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고속철 2단계 사업 연장선…목포∼제주 연결에 17조 추산지역갈등 우려는 숙제…제주도와 협의없이 진행
전라남도가 목포와 제주를 잇는 해저터널 건설을 대선 공약에 반영시키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전남도는 최근 서울~제주 고속철도 건설을 위한 민간 추진위원회를 발족한 데 이어 국민 공감대 형성을 위한 토론회를 여는 등 사업 추진 의지를 적극적으로 밝혀왔다.
최근에는 서울대 산학협력단이 수행하는 ‘서울∼제주 고속철도 건설사업 타당성 조사 용역’을 결과를 토대로 목포∼제주 해저터널 건설을 대선 공약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목포∼제주 해저터널 사업은 목포∼해남 지상 66㎞, 해남∼완도 보길도 교량 28㎞, 해저터널 73㎞ 등 총 167㎞ 길이로 건설 기간 16년, 총 사업비 16조8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전남도는 지난 2010년 한국교통연구원이 수행한 타당성 조사 용역에서 나온 △제주도민 반대 △당일치기 관광지 전락 △경제적 타당성 부족 △해저터널 안전성 문제 △사업비 과다 소요 △공항과 중복투자 등의 부정적 평가들이 현재 여건이 바뀐 만큼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남도는 또 지난 2010년 국토교통부가 한국교통연구원에 의뢰한 타당성 용역 조사에서 오는 2026년이 돼야 제주도 관광객이 연간 135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으나 2015년에 이미 그 수치를 돌파하는 등 최근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0.84로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났던 비용편익분석(B/C) 결과도 이전보다는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시에 세계 최장의 해저터널을 건설해 국제적 위상을 정립하고 이에 따른 건설업 활성화로 국가 경제의 신성장동력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이에 전남도는 탄핵 정국으로 조기 대선이 가시화된 만큼 이달 중으로 서울∼제주 간 고속철도 건설 등이 담겨 있는 공약 건의안을 광주전남연구원과 함께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당초 오는 8월로 예정된 사업 타당성 조사용역 시기를 최대한 앞당길 방침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의 국익 창출과 경제가치를 고려해 투자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면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타당성 조사 용역을 곧 마무리해 대선공약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전남도가 추진하는 해저터널 건설사업이 제주도와 충분한 협의 없이 진행되고 있어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해저터널 건설이 대선공약에 반영될 경우 제주와 전남 간 지역갈등으로 비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전남도와 해저터널 건설과 관련해 논의를 진행한 적이 없다”면서 “현재는 제2공항 건설사업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