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1. 11 - 12
부모님 모시고 행복한 시간을 계획하다.
오늘 목적지는 단양!
날씨가 차다.
아침일찍 일어나 준비를 서두른다.
'동명휴게소'에서 김밥과 우동국물로 아침을 해결하고, 단양에 도착 "만천하스카이워크"로 향한다.
아.....
문 놈의 차가 이리 많은가!
줄지어 서있는 차량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앞으로 가지를 않는다.
목적지로 가는 도로가 주차장화되어 그냥 껌딱지처럼 바닥에 딱붙어 서 있다.
ㅠㅠ
내 그만큼 서둘렀건만...
이런 상황에 도달하면 어쩔수없이 선택을 해야한다.
기다리거나 다른 곳으로 목적지를 바꾸거나 ....
불행히도 '단양'은 좁은 도시라 코스가 뻔하므로 목적지를 쉽게 바꿀 수는 없고...
그말은 여기말고 특별히 다른 곳에 갈 떼도 없고...
아무리 머리를 짜내어도 뾰족한 답이 없다. -_-';;
마찬가지로
나처럼 도로에 줄 서 있는 다른 차량들도 같은 처지이기에 나랑 같은 판단을 내린것 같다.
아니나다를까 날씨가 추운데도 차안에서 기다리다 못참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도로에 나왔다 들어가는 등의 반복행위를 해댄다. ㅋㅋ
나나 그들이나 앞으로 줄지은 차량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기다릴 뿐.
지금의 이 상황에선 그것밖에 할게 없었다.
인내력 테스트.... ㅎㅎ
평소 번개같이 빠르던 시간이 그렇게 마디고, 힘겨울 수가 없다.
갑자기 바보처럼 멍하니 기어서 가다서다를 반복하듯 흐른다.
앞으로 나가지도 않고 제자리에서 20분 쯤이 흐르자,
아무렇지않게 내 말을 무시했던 와이프는 그제서야 슬며시 미안해 하고있다.
그마이 서두르자켔구마.... (어제 뭐그리 빨리 가느냐고 구박했던 장본인이거든)
한시간을 조금 넘게 기다린후에야 겨우 '만천하스카이워크' 제 2주차장(외곽주차장)에 세울 수가 있었고,
그제서야 숨을 쉴 수가 있었다. .... 아, 아니다. 허걱....!
근데 그게 다가 아니다. 거기에 또!
저 많은 사람들이 왜 저기서 줄지어 서 있는가를 이해못했다.
가만히 보니까 매표소에서 표를 산후, 셔틀버스를 타야 스카이워크에 갈 수가 있는 데 버스가 그많은 인원을
수용해 내지 못한 것이다.
아까 한시간 걸려 우리가 도착한 지점은 셔틀버스를 탈 수 있는 주차장이라는 말이다.
미친다~
셔틀버스 타기위해 줄지어 서서 또 30분을 기다려야했다.
이건 여행이 아니라 기다림과의 싸움이다. ㅠㅠ
그래도 그나마 놀러온 것이기에....다행이었다.
즐거운 마음에 스크래치 안 생기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해 (다른 옛날 얘기들이 주루루 동원되는 등) 어려운 시기를 버텨낸다.
결국 스카이워크에 오른다.
기다린만큼 큰 기쁨이었다.
마치 유명 음식점 앞에서 줄서서 기다리다 그 음식이 맛있다기 보다는 시장기로 인해 음식이 맛있게 여겨지듯이....
어쨌든 모두들 즐거운 기분으로 업되어 푸른 만추의 하늘을 가슴에 담았다.
공기도 맑고 싸늘한 기온이 맑은 가을하늘과 어울려 너무 좋았다.
곧 겨울이 올것이다.
다음 코스는 구경시장
단양군 특산물인 마늘이 주 재료로 포함된 각종 음식들의 향연이 펼쳐지는 곳이다.
가기전에 패러글라이딩 하라는 전단지 놓인 노천강변을 지나 하늘에서 패러글라이더들이 마구 떨어진다.
자기네들 타는거 보면 타고싶을것이라는 정확한 계산이 딱 맞아 떨어진다.
다들 하늘에서 내려오는 패러글라이더를 보며 저마다 하고픈 생각을 저절로 가지게 되니까~
일단은 패스하고 시장안으로 들어간다.
마늘통닭, 마늘만두, 마늘순대, 마늘 떡갈비, 마늘빵.....
별의별 마늘 요리가 다 연출된다.
왔으니 순서대로 다 먹어줘야겠지? ㅋㅋㅋ
"충청도 마늘순대요리집" 부터 계속 줄서서... 기다리다가 하루가 다간다.
그래도 좋다.
우리식구들끼리의 여유로운 먹거리 여행이니까.ㅎㅎ
배가 터지도록 먹고, 그렇게 여유있게 콘도안으로 들어가 쉬었다.
