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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산악호 목요 오지팀 계획에 따라 '다촌마을 공적비 → 전망대 → 암릉 → 보담산/보두산 → 낙화산 → 구름동네 갈림길 → 석이바위 → 중산1 → 중산 → 갈림길 → 다촌경로회관'의 10km 구간을 5시간 동안 탐방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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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산[落花山]
높이: 626m, (보담산: 562m, 중산: 649m)
위치: 경남 밀양시 산외면
밀양시 산외면에 있는 낙화산(落花山)은 정상으로 가는 도중 봉우리가 열댓 개 되는 산으로 이 봉우리들을 그다지 힘들지 않게 넘을 수 있어 그 재미가 상당하다. 따라서 많은 산행인 들이 이 산을 밟으려고 생각하고 있으나 코스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 몰라 섣불리 발을 내딛지 못하는 형편이다.
산행 시간은 6시간 30분에서 7시간 정도로 예상하면 되고 수통의 물은 미리 준비하거나 산행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골안마을에서 채울 수 있다.
산행 구간에는 물이 전혀 없으며 초보자들은 산행 시간을 단축해야 어둡기 전에 하산할 수 있다. 갈수록 해가 짧아져 어정거리다간 곤란을 당할 수도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금곡에 내려 삼거리에 서면 표충사로 가는 길과 언양으로 가는 길이 갈라져 있다. 갈라지는 지점에 황제다방과 수연상회가 나란히 있으며 이 사이에 난 시멘트 길로 들어간다. 이 길을 따라 30분가량 걷는다. 본촌동사무소 앞으로 해서 계속 오르면 길이 끝나는 지점쯤에 집이 있다. 여기가 골안마을이다. - 한국의 산하
2024년 3월 세 번째 목요일인 21일은 안내산악회 목요 오지팀에 계획에 따라, 밀양 보담산, 낙화산, 중산 연계 산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오지팀 산행의 대부분이 그렇듯이 이 산행 계획을 보고서야, 해당 산을 한국의 산 또는 검색을 통해 알아본 초면이 산이다. 그 동네 산꾼이나 등산객에게는 어떤지 몰라도, 수도권 산꾼에게는 오지 산행이라, 과거 산행 자료를 확인할 수 있는 안내산악회 데이터베이스에서 보담산, 낙화산, 중산 등으로 검색해 봤다. 이번이 초행이다, 그럼, 수도권 안내산악회에서는 최초의 산행일 수도 있다. 물론 데이터베이스화하지 않은, 또는 했으나 인터넷을 통해 검색할 수 없는 소규모 안내산악회에서 다녀왔을 수는 있으나, 확인할 방법이 없어, 간접 확인하기 위해 앞서 산꾼의 산행기를 찾아봤다. 하지만, 몇 편 안되는 산행기 어디에서도 안내산악회와 관련된 언급은 찾을 수 없었다.
대신, 한 산행기에서 이번에 같이하는 일행의 활약상을 발견했는데, 그가 2019년 1월 이번과 같은 코스 산행 때 보담산 정상 표지를 만들어 와, 이정표에 붙였다는 내용이다[산행기]. 보담산 정상에 정상 표지가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는 건, 최소 그 이전에도 한 번 이상 올랐다는 거다. 그럼, 단순히 계산해도 이번이 세 번째 산행이다. 가까운 산도 아닌 오지를 자주 찾는다는 건, 그 산을 아주 좋아한다는 의미로, 산꾼을 끄는 매력을 가진 산이라는 뜻이라, 그 산행기를 보고 나서 이번 산행에 기대가 커졌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산행기를 통해 하나 더 알게 된 건 한국의 산하, 산 소개에서는 알 수 없었던 산 이름의 유래다. 낙화산이라는 뜻이 꽃(花)이 떨어진(落) 거라는 건 알겠지만, 외적의 침입이 수도 없이 많아, 시기를 예측할 수 없었는데, 임진왜란 때, 한 여인이 왜놈을 피해 바위에서 뛰어내려, 이후 그 바위를 낙화암, 산을 낙화산으로 불렀다는 거다.
그런데, 이 내용이 어디서 본 듯해, 이미 다녀온 산이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 이산 저산 많이 다니다 보니, 올랐던 산도 가끔 헷갈린다. 해서 산행기를 뒤져보니, 비슷한 내용이 담양 추월산에도 있다. 다만, 추월산은 그 여성의 신분이 명확하고, 추모비까지 있다[산행기]. 거기에 더해 함양 황석산 피바위는 뛰어내린 여성이 한두 명이 아니다[산행기]. 바위에 철 성분이 많아 붉게 물든 거로 보이나, 황석산성에서 실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으니. 아주 허무맹랑한 소리는 아닌 거로 생각된다. 수많은 외침을 받은 한반도니, 낙화암(落花岩)이나, 낙화산(落花山)이 한반도 곳곳에 있다고 해도 이상할 건 없는데, 그 전에 극히 드물던 낙화가, 유교가 국교화된 조선시대부터 강요에 의한 낙화가 일반화되지 않았을까?
