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서 '소프트웨어 기술자 신고제'를 만들었다고 한다.
개발자 입장에서 좋게 생각하면 소프트웨어 기술자.
흔히들 개발자라고 통칭되는 부류의 사람들의 경력을 나라에서 보장해주고
인정해주겠다고 하는 제도이다.
언듯 듣기에는 이 제도가 천대받는 개발자들의 경력을 공식적으로 나라에서
인정해주게 되어 경력 뻥튀기 현상을 막아주고 제대로된 경력자들이
자신의 능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제도인듯 보이나 살짝만 더 들춰보면
그것은 꼭 그렇지만도 않은 제도가 되어 버린다.
본인은 경력이 만 7년이 된 개발자 이다. 하지만 자격증은 단 한개도
구비하고 있지 않다. 처음도 그랬지만 지금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몸담고 있는 업종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한민국 소프트웨어 기술자에게
있어 국가 공인 자격증이라는 것은 일종의 계륵이라 생각된다.
가끔 뉴스에서 10개 이상의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이 현명하고 잘난 사람인듯
포장? 되어 나올때가 있다.
필자는 그런 준비된?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싶다.
"그중에 정말 자격증만큼 할 줄 아는게 몇개나 되십니까?"
문제집 몇개 풀고 인터넷에 공개된 족보 좀 보고 시험장에 간다.
문제를 푼다. 합격을 하고 자격증을 받는다.
그리고는 수집품이 되어 버린다. 그런 자격증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본인이 모 프로젝트를 할때 자격증 하나가 없어서 개발능력 평가시 능력?과는
관계 없이 경력부분이 평가 절하 되어야 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해당 일을 지금까지 하고 있고 해당 기술에 대한 검증의
기본 시스템이기 때문에 불만을 갖지 않았고 '남들 딸때 하나쯤 따 놓을것을
그랬다.'는 생각을 하는 정도에 그쳤다.
나라에서 이번 소프트웨어 기술자 신고제도를 만들면서 국가 공인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과 없는 사람들을 수치적으로 그들의 시간과 노력을 줄이거나
늘리려 한다.
물론 그 의견에 완전히 반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공인 자격증'이 그들이
주장하는 그 경력?만큼의 값어치를 하는가에 대해서는 상당히 부정적이다.
자격증이 있고 없고의 차이를 명확히 하려면 실제로 그 자격증을
가진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가 있어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대학을 졸업하면서 하나씩 따 놓는 기사 자격증.
글쎄... 실제로 기사 자격증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실력은 구분 할 수 없다.
왜냐? 대부분이 있으나 없으나 실력은 똑같다.
그렇다면 자격증에서 찾아야 하는 의미는 도대체 어떤것일까?
그냥 '이 사람은 이것을 할 정도의 기초 지식이 있다?' 정도일까?
그렇다면 대학에서 받은 졸업장은 무엇인가?
자격증에 대한 실효성 검증과 자격 유지에 대한 검증이 확실히
이루어 지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에서 발행되는 '국가 공인 자격증'은
지금처럼 그냥 시간 많은 사람들의 수집품이 되어 버릴 것이다.
몇년전 본인이 소프트웨어 중견회사인 모회사에 입사 할때 경력의 1년을
인정받지 못했다. 당시 인사담당관은 필자에게 "본사와 비교를 했을때
큰 업체인가? 작은 없체인가? 에 따라서 경력을 더 인정해주거나 인정 안한다."
라는 개짓는 소리를 했다.
그래서 작은 벤처기업에서 흘린 내 1년치의 피와 땀이 없는샘이 되어 버렸다.
얼마전 삽질 MB가 눈을 낮춰 중소기업에서 일하다가 경력을 쌓아 대기업으로
어쩌고 어쩌고... 현실 모르고 지꺼리는 소리가 한두번이 아니라 그냥
흘려 들으려 했지만 중소기업에서 일을 하고 있는 본인에게는 큰 상처가 되었다.
많은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 개발자들의 근무조건은 너무나 열악하다.
그들 사이에서는 밤을 새우지 않는다?
야근을 하지 않는다? 그런것은 큰 사치쯤으로 여겨진다.
그들이 게을러서 그런것일까? 글쎄... 많은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 개발자들의
업무량을 보면 그런 이야기가 쏙 들어갈 것이다.
특히 소규모 업체의 개발자들은 대부분 멀티 플레이어다.
그들은 영업도 하고 개발도 하고 고객상담과 심지어 급할때는 포토샵을
열어 디자인도 한다.
그들은 아침에 출근해서 회의에 참석하고 회의 후에 업체 미팅을 위해
영업사원과 함께 기술영업을 나가거나 걸려오는 고객의 상담 전화를 받고
고객 대응을 한다.
그들은 그렇게 바쁘게 법정 근무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그들은 퇴근을 할 수 없다.
그들은 그들의 본업인 개발이 남아 있다. 개발자들은 집에 가지 못하고
저녁을 먹고 컵라면을 하나 사들고 들어와
10원도 보상받지 못하는 야근을 하며 남은 일을 마무리 한다.
그들이 야근을 밥먹듯이 하는데는 그런 속사정이 있다.
그런 속 사정에도 그들의 월급은 상당히 초라하다.
정부는 이런 개발자들의 속 사정을 전혀 모른다. 공무원 조직이 이런
속 사정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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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기술자 신고제'??? 고양이 개껌씹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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