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Adagio – Allegro non troppo (C minor), 2. Allegretto (D♭ major), 3. Allegro non troppo (E minor), 4. Largo (G♯ minor), 5. Allegretto (C major)
Helsinki Philharmonic Orchestra, James DePre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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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향곡 8번은 제2차 세계대전과 관련된 쇼스타코비치의 '전쟁 교향곡 3부작' 가운데 두번째 작품이다. 이 곡은 그리 자주 연주되지는 않는데, 방대한 규모에 비해 외적인 연주 효과가 크지 않고, 내용 면에서도 모호하거나 부담스런 면이 많기 때문이 아닐까한다. 하지만 오늘날 많은 연구가들은 이 곡을 쇼스타코비치의 가장 훌륭한 작품 중 하나로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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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스타코비치가 이 교향곡을 쓴 것은 1943년 여름이었다. 독-소 전쟁이 만 2년을 넘기도 있던 무렵, 전세가 역전되어 유명한 '스탈린그라드 공방전'에서 승리를 거둔 소련군은 우크라이나를 넘어 폴란드까지 독일군을 추격하고 있었다. 바야흐로 소련이 승기를 잡는 시점이었다. 당연히 소련 국민들과 정부는 쇼스타코비치가 이런 희망찬 분위기에 어울리는 신작을 발료하리라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해 가을, 모스크바에서 므라빈스키의 지휘로 초연된 교향곡 8번은 그들의 기대에 완전히 반하는 작품이었다. 장대한 첫 악장부터 시종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로 일관하고, 넷째 악장에 위치한 라르고의 암울한 악상이 전편을 지배하며, 마지막 악장의 마무리 또한 모호하기 짝이 없었다. 사람들은 의아해하며 "쇼스타코비치는 파시스트의 편"이라고 불평했다. 다행히 교향곡 7번의 세계적인 명성 덕분에 공개적인 공격은 피할 수 있었지만, 당국이 애써 '스탈린그라드 교향곡'으로 명명한 교향곡 8번은 1956년까지 비공식적인 금지곡으로 간주되었다. 그렇다면 쇼스타코비치는 왜 그 시점에 이런 교향곡을 썼던 것일까? 솔로몬 볼코프의 책 [증언]에 따르면, 쇼스타코비치는 자신의 교향곡들에 대해서 '묘비'라는 표현을 썼다고 한다. 스탈린 정권의 압제와 전쟁의 와중에 희생된 무수한 이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헌사였다는 뜻이다. 이 교향곡 8번도 그런 의미에서 일종의 '레퀴엠'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쇼스타코비치는 승전의 분위기를 권력 강화의 수단으로 악용하는 스탈린 정권을 보면서 결코 '낙천적인 교향곡'은 쓸 수 없었던 게 아닐까? 전곡은 5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1악장이 전곡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며, 마지막 세악장은 단락없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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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stakovich Symphony No.8 in C minor, op.65
London Symphony Orchestra · André Prev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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