보담산과 낙화산, 중산이 운문지맥 위에 솟은 봉우리고, 가장 가까운 산악날씨 예보 대상 또한 운문산이라, 산행 일인 목요일 기상청 산악날씨 운문산으로 산행지 날씨를 유추하면, 기온은 영상 6℃~10℃, 바람은 3m/S, 종일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로, 약간 더울 거로 생각된다. 미세먼지는 당일 예보를 봐야 알 수 있으나, 최근 추세로 봤을 때 좋을 거 같지는 않아, 조망은 기대하기 힘들 거로 예측된다. 11시 10분부터 산행을 시작하는 계획이라, 비록 하산주를 곁들여 늦은 점심을 돼지국밥집에서 먹을 예정이나, 체력 손실을 막기 위해, 김밥을 준비한다. 다만, 기존에는 상황에 따란 사당 또는 연신내에서 샀는데, 환승의 불편이 따르는 사당을 버리고 연신내로 통일하기로 했다. 사당과 달리 연신내는 이른 시간, 365일 문을 열고, 사당은 얼마 전 가격이 올라, 가성비가 떨어진다. 고로 과거 양재표 김밥이 있던 시절과 같이, 사당보다 10분 늦게 양재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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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알람을 맞추고 잤으나, 4시 40분경 기상해 볼일을 보는 동안 밤새 변동 사항이 있는지 확인했다. 산행이나 날씨나 변화는 없으나, 어제까지 알 수 없었던, 밀양지역의 미세먼지 상황을 알 수 있었다. 오랜만에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모두 '좋음'이라, 조망을 기대해도 좋은 날씨다. 이후 누룽지를 끓여 아침을 먹고, 5시 50분경 준비한 배낭을 둘러메고, 집을 나서 버스를 타고 연신내로 향했다. 그리고 연서시장에 들려, 김밥을 샀다. 그런데, 그 전날 갑자기 평일 새벽에 연서시장 내 김밥집이 영업할지 의문이 들었다. 토요일이나 휴일은 놀러 가는 개인이나 단체가 많으니, 새벽부터 영업하겠지만, 평일을 달라 새벽부터 문을 열 거 같지 않았다. 그럼, 김밥 대신 늘 들고 다니는 비상식으로 배를 채기로 하고, 모험하는 심정으로 시장으로 갔다. 다행히 그 시각에도 두 집이나, 문을 연 걸 확인했으니, 앞으로는 고민 없이 연서시장으로 가면 된다.
이후 역으로 내려가, 애초 탈 예정이었던, 6시 18분 열차가 아니라, 막 들어오는 6시 11분 열차를 탔다. 생각보다, 버스나 신호 대기가 없어, 낭비한 시간이 없는 덕분이다. 그런데, 그 차를 타고 나서 후회한 게, 18분 차는 구파발에서 시작하나, 11분 차는 대화에서 시작해 연신내에 도착했을 때는 거의 만원 수준으로 빈자리가 없다. 그리고 6시 53분경 영재역에 도착해 바로 12번 출구로 나가, 화장실에 들르기 위해 서초구청으로 갔다. 이후 구청 주차장에서 국립외교원 앞, 산악회 버스 정차장을 주시하다가, 차량 도착 직전인 7시 5분경 내려가, 과거 양재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시절 지정석이나 다름없는 곳에서 차가 오는 걸 지켜봤다. 이후, 7시 6분경 '내포문화숲길' 버스를 선두로 속속 차가 들어오는 걸 보고 건너가, 거기서 기다리고 있던 인솔 대장과 산행 대장, 그리고 일행과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그보다 조금 늦게 도착한 보담산행 버스의 짐칸에 배낭을 넣고, 차에 타, 가장 편한 자세로 자리를 잡고 앉아 잠을 청했다.
당연히 자다 깨기를 반복하다가, 실내등이 들어오고, 인솔 대장의 안내방송 소리에 잠에 완전히 깼다. 휴게소다. 볼일이 급한 건 아니나, 그래도 볼 수 있을 때 보는 게 좋아, 버스에서 내려, 화장실로 가며 보니, 화서다. 화서? 지난주에도 오지 않았나? 아니다. 지난주는 가평으로 갔고, 그럼, 지지난 주? 해서 산행기를 찾아보니, 2월 25일 오지 전문 안내산악회 일요산행으로 고령 미숭산에 갈 때 들렸다[산행기]. 경상도 산행 때 자주 들리는 휴게소고, 새로운 것도 없어, 볼일만 보고 버스로 돌아가다가, 왼쪽으로 보이는 산이 어디선가 본 듯해, 잘 보기 위해, 거의 주차장 끝으로 갔다. 산세로 봤을 때 ‘구병산’인데, 확실하지 않다. 해서 일단 기록으로 남기고, 버스로 돌아와 지도로 확인했다. 예상대로 맞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백두대간이 멀지 않다는 것도 알았다. 그걸 확인하고 조금 지나자, 20분 휴식이 끝나고 버스가 출발하고 늘 그렇듯이 인솔 대장이 산행 코스와 주의 사항에 관해 설명을 시작했다.
