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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이론의 신들
샤르비네가 모처럼 전문학교수업을 쉬고 있을 때 나는 그녀와 함께 샤르별의 숨겨진 세상들을 찾아 밀월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샤르별은 무한이론의 4차원 문명세계가 펼쳐진 초자연현상의 세상이면서 원시문명을 능가하는 숨겨진 현상들이 도처에 숨겨진 세상이기도 했다. 곧 초첨단의 물질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세상에서 원시문명시대에나 유행했을 법한 신화적 현상들이 도처에서 숨어 있으면서 샤르별 신선대중들을 보이지 않게 조종하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샤르별의 4차원 문명세계를 일으킨 원동력은 무한이론이며 무한이론의 근원지가 보이지 않는 힘의 작용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사실도 나중에 밝혀낼 수 있었다. 샤르별의 4차원 문명세계를 실제적으로 지배하는 힘이 보이지 않는 힘이며, 그 보이지 않는 힘의 실체는 어느 한가지 현상만으로 정의를 내릴 수 없었다.
보이지 않는 힘의 대표적 현상이 신명의 기운이었다. 샤르별에서 초월적인 문명을 경험하게 하는 수단으로 4차원 문명의 이기들이 있으며 그 종류는 다양하다. 그중의 대표적인 문명의 이기들을 손꼽자면 우주를 수백 억 광속으로 비행하는 UFO를 비롯해서 샤르별의 하늘을 광속으로 날아다니는 춘우셔시 하늘자동차, 샤르별의 우주상공을 가득 메우고 있는 우주타운 시설, 샤르별의 불사신 인조인간, 4차원 가상공간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포스머스 영상장치와 화상통신장치, 4차원 의료장치 시스며 등등 이 외에도 초자연적인 현상을 구현하는 4차원 문명의 이기들은 그 종류도 셀 수 없을 정도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4차원 문명의 이기들을 실제적으로 조종하는 힘이 신명의 기운과 밀접한 관계를 이루고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었던 것이다.
샤르별의 하늘자동차 춘우셔시를 타고 여행을 다니다 보면 그 속에 숨겨져 있는 놀라운 기능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춘우셔시 내부에는 탑승자가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 대처하는 4차원 의료구급 시스템, 탑승자의 심리를 헤아리는 마인드컨트롤 장치, 선실내부를 가상현실 공간으로 만들어 주는 4차원 가상공간 프로그램, 멀리 떨어진 상대와 가상공간 통신이 가능한 화상통신장치, 수백 억 광년의 우주공간을 탐색할 수 있는 전자는 망원장치, 선실에서 그림자처럼 머물며 탑승자의 시중을 들어주는 인조인간 승무원 등등 무엇 하나 초자연적 현상으로 작동되지 않는 시스템은 없었다.
하늘자동차 춘우셔시는 비행체의 엔진을 가동시키는 어떤 연료도 보충하지 않고 운행하며, 하늘에서 운행하는 시간은 거의 무한대라고 설명할 수 있었다. 샤르별의 상공에는 초디느라고 하는 공중에너지가 미세한 이온전류처럼 흐르고 있으며, 춘우셔시는 이러한 미세 에너지를 무한 증폭시키는 기능이 있었다. 춘우셔시는 이러한 무한 증폭이 이루어지는 에너지의 힘으로 무한대 시간동안 상공에 머물며 비행을 계속할 수 있었다.
춘우셔시는 또한 가속운행이 필요하지 않을 때는 무동력으로 움직이며, 풍선처럼 공중에서 저절로 부양을 하거나 애드벌룬처럼 같은 공간에 정지해서 머물며 공중 전망대와 같은 기능도 발휘할 수 있었다.
이처럼 거의 초자연적 기능으로 비행하는 춘우셔시는 무언가 숨겨진 힘이 그 초자연적인 힘을 발휘하도록 조종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하늘자동차 춘우셔시 속에 숨겨진 힘이 신명의 기운이었다. 샤르별에서 운행하는 UFO나 춘우셔시 같은 비행체는 카멜레온처럼 변신이 자유로운 영성체와 같은 물체이기도 했다. 영성체와 같다는 의미는 도저히 현실세계의 물질적 작용의 힘만으론 그러한 초자연적인 현상을 발휘하면서 UFO나 춘우셔시가 비행할 수 없다는 결론 때문이었다.
