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 적을수록 건강하다 옛말에 꿈은 혼백(魂魄)이 날아다니는 것(夢是魂魄飛揚)이라고 하였다. 곧 꿈은 사람이 잠들어 있는 무의식 상태에서 혼백(魂魄) 미지의 세계를 돌아다니고 있는 것이라는 뜻이다. 사람의 오장육부(五臟六腑)에는 각 장부마다 각기 다른 신명(神明)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혼(魂)과 백(魄)도 각각 다른 장부의 신명이라고 할 수 있다. 곧 혼(魂)은 땅에서 온 것이므로 간(肝)에 거주하는 신명이고 백(魄)은 하늘에서 온 것이므로 폐(肺)에 거주하는 신명이다. 신명(神明)은 신(神)의 높임말이다. 사람이 잠 자고 있는 동안 여러 경맥(經脈)이 돌아가면서 보초를 선다. 의식이 잠들어 있는 동안 각 장부의 경맥이 당번을 맞는데 맡은 시간이 각기 다르다. 밤 열 한 시부터 새벽 한 시 까지 담경(膽經)이 당번이며 새벽 한 시 부터 새벽 세 시 까지 간경이 당번이고 새벽 세 시 부터 새벽 다섯 시까지는 폐경이 당번이다.
간에는 혼이 거주하고 있는데 간혼(肝魂)은 이지(理智)와 관련이 있고 폐에는 백(魄)이 거주하고 있는데 폐백(肺魄)은 본능과 관련이 깊다. 그러므로 새벽 세 시 이전에 꾸는 꿈은 간혼과 관련이 있고 이성(理性)과 관련이 있으며 새벽 3시 이후에 꾸는 꿈은 폐백(肺魄)과 관련된 꿈이고 사람의 본능과 관련이 깊다. 정신분석학의 아버지라고 부르는 지그문트 프로이드(Sigmund Freud)는 꿈을 심리적 잠재의식의 표현 방식이라고 말했다. 프로이드는 꿈에 물을 보면 출생과 관련이 있고 꿈에 큰 나무를 보면 성(性)과 관계가 있으며 꿈에 여행을 하는 꿈을 꾸는 것은 죽음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프로이드의 꿈 해몽을 살펴보면 꿈은 인간의 두 개의 기본적 본능과 관계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첫째는 죽음에 대한 본능이고 둘째는 성(性)에 대한 본능(本能)이다. 그러나 우리 조상들은 꿈을 프로이드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해하였다. 전통의학적인 관점에서 꿈을 분석해 보면 음기(陰氣)가 성한 사람들은 공포와 관련된 꿈을 많이 꾸고 인체의 장기 중에서 신장(腎臟)은 공포심(恐怖心)을 주관한다.
오행(五行) 중에서 신장은 수(水)에 속한다. 그래서 꿈에 물을 자주 보는 사람들은 공포의 정서가 있는 사람들이며 음기(陰氣)가 성한 사람이다. 양기(陽氣)가 성한 사람들은 꿈에 불이 자주 보인다. 고열이 있는 사람들은 꿈에 자기 집안에서 불이 나는 꿈을 꾼다. 양기가 침착하지 못하고 들떠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황제내경(黃帝內經)>의 <영추(靈樞)-음사발몽편(淫邪發夢篇)>에 보면 옛날 사람들이 꿈에 대하여 어떻게 이해하고 있었는지를 알 수 있다. 