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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노재상(賤奴宰相)
비천한 종(노예) 신분에 재상이 되다는 뜻으로, 청렴결백한 관리와 겸손하고 유덕한 선비 솔직 담백한 성품에 비유한 말이다.
賤 : 천할 천(貝/8)
奴 : 종 노(女/2)
宰 : 재상 재(宀/7)
相 : 정승 상(目/4)
출 전 :
어우야담(於于野談)
중종실록(中宗實錄)
성호사설(星湖僿說)
반석평(潘碩枰)은 조선 중종(中宗) 때 문신이다. 그는 서얼(庶孼) 출신으로 신분의 제한을 뛰어넘어 형조 판서까지 이른다. 그리고 8도감사(八道監司)와 5도 병사(五道 兵使)까지 지냈으며, 6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본관은 광주이며 자는 공문(公文), 호는 송애(松厓)이고, 시호는 장절(壯節)이다. 흔히 '노비 출신 정승'으로 일컬어진다.
반석평(潘碩枰)은 본래 이 참판 댁 가노(家奴)였다. 비록 노비(奴婢)였지만 두뇌가 명석하고 배움에 대한 열정이 지극해서 상전의 아들 이오성이 글을 배울 때 밖에서 도둑공부를 했다.
한데 어느 날 이오성이 공부하던 '통감절요(通鑑節要)'를 훔쳐보다 이 참판에게 들켰다. 이 참판은 석평의 학문이 예사롭지 않음을 알고 노비문서를 불태워 면천(免賤)시킨 뒤 후손이 없는 친척집에 양자로 입적시켰다. 과연 석평은 기대에 걸맞게 과거(科擧)에 급제한 뒤 출세를 거듭하여 형조판서에 이르렀다.
한편 이 참판의 집안은 몰락을 거듭했다. 훗날 벼슬이 높이 되어 입궐하던 반석평은 길거리에서 거지꼴로 배회하던 옛 주인의 아들 이오성을 발견하고 집에 데려와 후히 대접하면서 그 동안 양반 행세한 사실을 사과했다.
며칠 뒤 반석평은 임금에게 나아가 자초지종을 자백하면서 나라를 속였으니 처벌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임금은 그를 기특하게 여겨 사면해 주고 이오성에게 사옹원 별제 자리를 내려 주었다.
또한 중종실록(中宗實錄)에 따르면, 석평은 천얼(賤孼) 출신으로 시골에 살았는데, 그가 학문에 뜻이 있음을 조모가 알고 천얼이라는 사실을 은폐하고 가문을 일으키고자 손자와 함께 서울로 와서 셋집에 살면서 길쌈과 바느질로 의식(衣食)을 이어가며 취학시켰다.
드디어 석평은 과거에 급제하여 중외의 관직을 거쳐 지위가 육경에 오르니, 사람들이 모두 그 조모를 현명하게 여겼다.
이후 반석평은 조정에서 여러 하급 관직을 맡다가 중종 8년(1513년) 수상한 움직임을 보이는 여진족의 실정을 탐문하는 임무를 맡아 북쪽 변경지대에 파견되었다.
반석평은 함경도로 가서 여진족의 사정을 탐망하고 돌아와 조정에 보고해 중종의 칭찬을 받는 등 실로 나라를 위해 많은 공적을 쌓았다.
그러나 남의 잘됨을 시기하던 대간은 중종 9년(1514년) 신분이 미천한 반석평이 예조 판서로 기용된 것에 반발해 파직시킬 것을 요구했다.
그들은 임금께 상소하길 "홍문관(弘文館) 자리는 그 인물을 볼 뿐만 아니라 반드시 그 문벌(門閥)도 보아야 합니다. 반석평(潘碩枰)은 문지(門地)가 미천하기 때문에 이미 서경(署經)하지 않았습니다. 어영준(魚泳濬)도 문지가 미천하나 전에 수찬(修撰)으로 있다가 수령으로 나갔으며, 다른 사람보다 더욱 근신해야 하는데, 감사(監司)가 계문(啓聞)하여 파면되기에 이르렀으니, 이제 다시 경연관(經筵官)으로 삼을 수는 없습니다. 모두 갈으소서."
하지만 중종은 그 말을 듣지 않고 반석평의 직위를 유지시켰다. 이는 조선 역사에 등장하는 몇 안 되는 인재등용의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중종은 반정(反正)으로 연산군(燕山君)을 폐위시키고 임금이 된 분이다. 당시는 반정 세력들이 막강한 권력을 행사할 때이다. 그러나 중종은 인재등용의 중요한 실천을 잊지 않았다.
