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처음의 모습으로 돌아옵니다

봄은 처음의 모습으로 돌아옵니다 / 도종환 그래서 봄에는 모든 것들이 제 모습으로 돌아옵니다. 못가의 풀들은 죽었다 봄이 되면 다시 살아나는 게 아닙니다. 자세히 보세요. 그 풀들은 누렇게 시들어 몸을 땅바닥에 바짝 붙인 채 겨울을 보낸 뒤 봄이면 다시 맨 아래쪽부터 서서히 푸른빛을 끌어올려 제 모습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이미 모든 풀들이 다 푸르러 진 뒤에 그 풀을 보는 사람들은 그걸 알지 못합니다. 아직 겨울이 다 가지 않았을 때부터 봄이 들녘에 완연해 질 때까지 풀의 모습을 지켜 본 사람은 그걸 볼 수 있습니다. 아래쪽부터 푸른 물을 끌어올리며 조금씩 몸을 바꾸어 가는 풀의 모습을. 줄기의 삼분의 일 쯤은 푸른빛으로 바꾸고 윗부분은 아직 누런빛이 남아 있는 풀들을 본 사람은 풀이 어떻게 다시 제 모습으로 돌아오는가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봄은 그렇게 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계절입니다. 나무는 나무대로, 꽃은 꽃대로, 풀은 풀대로 제 모습을 찾는 계절입니다. 일찍이 김광섭 선생은 「봄」이라는 시에서 이렇게 이야기 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봄은 사랑의 계절 모든 거리(距離)가 풀리면서 멀리 간 것이 다 돌아온다. 서운하게 갈라진 것까지도 돌아온다. 모든 처음이 그 근원에서 돌아선다. 나무는 나무로 꽃은 꽃으로 버들강아지는 버들가지로 사람은 사람에게로 산은 산으로 죽은 것과 산 것이 서로 돌아서서 그 근원에서 상견례를 이룬다. --- 김광섭 「봄」중에서 "모든 처음이 그 근원에서 돌아"서는 계절. 그게 봄이라고 김광섭 선생은 노래했습니다. 모든 사물이 자기의 근원을 생각하고 그 근원을 향해 제 모습으로 돌아오는 계절이 봄이라는 것입니다. 나무는 나무 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오고 꽃은 꽃의 모양으로 돌아오고 산은 산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계절인 것입니다. 죽은 것과 산 것이 그 근원에서 서로 상견례를 이루는 계절이라고도 하였습니다. 죽음과 삶이 하나가 되어 만나 인사를 나눈다는 말은 얼마나 의미가 깊습니까? 그 둘이 서로 별개의 것이 아니라 흘러오고 흘러가며 하나로 이어지는 것이며, 죽음의 끝이 곧 삶의 시작이요 삶의 끝이 곧 죽음의 시작이지만, 실제로는 끝나는 것이 아니라 끝없이 서로 이어지고 윤회하는 것임을 깨닫게 하는 계절이 봄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도 자연처럼 근원으로 돌아와야 하는 계절이라는 것입니다. 삭막한 겨울을 보내느라 움츠려들고 강퍅해진 모습 말고 새 싹이 움트고 푸른 순이 돋아나며 다시 꽃을 피우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땅만 풀리고 계곡의 얼음만 녹는 계절이 아니라, 사람 사이의 모든 거리가 다 풀리는 계절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해관계 때문에 갈라선 것까지도 돌아와야 하고, 서운하게 갈라진 것들도 다 처음의 모습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서로가 서로의 가슴을 녹이는 훈풍이 되고 서로가 서로의 가슴에 먼저 꽃피기를 기원하는 계절. 말없이 자연의 질서를 따르며 끊임없이 깨어 움직여 거듭거듭 새로 태어나는 계절. 이 봄은 모두에게 그런 계절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봄이 오는 소리<a href=" https://www.youtube.com/watch?v=zWi4CMbzJTA" target="_blank" class="ke-link"> https://www.youtube.com/watch?v=zWi4CMbzJTA</a> 기온 뚝 떨어진다더니 활동하기 괜찮다 봄이 소리없이 가까이 왔나? 