옛날 사람들은 사람의 몸 속에서 음(飮)과 양(陽)이 서로 성하여 싸우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였다. 폐의 기운이 왕성하면 창이나 칼과 같은 금속 무기로 사살(射殺)하는 꿈을 꾼다. 폐는 오행 중에 금(金)에 속하기 때문이다. 또 상체에 기운이 왕성한 사람은 꿈에 날아다니는 꿈을 꾼다. 이러한 사람들의 성격은 대부분 완벽한 것을 좋아하는 완전무결주의자들이다. 모든 것이 완벽하여 흠잡을 데가 없는 심리를 가진 사람들인 것이다. 이와 같은 사람들은 기운이 상체(上體)에 머물러 있기를 좋아하며 하체로 내려가는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꿈속에서 날아다니는 꿈을 꾸며 절벽에서 몸을 날려 깊은 강물 속으로 떨어지는 꿈을 꾸는 도중에 놀라서 깨어난다. 또는 큰 바위 위에서 몸을 날려 산 아래로 떨어지는 꿈을 꾼다. 또 배가 부른 상태에서 잠을 자면 다른 사람에게 먹을 것을 주는 꿈을 꾸고 배가 고픈 상태에서 잠을 자면 다른 사람한테 얻어먹는 꿈을 꾼다. <황제내경(黃帝內經)> <음양응상대론(陰陽應象大論)>에 인체의 오장(五臟)과 오성(五聲), 오장(五臟)과 오지(五志), 오장(五臟)과 오색(五色)의 관계에 대하여 적혀 있다. 오장(五臟)과 오성(聲)의 대응 관계는 간호(肝呼), 심소(心笑), 비가(脾歌), 폐곡(肺哭), 신신(腎呻)이다. 간기(肝氣)가 왕성한 사람은 화를 잘 내고 큰 소리로 외친다. 이런 사람은 직장에서 상사에게 훈계를 듣고 나면 자기 자리로 돌아와서 씩씩거리며 숨을 거칠게 몰아쉰다. 이것은 일종의 자기 보호 행위이다. 씩씩거리면서 기(氣)를 입으로 토해 내면 울체되어 있던 간기(肝氣)가 줄어드는 것이다. 이와 같은 사람들은 꿈속에서 소리를 지르는데 울체되어 있는 간기를 푸는 데에는 아주 좋은 꿈이다. 심장과 대응하는 소리는 소성(笑聲) 곧 웃음소리이다. 심맥(心脈)이 왕성한 사람의 증상은 웃음이다. 심기(心氣)가 왕성한 사람들은 꿈속에서 잘 웃는다.
비장(脾臟)에 대응하는 소리는 노래 소리 곧 가성(歌聲)이다. 비장의 기운이 특별히 강한 사람들은 음성이 커서 말소리가 우렁차다. 비장에 사기(邪氣)가 성한 사람은 높은 산에 올라가서 광적으로 노래를 부른다. 폐기(肺氣)와 대응하는 소리는 울음소리 곧 곡성(哭聲)이다. 폐기(肺氣)가 지나치게 왕성한 사람이나 폐기(肺氣)가 지나치게 허약한 사람들은 꿈속에서 잘 운다. 엉엉 소리를 내면서 울음을 운다. 신장과 대응하는 소리는 신음(呻吟) 소리이다. 원기를 조절하고 원기를 신장에 저장하기 위해서 신음 소리를 내는 것이다. 사람은 아파도 신음하고 몹시 좋아도 신음소리를 낸다. 모두 원기(元氣)를 조절하기 위해서 내는 소리이다. 간기(肝氣)가 왕성한 사람은 꿈에 화를 잘 낸다. 이런 사람 옆에서 잠을 자다가 까딱 잘못하면 주먹으로 얼굴을 얻어맞아 코피를 쏟는 수가 있다. 심장의 기운이 왕성한 사람은 꿈에 잘 웃으며 비장의 기운이 왕성한 사람은 꿈에 노래를 잘 부르고 몸이 무거워서 잘 움직이지 못하고 움직이는 것을 싫어한다. 움직이려고 해도 전혀 움직일 수 없어서 꼼짝도 하지 못한다. 폐의 기운이 왕성한 사람은 슬픔에 젖어 꿈속에서 슬퍼서 눈물을 흘리면서 운다.
