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01
"으음~ 규민아~"
"정신 좀 차려봐요. 무슨 술을 이렇게 마셨어요?"
"나 무울, 무울."
"쫌 닥쳐 봐요! 이러다 엄마 깨요."
나이만 많았지, 덩치는 거의 비슷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19살인 규민보다 꼬박 7살이 많은, 아저씨. 규민이 낑낑 거리며 부축하고 있는 이 인사불성의 사내가 바로, 그의 '아저씨' 였다.
"아, 것 참. 가뜩이나 그다지 가볍지도 않으면서, 사람 힘 빠지게 바둥거려!"
규민이 승현을 내동댕이 치면서 그랬다. 하지만 정승현은 침대 모서리에 등허리를 부딪힌 통증조차 느끼지 못 할 정도로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만큼 만취 상태였다. 그 모습을 한참이나 내려다보던 규민이 이내 한 쪽 입꼬리를 접어 씨익 웃었다.
"아저씨."
"......"
"이렇게 무방비 상태면, 정말 어쩔 수가 없다구요."
"......"
대답을 할 리가 만무한 승현에게, 규민은 조심스럽게 입을 맞췄다. 처음에는 살짝만 붙이고 떨어지려 했는데, 안되겠다. 윗 입술과 아랫 입술을 번갈아 가면서 살짝씩 물었다. 잔뜩 취해서 지금 저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는 지 조차 모르는 승현. 그저 규민의 혀 끝에 짧은 신음만 뱉을 뿐이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한참의 키스 끝에 규민은 승현의 이마에 쪽- 소리가 나게 뽀뽀하고 그에게서 떨어졌다.
*
"이규민, 빨리 가서 승현이 좀 깨워 와."
"응."
"말이 그게 뭐야?! 엄마한테."
"…네에."
규민이 뾰루퉁한 표정을 하고 2층으로 난 계단에 올랐다. 2층에 올라와서는 표정이 사르르 녹아 내릴 것처럼 풀린다. 슬슬 입꼬리가 올라간다. 아, 아침부터 모닝 키스나 해 줄까?
승현은 규민의 집에서 하숙 비슷한 걸 하는 학생이었다. 뭐, '이모의 전남편의 동생'이라는데. 이모도 돌아가신 마당에 따지자면 귀찮으니 그냥 하숙생 취급 하기로 했다. 승현이 싹싹한 탓도 있지만, 어쩌다 보니 성인 남자 없는 이 집에 얹혀 살게 되면서 엄마와 아들의 환심을 동시에 사게 되었다. 뭐, 엄마는 몰라도, 규민은 좀 더 특별한 감정이긴 하지만.
"아저씨. 일어나요."
"우응....."
"아, 저, 씨."
"......"
"자꾸 이러시면 곤란한데~"
규민은 개구지게 웃으며 그의 배 위에 올라 탔다. 성인 뺨 치는 고등학생의 무게가 느껴지니 끄응... 하고 낮게 신음한다. 그러다가,
"무거... 헉, 이규민?"
"안녕, 아저씨."
"뭐 하는 거야. 나 무거워."
하지만 그 말을 상큼하게 씹어 삼킨 규민은 입을 꾹 닫은 채 팔을 승현의 양 어깨 위로 뻗을 뿐이었다. 그리고는 팔굽혀 펴기라도 할 것 처럼 서서히 상체를 숙이는데. 잠깐, 팔굽혀 펴기?! 이 아침에 남의 침대에서, 것도 사람이 누워 있는 위에서 팔굽혀 펴기를 하는 놈이 어딨는가. 승현은 퍼뜩 정신을 차리고 규민의 턱을 가격했다.
"아아! 왜 때려요."
"내가 무겁다고 했지?"
"그건 그 쪽 사정이고."
"얘 봐라. 어른한테 말 버릇이 그게 뭐야?"
"어제, 기억 안 나요?"
어제...? 승현은 퍼뜩 머리를 굴렸다. 어제? 분명히 회식이 있었는데. 승현이 좀 더 머리를 굴려 보았다. 그리고서 집에 어떻게 왔지, 방에는 또 어떻게 왔지. 기억이 안 난다. 걱정스레 규민을 쳐다보니, 규민의 표정이 개구지다.
"니가 나 눕혔어?"
규민은 말 없이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잠깐의 정적. 승현은 멍하게 규민을 올려다 봤고, 규민도 그냥 정지 상태로 그를 내려다 볼 뿐이었다. 승현의 눈…. 참 예쁘다. 어제는 이 눈이 한 번도 떠지지 않은 채로 당신에게 입을 맞췄다. 지금도 충분히, 가깝다. 규민의 심장이 두근두근 뛰기 시작했다.
"……내, 내려가자."
"아?"
승현이 아직도 제 위에 있는 규민을 밀처내고 먼저 문고리를 잡고 방을 나섰다. 규민은 승현이 떠난 침대 위에서 엉거주춤한 자세로 그 모습을 쳐다보고만 있었다. 심장이 아직도 두근두근 빠르게 뛰어대고 있다. 분명히 이렇게나 좋아하는데. 아저씨는 내 마음 같은 거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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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엄마가 아니고, 규민의 친구입니다. 차은정양이라고... ^.^
첫댓글 ㅎㅎ잘보고갑니당~!
감사합니다 :)
잘봤어요~
감사합니다~*
흐음.......... 잼있어여!! 전에 쓰던 소설...ㅠㅠ 어찌된거에요ㅠㅠ
감사합니다 :) 전에 쓰던 소설은... 도저히 연령대가 내려가지 않아서 :( 농담이구... 그러게요ㅠ 아무래도 처음 써 봤던 분야라 결말이 힘들었던 점 고백합니다 ^_ㅠ
@현이세 그래두홧팅입니다!!!!!꼭곧써주시길바라면서이번소설도재미나게보께요~~
지금부터 열심히 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