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포괄수가제, 의사들 박리다매 진료서 해방"
연세대 정형선 교수 "건강보험급여 상한 정해 의료비 팽창 억제"
"포괄수가제는 의료인들로서도 박리다매식 의료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장치가 된다. 행위별수가제가 유지되는 부문은 총액계약제 등 건강보험급여의 상한(cap)을 정하는 방식을 결합함으로써 의료비 팽창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연세대학교 정형선 교수는 10일 공개된 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정책 포럼'에서 '건강보험 재정적자 분석 및 대응 방안'을 주제로 한 연구보고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정형선 교수는 특히 "행위별수가제가 유지되는 부문은 총액계약제 등 건강보험급여의 상한을 정하는 방식을 결합함으로써 의료비 팽창에 대한 안전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건강보험 급여비 증가율에 대한 '1인 진료량'의 기여도에 따르면 2007년에는 73.9%, 2008년에는 71.5%, 2009년에는 73.5%였으며 그 중에서도 '1인 진료일수'보다는 '1일 진료 강도'가 더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에 대한 보험급여 증가는 2002~2009년 사이 3배에 달했고 의원급은 1.6배, 약국은 2.1배. 같은 기간 입원 보다는 외래 급여액의 증가가 더 컸다. '병원 외래' 부문의 팽창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나라 의료제도 및 건강보험 제도의 지출 구조에 있어 파생되고 있는 문제점을 짚어보면 개선할 점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정형선 교수는 "의사들이 열심히 진찰하고 국민들이 의사 진찰을 어려움 없이 받는 것은 바람직한 것"이라면서도 "문제는 이러한 진찰 횟수 증가가 방문당 의사 진찰 시간의 극소화를 가져온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빈번한 의료과오도 이로 인한 것이라는 설명인데 그는 "이는 행위별수가제 하에서 생기는 당연한 현상이며 대화와 설명의 시간을 줄여 가능한 많은 행위를 하려는 유인이 내재한다"고 한계점을 짚었다.
이에 정형선 교수는 "입원 부문에 포괄수가제를 도입하고 의사 수와 의사 진찰 시간을 늘리는 것은 의료 제도가 지향해야할 분명한 목표"라면서 "불필요한 진료 행위를 막고 부당청구를 근절하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급여비 지출의 요양기관별 분석을 통해 병원에 대한 급여비가 뚜렷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최근 여러 연구에서도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형선 교수는 "대형병원의 병상 확대, 고가진단 장비 확산 등으로 인한 의료 왜곡은 의료, 보험 정책의 방향을 제시해 준다"며 "병상과 고가진단 장비가 제공하는 서비스 양에 비례해 급여액이 결정되는 지불 보상 방식은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형병원 외래 부문으로의 환자 집중 현상과 관련해서도 그는 "진찰료에 대한 종별가산제도는 재조정돼야 하며 차등수가제도는 하루빨리 병원급 의료기관을 포함한 전 요양기관에 적용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정숙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