아침에 일어나니 6시가 훌쩍 어젯밤 일찍도 잤건만 왜 늦잠 잤을까? 컨디션이 자꾸 흐트러지려 한다 일기 마무리하여 톡보내고 체조와 목운동 그리 힘들지 않으니 열심히 해야겠다 아침 한술 하자며 신김치 넣어 청국장을 끓였다 청국장에 식은밥 데워 말아 먹으니 맛있어 한그릇 뚝딱 밥맛은 참 좋은 편인데... 동물 건사 병아리장 병아리들이 중닭이 되어 먹성이 좋다 들어가면 빨리 달라고 여기저기 콕콕 쫀다 싸래기와 사료 한바가지 주면 서로 한톨이라도 더 주워 먹으려고 부지런히 입놀린다 어쩜 더 많이 주어야하는데 내가 인색하게 구는지 모르겠다 그러니까 저리들 더 먹으려고 난리치는 거지 먹을게 많으면 느긋이 기다려 먹는 녀석도 나올건데... 삶은 경쟁 아닌가 부지런해야 먹이를 찾을 수 있지 닭장의 닭과 기러기는 모이를 주어도 달려와 먹질 않는다 이 녀석들은 내 눈치를 많이 본다 잡혀간 친구들이 많아 그럴까? 내 행동이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한창 모이 먹다가도 슬슬 피하며 경계부터 위험을 당하다보니 절로 학습이 되었나 보다 뻥이를 데려다 마당으로 녀석 밖으로 나오니 앞장서 가려고 발버둥 고생 많았다 그러나 중성화 수술하기 전 배란기 되면 다시 닭장으로 집어 넣어야겠다 임신은 축복 받아야할 일인데 내가 새끼를 처리할 수 없으니 네겐 좀 미안하구나 야외솥에 약물이 좀 남아 있다 솥을 열어보니 약물 맛이 괜찮다 약물을 다시 한번 끓여서 담는게 좋겠다 신문지와 박스 대나무를 때서 약물을 끓였다 오가피 황칠 엄나무 등이 들어간 약물이니 몸에 이로울 것 같다 어느새 10시가 넘었다 잠깐 쉬어야지 집사람은 오늘 마을에 행복버스가 와서 마을 분들에게 여러 서비스를 한다며 같이 나가 보잔다 다른 분들이 한번이라도 더 서비스받으면 좋겠다며 집사람만 다녀오라고 우린 서비스 받지 않아도 자체적으로 충분 그러나 시골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필요하리라 시골에서 태어나 시골에서 사는 건 그저 운명이려니 여기며 순응하니까 살 수 있지 않을까? 시골 들어와 살면서 느끼는 건 좀더 많은 혜택이 시골분들에게 주어졌으면 좋겠다 어제 사돈이 준 고구마를 쪘다 꿀고구마라 맛있을 것같다 작게 썰어 오븐에 구워 보았더니 맛있다 닭장 놀이터 가운데에 있는 그물망을 걷으려고 그물을 고정한 나사못을 드릴로 모두 뺐다 놀이터 가운데에 그물망을 쳐서 병아리를 기르려고 했는데 병아리는 병아리장에서 길러도 괜찮겠다 닭장은 어미닭만 넣어 두어도 될 것같아 그물망을 없애도 될 듯 나사못을 모두 빼고 나니 배가 굿풋 12시가 넘었다 올라오니 집사람도 와 있다 전라남도에서 운영하는 행복버스인데 오지마을 찾아다니며 여러 가지 서비스를 한단다 우리 마을은 오지마을이 아닌데 이장이 마을 분들을 위해 신청했나보다 면장님 도의원 군의원등 여러 사람들도 오고 서비스 봉사하시는 분도 대거 참석해 맛사지 염색 건강체크등 다양한 서비스를 해주더란다 집사람은 신체 나일 체크해 보니 59세로 나왔단다 좋은 일이다 그러나 스트레스가 너무나 심하단다 스스로 좋은 생각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져야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 아닐까? 오후엔 영화도 한편 보여준다고 행복 물품도 개인별로 하나씩 나누어 주었는데 일상 생활에 필요한게 고루 들었단다 이런 복지제도는 많은 분들이 혜택받았으면 좋겠단다 이장이 노력해 우리마을이 서비스를 받나보다 고마운 일이다 마을 사람들에게 좀이라도 도움 되었으니 좋은 일했다 막걸리 한잔과 고구마로 점심을 때웠다 막걸리 한잔 마셨는데 얼큰히 취한다 왜 이러지 더 마시려다가 그만 내가 닭장의 그물망을 없앤다고 하니 집사람이 기러기가 부화하면 따로 키워야 할 것 아니냐며 그대로 두는게 좋겠다고 어? 생각해 보니 맞는 말이다 어린 기러기와 큰기러기는 따로 키우는게 좋다 큰 녀석들이 어린 기러기를 물거나 밟아 죽이는 경우도 있다 닭장에 내려가 풀었던 그물망을 다시 묶었다 좀더 생각해 봤으면 두 번 일 안할건데... 