"한 사람의 천재는 천 명을 먹여 살린다."
삼성그룹 전 회장인 이건희(李健熙)의 말이다. 그렇다 아직까지는 인간이 모든 것을 지배한다. 과학이 발달하고 문화가 융성해도 결국 기계를 작동하고 조작하는 것은 인간이다. 곧 과거나 지금이나 유능한 인재는 나라의 부흥에 절대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사기(史記), 세가(世家)에 다음과 같은 교훈을 볼 수 있다.
國之將興必有禎祥 君子用而小人退
나라가 장차 흥하려면 반드시 상서로운 조짐이 있고, 군자는 등용되고 소인은 퇴출된다.
國之將亡賢人隱亂臣貴
나라가 장차 망하려면 현자는 숨고, (나라를)어지럽히는 자는 귀(貴)하게 된다.
우리는 역사 속에서 인재 등용의 잘 잘못에 따라 수많은 왕조(王朝)들이 흥했다 멸망하는 사건들을 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첨단시대를 자부하는 현대인들의 인재등용은 어떠한가?
물어볼 필요도 없이 대부분이 자기에게 아첨하고 자기를 위해 헌신한 자만을 등용하는 세상이다. 특히 지연(地緣), 학연(學緣), 코드 등으로 얼룩진 인사가 만연하는 세상이다.
따라서 조선시대 반석평에 대한 인재등용 고사는 현시대(現時代)에 똑똑하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에게 충분이 교훈이 될 내용이다.
그러므로 다음의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지도자는 정말 나라 발전을 위해 올바른 인재등용을 해야 할 것이며. 또 국민들은 그런 사람을 지도자로 선택해야 할 것이다.
▶️ 賤(천할 천)은 ❶형성문자로 賎(천)의 본자(本字), 贱(천)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조개 패(貝; 돈, 재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작다의 뜻을 나타내는 글자 戔(잔, 천)으로 이루어졌다. 작은 조개, 화폐(貨幣) 가치가 적은 조개의 뜻이 전(轉)하여 싸다, 천하다의 뜻으로 쓰였다. ❷회의문자로 賤자는 '천하다'나 '경멸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賤자는 貝(조개 패)자와 戔(쌓일 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戔자는 여러 개의 창을 쌓아 놓은 모습을 그린 것으로 '쌓이다'나 '잔인하다', '적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賤자는 이렇게 '적다'라는 뜻을 가진 戔자에 貝자를 결합한 것으로 '돈이 적다'나 '값이 싸다'라는 뜻을 표현한 글자였다. 그러나 후에 사람에 비유하여 인간으로서의 가치가 매우 떨어진다는 의미에서 '천하다'나 '경멸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賤(천)은 ①천(賤)하다 ②천히 여기다 ③경멸(輕蔑)하다 ④경시(輕視)하다 ⑤업신여기다 ⑥비열(卑劣)하다 ⑦야비(野鄙)하다(성질이나 행동이 야하고 천하다) ⑧낮다 ⑨싸다 ⑩헐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귀할 귀(貴)이다. 용례로는 업신여기어서 푸대접 함을 천대(賤待), 천하고 가난함을 천빈(賤貧), 신분이 천한 여자 종을 천비(賤婢), 천한 일에 종사하는 백성을 천민(賤民), 업신여겨 봄이나 천하게 여김을 천시(賤視), 종이나 노는계집으로서 남의 첩이 된 여자를 천첩(賤妾), 천하게 일컬음을 천칭(賤稱), 아주 싼 값을 천가(賤價), 비천한 직업을 천직(賤職), 천한 몸이라는 뜻으로 자기를 낮추어 이르는 말을 천신(賤身), 자기 첩의 일컬음 또는 자기의 가족을 겸손하여 일컫는 말을 천솔(賤率), 천한 몸이 태어 났다는 뜻으로 자기의 생일을 낮추어 이르는 말을 천강(賤降), 천한 몸이 앓는 병이라는 뜻으로 자기의 병을 겸손하게 이르는 말을 천양(賤恙), 가난하고 천함을 빈천(貧賤), 부귀와 빈천 또는 귀한 사람과 천한 사람을 귀천(貴賤), 지체나 지위 등이 더할 나위 없이 천함 또는 너무 흔해서 귀한 것이 없음을 지천(至賤), 지체가 낮고 천함을 비천(卑賤), 하찮고 천함을 미천(微賤), 곡식이 많아서 값이 싸다는 말을 곡천(穀賤), 천민의 신분을 벗고 평민이 되거나 되게 함을 면천(免賤), 지위의 높고 낮음과 신분의 귀하고 천함을 이르는 말을 존비귀천(尊卑貴賤), 타고 난 재질이 변변치 못하고 신분이 천함을 이르는 말을 질루신천(質陋身賤), 고니를 귀히 여기고 닭을 천하게 여긴다는 뜻으로 먼 데 것을 귀하게 여기고 가까운 데 것을 천하게 여기는 것이 인지상정이라는 말을 귀곡천계(貴鵠賤鷄), 귀를 귀하게 여기고 눈을 천하게 여긴다는 뜻으로 먼 곳에 있는 것을 괜찮게 여기고 가까운 것을 나쁘게 여김을 이르는 말을 귀이천목(貴耳賤目), 내가 가난하고 천할 때 나를 친구로 대해 준 벗은 내가 부귀하게 된 뒤에도 언제까지나 잊어서는 안된다는 말을 빈천지교(貧賤之交), 신분이나 지위의 귀함과 천함과 높음과 낮음을 이르는 말을 귀천상하(貴賤上下), 자기 것은 천하게 여기고 남의 것은 높이 받듦을 이르는 말을 자천타배(自賤他拜) 등에 쓰인다.