춘우셔시를 타고 하늘을 비행하고 있을 때 가끔씩 선실에서 움직이는 그림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 그림자는 탑승자나 인조인간 승무원의 모습이 아니었다. 처음에 선실 내부에서 움직이는 그림자의 정체를 몰랐지만 나중에야 춘우셔시 보호신명이 움직이는 모습이라고 샤르비네로부터 설명을 듣고 이해할 수 있었다.
춘우셔시 보호신명은 춘우셔시를 탑승하고 하늘을 날아갈 때 가끔씩 눈에 띄며, 그 모습은 날개 같은 복장과 날씬한 체형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 표정들은 대부분 진지하거나 때로는 유쾌한 표정을 짓기도 하고 때로는 찡그린 표정을 지을 때도 있었다. 선실에서 움직이는 보호신명들은 선실의 바닥에 앉을 때도 있고, 서 있기도 하며, 공중으로 떠 다니기도 했다. 춘우셔시 보호신명들은 선실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광속으로 날아가고 있는 선체 밖으로 빠져나가 외부를 살피기도 하고 무언가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이러한 보호신명의 정체는 하늘자동차 춘우셔시에서만 발견되지 않았고 샤르별의 신선대중들이 이용하는 4차원 문명의 이기들이 설치되어 있는 대부분의 장소에서 눈에 띄는 모습들이었다. 내가 샤르별에 도착해서 처음부터 보호신명이라고 하는 존재들이 눈에 띄는 것은 아니었고 츠므 산 무릉도원 계곡에서 살고 있는 빛의 화신을 만나러 갔을 때 신명주를 얻어 마시고부터 생긴 일이었다. 신명주를 마시고나면 눈이 밝아지면서 보이지 않던 현상들이 보이고 영체나 신명들의 움직임이 눈 앞에 나타나는 현상을 자주 발견할 수 있었다.
다양한 장소에서 발견되는 보호신명의 존재들은 신선대중들과 특별하게 눈을 마주치는 일도 없고 곁에 다가와 관심을 표하는 일도 없었다. 오로지 자신들에게 맡겨진 무언가의 일에만 몰두하며 다른 누가 곁에 있건 말건 상관하는 표정들이 아니었다.
보호신명들의 정체는 특별하게 내 눈에만 띄는 현상은 아니었고, 샤르별의 신선대중들이 보편적으로 느끼는 현상들이었으며, 샤르비네도 보호신명의 정체에 대해 소상한 내용을 파악하고 있었다.
샤르비네와 나는 춘우셔시 하늘자동차를 타고 하늘을 날아가면서 눈앞에서 어른거리는 보호신명의 모습을 발견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들이 타고 가는 이 춘우셔시 선실에는 여러 신명들의 모습이 보이는데 각각의 역할들이 무엇인지 궁금하오."
내가 샤르비네에게 물었다.
"우리들이 춘우셔시를 타고 안전하게 하늘을 날아다니며 원하는 세상 구경을 다하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신명들의 보살핌과 노력이 필요하지요. 즉 우리를 태우고 가는 이춘우셔시 비행체는 그냥 하늘을 날아가는 것이 아니라 보호신명들이 각각의 분야에서 모든 기능들이 안전하게 작동하고 안전한 항로를 따라 운항할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해 주기 때문에 가능한 일들이지요. 그래서 이 춘우셔시 비행체에는 여러 신명들이 각각의 분야별로 배치되어 보이지 않게 활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할 수 있을 거예요. 그 보호신명들의 이름을 살펴보면 비행체의 구조를 보호하는 선체보호신명, 안전한 운항을 도와주는 항로보호신명, 시스템의 안전한 작동을 도와주는 프로그램관리신명, 탑승자의 안전을 지켜주는 안전보호신명 등이 있답니다."
"평소에 아무 생각 없이 타고 다니는 비행체 하나에도 그렇게 여러 보호신명들이 함께하며 안전한 여행을 도와주고 있다니 생각만 해도 하늘에 감사하고, 아무 대가없이 봉사하는 보호신명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리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오."