신장의 기운이 왕성한 사람은 무서운 꿈을 계속 꾸거나 무서운 광경을 목격한다. 꿈은 음기(陰氣)와 양기(陽氣)가 서로 싸우면서 나타나는 반응이다. 몹시 기뻐하면 심신(心神)이 밖으로 흩어져서 꿈에 곱고 아름다운 색채를 보거나 아름답게 활짝 피어 있는 꽃을 본다. 간의 기운이 억눌려 있는 사람은 화를 잘 내며 꿈속에서 시들어 있는 꽃을 보거나 사람들과 싸움을 하는 꿈을 꾼다. 신정(腎精)에서 정기(精氣)를 저장하는 기능이 문란한 사람들은 깡패나 도둑들에게 쫓기어 도망치고 몸을 숨기는 꿈을 잘 꾸며 도둑들과 깡패들이 흉기로 찔러 죽이려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발이 한 발자국도 옮겨지지 않는 꿈을 꾸다가 깜짝 놀라서 꿈속에서 깨어나는데 온몸에서 식은땀이 나 있다. 무겁고 불길한 공포심이 꿈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폐의 기운이 허약하면 슬픔과 우수에 젖어 있기 쉽고 이런 사람들은 낮에도 탄식을 잘 하며 한 숨을 길게 쉬고 짧게 탄식을 잘 한다. 이러한 사람들은 꿈속에서 상사한테서 질책을 받고 책망을 당하며 비난을 받고 지적을 잘 당한다. 심정이 무거운 사람들이다. 그리고 꿈속에서 친척이나 친구가 상처를 입거나 죽는 꿈을 잘 꾼다. 비장의 기운이 막혀 있어서 음식을 소화 흡수하는 기능이 쇠약한 사람들은 초조한 꿈과 마음을 졸이고 가슴을 태우며 애타게 근심과 걱정을 하는 꿈을 잘 꾼다. 자신의 꿈속에 나타나는 여러 가지 현상들을 참작하여 자신의 감정과 정서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살펴서 조절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사람은 기혈(氣血)과 오장의 기능이 왕성한지 허약한지에 따라서 각기 다른 꿈을 꾸게 된다. 그러므로 모든 꿈은 실체가 없는 것이므로 허상(虛像)이며 헛된 것이고 허망(虛妄)한 것이다. 모든 꿈은 허화(虛火)가 머리를 혼란하게 하기 때문에 꾸는 것이다. 대부분의 악몽(惡夢)이나 현몽(現夢) 같은 것은 요망한 귀신의 작용이다. 귀신이 내 의식의 방비가 허약한 틈을 타서 내 정신세계에 몰래 침입한 것이다. 오장육부와 신체기능이 완벽하게 균형을 이루고 건강한 사람은 꿈을 꾸기는 하지만 깨어나는 즉시 잊어버리고 꿈의 내용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허화(虛火)는 헛된 불이다. 오장 육부를 지키는 신명이 허약할 때 귀기가 침입하여 머리를 어지럽히는 것이 꿈이다. 꿈은 정(精)이 부족하고 영양물질이 뇌로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여 꾸게 되는 것이다. 요즘 사람들은 옛날 사람들보다 잠잘 때 꿈을 훨씬 많이 꾼다. 귀신의 장난이 갈수록 더 심해지는 까닭이다. 어떤 사람은 밤에 꿈을 꾸다가 깨어 일어나 한참동안 멍하니 앉아 있기도 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간밤에 꾼 꿈을 장편 드라마 속의 한 장면을 연상하는 것처럼 계속 머리 속에 남아서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는다. 꿈을 많이 꾸면서 잠을 자면 뇌의 휴식시간이 줄어들어서 마음이나 정신에 병이 생긴다. 이 세상에는 갈수록 정신병이나 귀신병에 들린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허화(虛火)는 신장의 정기(精氣)가 부족한 것이 원인이며 신허(腎虛)는 원기(元氣)가 부족한 것이다. 이러한 사람들은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여 원기를 보충하고 정기를 충만하게 해야 한다. 꿈을 적게 꾸게 하는 수련법으로 심신상교법(心腎相交法)이라는 것이 있다. 이 수련법을 시행하면 잠자는 동안 꿈을 덜 꾸게 되거나 꿈을 꾸었다고 하더라도 금방 잊어버리고 기억하지 않게 된다. 심신상교법(心腎相交法)은 피로를 풀고 잠을 잘 자게 하며 꿈을 잘 꾸지 않게 하는 간단한 운동이다. 손바닥 가운데 노궁혈(勞宮穴)이 있으며 발바닥 가운데 용천혈(湧泉穴)이 있다. 용천혈은 신경(腎經)의 주혈(主穴)이고 노궁혈은 심포경(心包經)의 주혈이다. 소파나 침상에 앉아서 우두커니 텔레비전을 볼 곳이 아니라 오른쪽 손바닥에 있는 노궁혈을 왼쪽 발바닥 가운데 있는 용천혈에 대고 문지르거나 비벼주면 된다. 반대로 왼쪽 손바닥 가운데 부위로 오른쪽 발바닥 가운데 부위를 문질러 주거나 비벼 주기를 번갈아가면서 반복한다. 이 간단한 운동은 불면증이 있는 사람은 잠을 잘 잘 수 있게 되고 피로가 잘 풀리며 밤에 꿈을 많이 꾸는 사람들은 꿈을 적게 꾸거나 악몽을 꾸지 않으며 꿈을 꾸었다고 할지라도 금방 잊어버리고 조금 지나면 꿈을 꾸었다는 것도 잊어먹고 전혀 기억이 나지 않게 된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실행해 보면 효과가 아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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