▶️ 奴(종 노)는 ❶회의문자로 㚢(노)는 고자(古字)이다. 계집 녀(女; 여자)部와 又(우; 손; 일한다)으로 이루어졌다. 노동에 종사하는 여자의 뜻이, 나중에 널리 남에게 부림을 받는 천한 사람을 가리켜 특히 남자 종의 뜻이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奴자는 ‘종’이나 ‘노비’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奴자는 女(여자 여)자와 又(또 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又자는 ‘또’라는 뜻이 있지만, 본래는 사람의 손을 그린 것이다. 이렇게 손을 그린 又자에 女자가 결합한 奴자는 여자 노비를 부리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奴자는 ‘여자 노비’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하지만 지금은 단순히 ‘노비’를 뜻하거나 천한 신분을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그래서 奴(노)는 (1)어떤 명사에 붙어 몹시 부정적인 행동을 하는 놈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2)사내종의 뜻으로 공천(公賤)과 사천(私賤)을 아울러 이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종(사내종) ②놈 ③저, 자신을 낮추는 말 ④접미사 ⑤종으로 부리다 ⑥둔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종 복(僕), 종 례(隷)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여자 종 비(婢)이다. 용례로는 종이나 노비의 계집으로서 남의 첩이 된 사람을 노가(奴家), 종의 이름을 노명(奴名), 사내종을 노복(奴僕), 사내종과 계집종을 노비(奴婢), 여러 종들을 통틀어 일컫는 말을 노속(奴屬), 종 대하듯 멸시함을 노시(奴視), 종의 이름을 적은 장부를 노안(奴案), 하인처럼 굽실거리는 비굴한 얼굴을 노안(奴顔), 사용자의 마음대로 혹사 당하는 일 또는 노예로서 부림을 당하는 일을 노역(奴役), 자유를 구속 당하고 남에게 부림을 받는 사람을 노예(奴隸), 열등한 재주 또는 남자 종을 노재(奴才), 종이 낳은 어린아이를 업신여기어 이르던 말을 노추(奴雛), 노예처럼 천대하여 기름을 노축(奴畜), 자식들이나 놈들의 뜻으로 남을 얕잡는 말을 노배(奴輩), 주인이 종의 이름으로 소송을 제기하던 일을 노명소지(奴名所志), 사내종의 얼굴과 계집종의 무릎이란 뜻으로 사내종이 고개를 숙이고 계집종이 무릎을 끓듯이 남과 교제할 때 지나치게 굽실굽실하며 비굴한 태도로 일관함을 이르는 노안비슬(奴顔婢膝), 종과 상전의 나뉨이란 뜻으로 매우 거리가 멀어 바꿔 설 수 없는 대인 관계라는 노주지분(奴主之分) 등에 쓰인다.
