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후기 적습니다. 그간 후기를 안 적은게 아니라, 제가 정신이 딴데 팔려서 영화관을 못갔습니다. 영화를 본게 없으니 후기도 적을게 없었죠ㅋ 덕분에 작년 하반기 부터는 영화를 거의 못봤고 저도 굉장히 오래간만에 극장을 간거라서 꽤 두근거리면서 극장을 찾았네요.
* 미키 17
먼저 제가 간 극장, 관이 엉망진창이였습니다. 화면은 너무 어둡고 화질도 떨어져서, 어두운 씬은 거의 사물 분간이 어려운 지경이였습니다. 그런데 미키17은 어두운 장면이 상당히 많은 영화였고 관람에 상당한 피로감과 애로가 있었습니다. 영화 감상 전반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으니 그 부분은 감안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총평 먼저 하자면 그냥 그랬습니다. 뼈대가 되는 설정 자체는 꽤나 흥미롭고 생각해볼 거리도 많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영화에 대한 흥미로 이어지진 않더라고요. SF는 SF만이 가지는 장점이 확실하지만 결국은 인간으로 돌아오는 장르라고 생각하는데, 이 부분을 깊게 파고 들기 보다는 슬쩍 겉만 햝는 느낌이라 더 아쉽기도 했습니다.
또 우리나라 감독들의 헐리우드 진출작을 볼때마다 생각하는건데, 전 한국 출신 감독들은 한국에서 찍은 영화가 훨씬 좋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봉준호 감독을 예로들자면, 전 플라다스의 개, 살인의 추억, 마더, 기생충을 훨씬 더 좋아합니다. 더 봉준호 스럽고, 봉준호 감독의 연출력이 영화 전체를 꽉 틀어쥐고 있다는 느낌이 훨씬 강해요. 반면에 설국열차, 미키17 같은 영화는 봉준호 스러움이 많이 빠지고 영화 구석구석을 봉준호의 연출력이, 봉테일이라는 디테일함이 빠짐없이 가득 채워져 있는것 같지는 않거든요.
전 외국인 배우의 연기를 거의 평가하지 않는 편인데, 그래도 로버트 패틴슨의 연기는 좋더라고요. 쉽지 않았을껀데 과하지 않게 잘 한거 같아요. 마크 러팔로는 저는 왠지 가여운것들의 던컨이 떠오르던데, 아마 트럼프를 떠올리는 분들이 더 많을것 같긴 합니다ㅋ
*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
정말 오래간만에 마블 시리즈 다운 영화를 본거 같습니다. 대단히 재미있는거 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가 MCU에 기대하는 부분이 잘 충족된 작품인거 같아요. 준수한 액션씬, 가볍게 웃을수 있는 유머, 눈을 즐겁게 해주는 화려한 특수효과들 등등 워낙에 마블이 최근에 많이 말아먹어서 그렇지 예전 마블 기준으로는 딱 평작~수작 정도 될것 같습니다.
구팔콘 현캡아가 순수한 인간이고 장비빨도 아이언맨 레벨은 아니다보니, 인간레벨에서의 액션씬이 많다는것도 전 좋더라고요. 순수하게 몸으로 치고받는 액션씬이 제법 많은편이고, 깔끔하게 즐길수 있었습니다. 또 반면에 비행전투씬들은 나름의 맛이 있고요. 팔콘 특성상 거의 인간 하나 부피로 날아다니다보니 의도적으로 경쾌하게 뽑아낸거 같은데 움직임들이 굉장히 시원시원합니다. 액션은 확실히 이 영화의 장점인거 같아요.