“세상만물 무엇에도 신명의 기운이 함께하지 않으면 그것이 그것으로 존재하는 것이 불가해요. 들에서 자라는 잡초 한 포기라도 신명의 기운이 응해야 제대로 자라고, 화초의 꽃 한 송이라도 신명의 기운이 응해야 온전한 색깔과 향기로 피어날 수 있으며, 나무에 열린 열매 하나라도 신명의 기운이 작용하지 않으면 제대로 열매를 맺을 수 없어요. 하물며 우주의 귀하고 귀한 신령한 영혼들을 위해 쓰임 받는 물건들은 얼마나 더 알뜰하게 하늘이 보호신명들을 시켜서 잘 지키도록 하겠어요? 우리 샤르별에서 신선대중들이 사용하는 어떤 문명의 이기에도 신명들의 기운이 응감하여 보호하지 않는 것들은 없으며, 신명들의 기운이 응감하지 않는 문명의 이기들은 제대로 작동을 못하고 올바른 기능을 다하지 못하지요."
“샤르별의 신선대중들이 사용하는 모든 문명의 이기들에게 보호신명의 기운이 응감하고 있다니 참으로 놀라운 소식이 아닐 수 없을 것 같소. 더구나 들에서 자라는 잡초 한 포기에도 신명의 기운이 응하여 생장을 돕고 있다니 하찮은 생명 하나라도 함부로 대접해선 안 될 것이란 각성이 깊어지오."
"사실은 하늘에서 반짝이는 별빛 하나라도 신명의 기운이 응해야 빛나며, 하늘에서 내리쬐는 햇빛과 달빛도 신명의 기운이 응해야 제 빛을 낼 수 있지요. 즉 현실세계의 아름다움과 찬란한 빛들은 모두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하여 발생하는 것이며,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하지 않을 때 보이는 어떤 현상도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지 않으면 안 되지요."
“보이는 세상은 보이지 않는 힘이 지배한다는 의미로 들리는군요?"“보이지 않는 힘이 보이는 세상을 지배한다는 의미보다 보이는 힘과 보이지 않는 힘의 음양합덕이 조화를 이루어야 제대로 된 우주의 질서가 바로 선다는 의미지요."
샤르비네와 이런 대화를 나누는 순간에도 춘우셔시 선실에서 오락가락하며 무언가 열중하는 투명한 보호신명들의 움직이는 모습을 눈여겨 볼 수 있었다. 잠시의 쉴 겨를도 없이 각자의 업무에 열중하는 보호신명들은 샤르비네와 내가 대화를 나누는 내용을 듣고 있는지 마는지 아무런 관심이 없는 듯 했으며, 진지하고 신중하게 움직이는 모습들은 거룩한 느낌으로까지 전달되어 왔다.
보호신명들이 잠시도 한 눈을 팔거나 딴청을 부리지 않고 춘우셔시 비행체의 안전한 운행을 돕고 있는 모습들은 하늘이 땅을 보호하는 심성이 무엇인지 확고하게 깨달을 수 있는 순간이기도 했다.
이처럼 보호신명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안전한 운항을 계속하는 하늘자동차 춘우셔시를 타고 샤르비네와 나는 샤르별의 하늘을 쉬지 않고 날아갔다. 춘우셔시는 급하게 운항할 때는 광속으로 비행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구름이 흘러가는 속도로 천천히 비행했다. 광속으로 비행할 때는 땅에 펼쳐진 모습들을 제대로 구경할 수 없지만, 자연속도로 운항할 때는 땅에 펼쳐진 모습들을 제대로 구경하면서 비행할 수 있었다.
샤르별의 상공에서 구름이 떠가듯 천천히 하늘을 날면서 땅에 펼쳐진 모습들을 구경하는 기분은 하늘의 별빛 속에 숨겨진 지상낙원을 바라보는 것처럼 환상적인 느낌이 들었다.
지구의 70배에 달하는 거대한 땅에는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복사꽃물결이 꿈속의 장면처럼 출렁거리고 있었고, 온 땅을 가득 덮고 있는 초원과 초원 위에 피어 있는 기화요초들의 향연은 무한하게 맘을 설레게 만들었다. 여기저기 쏟아져 나온 신선대중들은 꽃그늘과 초원 위에서 여유 삼매경의 신선놀음에 빠진 채 시간의 흐름을 잊고 있었고, 지상낙원 선경세상의 정취는 물씬 풍겨나고 있었다.