이번 산행 코스가 거의 운문지맥 끝자락이라는 말로 설명을 시작하는데, 원래 운문지맥 끝인 ‘비학산’에서 시작할 생각도 했으나, 지맥 산행을 하는 것도 아니고, 산이 높지는 않으나, 생각보다 길고 험해 보담산에서 시작한다고 했다. 그리고 큰 위험은 없으나, 코스 곳곳이 암릉이니 그래도 조심하기를 당부했다. 와중에 산행 대장이 이끄는 선두팀은 계획 코스가 너무 짧아, 중산의 첫 번째 갈림길이 아니라, 두 번째 갈림길에서 내려갈 생각이었는데, 그 코스는 습지로 길이 좋지 않고, 뱀이 나올 우려도 있으니, 권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하산주 식당인 '산동돼지국밥' 집 메뉴를 알려주고, 미리 주문을 받는 거로 얘기를 마쳤다. 그런데, 잘 달리던 버스가 목적지를 얼마 남겨 두지 않고, 고속도로 공사로 거의 기어가, 들머리인 다촌 입구에 계획보다 19분이 늦은 11시 39분에 도착했다. 고로 마감도 그만큼 늘었으나, 인솔 대장이 본인이 마지막으로 가며, 일행을 독려해 30분 정도 시간을 줄여보겠다고 했다. 고로 산행 마감은 4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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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렇듯이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등산 앱을 기동하고, 짐칸에서 배낭을 꺼내 둘러멨다. 그런데, 이미 선두는 산행을 시작해 안 보이는데, 등산 앱이 꼼짝 안 한다. 이제야 기억났다. 이 등산 앱을 버리고 다른 등산 앱으로 바꾼 이유가! 그렇다고 매번 확인하던 걸 포기할 수도 없어, 그 자리에 서서 몇 가지 조치한 후 다시 기동해 현 위치의 고도를 간신히 확인했다. 142m, 생각보다는 높다. 물론 영남알프스의 다른 들머리에 비하면 형편없이 낮지만. 낙화산의 높이가 597m, 고도차가 455m로 평균적인 한국 산의 높이다. 고도차를 확인하고, 후미에서 산행을 시작하며 조금 올라가자, 이정표다. 그런데, 보담산이 아니라, 보두산이다. 참고로, 지자체나 소방서에서 만든 모든 표지에는 보담이라는 명칭은 찾아볼 수 없고, 전부 '보두'다. 그럼, 보두산이라고 부르는 게 맞지 않나? 등산 앱도 오지 전문 앱은 '보두', 대중적인 앱은 '보담'으로 다르다. 다만 보두산 정상 이정표 기둥에 외지의 산꾼이 만들어 붙인 정상 표지만 ‘보담산’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버스가 정차한 다촌마을 표지석 입구에서 250m를 가자, 산악회가 소개한 코스의 들머리인 공덕비가 나온다. 고로 들머리에 오류가 있다. 공덕비 뒤로 보이는 능선이 우리가 달려야 할 코스다. 중간의 높은 봉우리, '중산1'을 경계로 좌는 운문지맥이고, 우는 중산 능선이다. 그리고 왼쪽으로 암봉이 보인다. 어쩌다 보니, 제일 뒤에서 따라오겠다는 인솔 대장과 같이 있어, 인솔 대장이 그 암봉을 가리키며 저기에 오르는 재미가 쏠쏠하다면 자신을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강조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그가 뒤에 처진 두셋을 기다리는 동안, 동네 내부 도로인 아스팔트를 벗어나, 등산로로 들어섰다. 그런데, 지난 목요일 장락산, 토요일 북한산 미지 능선 등 연달아 오지 산행을 해서 그런지, 발이 쉽게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종아리가 땅긴다. 와중에 등산로에서 벗어나 볼일을 보는 바람에 더 뒤로 처져, 완전한 후미가 됐다.
낙엽 쌓인 급경사라 미끄러지지 않게 신경 쓰며, 위로 가는데, 좌우에 진달래가 만개했다. 하지만, 후미로 처진 상태라 그걸 즐길 여유가 없다. 정확히 힘이 들어, 그걸 찍는 거조차 피곤하다. 그래도 사진 한 장은 남겨야 할 거 같아 찍긴 찍었는데, 결과물이 좋지 않다. 산행을 시작하고 10분가량 올라가자, 바위 군락이 나타난다. 해서 아래에서 본 암봉이 멀지 않았다고 생각했으나, 오판이다. 하지만, 타는 즐거움이 있는 바위는 아니나, 계속 바위가 이어진다. 그리고 군데군데, 바위 사이로 등산로가 이어진다. 그런 곳에는 잡고 올라갈 수 있도록 밧줄이 있으나, 오히려 밧줄을 잡고 올라가는 게 더 위험해 보인다. 바위나 바위에 설치된 밧줄은 필요가 없으나, 급경사 봉우리에 올라갈 때는 밧줄이 그나마 체력을 유지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바위 사이를 지나 위로 가자, 12시 10분경 오른쪽으로 조망이 트여, 보이는 산세를 감상했다. 가장 높은 봉우리가 중산으로 저기서 능선을 타고 하산하는 게 인솔 대장이 계획한 코스다. 그리고 위로 더 올라가자 첫 번째 전망대다. 예보대로 미세먼지가 방해하지 않아 시야는 방해받지 않았으나, 전망대가 너무 낮아 보이는 게 별로 없다는 게 문제다. 그래도 보이는 모든 걸 기록으로 남겼다. 두 번째 사진이 가지산에서 분기해 밀양강에서 소멸하는 운문지맥의 모습이고, 세 번째 파노라마가 꾀꼬리봉까지 이어진 능선의 모습이다. 애초 꾀꼬리봉까지 달릴 생각은 없고, 중산을 지나 두 번째 갈림길에서 계곡으로 내려올 예정이었다. 이후 다시 길을 재촉하자, 흔적만 있는 무덤이다. 암릉 중간에 무덤이라, 아니 무덤이 아닌가? 어쨌든 그곳을 지나 조금 올라가니, 두 번째 전망대라, 가던 길을 멈추고 다시 사진을 찍었다.
