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대중적인 그룹으로 변모한 퀸
1974년, 퀸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1974년
봄에는 2집 Queen II를 들고 나왔으나, 석연치 않았다. 하지만
1974년 11월에 각각 미국와 영국 동시에 발매한 3집 Sheer He
art Attack은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끌며 퀸이라는 록그룹의 위
상을 드높혔다.
퀸은 싱글로 내놓은 곡 중 Killer Queen은 영국 차트 2위에 오르
는 기염을 토했고,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도 12위를 기록하
면서 굉장히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Now I'm Here
도 싱글 커트되어 많은 인기를 누렸다.
자신들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잡은 퀸
퀸이 1집과 2집을 거쳐 꽤나 다양한 변화를 꾀했다면, 3집에서
는 자신들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정했다고 할 수 있겠다. 1집에
서의 글램 록, 2집의 프로그레시브 록 등을 거쳐 결국에는 다양
한 배킹 보컬이 들어가는 오페라 형식의 웅장한 록으로 형성되
었다. 그런데 이미 이런 형태는 1, 2집에서도 간간히 모습을 드
러냈다.
결국 그들이 정한 방향은 옳은 선택이었고, 곧이어 등장하는 4
집 A Night At The Opera의 대성공으로 이어진 것이다. 바로 그
명작을 코앞에 두고, 자신들의 음악적 재능을 이 앨범에서 연마
한 다음 4집이라는 록의 클래식을 낳을 수 있었던 것이다.
1. Brighton Rock
영국 잉글랜드의 대표적인 휴양지 브라이튼의 놀이공원을 배
경으로 하는 곡이다. 리드 기타 브라이언 메이의 농익은 기타
연주가 돋보이는 곡이다. 일단 프레디 머큐리가 어린 아이 목
소리를 흉내내면서 이 곡의 주제가 '놀이공원에서 일어나는
일' 이라는 것을 제대로 표현한다. 그리고 이어 들려오는 브
라이언 메이의 폭발적인 기타 연주가 압권이다.
브라이언 메이는 이 곡의 80퍼센트 이상을 자신의 기타 연주
로 채우는데, 마치 레드 제플린의 명곡 Heartbreaker에서 지
미 페이지가 애드립을 넣어가며 기타 솔로 향연을 펼치듯, 브
라이언 메이도 이에 못잖은 천부적인 재능으로 광란의 기타
솔로를 작렬한다.
특히 브라이언 메이의 놀라운 기타 연주가 잘 드러나는 부분
은 바로 이 솔로 부분이 아니라, 곡의 인트로 부분에 있다. 행
복하게 느껴지는 신나는 놀이공원 사운드가 점점 사라지면서,
브라이언 메이가 마치 청룡열차 지나가듯이 정교하게 기타를
만지작거리면서 청룡열차가 레일 위를 달리는듯한 효과를 낸
다. 그 부분에서 감탄을 금할 수가 없다.
2. Killer Queen
퀸이라는 록그룹을 대중적인 그룹으로 한 단계 격상시켜준 굉
장히 인기있었던 노래다. 영국 차트 2위, 미국 차트 12위의 그
성적이 그것을 말해준다. 고급 콜걸을 빗댄 노래로써, 퀸이라
는 록그룹이 처음부터 맞췄던 이미지 (고풍적이면서도 우아한,
그리고 동성애적이고 B급적인) 에 절묘하게 부합해서 퀸의 대
표적인 노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천상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는 이 곡에서 자유자재로 고저음을
구사하면서 곡의 질을 향상시켜준다. 그리고 익숙하면서도 단
조로운 멜로디가 듣는 이에게 친근감을 안겨다준다. 이 곡을
브릿팝밴드 트래비스 (Travis) 가 리메이크 형식으로 부른 경
력이 있다.
3. Tenement Funster
드러머 로저 테일러가 리드 보컬을 맡은 곡인데, 글램록의 선
구자인 그룹 티렉스 (T-Rex) 를 존경하는 뜻에서 만든 곡이라
고 한다. 로저 테일러는 배킹 보컬로써 이미 1, 2집에서 많은
활약을 펼쳤는데, 본격적으로 이 곡을 통해서 자신의 허스키
하면서도 강한 보컬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브라이언 메이의
훌륭한 기타 연주도 한 몫한다.
4. Flick Of The Wrist
퀸이 배킹 보컬을 다양화시켜서 마치 오페라를 듣는듯한 웅장
한 록음악을 구사하는데 있어서, 이 곡은 바로 그것을 본격적
으로 행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하나의 연습과도 같은 것이다.
리드 보컬 프레디 머큐리를 선두로 세워서, 나머지 3명의 멤버
들이 질서정연하게 배킹 보컬을 맡아 마치 잘 짜여진 오페라를
연상시키게 만든다. 프레디 머큐리의 놀라운 가창력을 이 곡에
서 느낄 수 있다.
5. Lily Of The Valley
이 곡에서도 배킹 보컬의 위치는 굉장히 중요하다. 감정이 고조
될 때, 배킹 보컬이 뒤에서 화려한 음색으로 받쳐주면서 프레디
머큐리를 도우고 있다. 프레디 머큐리는 그 배킹 보컬의 안전한
받침에 의해, 자유자재로 고저음을 구사하면서 천상의 목소리를
과시한다. 멋드러지게 들려오는 피아노 연주도 훌륭하다.
6. Now I'm Here
브라이언 메이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 만든 곡이라고 알려졌다.