우리를 태운 하늘자동차 춘우셔시는 구름이 흘러가듯 천천히 샤르별의 하늘을 낮게 뜬 채 이동하고 있었고, 땅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손에 잡힐 듯 모두 시야에 들어왔다.
신선대중들이 살아가는 세상이라곤 하지만 어쩌면 그렇게 샤르별의 온 천지는 푸른 초원과 꽃물결로 덮여 있고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신선 대중들은 근심걱정이라고는 다 털어버린 태평성대를 누리며 살아가고 있었을까?
그 순간 문득 생각나는 장면이 있었다.
샤르비네가 지구의 해저기지에 머물고 있을 때, 샤르비네와 내가 초시의 UFO를 타고 지구의 곳곳을 여행하며 겪었던 일들이다. 그때도 역시 지금과 마찬가지로 지구의 상공을 천천히 이동하면서 지구의 지상에 펼쳐진 모습들을 탐색하고 있었다.
지구의 상공을 날면서 바라본 지상의 풍광들은 그야말로 천태만상극과 극의 장면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며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연출하고 있었다.
잘 사는 세상에서는 풍요로움이 넘쳐 주체하지 못할 만큼 흥청거리며 사는 곳이 있고, 못 사는 세상에서는 가난에 찌들어 죽지 못해 살아가는 곳도 있었다. 또 어떤 세상에서는 평화롭게 사는 곳이 있고 또 어떤 세상에서는 전쟁이 발발해서 화약 냄새가 진동하는 곳도 있었다.
이러한 지구의 지상에서 펼쳐지던 모습을 상상하면서 온 천지가 꽃으로 뒤덮인 샤르별의 지상낙원을 바라보는 심정은 너무 대조적이지 않을 수 없었다.
하늘에서 바라본 샤르별의 바다는 유난히도 푸르렀다. 그 푸른 바다 위에는 아름다운 섬들이 하늘의 별처럼 점점이 박혀 있었다. 샤르별의 바다에 떠 있는 섬들의 숫자만 1억이라고 했다. 암초처럼 작은 섬의 숫자는 더 무수히 많아서 1억의 숫자에 끼지도 않았다.
1억 개의 섬들은 지상처럼 모두 꽃으로 덮여 있고 꽃으로 덮인 크고 작은 섬들이 쪽빛 푸른 바다 위에 별처럼 떠 있는 모습들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하늘에 떠 있는 별들을 바라보면 별들이 속삭이는 이야기들이 주저리주저리 들려오듯, 1억 개의 섬들마다 간직한 이야기들은 듣고 또 들어도 끝이 없을 것 같았다.
더욱 장관인 것은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은 산맥들…. 샤르별의 산들은 지구의 산과는 비교가 되지 못할 만큼 높았다. 최고 높은 산은 주스니라였고 그 높이는 자그마치 3만 5천m. 그 외 츠므 산, 구디무 산, 닙이누시 산, 그붐이무슈 산 등등 2만 5천m 이상의 고봉들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높게 솟아 있었다. 2만m 이하의 산들은 셀 수도 없이 많지만 높다고 말할 수도 없었다.
높은 산들은 대부분 지면의 근육이 뻗어나간 것처럼 거대한 산맥들을 이루고 있었고, 산맥들의 사이사이로 깊은 계곡이 숨겨져 있었으며, 울창한 밀림에 가려 있는 높은 산맥의 계곡마다 숨겨진 이야기들이 가득했다.
어떤 밀림의 계곡에서는 빛의 화신들이 불로불사의 세상을 만들어 살아가기도 하고, 어떤 밀림의 계곡에서는 현실의 파장과 다른 초월적 삶의 이야기가 펼쳐지기도 하고, 어떤 밀림의 계곡에서는 날개 달린 인간들이 하늘을 날아다니며 사는 곳도 있었다.
