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평 장 외 1편
김황흠
잔챙이 어둠 남은 사위를 휘젓고 들어서는
어물전 수산물,
명태, 전어, 홍어, 갈치, 칠갑상어,
오징어, 낙지, 꼴뚜기, 석화, 굴, 꼬막, 바지락
감태, 파래 그리고 매생이…….
술 먹고 난 아침은 매생이국이 최고여,
국밥집 안은 벌써부터 사내 몇 자리하고 해장을 한다.
나도 그 옆에 끼어 앉아
국수에 말은 육수를 가무린다.
해장술 한두 잔으로 긴 겨울을 지내는
두툼한 손바닥이
넙치처럼 뒤스럭거렸다.
홍어가 못되어 가자미 같은 눈을 흘금거리는 아짐이
분위기를 들맞추며 흥얼거리는 국밥집 안은
오징어보다 못한 신세타령도 꼴뚜기가 한입이 되기도 한다.
낙지 다리 초장에 찍어 먹는
매콤한 맛이 알싸한 오일장
담양 대덕읍 용대리 석교를 지나다
산길은 굽이굽이
등 굽은 꼬부랑 길,
꼬부라진 길에서
번듯 반듯한 능글스럽고 잘 빠진
다리를 한참을 바라보았다.
잘 생긴 난간에 기대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눈을 감고
낭창낭창 흐르는 물살소리를 듣다가,
내려다 본 아래,
조강지처가
투박하고 억척스런 손으로
끝끝내 버리지 않고
층층이 쌓아올린 멍돌 위
끔쩍 않고 얹힌 모지락스런 누대의 윗돌,
물살소리를 돋을새김으로 들었다.
─문학 무크 『시에티카』 2011년 · 하반기 제5호
김황흠
전남 장흥 출생. 2008년 『작가』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