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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
KBL, NBA를 가리지 않고 농구를 사랑하고
언젠가는 농구기자가 되기를 꿈꾸는 촬스 입니다.
몇 년 동안 알럽에서 눈팅만을 주로 하며 지냈는데, 올해부터는 글도 좀 많이 남겨보고자 합니다.
생각을 머릿속에 담아만 두는 것보단 직접 글로 풀어내는 연습을 행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 같아서요.
어쨌거나 오늘은 요즘 한참 주가를 올리면서 사기팀이라는 칭호까지 얻고 있는 KCC 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봤습니다.
글이 조금 긴 편이고 평어체를 사용했지만 끝까지 읽어보시고 서로 간의 생각들을 건전하게 토론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사진의 출처는 KCC EGIS 홈페이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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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워진 선두권 경쟁, KCC의 올 시즌 행보.
프로농구의 열기가 어느덧 5라운드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전력의 양극화로 인하여 6강 싸움이 사실상 어느 해 보다 일찍 가려져
버린 탓인지 긴장감이 다소 떨어진 상태에서 순위경쟁이 펼쳐지고 있지만, 내심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모비스, KCC, KT 세 팀의
정규시즌 우승 및 4강 직행을 놓고 겨루는 각축전은 또 다른 의미에서의 뜨거운 관심사라 할 수 있다.
세 팀 가운데 최근 가장 페이스가 좋은 팀은 역시 KCC라고 봐도 무
방하다. 시즌 초반, 기존의 탄탄한 전력에 전태풍이라는 특급 선수까지
합류하면서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가드 포지션에 숨통을 튼 KCC는 사
실상 우승 0순위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가 무색할 정도로 KCC의 초반 페이스는 그리 썩
좋지 못했다. 용병 선수 맥 턱은 중국 리그에서의 무리한 출전 시간으
로 인해 무릎 연골이 손상되었고, 결국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에 짐을
싸야만 했다. 하승진 역시 부상으로 인해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고,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전태풍 역시 기존 선수들과의 호흡 문제를 놓고
적응이 원활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설상가상으로 시즌 초반까
지 강병현과 추승균, 마이카 브랜드는 극심한 슬럼프에 시달리며 저조
한 야투 성공률을 기록, 팬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결국 시범경기 2
연패와 더불어, 정규시즌 초반 1승 3패를 기록하는 극도의 부진을 보였
다.
그러던 KCC가 달라졌다. 하승진의 폼이 정상궤도로 올라오면서 차곡차곡 승리를 더해갔다. 하승진은 어느 순간 리그에서 가장 막
강한 더블-더블러가 되어있었고, 맥 턱을 대체하여 모험을 걸고 영입한 아이반 존슨은 KCC에서 일정 수준의 프리롤을 부여받으면
서 상대적으로 부진한 브랜드의 공백을 효과적으로 채워주었다. 강병현 역시 심리치료를 통한 자신감의 강화로 슛의 안정감을 찾아
나갔고, 전태풍 역시 안정적으로 팀에 녹아들기 시작했다. 신명호와 이중원의 군입대로 인한 백업의 부재는 임재현과 이동준이 메워
주면서 KCC는 5승4패로 시작한 1라운드 이후, 매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야금야금 승수를 늘려나가며 우승후보다운 저력을 발휘했
다.
◎ 트레이드 - 배드보이즈의 결성??
이런 KCC의 비상에 날개가 달린 사건이 발생했다. 바로 삼성과의 ‘브랜드-레더 맞트
레이드’ 사건이다. 레더는 이승준과의 시너지 효과가 예상과는 달리 미비했고, 팀원들
과의 불화설에 시달리기도 했으며, 예전 시즌에 비해 그 위력이 반감되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여러 팀과의 트레이드 블록에 오르내렸다. 하지만 상위권 팀들의 경우 각 팀에
우수한 용병을 하나씩은 보유한 상태에서 올해까지만 보유할 수 있는 레더와의 1:1 용
병트레이드는 다소 모험에 가까웠고, ‘백업용병+@(국내선수) <=> 레더’ 딜의 경우
+@조건에서 타 팀과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지 않으면서 결국 팬들조차 예상하지
못했던 브랜드와의 1:1 트레이드가 난데없이 성립된 것이다.
