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초의 나라 - 멕시코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작년 10월 취임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물리학과 에너지공학을 전공한 과학자이자 교수.
대선 당시, 상대 후보 진영은 셰인바움의 냉철함에
혀를 내두르며 '차갑고 무자비하다'는 평가를 하였고,
그녀에게는 얼음여왕, 얼음의 여인(Ice Lady)이라는
별명이 생겼습니다.
미국에서 트럼프 행정부 2기가 출범하면서
캐나다와 함께 멕시코는 상당한 난관에 봉착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셰인바움 대통령은 그녀의 별명과도 같은
냉철하고 실용적인 외교력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셰인바움 대통령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추가 관세부과를 유예했다고
밝히면서, 셰인바움을 추켜 세웠습니다.
미국-트럼프와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캐나다의 트뤼도 총리와는 대조되는 모습입니다.
관세 폭탄을 던지며 폭주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다시 한번 유예 조치를 끌어낸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의 냉철한
외교가 빛을 발하고 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지난달에도 한 달간 관세 부과
유예를 받아낸 데 이어 이번에도 한시적 면제 조처를
얻어내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2승'을 거뒀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셰인바움 대통령과 통화내용을 전하며 관세를
유예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멕시코에 대한 추가 관세 유예가 셰인바움
대통령에 대한 존중의 마음으로 이뤄졌다고까지
언급하면서 그의 '트럼프 접근법'에 관심이 쏠린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지난해 대선 때 상대
진영에서 '얼음여왕'이라는 별명을 붙일 만큼
정치적 약점으로 여겨졌던 셰인바움 대통령의
냉철한 스타일이 미국과의 무역전쟁 국면에서는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계산적이고 기술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이 예측 불가한 스타일의 트럼프
대통령을 다루는데 오히려 적절했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SNS에서 셰인바움 대통령에 대해
"우리 관계는 매우 좋으며 우리는 불법 이민 및
펜타닐의 유입을 중단시키기 위해 국경 문제에
대해 함께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우호적
제스처를 보였다.
셰인바움 대통령의 외교 전략은 신중함과
침착함으로 요약된다.
블룸버그는 그가 펜타닐 단속 건수 등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보조를
맞추는 듯한 태도를 취하면서도 멕시코 내부에서는
미국에 종속되지 않고 자국의 이익을 지키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고 평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일일이 반응하기보다는
절제된 태도를 유지하면서 미국이 자신을 적대자가
아닌 파트너로 인식하도록 하고 있다고도 짚었다.
과거 셰인바움은 대선 기간 상대 후보를 대하는
전략으로도 "도발에 넘어가지 않는 것"을 꼽았던
만큼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도 일일이 대응하면서
수사적 싸움에 휘말리기보다는 신중하고 조용하게
실리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도 셰인바움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도발에 공개적인 대응을 자제하고
조용히 소통하고 협상할 방법을 찾았다고 분석했다.
멕시코시티의 정치분석가 카를로스 브라보
레히도르는 NYT에 "셰인바움의 전략은 도발에
빠지지 않고 냉정하게 대처하는 것이며 지금까지는
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셰인바움 대통령이 국내 유권자들에게는
멕시코가 주권을 우선시하고 누구에게도 굴복하지
않을 것임을 상기시키고 있다고도 짚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셰인바움 대통령의
지지율은 75%가 넘는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런 셰인바움 대통령에게
지금까지는 상당히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면전에서 윽박지르거나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에 대해서는 끔찍하다고 혹평하는 것과도
대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에 대해서도 관세를
유예해주기는 했지만, 트뤼도 총리와의
통화에서는 욕설까지 오가는 험악한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트뤼도 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에 보복관세로
맞서는 강대강 전략을 취하고 있다.
반면 셰인바움 대통령에 대해서는 '존경'이라
단어까지 써가며 친밀감을 드러냈다.
블룸버그는 다만 멕시코가 끝까지 관세를 피할
수 있을지 혹은 그러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짚었다.
당장은 셰인바움 대통령의 전략이 효과를 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보복관세와
미국산 불매운동으로 요약되는 트뤼도 총리의
강대강 전략이 더 유효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또 한달 간격으로 이어지는 미국과의
협상이 투자 측면에서는 불확실성을 높여 외국인
투자와 수출 증대로 경제를 활성화하려는
멕시코의 광범위한 전략을 위협할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싱크탱크 윌슨센터의 북미무역 연구원인 디에고
마로킨은 "트럼프의 전략은 멕시코와 캐나다를
조금씩 밀어내면서 최대치의 양보를 얻어내는 것"
이라며 "투자를 유치하려면 확실성이 필요하고
향후 2주간의 게임의 규칙을 모르면 불가능하다"
고 설명했다.