파노라마의 왼쪽 끝이 ‘운문지맥’이고, 중간과 오른쪽 능선은 이름을 알 수 없는 동네 뒷산이다. 여기까지 올라오며, 너덧의 일행을 추월했는데, 거기서 조금 더 가, 암봉이 끝나고 아래로 내려가는 곳에서 선두 주자 중 뒤로 처진 주당 멤버를 만났다. 그런데, 밧줄이 설치된 곳이, 아무것도 없는 그 오른쪽보다 내려가기가 더 어려워 보여, 오른쪽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조금 더 가니, 암릉 갈림길이다. 인솔 대장이 버스에서 언급한 곳으로 과히 힘들거나 위험하지 않으니, 암릉으로 올라보라고 한 갈림길이다. 물론 왼쪽으로 우회로도 있지만, 선두가 바닥에 깐 방향 지시는 암릉을 가리키고 있다. 방향 지시가 없어도 당연히 암릉으로 오를 인간이라, 바로 암릉으로 갔다. 그런데, 생각한 암릉이 아니다. 암릉이라기 보다는 바위 군락 사이로 등산로가 있다. 어쨌든 그리로 10분가량 가니, 등산 앱이 보담산 반경 50m 내라고 음성으로 알려준다.
생강나무의 노란 꽃을 사진으로 남긴 후, 늘 그렇듯이 동영상을 찍으며 정상으로 향해, 12시 28분경 도착했다. 그런데, 정상에 도착하면 전면에 우리의 '준.희'가 만들어 나무에 매단 '운문지맥, 보담산 561.7m' 명패만 보여, 정상 주변을 다 둘러봤으나, 정상석은 어디에도 없다. 지자체에서 '보두'를 모든 표지나, 이정표에 명기함에도 정상석이 없다는 게 놀랄 지경이다. 다만, 앞선 산꾼의 산행기에서 본 정상 표지가 이정표 기둥에 여전히 붙어 있다. 참고로 산행 후 하산주를 마시면서 산행 대장에게 이번에 동행한 같은 별명의 일행이 그 표지를 만든 산꾼과 같은 인물인지 물어봤다. 동명이인이라는 답을 듣고 약간 실망했다. 어쨌든 막 보두산 정상을 떠나려던 주당 멤버의 도움으로 이정표를 배경으로 인증을 남겼다. 그리고 0.7km 거리의 낙화산을 향해 좌회전해 내려갔다.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낙화산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기도 하며 가다가, 오른쪽으로 보이는 중산 능선의 모습도 사진을 찍었다. 그렇게 보이는 대부분을 기록으로 남기며 낙화산으로 향하는데, 밧줄이 설치된 급경사다. 그리고 그 급경사를 통과해 20여 미터를 올라가니, 계속 밧줄 구간이다. 솔직히 왜 여기에 밧줄이 있어야 하는지 궁금해하며 올라가자, 12시 45분 등산 앱이 낙화산 반경 50m 내라고 알려줘, 동영상으로 촬영하며 올라갔다. 50m를 2분이 넘게 걸려 올라가자, 보두산에는 없던 정상석이 있다. 하지만, 주변에 아무도 없어, 삼각대를 이용해 인증을 남기려는 순간 일행 중 한 명이 도착해 서로의 인증을 찍어줬다. 그런데, 산행기에서 낙화라는 이름이 임진왜란 때 여성이 몸을 던진 것에서 유래했다고 했는데, 어디에도 뛰어내릴 절벽이 안 보인다. 그리고 그런 유래가 있으면, 당연히 지자체에서 간단한 소개문이라도 세웠을 텐데, 그것도 없다. 고로 현대에 외지의 산꾼이 '落花'라는 이름에서 유추해 멋대로 창작한 얘기라는 게 내 생각이다. 혹시 내가 본 산행기의 산꾼이?!