'마늘순대곱창전골' 대자 하나 먹고 '마늘모듬순대' 하나 먹으니 더이상 먹을수가 없다.
그런데도 나영이는 '마늘낙지호롱'을 두마리나 뜯었다는것 아닌가. ㅋㅋㅋ
대단한 식욕, 그 아버지에 딸이 아닐수 없다.
떡갈비, 통닭, 만두, 뭐 골고루 다 사가지고 들어가는데
가뜩이나 배부른데 보기만 봐도 니글거릴정도로 배가 불러 저녁은 도저히 못먹을것 같다.
편의점에 나가 맥주를 종류별로 6개나 사왔다.
빨간색, 초록색, 오렌지색, 별의별 맥주가 다 있다. 왜그리 휘황찬란한거야...맥주들의 세계에는?
지금껏 소주만 마셔왔기에 내 인생이 그렇게 단순했나? ㅎㅎ
나영이는 마늘통닭의 맛이 궁금하다며 배는 부르지만 궁금증으로 먹는다면서 또 먹어댄다.
나도 질세라 마늘만두 맛보고 떡갈비를 안주삼아 맥주한잔 하는 시간을 갖는다.
아버지 눈치봐가며 골고루 반잔씩 맛보여 드리고, 남는건 다 내꺼다 ㅋㅋㅋ
그렇게 단양의 저녁을 맞는다.
아침일찍 일어나 콘도 주변을 같이 산책하기로 한다.
단합심을 기르기 위해 열외없이 나영이까지 깨워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온식구가 걷는다.
우리식구의 건강 단합대회!! ㅋㅋ
참 좋다. 이렇게 같이 걸으니.....
아버지 체력을 감안 2시간만 걷고 다시 콘도로 돌아와 체크아웃하고, 늦은 아침을 먹으러 나선다.
인터넷으로 찾은 올갱이해장국 집이 당첨되었다.
뜻밖에 대박!
올갱이 해장국이 엄청 맛있다.
'아욱'이라는 나물이 다슬기랑 그렇게 잘 어울린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맛나게 아침을 배불리 먹고 이틀째 단양여행에 나선다.
아침에 걷다가 눈앞에 두고 못간 잔도길을 마저 걷기로 한다.
"느림보 강물길" 이라는 이름의 잔도길
산허리를 깎아 돌아가는 코스로 연결해서 만든 길인데 꽤 괜찮았다.
40분 정도면 충분한 코스
탁트인 조망과 함께 오르막, 내리막이 없어 편하게 걸을수 있어 누구에게나 좋았다.
그 잔도 끝이 어제 간 만천하스카이워크 주차장이랑 연결이 되어있다.
이럴줄 알았으면 어제 길에서 그렇게 안기다렸었지.
모든게 다 경험이다.
단양가실분들은 꼭 내게 물어서 가도록!! ㅋㅋ
그렇게 기분좋게 잔도를 돌아보고 다음 코스는
수십년전 가봤던 도담삼봉이 보고프다는 어머니 의견을 좇아 '도담삼봉'으로 향한다.
주차비 3천원의 값은 도저히 이해도 안되고 우려내지도 못하겠지만
그래도 그냥 도담삼봉만 덜렁 구경하고 나가려니 뭐해서 오뎅, 아이스크림 하나씩 먹는다.
또 언제 오겠는가를 되뇌이며 기념사진 찍고,
도담삼봉 구경을 끝으로 단양 여행을 마무리한다.
단양에서는 더이상 볼 것이 없고 아직 시간은 집으로 가기에 이르기에 삼강주막에 가보기로 한다.
예전 산악회에서 갔던 기억을 되살려본다.
도형이랑~ 회룡포 돌고 즐거웠었던 그때...
아 그때도 참 좋았었다.
따뜻한 아랫목에 이것저것 시켜서 배부르게 먹고
막걸리 한되 혼자먹으려니 얼마나 양이 많은지...ㅋㅋ
그렇게 주말여행을 마무리하고 대구로 귀가한다.
'늘재'를 지나는데 머리속에 된장밖에 없다고....ㅋㅋ
다음달 12월. 3일 산오름 100회 산행때 "청화산, 조항산" 안내해야하는 그 동네다. ㅎㅎ
스스로 총평해보면......
배가 불러서 '쏘가리매운탕'집에 못간것 빼고는 계획대로 진행된 멋진 여행이었다.
앞으로도
부모님과의 여행은 계속 되어야한다. 암....당근!
사진은 순서대로 나열하려 애썼다.
대구출발, 수양개빛터널, 만천하스카이워크, 구경시장, 대명콘도, 아침산책, 잔도, 도담삼봉, 삼강주막 순이다.
단양투어 책자.... 좁지만 나름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