當'의 '當'은 '鏜'인데 토기(土器)의 와(鍋)임.

한(漢) 나라 시대의 것을 말함.
[주D-001]서경 : 한 나라 서경의 예서(隸書) 임.

 

 

칠절을 구호하여 강정 김생에게 주다[口號七絶贈江亭金生] 6수

 

찬 소나무 떨기 대는 피차가 다 여여라오 / 寒松叢竹叩如如
그댄 바로 전현(前賢)의 묵은 덕택 나머질세 / 君是前賢舊澤餘
구색이라 전분이 다른 체는 없고말고 / 邱索典墳無異體
북인도 별스런 글 지닌 게 아니라네 / 北人非有別般書
첩괄이라 시투에 머리를 파묻으니 / 埋頭帖括套中詩
이괴와 촌우들을 한 웃음에 부쳤다네 / 里魁村迂付一嗤
남수의 묵은 초당 비바람이 하도 하니 / 楠樹草堂風雨甚
애들의 업신여김 무력한 탓이로세 / 只緣無力被童欺
눈 지난 봄강이라 개인 낮을 생각하니 / 雪後春江想晝晴
마을 빛 걸림 없어 거울 속에 환하구려 / 村光不礙鏡中明
복령이랑 마맥은 묻는 사람 별로 없고 / 茯苓麻麥無人問
은어만을 좋다 하니 세상 정은 아니로세 / 多是銀魚不世情
강 언덕에 집 빌리니 그림 속과 마찬가지 / 僦屋江干畫裏如
나의 뜻에 알맞아라 어초(漁樵)하는 여가로세 / 適情漁暇與樵餘
금년 들어
구전의 법을 새로 시험하니 / 今年新試區田法
안진경의 걸미서를 아니 써도 되겠구만 / 不作顔公乞米書
운자 내어 시 짓는 걸 촌동에게 가르치니 / 閒課村童趁韻詩
도도평장 일반이라 진실로 웃기누나 / 都都平丈儘堪嗤
고을 서당 한 걸음이 천상과 같이 뵈니 / 州庠一步如天上
대낮의 바람 처마 업신여김 두 번 보네 / 白日風簷再見欺
으시으시 봄추위 처음으로 늦게 개니 / 惻惻春寒試晩晴
노인성 비친 아래 작은 창이 빤하구려 / 老人星下小窓明
그대 오면 함께 가서 맑은 강빛 구경하며 / 君來携取淸江色
갈매기 해오라비 노는 정을 보자꾸나 / 眉眼留看鷗鷺情

[주D-001]여여 : 《능가경(楞伽經)》에서 말한 오법(五法)의 하나로서

법성(法性)의 이체(理體)가 둘이 아닌 평등을 말한 것임.
[주D-002]구색이라 전분 : 고대의 서적으로 팔색(八索)·구구(九邱)·삼분(三墳)·오전(五典)을

말함.
[주D-003]첩괄 : 《당서(唐書)》 선거지(選擧志)에 "명경(明經)하는 자는 다만 첩괄만 기억한다." 하였으므로 구속(舊俗)에 과거의 응시문을 첩괄이라 이름.
[주D-004]남수의 묵은 초당 : 두보 시에 "依江楠樹草堂前 故老相傳二百年"이란 어구가 있음.
[주D-005]애들의 업신여김 : 두보의 모옥위풍우소파가(茅屋爲風雨所破歌)에 "南村群童欺我老無力"이란 어구가 있음. 이 연(聯)은 자기의 신세를 두보에게 비하여 쓴 말임.
[주D-006]구전 : 주 202) 참조.
[주D-007]안진경의 걸미서 : 당 나라 안진경의 걸미서(乞米書)가 있는데, 그 내용인즉 "생계에 졸하여 온 집이 죽을 먹고 지내는데 이미 몇 달을 지내고 보니 지금은 그것마저 떨어졌다."라고 하였음.
[주D-008]도도평장 : 문자도 분명히 가리지 못하는 몽학(蒙學) 선생을 말함. 옛날에 어떤 사람이 학동에게 《논어》를 가르치면서 "郁郁乎文"을 읽힐 때에 "都都平丈"이라 한 데서 나온 말.
[주D-009]노인성 : 남극성(南極星)의 이명. 병방(丙方)에서 떠올라 정방(丁方)으로 진다.

 

 

시도동(示島童) 병서

 

유수암(流水巖) 강생(姜生)이 내가 쓴 글씨 두어 장을 벽에 붙였는데 그날 아침에 갑자기 무지개가 나타난 이상이 있어 마치 빛을 내뿜는 듯하니 보는 자는 놀라며 붓 정기에서 피어난 것이라 자랑하고 있다. 이것은 우연히 산곡간에 정기가 저축 배설되는 바 있어 서로 감촉한 때문이지 어찌 종이에서 무지개가 일어날 이치가 있겠는가. 이를 써서 도동에게 보이어 의심을 푼다. 저 오대(五臺)ㆍ아미(峨眉)의 불등(佛燈)도 역시 이와 마찬가지이다.
이두의 광망이란 따라갈 수 없거니와 / 李杜光芒未可追
미가의 서화도 어찌 감히 같을쏜가 / 米家書畫詎同之
우연히 흐르는 물 마을 집 바람벽에 / 偶然流水村家壁
하늘 솟고 별을 쏘는 기기(奇氣)가 보인 게지 / 有此干霄射斗奇

[주D-001]이두의 광망 : 한유의 시에 "李杜文章在 光焰萬丈長"이라 하였음.
[주D-002]미가의 서화 : 송 나라 명필 미불(米芾)이 자기의 서화와 고서화를 배에 싣고 강에 떠다녔으므로 황정견은 시를 지어주기를 "澄江夜夜虹貫月 定有米家書畫船"이라 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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