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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 물리치료 19-1, 부모님과 진료 의논
하은 군이 이사 올 때부터 물리치료에 대한 구상이 오갔다.
부모님도 하은 군이 정기적인 물리치료를 받았으면 했고,
간호사 선생님과 물리치료사 선생님의 의견도 같았다.
더욱이 아직 체구가 작고 나이가 어린 하은 군의 미래를 생각했을 때,
꾸준한 물리치료는 필수적이었다.
그러나 고관절 탈구로 양쪽 다리에 수술을 받아 핀이 박혀있는
하은 군의 상황 탓에 선뜻 치료를 시작할 수 없었다.
지금 하은 군의 정확한 몸 상태와
어느 정도의 물리치료를 해도 되는지에 대한 진단이 필요했다.
그동안 하은 군 부모님, 여러 선생님들과 구상으로만 나누던 물리치료를 시작하기 위해
하은 군 부모님이 있는 대화방에서 진료 이야기를 꺼냈다.
‘하은이 재활전문병원에서 진단을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정확한 진단이 있어야 집 밖에서 하는 물리치료를 알아보거나
월평빌라에서 물리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고 합니다.
보조기나 하은이가 사용할 물건을 살 때에도 필요합니다.’
‘아직 구체적인 병원을 알아보지는 못했고
재활을 전문으로 다루는 병원을 찾아서 다녀오려고 합니다.
부모님께서 혹시 마음에 둔 병원이 있을까요?
말씀해 주시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금세 어머니에게 답장이 왔다.
‘저희도 재활병원은 대구남산병원만 다녀봤구요.
구미서는 아동발달센터나 어린이집서 재활을 받아와서요.
딱히 어디 가야된다는 건 없어요.
거창에 재활 쪽으로 하는 병원이면 괜찮을 듯합니다.’
‘네, 알겠습니다.
간호사 선생님과 물리치료사 선생님께 여쭈고
저도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ㅎㅎ’
‘네~. 점심 시간 다 됐네요. 식사 맛있게 하세요.’
정확한 진단을 받을 수 있는 병원을 알아보아야겠다.
우선 재활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을 여쭐 수 있는
간호사 선생님과 물리치료사 선생님을 찾기로 했다.
2019년 1월 7일 일지, 정진호
월평: 시작은 진단에서! 감사합니다.
하은, 물리치료 19-2, 부모님에게 병원 예약 부탁
물리치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후 간호사 선생님과 물리치료사 선생님이
대구에 있는 영남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손수민 교수님에게
진료를 받으면 좋을 것이라 했다.
병원 홈페이지를 찾아보았더니
손수민 교수님 진료과목에 소아재활이 포함되어 있다.
미루지 않고 하은이 부모님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지난 번 말씀드린 재활의학과 병원, 간호사 선생님과 물리치료사 선생님이
영남대학교병원에 가면 되겠다 하셨습니다.
꾸준히 하은이가 진단받던 병원이기도 하고,
손수민 교수님이 진료를 잘 본다고 하더라고요.
다녀와서 물리치료 계획 세우고 진행하면 될 것 같습니다.’
마침 하은이 뇌전증약 처방받을 시기가 되어 함께 말씀드렸다.
‘하은이 약 처방받는 날 재활의학과 진료도 함께 받으면 될 것 같은데
부모님 중 한 분이라도 시간 되는 날 예약해주실 수 있을까요?
병원에 가면 저와 하은이, 월평빌라 물리치료사 도은주 선생님이 동행합니다.’
메시지를 보내고 거의 바로 어머니에게 답장이 왔다.
‘네, 선생님~. 영대 약 타러 이번 주 금요일 오전에 아빠가 갑니다.
손수민 교수 잘합니다. 은이도 진료 본 적 있구요.’
내일 오전에 어머니가 재활의학과 예약을 하겠다고 했다.
일정이 빠르게 잡혀간다.
구상했던 계획이 잘 진행되는 것 같아 다행이다.