낙화산에서 해야 할 일을 끝내고, 다음 산인 중산에 오르기 위해 급경사를 내려가는데, 산행에서 많은 도움을 받는 ‘국제신문 근교산 취재팀’ 리본이 보여,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진을 찍었다. 12시가 훌쩍 넘어, 1시가 가까워지고, 배는 진작부터 고팠지만, 오르면서 먹을 수는 없어, 지금까지 참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위험한 돌길의 급경사라 먹을 상태가 아니라, 이 구간을 빠져나가면 먹어야지 생각하고 내려가는데, 앞에 익숙한 산꾼 넷이 등산로에서 벗어나 점심을 먹고 있다. 산행 대장을 비롯한 선두 조다. 예정대로라면, 처음부터 나도 같이 움직였어야 하는 팀이다. 해서 먹으며 가려던 생각을 버리고, 그 자리에 멈춰 그들과 같이 먹었다. 먹는 속도나, 점심의 종류가 제각각이라, 먹은 순서대로 출발했는데, 당연히 가장 늦게 시작한 내가 제일 나중에 그 자리를 떠났다. 그리고 급경사를 내려가자 완만한 경사의 능선이 이어진다.
완만한 능선으로 5분가량 가니, 구름동네 갈림길인 고산고개로 인솔 대장이 여차하면 탈출하라고 한 탈출구다. 현재 시각 1시 3분, 산행 시작하고 이제 1시간 24분이 지났을 뿐이다. 그런데, 그 이정표에 의하면, '중산1'은 1,200m, 우회전해 내려가는 구름동네는 거리 정보가 없고, '중산1' 방향 200m 지점에 ‘석이바위’가 있다는 정보다. 이번 산행 계획 및 코스에서 헷갈리는 게 중산과 석이바위의 위치다. 중산과 석이바위의 위치가 지도에 따라 제 각각이라 어느 게 정답인지 알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산 이름이야 부르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는데, 하나뿐인 바위의 위치가 제 각각이라는 건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어쨌든 지자체에서 세운 이정표에 의하면 문제의 석이바위는 갈림길에서 직진 방향으로 200m만 가면 된다. 그렇지 않아도 '석이'라는 이름의 뜻이 뭔지 온갖 억측을 다 했는데, 실체를 볼 수 있다는 기대를 안고, 바위를 향해 갔다. 그리고, 1시 9분 거대한 바위에 도착했다. 분위기로 봐서는 이게 석이바위다.
일단 석이버섯이 전혀 안 보이는 걸 보니, '石耳'바위는 아니다. 혹시 '石二'바위? 앞에서 보면 두 조각의 바위가 붙어 있는 모양이다. 고개를 갸우뚱하며, 바위를 넘지 못하니, 좌로 우회하는 등산로로 바위 뒤로 돌아가서 보니, 여기서 보이는 건 한 덩어리다. 보는 방향에 따라, 한 덩어리, 두 덩어리라 석이바위라고 부르는 거라고 멋대로 결론짓고, 그 바위를 유심히 보다가, 그 오른쪽 옆으로 낙화산이 보인다는 걸 깨달았다. 낙화산을 향해 갈 때는 울창한 숲에 가려 보지 못한 전모다. 당연히 그걸 기록으로 남겼다. 물로, 여기서도 앙상한 나뭇가지의 방해는 있다. 이후 다시 길을 재촉하자, 앞을 암봉이 가로막고 있어, 가쁘게 숨을 몰아쉬며 밧줄이 설치된 급경사 암릉을 올라, 정상에 도착하니, 너럭바위로 이번 산행 최고의 전망대다. 그리고 전망 좋은 곳에 자리 잡고 앉아, 점심을 먹고 있는 일행도 있다. 당연히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다양한 방향의 기록을 남겼다. 물론 필요하면 파노라마도 찍었다.
1시 14분경 밧줄이 설치된 암릉이 아니라 암벽을 내려갔다. 인솔 대장이 버스에서 얘기했듯이 암벽을 내려갈 때는 디딜 곳과 잡을 곳이 있으면, 밧줄에 의지하지 않고 내려가는 게 좋다. 내려갈 때 전적으로 흔들리는 밧줄에 의지하면 더 위험하다. 어쨌든 석이바위가 아래에서 본 바위가 아니라, 이 전망 암봉을 지칭하는 산꾼도 있어, 석이바위(봉)라 부른다. 그리고 난 그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암봉에서 이어지는 암릉은 곳곳이 전망대라, 암릉을 즐기다 가도, 무언가 새로운 모습이 보이면 기록으로 남기며 가자, 1시 39분 등산 앱이 '중산' 반경 50m 내라고 음성으로 알려준다. '중산1'이 아니라, '중산'이다! 당연히 동영상을 촬영하며, '중산'으로 향해, 3분 후인 1시 43분경 도착했다. 아래 암봉 전망대에서 만났던 일행이 먼저 도착했고, 정상석 대신 '준.희'의 '운문지맥, 중산 649.1m' 명패가 나무에 매달려 있다. 649m, 이번 산행 최고 높이의 봉우리다. 그래서인지, 50m에 올라가는데, 3분이 걸렸다.