1970년대라고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굉장히 세련되고 첨단적
이다. 특히 인트로 부분에서 마구 질주하는듯한 느낌을 받게
만드는 조용하면서도 정교한 기타 리프가 압권이고, 점점 감
정의 파도를 일구게 만드는 프레디 머큐리의 고조된 보컬 또
한 굉장히 훌륭하다.
퀸의 많은 팬들이 이 곡을 베스트 리스트에 꼭 뽑는만큼, 곡
의 전개나 구성도가 굉장히 뛰어나다. 시대를 앞서가는 멋진
하드록 넘버다. 역시 이 곡에서도 배킹 보컬이 중요한 위치에
서있는데, 감정을 고조시키는 절정 부분을 담당했다.
7. In The Laps Of The Gods
마치 4집의 1번 트랙 Death On Two Legs를 연상시키는 굉장
히 고풍스럽고 클래식같은 곡이다. 배킹 보컬이 다양한 음색을
들려주면서 감정을 고조시키고, 프레디 머큐리 또한 전혀 들어
보지 못한 새로운 보컬을 차용해서 곡의 질을 높혔다.
극적인 곡의 구성, 그리고 배킹 보컬과 프레디 머큐리가 합심
해서 만들어내는 하모니가 굉장히 아름답다.
8. Stone Cold Crazy
브라이언 메이 또한 기타 리프 제조에 있어서 훌륭한 '한 건'
을 해냈다. 마치 절벽이 무너지듯이 과격하면서도 순차적인
정교한 기타 리프가 인상적이다. 그리고 점점 그 기타 리프
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더 강력해지고, 몸집이 커진다.
이런 뛰어난 기타 리프 때문에, 기타 리프로 굉장히 유명한
헤비메탈의 최고봉 메탈리카도 이 곡을 리메이크했을 정도
다. 마지막 부분에서 브라이언 메이가 들려주는 기타 리프
는 지금 들어도 전혀 촌스럽지 않다. 스래쉬 메탈의 원조라
고 하면 너무 지나친 비약인가.
9. Dear Friends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와 함께 프레디 머큐리가 유려한 보컬
로 가사를 읊는다. 비록 곡의 시간은 짧지만, 그 짧은 가운데
최고의 감성을 자극시키는 훌륭한 구성의 곡이다. 이제는 뒤
에서 받쳐주는 나머지 멤버들의 배킹 보컬 실력이 너무나도
뛰어나서, 꼭 이 곡의 공을 프레디 머큐리에게만 돌릴 수 없
을 것이다.
10. Misfire
베이시스트 존 디콘이 처음으로 작곡한 노래다. 컨트리 풍의
곡으로써, 아기자기한 맛이 특징적이다. 프레디 머큐리의 간
드러지는 보컬이 훌륭하다. 이 곡은 여성 가수 니코 케이스가
1997년 데뷔앨범 The Virginian에서 리메이크했다.
11. Bring Back That Leroy Brown
프레디 머큐리가 작곡한 곡으로써, 마치 1960년대 흑인 음악을
듣는듯한 느낌을 준다. 프레디 머큐리가 그랜드 피아노와 쟁글
피아노를 같이 연주했고, 브라이언 메이는 우쿨렐레 (하와이
전통의 조그마한 기타) 를, 존 디콘은 스트링 베이스를 각각
연주하면서 다양한 악기를 사용했다.
12. She Makes Me (Stormtrooper In Stilettoes)
프레디 머큐리가 리드 보컬을 맡았고, 존 디콘이 어쿠스틱 기타
를 연주했다. 이 곡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신음소리와 함께, 뉴욕
경찰이 사용하는 사이렌 소리를 같이 삽입시켰다. (위키피디아
자료 참조)
13. In The Lap Ot The Gods...Revisited
퀸이 라이브 공연에서 자주 부르는 곡으로써, 관객들의 참여를
굉장히 필요로 할 때 이 곡을 부른다. 그만큼 이 곡의 구성 또한
쉬우면서도, 팬들과 참여할 때 굉장히 유용하게 구성되어있다.
후렴 부분 "O La La La O~!!!" 가 많은 팬들을 하나로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스튜디오 버젼에서는 다소 충격적인 반전이 일어난다. 마지막
부분에서 갑자기 폭탄이 투하되는 사운드가 등장한다. 그러면
서 모든 노래가 다 종료된다. 마치 세상이 한꺼번에 꺼지는듯
한 느낌을 주는, 굉장한 반전이 숨겨져있는 곡이다.
앨범에 대한 평가 : 퀸은 1, 2집에서 글램 록, 프로그레시브
록 등을 거치면서 나름대로 분전했다. 그리고 3집에서 비로소
오페라 형식의 웅장한 록음악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 다음, 좀
더 발전된 모습으로 나아갔다. 그런 면에서 이 앨범은 굉장히
고무적이다.
하나, 1집과 2집 또한 훌륭하기 그지없었다. 단지 평가가 별로
안좋았고, 인기가 없었을 뿐이다. 그들은 1집과 2집의 무관심
과 저평가 속에서도 배킹 보컬의 팀플레이를 다졌고, 결국 그
것을 장점으로 삼아 영국을 대표하는 록그룹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첫댓글 봄에는 2집 Queen II를 들고 나왔으나, 석연치 않았다???? 절대 인정못함 ㅋㅋㅋ
판매량이 별로였죠... 앨범은 좋지만
3집 개인적으로 best 5안으로 꼽는 앨범입니다. 곡들이 너무 짧아서 조금 아쉽지만요..
명반이죠 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