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결함이란 보자기에 싼 자선!
"계란 하나에 300원입니다"라고 늙은 노인이 말하자 "10개에 2500원에 해주세요. 아니면 말구요"라고 그녀가 말했다.
노인이 "그럼 그 값에 가져가세요. 오늘 계란 한 알도 못팔았는데, 이제 좀 팔리게 될 것 같네요"라고 하자 그녀는 계란을 들고 깎아서 잘 샀다는 듯 그 자리를 떴다.
비까번쩍한 차에 오른 그녀는 친구와 함께 우아한 식당에 가서 친구에게 먹고 싶은 것 주문하라고 하곤 함께 먹었다. 음식을 조금 먹고는 남긴 것이 많았는데, 값을 계산하러 갔더니 46000원이라고 하자 5만원을 주면서 나머지는 안줘도 된다고 했다.
식당 주인에게는 꽤 정상인 것처럼 보이나 빈궁한 계란 장사에게는 무척 고통스러워 보이는 장면일 수 있다. 요점은 왜 우리는 가난한 사람으로부터 무엇을 살 때에는 우리가 권한이 있는 것처럼 보이면서 우리의 관대함을 필요로 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관대함을 보일까?
우리 아버지는 종종 필요로 하지도 않는 단순한 것들을 가난한 사람들에게서 좀 비싸게 사곤 하신다. 어떨 땐 값을 조금 더 쳐주기도 하신다. 그게 좀 걱정이 되어 왜 그렇게 하시냐고 여쭤 보았더니 "얘야, 그게 고결함이란 보자기에 싼 자선이야"라고 답하셨다.
요즘은 모든 것이 너무나 많이 오르고 비싸서
제 아량으론 더 주거나 선심 쓸 곳이 별로 없습니다만
재래시장이나 노점상 좌판의 농수산물 값이라도 깎지 말고 사야겠습니다.
-지인이 보내 준 톡에서-
https://www.youtube.com/watch?v=MuHkirrV-Y4
바람끝 차지만
기온은 올랐다
봄이 서서히 밀고 들어오나보다
어제 저녁 11시에 깨어 잠이 들지 않는다
밤중 어느 때 깨더라도 이 닦고 물 마신 뒤 자리에 누우면 바로 잠이 드는데
어젯밤은 잠이 들지 않는다
이런 일은 처음
어젯밤엔 술도 마셨기에 푹 잘건데 왜 말뚱말뚱
요상타
자주 내 몸을 이해 못 할 때가 있다
습관이 바뀌는 느낌
조금씩 변화되겠지
잠이 오지 않아 어제 두었던 바둑중 아쉬웠던 첫판을 다시 놓아 보았다
다시 놓아 보며 어디에서 잘못 두었는지를 살펴 보니 초반에 내가 2선으로 몇수를 두어 버렸다
초반엔 거의 2선에 돌이 가선 안된다고 하는데 그걸 깜빡하고 2선의 돌을 잡고 2선을 기어 바둑을 망해 버렸다
그렇게 두어 놓고 상대 실수 유도해 뒤집으려 했으니 내 잘못이다
다음엔 2선으로 돌이 가지 않도록 수를 생각해야겠다
새벽 두시가 넘었다
이대로 날새면 아침이 힘들 듯
억지로 누워 잠을 청했는데 비몽사몽
안되겠기에 다시 일어나니 다섯시가 훌쩍
일기 마무리하여 톡을 보냈다
몸이 깨어나질 않는다
오늘은 목욕장 문여니 일찍 목욕 다녀 오자고
일곱시 좀 넘었는데 목욕장이 만원
모두들 노인네들
나이든 분들은 새벽잠이 없어 일찍 목욕하러 왔나 보다
반신욕 30여분 하니 땀이 주룩
어? 저번엔 땀이 전혀 나질 않던데
피곤해서 땀이 나나?
냉탕에 들어가니 얼어 버릴 듯
그래도 냉탕과 온탕을 왔다갔다
몸이 좀 풀린다
집사람은 사람이 너무 많아 온탕에 한번 담궜다가 샤워만 하고 나왔단다
내일이 보름이라 목욕재계한 뒤 보름 음식 장만하려고 왔을까?