지금까지 본 '준.희'의 명패는 지자체나 산림청에서 신경 쓰지 않는 대간, 정맥, 지맥의 주요 봉우리 나무에 매달려 있었다. 고로 산 이름도 지자체 또는 그 지역 주민이 부르는 것과 차이가 있는 경우도 가끔 있다. 준.희가 중산 명패를 매단, 이 봉우리도 운문지맥에서는 주요한 봉우리다. 1시 46분 희곡리, ‘중산2’ 갈림길을 지나, 200여 미터를 전진해, 1시 52분경 갈림길에 도착했다. 용암산 갈림길이자, 운문지맥 갈림길이다. 이정표에 의하면 운문지맥을 따라 좌회전하면 2.8km 거리의 용암산, 직진하면 꾀꼬리봉으로 2.6km 거리다. 현재 시각 1시 52분, 산행 마감인 4시 30분까지는 2시간 30분이 남았다. 애초 산악회 계획인 '정상석이 있는' 중산의 첫 번째 갈림길에서 하산하지 않고, 더 진행해, 두 번째 갈림길에서 하산할 생각이었는데, 남은 거리와 시간을 보면, 꾀꼬리봉까지 가지 않을 이유가 없다. 농담으로 했던 말이 실제가 되는 순간이다. 다만, 선두가 어떻게 결정할지가 문제나, 혼자 가지 못할 이유도 없다.
운문지맥 갈림길이자, 용암산 갈림길을 떠나 꾀꼬리봉을 향해 2분 정도 가자, 등산 앱이 '중산2봉(석이봉)' 반경 50m 내라고 알려준다. 도대체 명칭조차 통일되지 않은 이정표를 뭐 하러 설치해서 등산객을 헷갈리게 하는 건가? 와중에 등산 앱 또한 제멋대로다. 어쨌든 당연히 동영상을 찍으며, 정상에 도착해 보니, '중산' 정상석이 있다. 중산1도, 2도 아닌 중산 그 자체로, '산외면 산악회'에서 세운 거다. 말인즉 현지 산악회는 외지인과는 달리 그 어디도 아닌 이 봉우리를 '중산'이라 부른다. 어쨌든 정상석이 있으니,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삼각대를 이용해 인증을 남겼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니, 우회전해 하산하는 길목에 선두가 바닥에 깐 방향 지시가 보인다. 즉 그 방향으로 하산하라는 거다. 그리고 선두는 꾀꼬리봉 방향으로 직진했을 거다. 따라오는 후미가 공식 하산 코스가 아닌 꾀꼬리봉 방향으로 잘못 갔을 때 문제가 될 수 있어서 당연히 그 방향에는 어떠한 표시도 없다.
현재 시각 2시 정각, 마감까지 남은 시각은 2시간 30분, 물론 인솔 대장이 30분을 줄여보겠다고 했으니, 2시간이나, 어차피 공식 날머리에서 식당까지 오는 시간을 고려해야 하니, 시간은 여유롭다. 해서 망설이지 않고, 꾀꼬리봉 방향으로 직진했다. 선두가 직진했을 거라는 믿음은 있었으나, 혹시 그렇지 않다고 해도, 문제 될 거는 없다. 앞의 '중산1'에 이어 높이 644m로 이번 코스 두 번째로 높은 '중산'에서 낙엽 쌓인 급경사를 내려가, 등산 앱 기준 높이 484m인 고개에 2시 12분경 도착했다. 여기 또한 날머리인 ‘다촌마을’로 내려갈 수 있는 갈림길로, 산악회 계획과는 달리, 독자적으로 여기 또는 앞의 봉우리에 있는 갈림길에서 하산할 계획이었다. 그리고 선두 또한 처음 계획은 여기서 하산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주변을 다 둘러봐도 어떠한 인적이 없다. 정확히는 선두가 어디로 갔는지 확인이 안 된다. 공식 하산 코스에서 벗어난 지역이라, 방향 지시나 산악회 리본을 매달 거로 생각했는데, 전혀 없어, 산행 대장에게 전화했다. 그러자, 예상대로 직진하란다!
가쁜 숨을 몰아쉬면 희미한 낙엽 쌓인 급경사 등산로로 543봉이라 불리는 무명봉에 도착한 시각이 2시 22분이다. 무명봉답게 어떠한 표지나, 정보도 없다. 당연히 이름 가진 지맥상의 봉우리가 아니라, '준.희'의 명패도 없다. 다만, 몇몇 산악회의 리본이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능선은 급경사가 아니라, 거의 평지 수준의 완만하게 아래로 내려가고 있어, 오랜만에 유유자적 갈 수 있었다. 와중에 중간중간 너덜도 즐기며 전진해, 2시 30분 갑자기 경사가 급해지며, 저 앞으로 우뚝 솟은 봉우리가 보인다. 꾀꼬리봉이다. 그리고 아래에서 인기척이 들려 유심히 보니, 낙엽 쌓인 급경사를 조심조심 내려가는 선두의 뒷모습이다. 생각보다, 가까운 거리다. 해서 바로 뒤를 따라 급경사를 내려갔으나, 이미 일행은 안 보인다. 역시 빠른 사람들이다.
