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성 위장병(기능성 위장장애, functional GI disorder)은 검사 상 기질적 이상이 없는데도 자주 체함, 속쓰림, 소화불량, 변비, 설사 등의 증상이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약을 먹으면 일시적으로 호전되고 먹지 않으면 증상이 다시 생겨서 만성적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지속되는 병이다.
신경성 위장병의 종류는 신경성 위염, 기능성 소화불량,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있으며, 그 외에 위하수나 위십이지장 궤양, 역류성 식도염 등도 넓은 의미에서 신경성 위장병에 속한다.
신경성 위장병은 매우 흔한 질병이다. 우리나라의 어떤 역학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70%이상이 한 가지 이상의 소화기 증상(체하고 더부룩하고 쓰린)을 호소한다고 한다. 아마도 이글을 읽고 계신 분들의 많은 수가 이 질병을 가지고 있을 거다.
이 질환을 가진 많은 분들은 ‘신경성’이다 ‘아무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으면, 오히려 ‘혹시 암이 아닐까?’, ‘의사가 못 찾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며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한다. 그래서 검사 비용만 많이 들고 제대로 된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또 ‘신경성’에 대한 오해도 많다. “내가 무슨 정신과 환자냐?”, “나는 특별히 신경 쓰는 것도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 신경성이라는 말은 그냥 신경을 안 쓴다고 낫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의지나 의식과 상관없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예를 들면 신경을 안 써야지 하는 순간 그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신경성에 대한 제대로 된 치료가 필요한 것이다.
구역, 구토, 속쓰림과 복통, 배가 부른 듯 거북한 느낌, 명치 부위가 답답하고 막힌 느낌, 식욕부진, 소화불량, 급체 등의 증상이 흔히 나타난다. 특히 명치끝이 묵직하고 답답하다, 누르면 아프다는 경우가 많다. 위가 긴장이 되어 있다는 증거이다. 뇌가 긴장하면 위나 장도 긴장을 하게 되고 위장관 운동에 문제가 생겨 이런 증상이 생기는 것이다.
이런 신경성 위장병의 주된 원인은 스트레스이다. 스트레스는 위산분비를 촉진시켜 과도한 위산은 위벽을 손상시키고 위염을 일으키게 된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개인의 성격과 정서적 원인이 있다. 완벽하려고 하고 의존적인 사람, 불안도가 높은 사람, 감정표현을 적절히 못하는 사람, 급하고 경쟁적이고 분노를 많이 느끼는 사람한테도 잘 생긴다. 이런 경우 위장의 긴장도 높아지게 된다. 자극성 음식(맵고 짠 것), 과음, 과식, 흡연, 잡다한 약물, 커피, 콜라 등 잘못된 식습관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신경성 위장병의 진단은 우선 내시경, 초음파 등으로 기질적 이상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검사 상 이상이 없으면서 주증상이 대장과 관련되는 경우엔 과민성 대장증후군으로 진단하고, 주증상이 위장과 관련되는 경우엔 신경성 소화불량, 신경성 위염, 위하수 등으로 진단할 수 있다.
‘위속에 뇌가 있다.’라는 말이 있다. 그리고 이것은 대뇌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그래서 위속의 뇌와 대뇌를 모두 치료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한쪽만 치료해서는 효과가 적고 재발이 많다. 치료는 크게 스트레스 관리, 생활습관과 식이습관의 변화, 그리고 약물 치료가 있다. 명상이나 복식호흡 등을 통해 긴장을 줄이는 방법도 간단하지만 장기간 지속하면 큰 효과가 있다. 그러나 식후 바로 지나친 운동은 위장으로 가는 혈류가 줄기 때문에 좋지 않다. 적당한 운동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면역기능을 증가시켜주며 위장운동을 정상화 시켜준다. 과로나 지나친 운동은 절제하고 하루에 30분씩 일주일에 3번 이상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적절한 자기주장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나치게 감정을 억누르면 화가 쌓이고 홧병의 양상을 보이기도 하는데 소화에 좋지 않다. 신앙생활, 취미활동, 봉사활동과 같은 긍정적 생활태도를 통해 자신감과 자존감을 높이는 것이 치료에 좋다. 즐겁게 식사하고, 과식을 피하고, 섬유소(채소, 현미, 잡곡)를 많이 먹고, 과음은 피하고, 담배도 멀리하고, 인스턴트식품은 줄이고, 가능한 싱겁게 먹고, 고칼로리 음식과 동물성 지방은 줄여야 한다. 불안, 긴장, 우울을 줄이고 뇌기능의 향상을 위해 항불안제나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할머니 손은 약손’이라는 말이 있듯이 할머니 손처럼 사랑 받고 정서적으로 안정되면 위장이 좋아진다. 성도의 온전한 교제를 통하여 따뜻하고 부드러운 손길로 서로에게 관심과 애정을 전달하고 정서적 안정감을 가질 때 위장 운동의 정상화가 회복될 것이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