========================
트럼프가 워낙에 예측불가의 인물이고,
아직은 트럼프 2기 초반이기 때문에
멕시코 - 셰인바움 대통령의 외교력을
평가하기에는 시기상조입니다만,
여러 외신들은 일단은 ...
셰인바움의 기민한 대응과 실용적인
외교 노선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습니다.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를 맞이하여
절대 굴종(subservient or acquiescent)하지
않고 불합리한 요구에 대해서는 강하게
목소리를 내면서도,
트럼프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고,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협조하면서
최대한 실리를 챙기고 있다는 평입니다.
(미국이 40년간 쫓던 마약왕을 넘기거나,
국경에 멕시코 군인 1만명 배치 등)
젤렌스키나 트뤼도처럼 트럼프와 대립하며
그를 궁지로 몰기 위해 각을 세우는 대신에,
사전에 충분한 협의를 하면서 트럼프에게
적당한 퇴로를 열어주고 있습니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했던가요.
멕시코는 무능한 지도자의 휘하에 있었다면
트럼프에게 눈 뜨고 코 베일 수도 있었던
상황인데,
마침 셰인바움이 대통령인 것이
천운인 듯 합니다.
물론 ... 셰인바움의 능력과 외교에 대해
평가하기엔 아직 이릅니다.
어디로 튈 지 모르는 트럼프이기에
미국-멕시코 관계가 한 순간에 나락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멕시코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인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의 철저히 실용적인
외교 행보는 주목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트럼프의 마수가 점점 우리에게도
뻗치고 있는데 ...
윤석열의 내란으로 나라가 엉망진창이
되었지만,
어찌 보면 윤석열 체제로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하는 것만큼 악몽은 없었을 겁니다.
(진짜 생각도 하기 싫음. 다 털렸을 듯)
차기 대통령은 미국의 트럼프를 상대로
철저히 실리적이고 실용적인 외교를 할 수
있는 유능한 인물이었음 하네요.
첫댓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트럼프 대응법이 나오기는 하는데 이것도
살짝 외나무다리 건너기라서 위험성이 있기는 하네요
문 대통령이 생각나네요
트럼프가 상대방 정상 개인의 평가로 관세를 유예했다기 보다는 멕시코가 대중 관세를 미국과 동조화 하겠다고 한게 더 유효한게 아닌가 합니다. 반면 캐나다는 멕시코와 달리 우회 수출품이 주요 수출품이 아니라 석유화학제품 같은 본 국이 직접 생산한 물건이 주요 수출품이기에 멕시코와 같은 전략은 불가하죠. 제 생각은 캐나다와 멕시코 모두 자기네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경 문제(불법 이민, 펜타닐 etc..)와 더불어
미국과 비슷한 수준의 대중 관세부과 검토도
결국엔 셰인바움이 이끄는 멕시코 정부의
통상외교 정책에서 나온 것이고, 그 밖에도
여러 절충안 및 대안을 미측에 적극 제시하고
있으니 그 인색한 트럼프가 SNS를 통해
셰인바움을 추켜세운 것이겠죠.
캐나다와 멕시코는 당연히 상황이 다른데,
캐나다와 트뤼도가 왜 저렇게 강대강으로
관세전쟁을 불사할 각오로 나오는지 양국간
관계와 상황을 봤을 때 이해는 갑니다만,
트뤼도는 아시다시피 지난 9년 간의 실패로
정치적 지지 기반을 상실해서 떠날 사람이고,
트럼프와의 관계 악화도 과거의 불미스러운
히스토리들이 있기 때문이죠.
캐나다의 전략적 불가피함이 있다곤 해도,
미국 대통령과 조롱/설전이 오가고, 전화
통화로 욕설까지 나오는 모습은 리더로서는
전혀 바람직한 모습이 아닙니다.
트뤼도 특징이기도 한데 냉철함이 부족하죠.
막상 강경한 맞대응을 내세우곤 있지만, 딱히
대응을 잘 하는 것도 아니어서 캐나다에서도
많은 비판을 받고 있고요.
트뤼도에겐 기대할 게 없고, 역시나 강경 노선을
취할 것으로 보이는 차기 총리를 주목할 필요가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