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돌아가신 이승용 마태오 신부님께서 본당 신부님으로 계실 때 주례 신부님으로서 저희 자식 결혼식 전에 신부님 강론자료로 부모님이 자식에게 좋은 글을 보내야 한다.말씀하시면서 편지를 써서 제출하라고 하셔서 보낸 편지입니다. 사랑하는 자식에게 좋은 글을 선물할 수 있어서 행복했고 이런 기회를 주신 이승용 마태오 신부님 뵙고 싶습니다.
♱그리스도 평화
사랑하는 아들, 자부 받아보시게
결혼한 지 5년 만에 얻어서 일가친척, 동네방네 자랑하며 다녔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네가 결혼을 하니 대견하구나.
우선 좋은 그릇으로 성장시켜 주시고 사랑하는 짝을 만나서 부부의 연을 맺게 해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부모로서 해야 할 역할을 다하지 못함을 용서하여 주어라. 그런데도 잘 준비하여 부끄럽지 않게 혼사를 마치게 됨을 대견스럽구나.
자부에게도 도움을 주지 못해 미안하고 섭섭함뿐이구나.
그런데도 극복하고 함께 고민하고 희망을 바라보는 모습에 고맙구나.
풍족함에 함께하지는 못하지만 먼저 살아본 부모로서 보탬이 되었으면 하고 당부에 말을 적어 본다.
우선은 갈라티아 5장 23절, 25절을 보면 “우리는 성령으로 사는 사람들이므로 성령을 따라갑시다. 성령의 열매는 사랑, 기쁨, 평화, 인내, 호의, 선의, 성실, 온유, 절제입니다.”라는 말씀을 간직하며 살았으면 한다. 성령의 열매를 주렁주렁 만들어가는 성가정, 행복한 가정 이루기를 기도하마.
두 번째는 에페소서 5장 16절에서 바오로 사도는 “시간을 잘 쓰십시오.”라고 말씀하신다. 여기서 시간은 카이로스 시간이다. 부모는 흘러가는 시간, 주위 환경에 얽매여 사는 시간인 크로노스 시간을 보낸 것 같아 후회된다. 아무것도 해 놓은 것이 없는 것 같구나. 너희들은 정신적으로 풍요로운 시간, 부족하지만 여유로운 시간을 마련하며 살아가기를 희망해 본다.
세 번째는 되도록 직선적인 사고, 주관적인 삶보다는 곡선적인 생각, 객관적인 삶을 살아 기쁨을 만들고 이웃과 형제의 삶도, 주위 환경도 바라보며 사는 부부가 되었으면 좋겠구나.
마지막으로 사랑은 나와 너의 경계가 사라지며 나 자신을 버려야 된다고 하더라. 부부뿐 아니라 모든 사람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 소용없다. 뒤집어 이야기하면 부부는 조그만 사랑이라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사랑을 놓치면 경계가 생겨 내 것이 만들어지고 정신과 육이 갈라져 일치가 깨지게 된다. 초심을 잃지 말고 사랑을 간직하여라. 항상 함께 기도하고 생각을 같이하여 생활하여라. 서로 다른 개체이며 서로 다른 사람이므로 모든 것이 같을 수는 없는 진리를 알고 함께 일치를 이루도록 노력하며 살아야 한다.
행복한 가정 이루도록 하느님께 기도하마.
2019. 3월
예수님 안에서 충실한 아빠, 엄마가.
첫댓글 자제분 결혼시킨지 6년되시었네요
글을 옮기면서 감회가 새로웠겠습니다
저도 지금 생각해보니 모든게 하느님 은혜였습니다^^
교우분 들에게도 잣ㄱ에게 편지를 쓰면 어떠할 지 해서 오랜만에 글을 찾아 올렸습니다. 고장난 벽시계는 멈추었는데 이렇게 세월은 유수와 같네요. 신부님을 위해 연도를 드려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