2019년 1월 20일 일지, 정진호
월평: 부모님과 의논하고 부모님께서 예약하게 주선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하은, 물리치료 19-3, 재활의학과 진료
샤워하고 깨끗한 옷 챙겨 입은 후
기저귀며 물티슈, 간식을 담으며 병원 갈 준비를 했다.
간단하게 다녀오면 될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가려고 하니 준비할 것이 많았다.
팀장님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하은이 카시트가 사용하기에 불편한 곳이 있어 오늘은 쓰지 않았다.
도은주 선생님이 하은이와 뒷좌석에 앉았다.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뒤를 보니
하은이가 도은주 선생님 무릎에 누워 잠들어 있었다.
세상 편한 자세다.
병원 가는 길에 하은이 아버지 전화를 받았다.
약은 미리 처방받아 두었으니 병원 1층에 있는 약국에서 받으면 된다고 했다.
나오는 데 2~3시간이 걸려서 지금 바로 받지는 못했다고 했다.
병원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출근을 해야 해서 아쉽지만 지금 가야 한다고 했다.
잠깐이라도 하은이가 아버지를 만났으면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재활의학과 예약과 뇌전증약 처방을 받아준 부모님에게 감사했다.
어머니가 예약한 11시 30분 전, 여유 있게 병원에 도착했다.
약속한 시간에 맞춰 도착하고, 진료받으면 될 거라 생각했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잠깐 차를 세우고 트렁크에 싣고 온 하은이 유모차를 내려서 펼치고, 주차하고,
큰 건물에서 여러 종류의 재활의학과 중 우리가 찾아갈 곳을 찾고,
도착했음을 알리고 자리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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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 잠깐 이동하고 다시 대기, 수납하고 다시 대기.
준비하고 챙겨야 할 것이 많았다.
함께 동행한 도은주 선생님에게 감사했다.
어렵게 손수민 교수님을 만났다.
거창으로 이사 오며 부모님이 했던 이야기들과
지금까지 살피고 이해한 것을 설명했고,
병원에 온 이유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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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하은이의 정확한 몸 상태를 파악하고
그것을 토대로 물리치료를 하고 싶다고 했다.
고관절 탈구로 양쪽 다리를 수술했으니,
어디까지 몸을 움직여도 좋은지 자세히 알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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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오늘 진단을 토대로 건강보험공단의 지원을 받아
하은이에게 맞는 휠체어와 이너를 구입할 거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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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민 교수님은 정확한 검사를 위해
엑스레이 촬영과 몇 가지 운동검사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이너를 맞추려면 지금 몸 형태와 자세를 알아야 하니,
촬영할 때 바른 자세를 잡지 말고 하은이가 누운 그대로 찍도록 당부했다.
엑스레이를 찍고 ‘상·하지 근력 등급 MMT’와 ‘ROM 평가’라는 운동 검사를 했다.
하은이를 대신해 하은이가 움직일 수 있는 범위를 말로 설명했고,
병원 물리치료사가 하은이 몸 이곳저곳을 만지고 살피며 측정했다.
긴 시간 끝에 진단을 받았다.
병원에서는 하은이에게 지속적인 물리치료가 필요하다고 했고,
휠체어와 이너 구입에 필요한 보장구처방전을 발급해주었다.
하은이 몸 상태를 알았으니 물리치료 계획을 세워서 진행하면 되고,
휠체어와 이너 제작을 주문하면 된다.
이제 시작인데 생각보다 험난하고,
또 생각보다 수월하게 흘러가는 일정에 얼떨떨했다.
부모님부터 사회사업팀 선생님, 물리치료사와 간호사 선생님, 병원 의료진,
각 분야의 전문가까지 하은이 일에 함께한다는 것을 느끼니 한편으로 큰 힘이 되었다.
전담 직원이라고 해서 모든 것을 혼자 짊어지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 안도했다.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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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2019년 1월 25일 일지, 정진호
월평: 온 세상이 하은이를 돕게, 모든 아이들이 그러하듯!
