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하는 아들, 딸들아
언젠가 우리가 늙어 약하고 지저
분해 지거든 인내를 가지고 이해
를 해다오.
늙어서 음식을 흘리면서 먹거나 옷을 더럽히고, 옷도 잘 입지 못
하게 되면 네가 어렸을 적 먹이고 입혔던 그 시간들을 떠올리면서 미안하지만 참고 받아다오.
늙어서 말을 할 때, 했던 말을 하
고 또 하더라도 말하는 중간에 자
르지 말고 끝까지 들어주면 좋겠
다.
네가 어렸을 때 좋아하고 듣고 싶
어 했던 이야기를 네가 잠이 들 때까지 셀 수 없이 되풀이하면서 들려주지 않았니?
훗날에 혹시 목욕하는 것을 싫어
하면 너무 부끄럽게 하거나 타박
하지는 말아다오.
수없이 핑계를 대면서 목욕을 하
지 않으려고 도망치던 너를 목욕 시키려고 따라다니던 모습을 기
억해 보아라.
혹시 새로 나온 기술을 잘 모르면 그 방법을 자상하게 가르쳐다오.
우리는 네가 얼마나 많은 것을 가
르쳐 주었는지 아니?
상하지 않은 음식을 먹는 법, 옷
을 입는 법, 힘들 때 이겨내는 방
법 등...
점점 기억력이 약해져 무언가를 자주 잊어버리거나 말이 막혀 대
화가 잘 안될 때면 성급해 하지 말고 기억하는데 필요한 시간을 좀 내어주지 않겠니?
그래도 혹시 기억을 못해도 너무 나무라지는 말아다오.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우리
가 너와 함께 있다는 것이고, 말
을 들어주는 네가 있다는 것이 중
요하기 때문이란다.
또 음식 먹기를 싫어하거든 억지
로 먹이려고 하지 말아다오.
언제 먹어야 하는지 혹은 먹지 말
아야 하는 지는 잘 알고 있단다.
다리가 힘이 없고 쇠약하여 잘 걷
지 못하게 되거든 걷는 것이 위험
하지 않게 도와다오.
네가 뒤뚱거리며 처음 걸음마를 배울 때 우리가 한 것처럼 네 손
을 빌려다오.
그리고 언젠가 우리가 더 이상 살
고 싶지 않다고 말을 하면 우리에
게 화내지 말아다오.
너도 언젠간 우리를 이해하게 될 거다.
노인이 된 우리의 나이는 그냥 단
순히 살아온 것이 아니라 우리는 사는 것이 투쟁이었고, 사느냐 죽
느냐며 사선을 많이도 넘어 왔단
다.
비록 우리가 너를 키우면서 많은 실수를 했어도 우리는 부모로써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것들과 부
모로써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삶을 너에게 보여주려고 뼈를 깎
으며 이 한 몸 바쳐 최선을 다 했
단다.
내 사랑하는 아들, 딸들아...
너희가 어디에 있든지, 무엇을 하
든지, 너를 사랑한다.
너의 모든 것을 사랑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