샤르비네와 나는 춘우셔시를 타고 천천히 하늘을 날아가면서 지상에 펼쳐진 천태만상의 모습들을 구경하고, 천태만상의 세상에 얽혀진 이야기들을 샤르비네의 설명을 통해 전해 들었다.
샤르비네의 설명이 부족할 때는 특별한 세상을 직접 찾아가 눈으로 목격하거나 행동으로 체험하기도 했다. 그 중에는 날개 달린 인간들이 살아가는 닙이누시 산의 밀림계곡도 있었고, 빛의 화신들이 살아가는 무릉도원 계곡도 있었다.
빛의 화신들이 살아가는 무릉도원 계곡은 깊고 깊은 골짜기가 온통수천 년 수령을 가진 복사꽃 나무들이 꽃을 활짝 피운 채 뒤덮고 있었고, 걸어서 들어가면 수십 일을 소요해도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할 만큼 길들이 엇갈리고 있었다.
한마디로 무릉도원 계곡은 걸어서 들어갔다 걸어서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세상은 아니었다. 현실의 공간 속에 존재하면서 아주 특별한 파장이 형성된 그 세상은 육신의 몸을 입은 존재들이 이해하기엔 많은 수수께끼의 비밀이 감추어진 환경이라고 설명할 수 있었다.
빛의 화신들은 본래 육신의 몸을 입고 살다가 빛 담금질로 새로운 몸을 만들어 빛의 몸으로 새롭게 탈바꿈한 현실의 존재들이었다. 곧 썩고 병들 수밖에 없는 육신의 몸을 썩지 않고 병들지 않는 빛의 몸으로 환생한 존재들이 빛의 화신들이라고 설명할 수 있었다.
육신의 몸을 입고 있을 때는 물질세계의 지배를 받지만 빛의 몸으로 화신한 이후로는 물질세계의 지배를 받지 않고 영과 육과 신을 초월한 삶을 살아간다고 했다.
빛의 화신들은 시공을 초월해서 자유롭게 움직이며 사는 존재들이요. 무소불능의 힘으로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이나 이루며 살아가는 초월적인 존재들이라고 설명할 수 있었다.
빛의 화신들이 살아가는 무릉도원 계곡은 현실의 공간과 단절된 채 존재하지 않았고, 현실의 존재들이 그 세상을 방문하는 데 큰 걸림돌이 많지는 않았다. 정해진 규율과 절차만 잘 따르면 현실의 존재들도 얼마든지 빛의 화신들이 살아가는 무릉도원 계곡을 방문하여 빛 담금질로 영혼을 새롭게 할 수 있었다.
빛의 화신들이 살아가는 무릉도원 계곡을 다른 말로 도통진경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육신의 몸을 입은 신선대중들이 살아가는 현실을 선경세상이라고 부른다면, 고도의 수련과 빛 담금질로 빛의 화신에 오른 존재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도통진경이란 이름으로 구분하고 있었던 것이다.
샤르비네와 나는 가끔씩 그 도통진경의 무릉도원 계곡을 찾아가서 빛의 화신들을 만나고 영성을 키우며 빛 담금질을 받았던 기억이 있었다.
육신의 몸을 입은 신선대중들이 빛의 화신으로 입신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수련과 빛 담금질의 과정을 거치고 거쳐야 가능한 일이었다. 그 일은 마치 대장장이가 쇳물을 녹여 명검(劍) 하나를 만들기 위해 수없는 담금질의 과정을 거쳐야 하듯, 육신의 몸을 빛 담금질하여 빛의 화신으로 입신하기란 쉬운 과정이 아니었다. 샤르별에는 200억의 신선대중들이 살아가고 있지만 빛의 화신으로 임신한 숫자는 소수에 불과했다. 빛의 화신들이 다름 아닌 샤르별의 수호신이었고 샤르별의 태평성대를 주도하는 대들보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샤르별은 지구에 비해서 넓고 넓은 세상이었고 드러난 세상과 드러나지 않는 세상들로 다양했다. 드러난 세상보다 드러나지 않는 세상을 찾아갔을 때 더 신비로운 모습들이 다양했다.
드러난 세상은 과학을 초월한 4차원 문명세계가 펼쳐지는 세상이라면, 드러나지 않는 세상은 자연계의 질서를 뛰어넘은 초월적 세상이라고 설명할 수 있었다.