하은, 물리치료 19-4, 매일 30분씩
하얗게 눈이 내렸다.
거실에서 보이는 풍경을 찍어 부모님에게 보냈다.
‘거창에 눈이 많이 내립니다.
하은이는 어제 설사 아닌 대변 세 번 보고, 오늘은 아침부터 기분 좋아 보입니다.
두 분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도은주 선생님이 말한 물리치료 계획도 전했다.
‘이제 월평빌라 내에서 하은이 물리치료 시작합니다.
매일 오후 1시 30분부터 30분씩 물리치료사 선생님이 봐주기로 했습니다.
시간은 하은이가 적응하는 대로 조금씩 늘려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어머니가 보낸 답장을 받았다.
‘구미도 눈 내리고 있습니다.
어제 응가 시원하게 봐서 기분 좋은가 봅니다. ^^
물리치료 매일 해주신다니 넘넘 좋아요. ^^’
매일 30분씩 꾸준히 하는 물리치료, 하은이에게 유익이 클 것이다.
2019년 1월 31일 일지, 정진호
월평: 부모형제와 소식하는 내용의 주는 일상이어야죠. 아들 사는 거창에 눈이 내렸다는 소식, 그 소식이 반갑습니다.
하은, 물리치료 19-5, 하은이가 좋아하네요
하은이와 함께 물리치료실을 찾았다.
도은주 선생님이 하은이를 눕히고
어깨며 팔, 허리, 다리를 만지며 근육을 풀어주었다.
처음부터 무리하기보다 당분간은 몸이 적응하는 데 집중한다고 했다.
재활의학과에서 받은 진료를 토대로
양반다리로 앉는 것과 허리 힘으로 자세를 유지하는 연습을 했다.
선생님이 하는 것을 잘 보고, 집에서도 틈틈이 연습하기로 했다.
하은이 표정이 밝았다. 때로 ‘꺄’ 하며 웃기도 했다.
“선생님, 하은이가 좋아하네요. 잘 웃고 재밌나 봐요.”
선생님은 하은이가 몸 만지는 것을 좋아해 다행이라고 했다.
매일 꾸준히 해야 하는데 싫어하는 기색 없이 표정이 밝으니 좋다.
부모님에게 사진과 메시지를 보냈다.
‘선생님이 몸 만져주고 자세 잡아주면 잘 웃습니다.
당분간은 몸 긴장 풀어주고 자세 잡는 데 집중해서 살펴주실 것 같습니다.
조금씩 앉고, 평소에 잘 사용하지 않는 팔과 손 움직이는 연습도 하고 있습니다.
요플레도 먹고 곶감과 두유도 먹었습니다. 잘 먹고 잘 지냅니다.
편안한 저녁 보내세요. ㅎㅎ’
어머니의 답장이 왔다.
‘하은이 밝아 보이네요. ^^ 곶감 같이 드세요, 선생님.
오늘 하루도 고생 많았습니다. ^^’
2019년 2월 12일 일지, 정진호
월평: 진단받은 것을 기초로 차근히 꾸준히 해요.
하은, 물리치료 19-6, 이너 중간점검
“선생님, 포트에서 하은이 이너 중간점검 올 거예요.
정확한 치수 재고, 이너 색깔 고르면 될 거예요.”
도은주 선생님이 말해주어 중간점검 일정을 알았다.
하은이와 의료기 업체 포트에서 오는 직원을 기다렸다.
“하은아, 저번에 병원 갔던 거 기억하지?
하은이 검사했던 걸로 휠체어랑 앉는 의자 살 건데, 오늘 사이즈 재러 온대.
이따 앉아서 한번 봐봐.”
포트 직원이 도착했다는 소리를 듣고 하은이와 물리치료실 앞으로 내려갔다.
이게 아니고 실제로 구입하는 휠체어는 다른 거라고 했다.
오늘은 치수 재려고 가져온 휠체어니 참고만 하면 된다고 했다.