브랜드의 경우 작년시즌까지 하승진과의 하이-로우에서 빛을 발했고, 신장에 비해 우수한 기동력, 정확한 중거리 슛 능력, 탁월한
피딩과 꾸준함, 친화력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브노예’ 라는 애칭까지 얻을 정도로 KCC의 궂은일을 도맡아왔다. 하지만 신장에
비해 떨어지는 체중과 파워로 인하여 골밑 장악력에는 의문부호가 뒤따랐던 것이 사실이고, 실제로 용병 1인제가 도입되면서 하승진
이 쉬는 사이 홀로 골밑을 지킬 때에는 불안한 모습을 자주 노출하였다. 하지만 레더의 경우 4-5번을 오갈 수 있는 스피드와 슛 거리,
힘과 기술까지 겸비하고 있어 하승진과의 동시 투입 시 주어진 역할을 상보적으로 가져갈 수 있음은 물론이거니와 하승진의 체력을
비축할 때에도 홀로 골밑을 맡길 수 있을만한 장악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활용 폭이 더욱 다양하다. 더군다나 레더는 이미 전태
풍과의 2:2픽앤롤에서 찰떡궁합을 과시하고 있으며, 팀의 에이스로써의 부담감을 털어내고 출전시간 관리를 받을 수 있는 환경에 놓
였다는 점, 새로운 동기를 부여받았다는 측면 등에서 단순 스탯 그 이상의 가치를 증명할 것으로 여겨진다.
◎파훼법은 없는가?
이런 KCC를 두고 벌써부터 각 팀 감독들과 팬들은 볼멘소리를 내고
있으며, 언론 역시 ‘20연승’ 이라는 가능성에 대해 벌써부터 조명해나
갈 정도로 리그 파토화 현상에 대한 지적이 끊임없이 나타나고 있다.
기세로만 본다면 조만간 2000년대 초반을 주름잡았던 NBA의 LA
Lakers와 같이 타 팀 팬들이 'Beat KCC'를 외치고, 타 팀 감독들은
‘Hack-A-HA’ 작전을 집요하게 구사할 것이라는 말이 결코 우스갯소리
로만 끝나지는 않을 것 같다.
역대 우승팀들과의 전력 비교 가운데에서도 현재의 KCC는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역대 최강의 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필자
의 경우 개인적으로 자유계약용병의 레벨이라든지 용병 2인 출전에 관한 제도의 차이점 등을 근거로 KCC가 역대 최강의 팀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적어도 그 당시 기준, 리그 내 임팩트 측면에서는 역대 최강이 될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13경기 12
승 1패와 같은 페이스가 계속 이어진다면 동부가 보유하고 있는 역대 최다인 40승 돌파까지도 넘볼 수 있지 않을까 예상된다.
그렇다면 정말로 향후 KCC의 상승세에 제동을 걸 팀은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결국 3년이 지나 전태풍이 다른 팀으로 이적되고,
하승진이 NBA에 재도전하거나, 혹은 그 이전에 팀 샐러리 초과로 인해 KCC스스로가 기존의 멤버를 해체하지 않는 이상 농구계의
삼성화재와 같은 왕좌를 구축하여 ‘뻔해서 재미없는’ 그런 프로농구계를 만들게 될까?
필자의 생각에 꼭 그렇지만도 않다고 본다. 우선 현재의 KCC가 가장 무서운 건 최근의 엄청난 상승모드의 분위기와 그로 인한 자
신감의 문제이지 하나하나 뜯어보면 공략 못할 난공불락의 요새는 아니라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KCC 선수들의 경기력이 상당히 들쑥날쑥하다는 단점이 있다. 현재로써 하승진을 제외하면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는 선
수가 의외로 부족하다. 전태풍과 강병현의 경우 상당한 폭발력이 있지만 흐름을 타는 선수들이다보니 기복 또한 존재한다. 추승균
역시 몸 상태가 예전과 같을 수는 없을 나이이고, 잔부상이 뒤따르면서 ‘소리 없이 강한 남자’의 면모를 온전히 보여주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아이반 존슨과 레더의 경우 경기 기록으로 보면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이 두 용병은 감정의 기복이 워낙 심해
어떤 돌발 변수를 만들어 낼지 알 수 없다. 요즘 꾸준한 더블-더블을 기록하고 있는 하승진 마저도 자유투의 기복은 여전히 워낙 심
한 편이라서 중요한 승부처에 돌입했을 경우 상대팀들의 집중 공략대상이 될 수 있다. 어떤 선수이든지간에 조금씩의 기복은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지만 가끔 압도적인 스코어 차이를 벌려놨다가도 순식간에 따라잡히는 모습을 보이는 등 들쑥날쑥한 모습은 플레
이오프와 같은 단기전에서는 자칫 큰 화로 이어질 수 있다.