왜 요즘들어 일이 자꾸 서툰지 모르겠다 알 낳을 자릴 여기저기 만들어 주었다 검은 망을 쳐 크게 만들어 주려고 했더니 집사람이 보고 지금 있는 알자리만으로도 충분 하겠단다 알자릴 다섯군데 만들어 두었으니 그도 괜찮겠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만 사용했던 기구를 챙겨 왔는데 가위가 보이질 않는다 내가 가위로 비닐을 잘랐는데 왜 보이지 않지 다시 닭장에 가서 찾아 보았다 몇 번을 뒤져도 못찾겠다 바닥에 떨어져 있었던 걸 분명 보았었는데... 왜 이리 촉이 떨어지나 자석을 가지고 와서 자석으로 바닥을 쓸어 보았다 전혀 감각이 없다 바닥에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참으로 귀신 곡할 노릇이다 집사람은 행복버스에서 보여주는 영화를 보러 간다고 마을 회관으로 내려간다 난 내일 불 땔 대나무를 대나무 밭에 가서 잘랐다 작년 봄에 잘라 놓아 바짝 말랐다 알맞은 크기로 잘라 부엌으로 끌어 내렸다 대나무에 가지가 붙어있으면 불 때기가 쉽지 않다 대나무 가지를 모두 잘라 한쪽으로 이것저것 하다보니 꽤 시간이 오늘은 바둑 모임 자치위원장이 격려차 나온단다 일찍 나가보는게 좋겠다 단톡방에 읍내 김회장이 나와 기다린다고 떴다 그럼 더 빨리 나가야지 집사람에게 데려다 달라고 전화 아직 영화가 끝나지 않았다는데 얼른 오라 했다 집사람이 바로 올라왔다 내가 택시 불러 타고 갈 것을 괜히 집사람 고생시킨다 바둑휴게실에 가니 승훈동생과 김회장이 있다 김회장과 한판 내가 백 분명 내가 더 나은 바둑 같은데 밀린다 초반 흑진에서 싸움이 붙어 백 유리 이제 굳히기 들어가면 되겠다 생각했는데 그만 과수 끊어지지 않을 곳을 들여다 보니 흑이 있지 않고 막아 버리니 백이 자동사 변에서의 사활은 육사 팔생인데 그걸 깜빡 잊고 손을 빼 들여다 본게 유리한 바둑을 그르쳐 버렸다 간단한 사활을 보지 못하고 억지수로 상대를 억누르려다 역습당해 죽어 버리니 할 말 없다 이래서 바둑을 못둔다 하겠지 다시 또 흑곤마 하나를 몰아 역전승을 노려봤는데 오히려 흑의 수에 말려 또 백을 죽여 투석 무려 1시간 반 가까이를 두었다 내 집중력이 1시간이 넘으면 흐트러지는 것같다 상대가 오랫동안 숙고하면 절로 과수가 나와 버린다 나이 탓인가? 다시 한판 더 이번엔 흑으로 김회장과 내가 바둑수는 막상막하인 것같다 서로 한수만 삐끗하면 바로 역전 살릴 수 있었던 돌을 죽이며 흑이 비세 다행히 돌을 죽이며 수조이기가 되어 외세를 튼튼히 할 수 있어 백의 곤마를 공격 백이 끈질기게 수를 찾아 여기저기 찌른다 백은 두집내고 살기만 하면 무조건 승 수를 읽고 읽고 또 읽고 그런데 오래 수를 읽을수록 헷갈린다 오랫동안 수를 읽기 어렵다 별 수 없는 나이인가? 다행히 백의 과수가 나와 패에 이겨 백대마를 잡아 버리니 투석 요즘 계속 김회장에게 승률이 좋지 않다 두세 달 전만 해도 가벼운 상대였는데... 김회장이 갑자기 바둑을 잘 둘리 없으니 내가 난조를 보이는 것같다 자치위원장이 방문했다 우리 바둑 모임이 자치위원회 프로그램 중 하나 위원장이 새로 취임해 각 프로그램마다 방문 중이란다 고맙다 위원장 모시고 모두들 가서 저녁이나 같이 하자고 산촌어부에 가서 알탕에 막걸리 한잔 오랜만에 알탕을 먹어서인지 맛있다 낮엔 막걸 리가 별로 였는데 다시 맛이난다 알탕에 막걸리를 서너잔 마셨다 팀바둑 한판 하고 헤어지잔다 재봉동생과 한판 요즘 재봉동생에게도 승률이 좋지 않다 가볍게 이기던 바둑이었는데 연거푸 서너판 졌다 오늘도 마찬가지 몰리지 않을 돌이 몰리면서 비세 왜 튼튼히 지켜놓고 두지 못하지 상대의 집이 크게 보이면 수를 제대로 읽을 수 없다던데... 이 판도 마찬가지 서서히 먹어 들어가면 될 것을 바로 뛰어들어 공격당하니 오히려 주변 돌들이 다쳐버렸다 내 바둑을 다시 생각해 봐야할 것같다 끝내기 들어 집 차이가 커 투석 오늘도 바둑이 안된다 목이 쉬어 버린다 피곤해지면 목소리가 가라 앉는다 더 이상 두는 건 무리 전총무는 한판 더 두고 가자는데 다음 주에 보자며 일어섰다 몸도 피곤하고 바둑수도 안보이니 집에 가 쉬는 좋겠다 사물이 어슴프레 달이 지지 않았나? 님이여! 오늘은 입춘 올 한해 첫 절기 시작 어쩜 본격적으로 새해가 시작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봄으로 들어서는 오늘 님의 일상에도 따사로운 봄햇살같은 기운이 넘치고 평안하며 일년내내 무탈하기를 축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