좀 의아한건, 갑자기 왠 벚꽃....? 뭐 벚꽃을 쓰면 안되는건 아닌데 좀 뜬금없다는 생각은 들더라고요. 이상하게 자꾸 초속 5cm가 생각나기도 했고ㅋ 좀 의아할 정도로 벚꽃을 적극적으로 쓰거든요. 그렇다고 팔콘하고 뭔 연관이 있는건 아닌건 아니고, 영화 중에 일본이 미국한테 꽤 쎄게 나오는거보면서, 일본 시장을 신경쓴건가? 라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또 위도우로 출연하는 배우가 굉장히 체구가 작거든요. 액션하는 배우는 다 사이즈가 커야된다는건 아니지만, 굳이 눈에 띄게 작은 배우가 맡는것도 좀 어색하다는 생각은 듭니다. 그게 뭐 대단히 중요한건 아니지만, 영화 잘 보다가 잠깐이라도 "어? 벚꽃은 왜 자꾸 나오지?" 또는 "저 배우는 액션 하기엔 너무 심하게 작은거 아닌가?"라는 짧은 생각을 하게 하는게 전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런게 다 흐름이고 집중이라서 별것아니지만 영화 감상중에 이런 잡다한 것들이 자꾸 끼어들면 결국은 전체적인 만족도에 악영향을 준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마지막 대통령의 선택과 결정은, 묘하게 현실의 대통령을 떠올리게 만드는 점이 있더군요ㅋ 재미있지 않습니까? 대통령 문제로 몇달간 영화를 끊고 현실에서 허우적 대던 저는, 오래간만에 극장을 찾아서도 모든 영화에서 현실의 대통령을 떠올리게 됩니다ㅋㅋ
정치 얘기를 하고자 하는건 아니고ㅋ 다시 영화로 돌아가자면, 그야말로 딱 MCU 같이 나왔습니다. 마블 영화 답게 나왔고 마블 영화 답게 재미있으니, 현재 MCU에 실망하신 분들도 과거 MCU를 좋아하셨다면 부담없이 극장을 찾으셔도 좋겠습니다.
첫댓글 패틴슨은 배트맨때 연기 좋았는데
과연 후속작이 언제나 나올지...ㅠㅠ
혹시 캡틴 쿠키영상은 스킵해도될 정도인가요?
시리즈 떡밥 정도인데 꼭 보실 필요는 없는거 같습니다.
패틴슨도 브래드 피트 스타일 같아요..잘생겼다고 칭찬해주니 막나가는 연기를 찾아다니는... ㅎㅎ 농담인데요, 그런 면이 살짝 보였어요. 곧 봐야겠군요
...저도 글쓴님과 대강 비슷한데요, 제 경우는 국내와 국외 제작으로 구분하는 게 아니라... 초기작과 후기작으로 나눕니다. 살인의 추억, 대강 그 시기까지랑 그 이후가 좀 다르네요. 뭐랄까... 살인의 추억 다음부터는 지나치게 작가주의에 집착하는 느낌이랄까...
이번 캡아는 일본자본이 많이 들어갔나봐요. 협정조약이름도 일본총리-미국대통령 이름 순이었죠.
실제하는것도 가쓰라-태프트 밀약 아닌가요? 미국스타일인가? 직책 순서인가? 모르겠네요
미키는 일반적인 헐리웃 영화라면 외계 존재에 그런 의미를 부여나 공동의 적을 위해 동맹 같은 걸 그런식으로 표현하지 않았을텐데 기생충에서 못다 이룬 하층민 간의 연대를 보여준 것 같기도 한데 오히려 전반부보다 후반부의 그런 식의 전개가 너무 뻔한 느낌이라 재미는 없었어요
저도 갑작스런 벚꽃의 등장에 의아했었는데, 이건 감독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선택한 것 같더라고요. 인터뷰를 보니, 어린 시절 워싱턴 근교에 살때 봤던 벚꽃이 뇌리에 남았다고 하는데, 그 벚꽃은 일본 정부가 미국에서 기증한 것이었고, 감독에게는 벚꽃이라는 것이 (역사적으로나 뭐로나) 과거의 차이를 극복하는 연결고리를 상징하고, 이게 영화의 핵심 주제와 연결된다고... 결국은 그래서 벚꽃을 영화에 엄청 심어놓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