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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그룹 리더 세미나를 다녀왔다. 토요일 오전부터 오후까지 긴 시간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고 섬기는 모습에 도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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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건강은 소그룹 리더십의 건강과 직결된다. 교회는 어떤 사람도 쉽게 들어올 수 있어야 하지만 아무나 리더가 되어서는 안 된다. 훈련된 사람들이 리더십의 자리에 있을 때 교회는 더 건강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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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그룹은 단순히 성경공부 모임이 아니다. 소그룹은 유기체이다. 그 안에서 인격과 인격의 만남을 통해 양육이 일어나고 공동체가 세워진다. 오늘날 대부분의 교회 소그룹은 설교를 나누는 정도로 소그룹의 기능이 약화된 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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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현대인의 삶의 패턴 때문에 리더십을 훈련시키는 과정들이 줄어들고 그로인해 소그룹리더가 영혼을 양육하고 케어하는 것이 아니라 소그룹을 인도하는 정도의 호스트 또는 퍼실리테이터의 기능정도로 축소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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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그룹은 유기체라 한 사람의 인격이 자라는 것과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 소그룹이 태어나면 1)생성기를 거치고, 2)허니문기간으로 돌입한다. 처음 만나서 서로 소개하고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신선한 설레임이 있는 기간이다. 그리고 허니문 기간은 서로가 서로를 조금씩 알아가는 과정으로 모두 천사같고 좋은 사람들처럼만 보이는 신혼기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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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3) 갈등기를 경험하게 된다. 많은 소그룹은 이 갈등기를 거치면서 분위기가 아래로 떨어지거나, 소그룹에 나오지 않는등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때가 많다. 그래서 갈등기를 경험하지 않도록 소그룹의 기간을 짧게 조정해서 6개월 이내의 소그룹편성으로 다양한 사람과 교제하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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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 대형교회에서는 이렇게 짧게 기간을 정해서 갈등기를 경험하기 전에 서로 나누는 정도로 기간을 조정할 수 있지만 개척교회나 소형교회들은 숫자가 많지 않아서 이런 조정들이 어려워진다. 그래서 소그룹 안의 갈등들이 교회의 갈등이 되고 주로 목회자가 그 갈등을 해결하는데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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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모든 성장은 갈등을 통해 자라게 된다. 갈등기를 거쳐서 4) 성장기로 나아가는 소그룹이 진정한 인격적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소그룹 리더십의 인격이며 자질이다. 훈련된 리더십은 성경공부를 잘 인도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성을 통해 인격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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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공부 시간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엠티 장소를 구하다가, 점심 메뉴를 선택하다가, 다른 사소한 이야기가 불씨가 되어서 관계가 어려워질 때가 많다. 그러나 소그룹의 성장은 갈등을 통해 성장한다. 팀 켈러는 사람이 성장하는 것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 안에서 성장한다고 말했다. "은혜, 지혜, 그리고 성품이 성장하는 것은 수업과 강의, 대형 예배, 또는 고독을 통해 일어나지 않는다." (센터처치, p.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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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와 설교는 은혜와 변화의 씨앗이 심어지는 것이지 성품의 성장은 인격과 인격이 만나는 과정 안에서 이루어진다. 그래서 소그룹에서 중요한 것은 '소그룹 인도법'이 아니라 '소그룹 리더가 되기 까지 과정'이다. 소그룹 리더는 소그룹 안에서 성장해야 하고, 그 소그룹 안에서 목회자의 본을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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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훈련과 사역훈련이 2년이라는 긴 시간을 훈련하는 이유도 시간이 주는 힘 때문이다. 제자훈련을 하는 교회가 아니더라도 소그룹 리더십을 훈련하는 과정에 대해 좀 더 면밀한 고민이 필요하다. 소그룹의 핵심은 인격과 말씀과 성령님이다. 인격과 인격 사이에 하나님의 말씀이 흘러야 하고 그 속에 성령님께서 역사하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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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기를 거쳐 성숙기로 접어든 소그룹은 날개를 단 것처럼 깊은 변화가 일어난다. 그리고 마지막에 소그룹은 4) 쇠퇴기를 거친다. 한 사람이 태어나서 죽듯이, 소그룹도 탄생과 자람과 갈등과 성숙과 쇠퇴에 이른다. 쇠퇴기를 잘 보내지 못하는 소그룹은 자기들만의 리그를 만들어서 '여기가 좋사오니'라고 고백하는 변화산의 베드로처럼 될 위험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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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그룹의 쇠퇴기에는 리더십을 점점 조원들에게 이양해야 한다. 소그룹의 초기에는 리더가 리더십을 100을 가지고 있다면 소그룹이 진행되는 과정을 통해 조금씩 리더십을 이양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 소그룹의 쇠퇴기에는 다른 소그룹에 가서도 잘 적응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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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리더지만 쇠퇴기를 잘 보내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면 조원들이 다른 리더를 만나도 옛 리더만 찾는 경우가 많다. 제자훈련을 인도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사역훈련으로 간 성도들이 계속 제자훈련 때의 교역자만 찾는 경우도 있다. 결혼한 자녀가 부모를 떠나지 못한다면 자녀에게도 문제가 있지만, 부모에게도 떠나보내지 못한 책임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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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그룹은 단순한 모임이 아니다. 학교 동아리도 아니고, 동네 모임도 아니다. 흔히 유행하는 취미를 위해 보이는 기능성 모임도 아니다. 전인격적 삶의 변화를 위해 모인 유기체이다. 소그룹은 태어나고 자라고 성장하며 쇠퇴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 과정에서 어떤 리더십을 어떻게 발휘하느냐는 중요하다. 소그룹의 주기에 따라 리더는 각각 다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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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경험을 통해서 배우는 것이다. 소그룹 리더를 소그룹에서 양성한다는 것은 단순히 인도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인격적 전 과정을 함께 몸으로 배우는 것이다. 결국 교회 소그룹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교재도 프로그램도 아닌 소그룹 리더이다. 어떤 리더를 어떻게 길러내는가가 어떤 교재를 사용하느냐보다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