예전 우리 어머니들은 음식장만하려면 목욕부터 했다
그게 조상에 대한 예의라고
밥 한술 먹고 동물 챙겨 주었다
먹성 좋아 잘 먹는다
부지런히들 먹고 알이나 퐁퐁 낳아라
오늘은 질녀 수정이 아들 결혼
작은아빠가 가봐야되겠지
집사람이 10시 반에 출발하면 되겠단다
잠깐 누웠는데 잠이 쏟아 진다
어제 저녁 잠을 설처서일까
20여분을 자 버렸다
드메르 예식장에 가니 그 너른 주차장이 꽉꽉
일찍부터 예식이 많은가 보다
주차하고 식장안으로 들어가니 질녀가 반갑게 맞는다
손주가 늠름하다
그래 가장 좋을 때지
큰형님은 일찍 오셔서 식장안에 앉아 계신다
인사 드리고 내일은 집에서 소머리 삶으니 점심 때 오시라고
동생 작은 형님 조카들
모두들 축하해주러 왔다
지금은 이런 자리나 되어야 친척들이 함께 할 수 있다
예전처럼 함께 명절을 쇠지 않으니 특별한 일 아니면 얼굴 보기 어렵다
예식장 뷔페
다양한 음식
평소 맛보지 못한 것들을 여기와 먹어본다
난 먹는 걸 좋아해 이것저것 한점씩
그래도 양이 한정되어 200여가지가 넘는 걸 다 먹어 보지 못하겠다
작은형님이 소머릴 사오셨다며 갈 때 가져가라고
동생도 대파와 소주를 사 왔단다
예식장 건너편에서 만나 소머리와 잡뼈 대파를 내 차로 옮겼다
내일 점심 때 먹으려면 지금부터 준비해야겠다
집사람이 이걸 언제 다 준비하겠냐고
그래도 온 식구 시골집에 함께 모이니 좋지 않은가
좀 힘들더라도 내 수고로 함께 할 수 있어 고맙고 감사할 일이다
집에 와 소머릴 손질
핏물을 빼기 위해 먼저 찬물에 담궈 놓은 뒤
살에 붙은 기름덩어릴 떼어냈다
집사람은 힘들어 하면서도 요령있게 잘한다
집사람이 도와주지 않는다면 나 혼자선 많이 힘들겠다
소기름을 떼어 낸 뒤 한번 삶아 핏물을 빼자고
소머리뼈와 잡뼈를 함께 넣어 무쇠솥
기름 떼어낸 고기는 양은솥
두 솥에 불을 땠다
먼저 박스로 불쏘시개
다음엔 대나무로
대나무가 잘 타기에 장작을 집어 넣었다
집사람은 들어가 나물을 한다고
내일 형제들 오면 반찬이 있어야하지 않겠냐고
한번 끓어 올라 먼저 고길 건져내어 다시 기름 제거
귀에 붙은 털을 제거하려는데 어렵다
토치불로 지져보고 칼로 긁어 보고
마음대로 되질 않는다
그래도 고기 갓쪽 털은 가위로 잘라냈다
혓바닥 하얀 막도 벗겨지질 않아 칼로 긁어 냈다
귀는 잘라 속을 수세미로 씻었다
깨끗이 하지 않으면 냄새가 많이 난다
고기는 다시 손질해 양은 솥에 넣었다
뼈들은 건져 낸 뒤 찬물에 씻고 솥을 깨끗이 씻었다
다시 무쇠솥에 넣었다
약포에 무 양파 대파 월계수 잎 대추를 넣어 주둥이를 묶은 뒤 같이 넣었다
이래야 고기 잡내를 잡을 수 있다
뼈를 넣은 무쇠솥에 불을 땠다
고기는 내일 아침에 삶아도 되겠지만 뼈는 지금부터 삶아야 잘 우러 날것같다
수돗가까지 청소하고 나니 어느새 6시가 훌쩍
오후내 소머리 손질했다
집사람은 무와 죽순 나물을 맛있게 해 놓았다
저녁 대신 나물에 막걸리 한잔
두어잔 마시니 얼큰해진다
집사람이 영신이와 작은형수 제수씨가 집으로 온다고
제수씨가 찰밥을 해온다 했단다
내일 오셔도 되는데 우리가 힘들까봐 저녁에 오시는가 보다
아니 작은형수님이 시간내어 동서들과 함께 주무시고 싶어 오신단다
어쩜 자주 어울려 함께하는 시간이 많으면 좋다
잡뼈 고는 솥에 큰 통나무를 하나 집어 넣었다
통나무가 말라 빨리도 타 버린다
타는 상황을 보면서 하나씩 넣어 주어야겠다
뼈는 오래 고아야 진 국물이 우러난다
영신이가 지엄마와 작은 엄마를 모시고 왔다
찰밥을 해오고 내가 좋아하는 막걸리와 안주를 사왔다
시골오니 공기가 너무나 좋단다
하늘에 별들이 저리 총총하냐고
내일이 정월 대보름
달도 둥실 떴건만 별들이 많이 빛난다
우리도 미리 보름 쇠자며 나물과 찰밥 먹으며 막걸리도 한잔
이런저런 이야기
영신이 아들 도현이가 이번에 사범대 수학과를 졸업한단다
기간제 교사 신청을 여기저기 넣어 보고 있다고
몇군데 넣어 경력이 없다고 미끌렸다고
당연히 이제 졸업했으니 경력은 없겠지
경력은 처음부터 생기는게 아니지 않는가
학원 알바도 하고 개인레슨도 했는데 모두들 아이들과 호흡 맞춰 잘 가르친다고 칭찬한단다
교육의 성과는 가르치는 아이들과 얼마나 호흡을 잘 맞추느냐에 달려 있다
체벌의 교육이 아니라 이해와 격려 칭찬의 교육이니 가르치는 아이들의 나이에 가까울수록 더 좋은 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모르겠다
학교 구성원의 생각이 어떤지를...
참 착실한 녀석인데 숫기가 좀 부족하다고 영신이가 걱정한다
지 이야길 제대로 말하지 못한다고
샘은 아이들 가르치기만 잘하면 되는거라며 그런건 기우라 했다
몇 후배 교장님과 통화
오랜만에 안부 전하며
기회가 된다면 내 작은 형님 손주니 관심 가져 달라고
그렇게 하겠단다
말씀만이라도 고맙다
짙은 어둠
모두들 숨죽여 아침을 기다리고 있다
님이여!
오늘은 정월 대보름
둥실 떠오르는 환한 보름달을 볼 수 있다네요
오곡밥과 묵은나물 부럼 깨시면서 건강 잘 챙기시고
둥근 보름달 바라보며
올 한해도 건강과 풍요가 함께 하시길 기원해 보심이 어떠실는지
오늘도 나누고 베풀며 따뜻함이 넘치는 하루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