▶️ 宰(재상 재)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갓머리(宀; 집, 집 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관장(管掌)하다의 뜻(司; 사)을 나타내기 위한 辛(신)으로 이루어졌다. 임금의 곁에서 요리(料理)나 그 밖의 허드렛일을 관장하는 사람의 뜻으로 주관하다의 뜻에서 전(轉)하여, 벼슬아치의 우두머리를 가리키게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宰자는 '재상'이나 '가신'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宰자는 宀(집 면)자와 辛(매울 신)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辛자는 노예의 몸에 문신을 새기던 도구를 그린 것이다. 그래서 辛자가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주로 '노예'와 관련된 뜻을 전달한다. 여기에 宀자가 결합한 宰자는 본래 노예들을 관리하던 '우두머리'를 뜻했었다. 노예들을 관리하는 업무를 수행하던 '관원(官員)'을 뜻했던 宰자는 후에 직책을 맡고 있다는 의미가 확대되면서 '벼슬아치'나 '재상', '가신'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宰(재)는 ①재상(宰相) ②가신(家臣) ③우두머리 ④벼슬아치, 관원(官員) ⑤주재자(主宰者) ⑥요리사(料理師) ⑦무덤, 분묘(墳墓) ⑧주관(主管)하다, 다스리다 ⑨도살(屠殺)하다 ⑩고기를 저미다(여러 개의 작은 조각으로 얇게 베어 내다), 썰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임금을 돕고 모든 관원을 지휘 감독하는 벼슬 자리에 있던 사람을 두루 이르던 말을 재상(宰相), 전권을 잡고 처리함을 재제(宰制), 짐승을 죽이어 잡음을 재살(宰殺), 소나 돼지 따위의 짐승을 도살함을 재도(宰屠), 재상의 지위를 이르는 말을 재로(宰路), 궁중에서 반찬을 만드는 일을 맡음을 재선(宰膳), 고을을 맡아 다스림을 재읍(宰邑), 무덤가에 심는 나무를 재목(宰木), 일을 주장하여 처리함을 재할(宰割), 주장하여 맡음 또는 그 사람을 주재(主宰), 서열이 둘째인 재상을 이재(二宰), 훈신과 재신 또는 공훈이 있는 재상을 훈재(勳宰), 정권을 잡은 재상을 집재(執宰), 수령을 달리 이르는 말을 수재(守宰), 수령의 집에 딸려 그 집안 일을 맡아 돌보는 사람을 가재(家宰), 권세 있는 재상을 권재(權宰), 나라의 재상을 국재(國宰), 평범한 재상을 범재(凡宰), 그 당시의 재상을 시재(時宰), 관아의 허가 없이 사사로이 짐승을 잡아 죽임을 사재(私宰), 이러하든 저러하든 모두 옳다고 함을 이르는 말을 삼가재상(三可宰相), 곁에 모시고 밥을 먹는 재상이라는 뜻으로 무위도식으로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무능한 대신을 비꼬아 이르는 말을 반식재상(伴食宰相), 머리가 검은 재상이라는 뜻으로 젊은 재상을 이르는 말을 흑두재상(黑頭宰相), 산중에 은거하면서 나라에 중대한 일이 있을 때만 나와 일을 보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산중재상(山中宰相), 정치에 참여하여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승려를 이르는 말을 흑의재상(黑衣宰相), 배 부를 때에는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그 맛을 모름을 일컫는 말을 포어팽재(飽飫烹宰) 등에 쓰인다.
▶️ 相(서로 상, 빌 양)은 ❶회의문자로 재목을 고르기 위해 나무(木)를 살펴본다는(目) 뜻이 합(合)하여 나무와 눈이 서로 마주본다는 데서 서로를 뜻한다. 나무에 올라 지세(地勢)를 멀리 넓게 보는 모습, 목표를 가만히 보다, 보고 정하는 일, 또 보는 상대, 상대의 모습 따위의 뜻으로도 쓴다. 지상에서 제일 눈에 잘 띄는 것은 나무이기 때문에 木과 目으로 합(合)하여 쓴다는 설도 있다. ❷회의문자로 相자는 '서로'나 '모양', '가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相자는 木(나무 목)자와 目(눈 목)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相자는 마치 나무를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그려졌다. 그래서 相자의 본래 의미도 '자세히 보다'나 '관찰하다'였다. 