다음은 3번 주전 자리와 하승진의 백업의 문제를 약점으로 꼽을 수 있다. 갈수록 리
그 내에서 스몰포워드 평균 신장은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추승균의 경우 190cm의
키로 현재 각 팀 주전 3번들 가운데에서는 단신에 속하는데, 상대가 바로 이 점을 파
고들어 재미를 본 경우가 많다. KT의 포워드 라인(박상오, 김영환, 김도수)이나 동부
의 윤호영 등이 추승균을 상대로 포스트업 하여 재미를 본 경우이고, 문태영의 경우에
도 vs KCC전에서 유난히 고득점을 올리고 있는 등 3번자리의 보강이 시급한 실정이
다. 설상가상으로 추승균의 백업마저도 여의치 않아 전태풍-임재현-강병현의 3가드
를 통해 신장이 큰 강병현이 3번 수비를 맡는 경우까지도 존재한다.
하승진의 백업문제도 상대팀으로서는 잘 파고들 필요가 있다. 용병 1인제를 통해
KCC는 상당한 수혜를 입고 있는 편이지만 1인제이기 때문에 용병 두 명이 동시에 들
어오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로 KCC에도 적용되는 사실이다. 이 말은 곧, 예전과 같
이 하승진이 쉬는 틈에 용병을 2명 가동할 수가 없어서 하승진에게도 국내 백업 선수
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전제를 담고 있다. 하승진이 40분을 풀로 뛸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하승진의 백업으로는 사실상 강은식이 고작이다. 그런데 최성근은 물론이거니와, 강은식 조차도 현재 본인의 롤을
100% 수행해주고 있지 못하다. 가끔 뜬금 3점이 들어가는 경우도 있고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이 돋보일 때도 있으나 국내의 다른 4
번 선수를 상대로도 파울만으로 일관하다가 다시 하승진과 교체되는 경우가 허다할 정도로 존재감은 극히 미약하다. 때문에 타 팀들
은 하승진을 상대로 파울트러블을 유도하는 것도 좋고, 강은식이 투입되었을 때 그 쪽으로 집중적인 볼 투입을 하여 강은식에게 파
울을 양산, 결국 하승진이 오래 쉬지 못하도록 유도하는 작전이 필요하다. KT의 전창진 감독의 경우 실제로 하승진과 딕슨을 직접
매치업 시키지 않고 제공권을 내주는 대신에 유기적인 공의 움직임을 통해 외곽에서의 찬스를 노렸고, 하승진이 빠진 틈을 타 골밑
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변칙적인 경기 운영으로 승리를 거둔 바 있다. KCC에 맞불을 놓기보다 버릴 건 버리되 자신들이 압도할 수
있는 다른 장점을 극대화한 전략이 통한 것이다.
어쨌거나 결국 이러한 3번자리의 약화문제 또는 하승진의 백업자리문제의 경우 플레이오프에서 결국 만나게 될 팀들과의 대결에서
두드러지게 드러나고 있다는 단점이라는 점에서 보완책이 필요할 것이다.
◎ 결국엔 분위기야~
단테 열풍을 기억하는가? 지금까지와는 급이 다른 이 용병의 등장으
로 인하여 당시 SBS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 했고, 당대 최강전력을
자랑하던 TG의 왓킨스-김주성 라인업을 어린이 다루듯 가지고 놀며
15연승을 세울 때까지만 하더라도 누가 그들을 제어할 수 있을 거라 생
각했을까. 하지만 소위 ‘너무’ 잘 나가던 그들이 LG라는 당시 최약체
팀에 의해 처음으로 연승제동이 끊기고 패배라는 것을 맛보게 된 후,
익숙하지 않은 분위기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에는 플레이오프에서 KCC에게 일격을 당하지 않았던가.
운동선수들에게 팀 연승 기록 이라든지 개인 기록에 지나치게 연연하지 않기를 주문하는 것 역시 중간에 기록 달성을 실패했을 때
생기는 허탈감이 생각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내적인 ‘능력’의 문제보다 외적인 ‘분위기’라는 부분이 승부에 더 큰 영향을 발휘하는
경우도 더러 존재한다.