초월적 세상을 방문할 때 감춰진 영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드러난 세상이 육신의 의식으로 펼쳐지는 세상이라면, 드러나지 않는 세상은 영성의 힘으로 펼쳐지는 세상이라고 설명할 수 있었다.
샤르비네와 나는 틈나는 대로 하늘자동차 춘우셔시를 타고 샤르별의 드러난 세상과 드러나지 않은 세상을 방문하면서 영적성장을 도모했다.
하늘자동차 춘우셔시는 빛의 속도로 이동하기 때문에 잠깐의 시간에도 멀고 가까움이 없이 찾아가고 싶은 어떤 세상이라도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었다.
이날도 샤르비네와 나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춘우셔시를 타고 특별한 세상을 여행하다가 눈 아래 펼쳐진 도원 계곡을 발견하고 무엇에 이끌린 듯 그곳으로 비행방향을 바꾸었다.
도원 계곡은 샤르별 신선대중들의 입으로 도통진경이란 이름으로 불려 지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빛의 화신들이 머물고 있는 세상이 도원계곡이었기 때문이다.
도원 계곡을 방문하기 위한 모든 절차는 수호신명들이 알아서 수행했다. 수호신명은 우리 몸을 지키고 보호하는 신명으로 보통 때는 거의 모습을 숨기고 있다가 필요할 때만 나타나서 영적수행을 도맡아 주었다. 다른 파장의 이차원 세계나 영계를 방문할 때는 반드시 수호신명의 중간역할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도원 계곡의 도통진경도 현실의 세상과는 다른 파장으로 이루어진 이차원계로써 수호신명의 영적절차를 마치지 않으면 방문이 불가했다.
방문절차를 마치고 돌아온 수호신명의 안내를 받아서 도통진경 도원계곡을 찾아갔을 때 언제 봐도 새롭기만 한 진풍경이 눈 앞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깊고 깊은 계곡의 골짜기를 온통 복사꽃 물결로 뒤덮고 있는 그 세상에서는 시간이 멈춰 버린 계절이 상춘의 모습으로 숨 쉬고 있었고, 코끝에 진동하는 온갖 기화요초의 향기는 숨을 쉴 때마다 호흡기관으로 드나들며 기분을 황홀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곳의 복사꽃 나무들은 대부분 천년이 넘은 수령을 자랑하고 있었고, 오래된 수령의 복사꽃 나무들은 몸통이 열 아름은 넘어 보이고, 하늘을 뒤덮고 무성하게 뻗은 가지마다 복사꽃이 휘늘어지도록 피어서 꽃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축축 처져 있었다.
천년이 넘은 수령의 복사꽃나무의 밀림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는 도원 계곡의 꽃길 터널과 같은 길을 수호신명의 보좌를 받으며 한참을 걸었다. 하늘도 잘 보이지 않는 복사꽃 터널 길을 따라서 이리저리 갈라지는 갈림길을 따라 얼마를 걸었는지 알 수 없었다.
몸에 땀이 후줄근하게 젖은 후에야 겨우 목적지에 다다랐는데, 마지막 동굴 같은 꽃 터널을 빠져나갔을 때 시야에 들어오는 도통진경의 새 세상을 만나볼 수 있었다. 현실의 공간과 무언가 색다른 파장이 흐르는 세상이었다.
그곳에도 복사꽃 물결은 출렁거리고 기화요초의 향기는 춘풍에 실려와 코끝을 물씬 젖게 하지만, 그곳에서 들려오는 새소리와 살갗에 닿는 바람의 감촉과 코로 마셔지는 공기의 달콤함은 현실의 공간에서 느낄 수 없는 무언가가 색달랐다.
도통진경 그 세상에서, 세상일을 다 잊은 표정으로 살아가는 빛의 화신들은 구름을 타고 하늘에서 놀기도 하고 봉황이나 용을 타고 하늘에서 이동하며 어딘가를 왕래하기도 했다. 지구에 있을 때 그림으로나 보고 전설로만 듣던 용과 봉황을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빛의 화신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가슴은 한없이 뛰고 심장은 두근거리기만 했다.