서둘러 고개를 내려가서 위를 보니, 선두의 후미가 조금 보이다가, 사라진다. 울창한 숲사이로 이번 산행 마지막 깔딱일 확률이 높은 꾀꼬리봉의 모습을 잠깐 지켜본 후, 바로 위로 치고 올라갔다. 그런데, 쉽지 않아, 주변에서 마른 나뭇가지를 찾아, 지겟작대기를 만들었다. 역시 산행에서 속도를 내는 데는 지겟작대기 이상 가는 게 없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그 작대기에 의지해 정상을 향해 오르자, 2시 46분 등산 앱이 꾀꼬리봉 반경 50m 내라고 음성으로 알려줘,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라갔다. 그런데, 정상 직전부터 인기척이 들리기 시작하더니, 막 정상에 도착하자,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정성석을 중심으로 빙 둘러 인증을 찍고 있어, 그 모습도 동영상에 잡혔다. 그리고 나를 보더니, '날아왔냐?'며 놀란다. 사실 선두 조 3명에 늘 따라다니는 여성 산꾼 한 명 등 넷만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열 가까이 있어 나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주어진 시간에 비해 코스가 짧고, 예상보다 산행이 쉬워 선두를 따라나서거나, 애초 직진할 계획으로 신청한 산꾼이 많았던 거다.
어쨌든 선두 조의 도움으로 인증을 찍은 후, 나를 포함 선두 조 네 명도 다른 일행의 도움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정상석이 있는 '중산'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전화한 거로 알고, 빠른 도착에 놀랐다는 걸 알았다. 해서, 거기서 내려와, 두 번째 갈림길에서 전화했다고 진실을 알려줬다. 나 또한 여기까지 오는 동안 평소 산행이라면, 비록 후미에서 시작했어도, 산행 중반 정도면 일행 대부분을 추월해 선두에 합류하는데, 이번 산행에는 중반이 넘어도 추월한 일행이 얼마 되지 않아, 이유가 궁금했는데, 마감에 늦지 않기 위해 경치고 뭐고, 모두 선두에 맞춰 빠르게 달려서 그랬다는 걸 알았다. 그렇게 서로의 궁금증을 해결한 후 모두 같이 산동돼지국밥을 향해 본격적인 하산을 시작했다.
와중에 동네 뒷산에 올라온 주민을 만나, 얘기를 나누기도 하며 가다가도, 수시로 등산 앱의 지도로 갈림길을 확인했다. 중산 이후 이정표고 뭐고 없으니, 갈림길이 나오면 알아서 찾아가야 했고, 꾀꼬리봉이 동네 뒷산이라, 갈림길이 많아, 우리의 목표 식당으로 빠르게 가기 위한 갈림길을 그냥 지나칠 위험이 있었다. 그러다가, 3시 9분 갈림길에 도착했으나, 산행 대장이 다른 빠른 길로 가자고 해, 첫 번째 갈림길은 무시하고 직진했다. 다시 길목에 갈림길이 있나 주시하며, 주변의 진달래를 감상하며 가다 보니, 아직 갑진년 진달래 맛을 보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해서, 가던 길을 멈추고 다른 지역 진달래에 비해 유난히 붉은 진달래를 따, 맛을 봤다. 붉은 색깔만큼이나, 다른 지역에 비해 달았다. 그리고 마침내, 산행 대장이 목표로 한 갈림길에서 도착해, 좌회전했다. 그런데, 그 길은 비탐방 전문 등산 앱에도 점선으로 나오는 과거의 희미한 등산로라, 온갖 관목을 뚫느라, 온몸이 만신창이가 됐다.
관목을 뚫고 가는 건 내가 전문이라, 어느 순간 앞에서 길을 뚫으며 300여 미터 정도를 가자, 지도를 주시하면 오던 산행 대장이 바로 뒤에서 갈림길을 찾아, 모두를 데리고 우회전했다. 사실 길은 그 방향이 맞고, 상태도 좋다. 하지만, 빙 돌아간다. 바로 아래 임도가 보이는데, 돌 이유가 없어, 나와 다른 한 명의 산꾼은 대장의 말을 듣지 않고, 계속 관목을 뚫고 내려가, 3시 19분 과수원 정상에 도착했다. 과수원을 보니, 지난 장락산행이 생각나[산행기], 관통할 생각을 버리고, 철조망을 아래로 통과해 왼쪽 관목숲으로 다시 들어가 둘이서 길을 만들며 내려갔다. 그리고, 3시 26분경 임도에 도착해, 사실상 산행이 끝났다. 임도를 따라가다가, 여기까지 수고한 지겟작대기를 자연으로 돌려보내고, 당연히 산동돼지국밥의 위치를 모르니, 지도 앱으로 위치와 거리를 확인했다. 1.6km 거리로 생각보다 멀다. 어쨌든 지도에 의지해 마을을 지나기도 하고, 논밭을 지나기도 하며, 국밥집으로 향해, 3시 49분경 국밥집이 보이는 곳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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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 49분, 늦은 점심? 이른 저녁과 함께 하산주를 마시기로 한 ‘산동돼지국밥’ 집에 가장 먼저 도착했다. 그리고, 일행이 속속 도착해 1분 사이에 총 여섯 명이 도착했다. 어쨌든 외부의 긴 의자에 배낭을 내려놓고, 거기에 앉아 잡목을 뚫고 오느라 묻은 오물을 털어내고 있으니, 이어 도착한 일행이 식당 외부에서 수도를 발견하고 씻는다. 그에 이어 두 번째로 세수 후 발을 씻었다. 그리고, 주당 중 한 명에게 넘겨주고, 조금 있자, 등목을 해달라고 요청해, 해줬다. 그렇게 산행 정리를 하고 있으니, 과수원 위에서 헤어진 선두그룹 주력이 도착해, 씻는 대열에 합류했다. 그들이 씻는 걸 지켜보다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주당 대장이자 산행 대장이 선택한 식탁을 확인하고, 냉장고로 가, 어떤 종류의 소주가 있는지 살펴봤다. 이렇게 많은 종류의 소주가 있는 식당은 처음이라고 할 만큼 종류가 많다. 그중 다른 곳에서는 구경하기 힘든 '대선' 네 병과 맥주 한 병을 들고 왔다.