相자는 나에게 필요한 목재인지를 자세히 살펴본다는 의미에서 '자세히 보다'를 뜻했었지만, 후에 나무와 눈의 대치 관계에서 착안해 '서로'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相(상, 양)은 (1)얼굴의 생김새 (2)각 종류(種類)의 모양과 태도(態度) (3)그때그때 나타나는 얼굴의 모양새 (4)옛적 중국(中國)의 악기(樂器)의 한 가지. 흙으로 만들었는데 모양은 작은 북과 같음. 손에 들고 장단(長短)을 맞추어 두드림 (5)물리적(物理的), 화학적(化學的)으로 균질(均質)한 물질의 부분, 또는 그리한 상태. 기상(氣相), 액상(液相), 고상(固相)의 세 가지가 있음 (6)명사(名詞) 뒤에 붙어서 그 직위(職位)가 각료(閣僚)임을 나타내는 말 (7)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서로 ②바탕 ③도움, 보조자(補助者) ④시중드는 사람, 접대원(接待員) ⑤담당자(擔當者) ⑥정승(政丞) ⑦모양, 형상 ⑧방아타령 ⑨악기(樂器)의 이름 ⑩자세히 보다 ⑪돕다 ⑫다스리다 ⑬가리다, 고르다 ⑭따르다 ⑮이끌다 ⑯점치다 ⑰생각하다 그리고 ⓐ빌다, 기원하다(양) ⓑ푸닥거리하다(양)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서로 호(互)이다. 용례로는 서로 서로를 상호(相互), 서로 도움을 상조(相助), 두 가지 이상의 요소가 서로 효과를 더하는 일을 상승(相乘), 서로 어울림이나 상호 간에 교제함을 상고(相交), 서로 짝짐이나 서로 함께 함을 상반(相伴), 서로 반대됨 또는 서로 어긋남을 상반(相反), 서로 믿음이나 서로 신용함을 상신(相信), 두 가지 일이 공교롭게 마주침을 상치(相値), 서로 같음을 상동(相同), 서로 고르게 어울림이나 서로 조화됨을 상화(相和), 남녀가 불의의 사통을 함을 상간(相姦), 서로 마주 보고 있음이나 마주 겨룸 또는 그 대상을 상대(相對), 생김새나 모습을 양상(樣相), 잘 알려지지 않거나 잘못 알려지거나 감추어진 사물의 참된 내용이나 사실을 진상(眞相), 어떤 사물이 다른 사물과의 관계 속에서 가지는 위치나 양상을 위상(位相), 실제의 모양을 실상(實相), 사람의 얼굴의 생김새를 인상(人相), 겉에 드러나는 추한 몰골을 흉상(凶相), 서로서로 도움을 일컫는 말을 상부상조(相扶相助), 서로 돕는 일을 일컫는 말을 상호부조(相互扶助), 서로 사랑하고 서로 도움을 일컫는 말을 상애상조(相愛相助), 사랑하는 남녀가 서로 그리워해 잊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상사불망(相思不忘), 뛰어난 선비도 지나치게 가난하면 세상이 알아주지 않아서 활동할 길이 열리기 어렵다는 말을 상사실지빈(相事失之貧), 서로 바라보이는 가까운 곳을 이르는 말을 상망지지(相望之地), 남녀가 서로 그리워하면서도 만나보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상사불견(相思不見), 오직 생각하고 그리워함을 일컫는 말을 상사일념(相思一念), 서로 사랑하는 도리를 일컫는 말을 상애지도(相愛之道), 금金 수水 목木 화火 토土의 오행이 상생하는 이치를 일컫는 말을 상생지리(相生之理), 윗물이 흐리면 아랫물도 맑지 않다는 뜻으로 윗사람이 옳지 않으면 아랫사람도 이를 본받아서 행실이 옳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상즉불리(相卽不離), 서로 욕하고 싸움을 일컫는 말을 상욕상투(相辱相鬪), 서로 높이고 중하게 여김을 일컫는 말을 상호존중(相互尊重), 눈을 비비고 다시 보며 상대를 대한다는 뜻으로 다른 사람의 학식이나 업적이 크게 진보한 것을 이르는 말을 괄목상대(刮目相對), 간과 쓸개를 내놓고 서로에게 내보인다는 뜻으로 서로 마음을 터놓고 친밀히 사귐을 일컫는 말을 간담상조(肝膽相照), 같은 병자끼리 가엾게 여긴다는 뜻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끼리 서로 불쌍히 여겨 동정하고 서로 도움을 일컫는 말을 동병상련(同病相憐),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한다는 뜻으로 묵묵한 가운데 서로 마음이 통함을 일컫는 말을 심심상인(心心相印), 부자나 형제 또는 같은 민족 간에 서로 싸움을 일컫는 말을 골육상잔(骨肉相殘), 사물은 같은 무리끼리 따르고 같은 사람은 서로 찾아 모인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유유상종(類類相從), 수레 덮개를 서로 바라본다는 뜻으로 앞뒤의 차가 서로 잇달아 왕래가 그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관개상망(冠蓋相望), 생각이나 성질이나 처지 등이 어느 면에서 한 가지로 서로 통함이나 서로 비슷함을 일컫는 말을 일맥상통(一脈相通)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