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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엔키두님의 좋은 통계치를 보면서 한가지 의문이 일었습니다.
KT 선수들의 전체적인 성공율이 놀랄 정도로 높은데 왜 KBL 구단 중 득점 순위는 3위일까.
또한 NBA와 비교해서 KBL의 2점슛 성공율은 이상할 정도로 높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득점력이 낮은 이유는 뭘까.
이에 대해 두 가지 가설을 세우고 통계치로 증명해보았습니다.
1. 공격 Tempo의 차이
NBA보다 KBL의 슛 성공율이 월등히 높음에도 불구하고 득점력은 저조합니다. 통계를 한번 봐보겠습니다.
<산술평균(mean)>
야투성공율이 무려 3푼 4리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평균득점이 5점이나 낮습니다. 전체 평균이라는 것이 맹점을 가질 수 있으므로 Max, Min, Median 모두를 가지고 비교해보겠습니다.
<Max - 성공율 기준>
<Max - 최다득점 기준>
<Min - 최소득점 기준>
<Median - 중간득점 기준>
보시면 아시다시피 KBL의 슛성공율이 현저히 좋음에도 불구하고 득점력은 현저히 낮았습니다. 여기서 제가 고려하지 않은 Fator가 있는데 위의 자유투 성공율과 평균 슛시도 개수입니다. 자유투 성공율은 위에서 보시다시피 오히려 NBA팀들이 훨씬 높습니다.
그래서 KBL 팀들에게 NBA팀들의 자유투 성공율을 적용해봤습니다. 결과적으로 0.6점이 증가했습니다. (계산방법 : ((NBA 자유투 성공율 X KBL 자유투 시도개수) - KBL 자유투 성공개수)) / 평균 경기수 / 팀 수)
하지만 일관성있는 통계 결과를 위해 KBL팀들에게 NBA팀들의 슛 성공율을 적용할 경우 결과적으로 4점이 줄어들었습니다.
결과적으로 NBA의 슛성공율을 적용하면 지금보다 - 3.4점이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NBA팀들이 평균 5점 정도가 높은 이유는 뭘까요. (결과적으로 오펜스템포로만 따졌을 때 KBL이 8.4점 정도 낮다는 거죠.)
제가 생각한 이유는 위 제목과 같이 공격템포의 차이라고 봅니다.
<경기당 슛시도 개수>
우리나라에서 가장 빠른 템포가 NBA에서 가장 느린 템포보다도 느립니다. (슛 시도개수 = 경기템포 로 결론짓기에는 무리가 따르지만, 그래도 충분히 고려할만한 요소가 된다고 봅니다. 물론 완벽한 통계자료가 되기 위해서는 다른 모든 요소를 고려해야겠지만, 단순하게 이것만 보아도 KBL의 공격력이 얼마나 문제가 있는가 알 수 있습니다.)
즉, 국내 선수들은 완벽한 찬스가 주어지지 않는 한 슛을 날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런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자신감 문제도 있지만
결국 이 자신감을 죽여놓은 건 감독과 농구팬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국내 선수가 조금만 무리한 슛 쏘면 난사다 무리하다 욕하는 감독, 팬, 해설자. 책임에서 절대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얘기를 바꿔서 단순히 경기만 놓고 비교해봐도 NBA는 공격시간 10초 내외에서 공격을 마무리 짓습니다. 하지만 KBL은 5초 내외에서 공격을 마무리 짓습니다. 당연히 차이가 클 수밖에 없겠죠.
그렇다면 왜 이런 결과가 나오게된 걸까요?
2. 국내 선수들의 자신감 실종과 기계농구
밑의 엔키두님의 자료에서도 볼 수 있듯이 국내 선수들의 2점슛 성공율은 비정상적일 정도로 높습니다. 골밑에서 도미넌트했던 샤크의 career 평균 2점슛 성공율이 58.1%(최고 60.9%)와 비교해봐도 KBL 선수들의 2점슛 성공율은 비정상적으로 높습니다.
그렇다면 용병 선수들의 2점슛 성공율을 한번 볼까요? (제 가정은 국내 선수들의 자신감 실종이기 때문에 그 계기를 만든 용병 2인제 때 용병들의 슛 성공율을 가져와 보겠습니다. 가장 최근이었던(2,3쿼터 1인 용병이었던 시절 제외) 07-08시즌 기록을 가져왔습니다.)
엔키두님이 올려주신 우리나라 선수들의 자료와 비교했을 때 오~ 할 정도의 선수는 몇 명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재밌는 기록이 있어서 또 보여드립니다.
누구 누구의 기록일까요? 한 명은 국내 선수인데 "2점슛 성공율이 50%밖에 안된다, 난사다" 라고 욕먹었고, 한 명은 올해부터 뛰는 외국인 선수인데 올시즌 최고의 외국인이라고 칭찬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따로 2005-6년도 맥기의 기록입니다.