외부에서 씻는 다른 주당이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미리 주문한 수육이 나왔다. 산행 대장 말에 따르면, 출발 30분 전에 전화 달라는 식당 주인장의 요청에 따라, 과수원 도착쯤 선두 10인분을 주문했다고 했다. 그런데, 선두그룹과 별도로 2명이 더 도착해 12명으로, 전체 24명의 딱 반이 목요 오지팀 인솔 대장의 계획과는 달리, 꾀꼬리봉을 거쳐 바로 식당으로 왔다. 어쨌든 30분 전에 전화한 덕분에 주문한 수육이 바로 나와, 아직 씻고 있는 한 명의 주당을 빼고 대장 포함 셋만 첫 잔 소맥을 마셨다. 그리고 남은 한 명도 합류해 넷이, 수육을 안주로 대선을 마시고 있는데, 인솔 대장이 탄 버스가 이번 산행 주력을 태우고 4시 7분경 도착했다. 고로 인솔 대장이 얘기한 대로, 산행 중 일행을 독려해 30분을 줄인 4시에 산행을 마감하고 식당을 향해 출발했다는 얘기다.
수육은 3개를 주문했으니, 문제가 없는데, 국밥은 12명이 도착했으나, 10인분만 먼저 전화로 주문한 상태라, 수육을 안주로 대선을 마시고 있는, 우리 국밥은 많이 늦어, 주력과 같은 시간인 4시 23분경 나왔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돼지국밥은 어디서 먹든, 순댓국에 비해 약간 부족한 느낌인데, 이 집 또한 다르지 않다. 어쨌든 수육과 국밥을 안주로 대선 아홉 병과 맥주 한 병을 마시고, 모든 음식을 깨끗이 먹어 치우고, 5시 8분경 자리에서 일어나 식당을 나갔다. 그리고 화장실을 다녀온 후 버스에 타자마자 잠이 들었다. 중간에, 아마 실내등이 들어와, 잠깐 깨었을 때 휴게소라는 걸 알았지만, 볼일이 급한 것도 아니라 계속 자, 죽전 직전 실내등이 들어왔을 때 잠에서 깼다. 그리고 죽전에서 내리는 인솔 대장과 인사를 나눈 후, 내릴 준비를 한 후 생각보다 많이 빠른 8시 55분, 아침에 떠났던 양재 국립외교원 앞에서 내렸다. 그리고 지하철로 집으로 향해, 10시경 집에 도착하는 거로 산행을 최종 마감했다.
안내산악회 목요 오지팀 계획과는 달리 '다촌마을 공적비 → 전망대 → 암릉 → 보두산/보담산 → 낙화산 → 고산고개/구름동네 갈림길 → 석이바위(?) → 중산(준.희) → 운문지맥 갈림길 → 중산(산외면 산악회) → 다촌마을 갈림길 → 543봉 → 꾀꼬리봉 → 산동돼지국밥'의 12.4km(트랭글) 코스를 4시간 11분 동안 달렸다. 이동 4시간 1분, 휴식 10분!
예상대로 오랜만에 미세먼지가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 날이었지만, 이전 산행 코스 중 가장 높은 '중산'의 높이가 644m에 불과하고, 그나마 전망대 역할을 하는 암봉은 그보다 낮아, 실제 보이는 건 가까운 주변밖에 없어, 아쉬웠다. 구만산과 억산, 운문산으로 이어지는 운문지맥을 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무참히 깨졌다.
오지팀 인솔 대장이 계획한 코스는 너무 짧고 단순해 꾀꼬리봉까지 연장하지 않았으면, 크게 실망할 뻔한 산행이었다. 약간의 암릉 타는 재미는 있으나, 그것도 너무 짧아 아쉬움만 남겼다. 운문지맥 종주가 목표가 아니라면, 권할 만한 산은 아니다.
'중산'부터 '꾀꼬리봉', 날머리까지는 운문지맥에서 벗어나 있고, 등산객도 많이 찾지 않는 산이라, 등산로 상태가 좋지 않고, 낙엽이 많이 쌓여 있어, 산행이 쉽지 않아, 체력을 많이 요구해 사람을 지치게 한다. 그리고 과수원 방향 등산로는 거의 사라져 수시로 등산 앱의 지도를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