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오늘 게임을 보면서 죠지 힐이 생각나서 다시 한 번 죠지 힐에 대해 이리저리 찾아보게 되었네요. 스퍼스 팸 여러분들은 저의 죠지 힐에 대한 무한 사랑을 아시는 분들도 꽤 있을터이고, 항상 그가 활약하는 게임을 놓친다는 사실도 꽤 아실 것입니다. (결국 오늘은 경기를 보니 여지없이 그의 활약을 보지 못했네요.)
샌 안토니오 스퍼스의 2008년 드래프티 죠지 '스펀지' 힐. 그는 누구인가? 6피트 2인치의 신장에 6피트 9인치의 윙스팬을 가진 차돌처럼 단단해 보이는 이 선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그가 드래프트 당일 스퍼스에게 지명받는 순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1986년 인디애나폴리스에서 태어난 그는 마이클 조던를 보고 단 하루 라도 NBA 코트에서 뛰는 것을 꿈꿨던 농구소년이었습니다. 그는 스퍼스의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이후 '어린 시절의 꿈'이었다며 무지하게 기뻐했다는 사실은 다들 아실테고, 폽 영감은 그는 팀 가이(Team Guy)라며 당시에는 듣보잡이었던 그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 말씀하셨습니다.
죠지 힐은 Broad Ripple고등학교를 다녔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죠지 힐은 당시 인디애나폴리스 출신의 고등학교 선수들인 그렉 오든(포틀랜드), 마이크 콘리 Jr.(멤피스), 조쉬 맥로버츠(인디애나), 로드니 카니(필라델피아), 에릭 고든(LAC), 코트니 리(올랜도)와 함께 M7(Mgnificient Seven)의 일원이었을 정도로 엄청난 실력을 겸비한 선수였습니다. 모든 선수들이 그의 실력만큼은 인정해준 선수였습니다. 그는 고등학교 마지막 해에는 평균 36.2점을 기록하며 인디애나 고등학교 스포츠 역사상 5위에 해당하는 평균득점(단일 시즌 기준)을 기록한 선수기도 합니다. 재밌는 일화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고등학교 시절 축구(Soccer)를 해본 적이 없음에도 골키퍼를 해보라는 권유를 받았다는 사실입니다. 그의 가로, 세로 수비와 순발력 민첩성은 괜히 뛰어난게 아닌가 봅니다.
죠지 힐이 드래프트 26번픽으로 뽑혔을 때 마리오 찰머스 크리스 더글라스 로버츠같은 NCAA 스타들이 뒤에 있었습니다. 모두들 의아하게 생각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죠지 힐이 실력이 없어서 NCAA 무대를 밟아보지 못한 것은 아닙니다. 그 역시 고등학교를 졸업할 당시에는 템플, 인디애나, 플로리다(백투백 우승의 멤버가 될 수도 있었습니다) 등 빅 컨퍼런스 유수의 대학으로부터 장학생 선발 제안을 받았을 정도로 스타였습니다.
하지만, 그가 인디애나폴리스에 있는 IUPUI를 선택한 이유는 단 한가지. 증조 할아버지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위독한 병을 앓고 있던 할아버지를 위한 선택이기도 했습니다. 당시에 그는 "저는 당시에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뛰기를 원했습니다. 만일 할아버지가 더 나아지신다면, 저의 플레이를 볼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라고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증조 할아버지는 증손자의 경기를 보지 못했습니다. 그가 입학을 결정하고 난 뒤 2달 뒤에 세상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힐로서는 더이상 IUPUI에 머물 이유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그를 데려오는 대학들은 여전히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4년이라는 대학시절을 IUPUI에서 지내게 됩니다. 할아버지가 항상 하시던 'a man of his word(약속을 지키는 사람)'라는 충고를 따르기로 한 거죠. 그는 IUPUI에서 다니면서 학교 농구팀의 역사를 바꿔 놓습니다. 최다승도 기록했고, 최고의 스타선수로도 평가받았고, 지역스타로도 성장했죠. 하지만, 단 한번도 그는 NCAA 무대를 밟아본적인 없게 된 상태로 대학을 졸업합니다.
그의 대학시절 스탯
스퍼스 단장 RC 뷰포드는 그에 대해 "매우 헌신적인 선수입니다, 그는 어느 누구보다도 열심히 하고 부지런합니다. 그는 정말 기본이 된 선수죠. 스퍼스와 잘 어울리는 선수입니다"라 평했습니다. 힐을 대학시절 가까이서 지켜 본 NBA 스카우터 한 명은 그가 미국의 어느 대학에서도 뛸 수 있는 재능을 가진 선수라고 평했습니다. 결국, 그리고 그는 이런 재능을 알아준 스퍼스 유니폼을 입게 됩니다.
대학시절 그를 가르쳤던 헌터 감독은 그의 재능에 대해서 극찬했습니다. 헌터는 "놀라운 민첩함, 끈질긴 마무리 능력과 게임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 - 스퍼스의 누군가가 생각나는 대목이죠. 지난 몇년 힐을 지켜보며 TP9의 모습을 보았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는 스퍼스에 갈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죠지 힐의 유명한 일화중 하나는 대학 3학년 시절입니다. 그는 발목에 피로골절이 있음에도 경기에 나가겠다고 감독에게 애원을 했다고 합니다. 감독 역시 시즌을 날려버릴 만큼의 부상일 것이라고는 생각치도 못한 상황에서 그의 애원에 출전시켰고, 19점 15리바운드를 기록합니다. 다리 한쪽이 성하지 않는 상황에서 말이죠. 몇 일이 지나서 그는 잔여시즌을 뛰지 못한다는 의료진의 결과를 듣게 됩니다. 헌터 감독은 게임도 지고 스타도 잃었지만, 전설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고 회상합니다. 헌터 감독은 그 순간 그가 특별한 선수라는 것을 알았다고 합니다. 그의 부상정도는 4학년때도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감독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감이 오실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그에게 마누의 근성을 가진 선수라는 것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헌터 감독은 "힐은 NBA에서 3게임을 연속 뛰고도 1마일을 5분안에 주파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친구입니다."며 그의 타고난 체력에 대해서 이야기 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것일까요? 그는 언제나 열심히 뛰고 혼신의 힘을 다해서 수비하고 포인트 가드임에도 골밑에서 리바운드를 잡아냅니다. 물론, 아직은 미숙하지만, 스퍼스의 대선배들과 함께 그는 스퍼스의 미래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그리고 자신을 선택한 스퍼스를 위해 그리고 하늘에 계신 할아버지를 위해 달리고 또 달리는지도 모릅니다.
첫댓글 대학 입학 스토리는 참 감동적이네요. 약속을 지킨 힐 정말 멋있습니다. 그런데 3학년때는 큰 부상을 당했나요. 게임 출전수가 너무 적군요. 앞으로 잘 성장해 미래 스퍼스의 중요한 축이 되주길 바랍니다.
발목 피로골절로 알고있습니다. ^^
글이 좀 추가됐네요..전에 얼핏 힐이 부상때문에 운동능력이 많이 줄었다는 글을 본거 같아서 여쭤봤습니다...스퍼스에 잘 어울리는 힐...무럭무럭 자라나 주길 바랍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힐의 할아버지 관련 이야기는 몰랐던 사실입니다.
할아버지가 아니라 증조부입니다. ^^ great-grandfather.라고 하네요.
방문) 1마일은 저도 5분 살짝넘게 주파해서 뭐야 체력좋은건가? 했더니.. nba3게임연속뛰고도 5분 ㅎㄷㄷ하네요. 잘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