국내 선수가 저렇게 했다면 국내 감독님들은 어떻게 하셨을까요? 물론 맥기가 슛 이외에 다른 장점이 있기 때문에 좋은 선수인 것은 확실하지만, 국내 선수가 저렇게 슛을 던지고 넣었다면, 과연 공격에서 주 옵션으로 이용했을까요?
국내선수는 필요이상으로 팀을 위해 희생을 해야했습니다. 반대로 용병들은 들어가든 말든, 잘하든 말든, 일단 용병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에이스의 롤을 맡아왔습니다. 올바른 일일까요?
그렇기 때문에 올시즌 용병이 한 명으로 줄어든 올시즌 국내 선수들은 공을 줘야될 선수가 한 명으로 줄었기 때문에 (즉, 슛을 맡길 선수가 부족해졌기 때문에) 공격시간이 늘어났다 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결국 모든 공격시간을 하나의 패턴을 만들기 위해 (올시즌 전까지는 패턴이 안 되면 용병이 2명이나 됐기 때문에 그들에게 공을 투입하면 됐습니다.) 주구장창 완벽주의자처럼, 기계처럼 하는 것입니다. 왠지 나는 쏘면 안될 것 같다는 마인드 때문에. 그 공격전술이 나를 위한 패턴이 아니면 나는 던지면 안될 것 같은 마인드. 소극적인 마인드. 창의성이라고는 눈씻고 찾기가 힘듭니다.
만약 르브론이 한국인이 되어서 KBL에서 뛰었더라면, 그의 커리어 하이라이트 장면 중 하나인 하프코트 넘어서자마자 3점슛 연속해서 꽂아넣기 가능했을까요? 아마 계속 넣는다 할지언정 2개 째 던졌을 때, 감독의 찌그러진 인상이 아마 카메라에 잡혔겠죠.
그리고 3개째는 당장 타임아웃!!!! 쌍욕을 먹었겠죠. 너 나가! 하면서 말이죠
김승현 선수가 부상 때문에 고전한 이유도 있겠지만, 용병이 한 명으로 줄어든 영향은 없었을까요? 대학 시절 뛰고 날았던 슈터였던 국내 선수에게 오픈찬스 슛 외에 주어진 롤은 없고, 그저 용병에게 공 투입하고 TV중계 보듯이 지켜만 보고 있으면 됐습니다. 좀 유능한 감독이었다면 컷인도 시켰겠죠. 그게 다입니다.
우리나라가 국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 이런 플레이가 필요하다? 국제 경쟁력 키우면 KBL을 위해 뭐를 할 수 있는거죠? 2002 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 이후 오히려 KBL 관중은 감소되었습니다. 국제대회 우승? 제 생각에는 프로농구 자체의 재미가 더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공교롭게도 같은 해 축구팀은 월드컵 4강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국내 K-리그는 어떻게 되었나요? 그 해에만 반짝이었을 뿐 월드컵 전용구장은 김연아를 위해 물을 채우라는 아우성뿐이었습니다.
국내 선수를 위한 프로농구가 되야합니다. 언제까지 용병들의 잔치가 되어야할까요. 매번 득점 1위 용병, 리바운드 1위 용병, 우리나라 선수들이 KBL에서 해줄 수 있는 거라고는 Wide-Open 슛과 어시스트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국내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져야 공격시간도 줄어들고 더 창의적인 플레이가 나오며, 더 공격적인 농구가 펼쳐질 수 있습니다. 패턴, 패턴만을 강조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패턴에만 치우친 농구보다도 용병 위로 덩크하는 국내선수 용병을 희롱하며 더블클러치를 하는 국내선수 용병을 앞에 두고 페이더웨이를 작렬하는 국내선수 를 더 보고 싶습니다. 아마시절에는 국내선수를 앞에 두고는 많이 하는데 왜 용병을 앞에 두고는 못할까요. 무리한 플레이라서?
이렇게 글을 쓰다보니 길어졌는데 결론은 KBL이 지금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좀 더 공격적이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국내선수들의 자신감 회복이 우선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야지 프로농구 관중도 더 늘어날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두서없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정말 좋은 글 같습니다... 그리고 하나 하고싶은말은 심판은 파울콜좀 자제했으면 좋겠습니다... 재밌어 보이는 흐름이나 돌파가 가끔씩 나올때마다 살짝 부딪히면 나오는 파울콜... 흐름 다 끊어먹죠
그리고 해설자들도.. 오픈찬스나서 슛을 하면 샷클락이 남았는데 무리한 슛을 한다고 하죠.. 재미 있을려다가도 말아버린다는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