따라서 SBS vs LG의 사례처럼 현재 하위권에 쳐져있는 팀이라 할지라도 언제든지 KCC의 발목을 낚아채면서 상승세를 주춤하게
만드는 사소한 계기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허재 감독이 하위 팀과의 일전이 더 신경 쓰인다고 말하는 것도 그러한 맥락이 아닐까
생각된다. 어쨌거나 KCC의 독주를 허락 할 만큼 모비스와 KT가 호락호락한 팀도 아니다. 동부와 LG역시 플레이오프에서 상위권 팀
들에게 업셋을 일으켜낼 만한 저력이 충분한 팀이다.
쓰다 보니 글이 길어졌다. KCC가 가지고 있는 2% 부족한 부분과 그에 대한 타 팀들의 적극적인 공략으로 인하여 리그가 보다 결과
를 예측하기 어려운 각본 없는 드라마의 장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글을 써내려갔다. 물론 필자가 언급한 KCC의 약점들이 이론
적인 부분에 지나지 않고, 다른 팀들이 이를 몰라서 공략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아니지만 마냥 손가락 빨면서 독주를 지켜보다가 투
덜대기 보다는 끝까지 맞서 싸우는 멋진 명승부를 연출하여 매 경기 손에 땀을 쥐게 해줬으면 좋겠다.
[ 재키 존스의 가세로 꼴지권에서 단숨에 3위까지 치고 올라갔지만 플레이오프에서 결국 SK의 석주일에게 3점포를 얻어맞고 4강에서 2-3으로 무릎을 꿇었던 01-02년도의 KCC. ]
[조성원의 마지막 투혼과 크레이지 워드의 활약으로 25점여차를 뒤집고 승리하기도 했지만 결국 김주성-왓킨스 트윈타워에 무릎꿇어야만 했던 04-05년의 KCC. ]
결국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위의 두 시즌이 KCC의 우승시절 보다 필자에게 더 깊은 추억으로 자리매김 한 데에는,
첫댓글 우와~ 정말 멋진기사네요~^^ 꼭 기자 되세요~~
정말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웬만한 기사보다 훨씬 좋네요. 잘 읽었습니다.
잘봤습니다. 사소한 태클 하나 걸자면, 파헤법이 아니라 파훼법, 파해법 둘중에 하나를 써야 할겁니다. (둘다 맞는 단어로 알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수정하겠습니다. ^^
간만에 좋은 글이네요 ㅎㅎ
잘 읽었습니다.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진짜 요즘 농구 기사들 보면 선수이름틀리고.. 경기를 안보고 쓰는거 같은데.. 진짜 농구를 좋아하는 분이 기자가 됬으면 좋겠군요.. 농구팬으로서 농구기사에 삑사리 나면 상당히 기분나쁘더라구요.. 게다가 요즘들어 심한거 같더라구요.. 인기가 떨어져서 그런가..
와 멋진 글 잘 봤습니다. 확실히 연승행진이 끊기면 그담에 당황하고 팀케미스트리가 흐트러 지는 경우가 종종 있죠.. 보약삼아 한두번 정규리그에서 지는게 나을수도 있습니다.
당장 기자 하셔도 손색이 없으실듯^^ ㅋ 잘 읽었습니다 ㅋ
전 글 읽고나서 당연히 전문기자가 쓴 기사인줄 알고 해당기사 링크없으면 규정위반입니다라고 댓글 남길려다 직접 쓰셨다는걸 알고 기사의 뛰어난 수준에 정말 놀랬네요 ㅎㅎ
정말 잘 쓰셨고 저도 분위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플옵에서는 당연히 KCC가 유리하겠지만 이 역시 분위기를 가져오는 팀에 의해 업셋이 될 수도 있겠죠. 그런데 맥턱이 한 경기도 뛰지 않고 퇴출되었었나요? 2-3경기 뛰었던 거 같은데 말이죠.
제 기억에는 맥턱 일본경기랑 시범경기는 뛰고 정규리그직전에퇴출당한걸로기억나네요.
간만에 좋은글읽고갑니다 투고료받고 웹상에기재해도좋을정도네요
근데 레더가 오기 전에도 쩔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