도은주 선생님과 포트 직원이 하은이가 바른 자세로 앉도록 몸을 잡아주었다.
앉은 상태에서 정확한 치수를 쟀다.
이 측정을 토대로 하은이 몸에 꼭 맞는 이너가 만들어진다니 새삼 신기했다.
부모님에게 어떤 색으로 이너를 고를지 물을 겸,
오늘 소식을 전할 겸 메시지를 보냈다.
‘하은이 이너 중간점검이 있었습니다.
신체에 맞게 가져온 모형에 하은이가 앉아서 정확한 사이즈를 측정하고
조정해야 할 부분 의료기 업체 직원이 살폈습니다.
사진 속 휠체어와 이너는 참고만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아직 모형이지만 앉으니 바른 자세가 잡히는 것 같습니다.
하은이는 어색한지 표정이 안 좋지만 그래도 꼭 필요한 것이고,
사용하면 금방 적응할 겁니다.’
‘휠체어 안에 들어가는 이너 색상, 부모님이 고르면 된다고 합니다.
위 다섯 가지 중 말씀해주시면 물리치료사 선생님에게 전달하겠습니다. ^^’
아버지가 색을 고르고 궁금한 것을 물었다.
‘중간 오렌지색이 좋네요. 휠체어 발 받침대 있는 거죠?
공중에 뜨면 말은 못해도 무릎이 아플 겁니다.
집에 있을 때는 차에 박스를 두고 은이 카시트 앉히고
박스 크기를 발 높이에 맞춰서
발이 매달려 흔들리지 않게 다녔습니다.’
‘네, 사진 속 휠체어는 참고용으로만 보시면 됩니다.
하은이가 구입하는 휠체어에는 발 받침대가 있습니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휠체어에도 발 받침대가 있고,
하은이 높이에 맞춰서 조정되어 있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수고하십시오.
은이가 마음에 들어야 하는데….’
사진 속 하은이 표정이 못내 아버지 마음에 걸린 모양이었다.
처음 보는 사람이 앞에서 이것저것 사이즈를 재니 어색하기도 했을 것이고,
바른 자세를 맞춰주는 이너에 앉아 몸이 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전담 직원으로서 아버지 걱정이 반가웠다.
얼른 새 휠체어와 이너를 받았으면 좋겠다.
새 물건의 설렘이 있지만 무엇보다 하은이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하니 그렇다.
아버지가 고른 색을 도은주 선생님에게 전하고 퇴근했다.
2019년 2월 16일 일지, 정진호
임우석(국장): ① 아직 어린 나이이기에 물리치료가 더 중요해 보입니다. ②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부터 시작하겠다고 하니 좋습니다. ③ 이 모든 과정을 부모님과 의논하며 진행해 주어 고맙습니다. (그에 앞서 하은이와 먼저 의논하면 그 내용을 기록으로 남기면 좋겠습니다. 어떤 일이든 당사자와 관련된 일이면 당사자와 먼저 의논하고 둘레 사람과 의논하는 순서로 진행해야 합니다. 의사소통이 어려운 입주자면 놓치기 쉽습니다.) ④ 정확한 진단과 더불어 보장구 처방까지 함께 진행했네요. 잘했습니다. 병원 오가기가 쉽지 않은데 간 김에 할 수 있는 일을 같이 보면 좋지요. 하은이를 위해 많은 사람이 애쓰고 힘을 모으네요. 그 모습이 감사합니다. ⑤ 어떤 진단을 받았는지, 진단에 따른 물리치료 계획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기록으로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⑥ 몸 만지면 좋아한다니 다행이네요. 하은이 사진 예쁘게 잘 나왔네요. 어머니에게 소식 알려주어 고맙습니다. ⑦ 작은 일도 하은이와 부모님과 의논해 주어 고맙습니다. 이너 색상도 어머니가 골라주셨네요.
월평: 이너 사용, 늦은 감이 있지만 하은이에게 유익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