빛의 화신들이 살아가는 도원 계곡을 샤르별에서는 은천(隱天)과 현천(見天)의 중간세상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은천(隱天)은 드러나지 않는 숨겨진 하늘세상을 의미했고 현천(見天)은 드러난 하늘세상을 의미했다
도원 계곡에서 빛의 화신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넋 나간 듯 구경하면서 샤르비네와 나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참으로 묘하고 흥미로우며 신비로움이 넘치는 세상이오. 이렇게 꿈같은 별천지가 도원 밀림의 계곡에 숨겨져 있다니 하늘과 땅의 조화는 천태만상이기만 하오.”
내가 감탄을 멈추지 못하면서 샤르비네에게 꺼낸 말이었다.
샤르비네도 내 손을 꼭 잡아주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게 말예요. 우주에는 하늘이든 땅이든 이렇게 꿈같은 세상을 숨겨 두고 하늘과 땅의 오묘한 이치를 풀어가고 있지요. 그래서 세상은 보이는 것들보다 보이지 않는 것들 속에 더 큰 진실이 담겨져 있다고 설명할 수 있답니다. 그래서 지혜로운 영혼들은 보이는 세상보다 보이지 않는 세상을 추구하며 보이지 않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흠모하지요. 그래서 우리 샤르별의 신선대중들은 보이지 않는 것이 아름답다고 입버릇처럼 말들 하지요."
이어서 샤르비네와 나의 대화는 계속 이어졌다.
“샤르비네, 보이지 않는 것들이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가 뭘까요?"
“보이지 않는 것들은 함부로 속살이 드러나지 않고 항상 신비로움으로 감싸진 채 숨겨져 있으니까요. 소중하고 귀한 것들은 대부분 겉으로 드러나서 함부로 내굴려지지 않고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숨쉬기를 좋아하지요. 샤르앙의 내면 깊숙이 숨겨진 아름다운 사상들이 무한한 신비로움으로 빛나듯, 하늘과 땅의 소중한 것들은 보이지 않는 신비로운 기운으로 감싸진 채 조용히 머물면서 제자리를 지키고 있답니다. 그 신비로운 기운이 아름다움을 자아내지요."
"샤르비네와 내가 지구의 해저기지에 머물고 있을 때도 지구의 숨겨진 세상들을 방문한 기억이 있는데…. 잊지 않고 있지요?"
“그래요. 모두 기억하고 있어요. 그때 경험했던 특별한 일들을 잊을 순 없지요. 그 중에 무릉도원이란 별천지가 있었지요. 지구의 무릉도원도 이곳 도원 계곡의 풍광과 비슷한 모습으로 펼쳐지고 있었는데……. 샤르앙도 똑같은 기억으로 남아 있겠지요?"
“그렇소. 샤르비네, 지구의 숨겨진 무릉도원은 이곳 도원 계곡보다 규모가 작기는 했지만 환경은 이곳과 비슷했던 것 같소. 지구의 무릉도원에는 세월을 잊은 신선들이 현실세계와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었고, 이곳 도원 계곡도 시간이 멈춰 버린 상춘의 계절이란 점에서 두 세상의 동질감을 발견할 수 있었소."
“그래요. 샤르앙, 지구의 무릉도원에서 살고 있는 신선들도 빛의 화신이요, 이곳 도원 계곡에서 살고 있는 빛의 화신들도 지구의 무릉도원에서 살고 있는 신선들과 똑같이 빛 담금질된 존재들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 거예요. 그래서 지구에서나 샤르별에서나 비슷한 존재들은 비슷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가 봐요?
이어서 샤르비네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리고 이건 중요한 사실인데 샤르앙이 꼭 알고 있어야 할 내용이에요. 뭐냐면 빛의 화신들은 모두 은천선황(隱天仙皇)의 신하들이에요. 지구에서 살고 있는 빛의 화신과 샤르별에서 살고 있는 빛의 화신들은 똑같은 은천선황(隱天仙皇)의 신하들이지요. 은천선황의 신하들이 지구와 샤르별의 수호신이 되어 지구에서 태어난 빛의 화신은 지구를 지키고 샤르별에서 태어난 빛의 화신은 샤르별을 지키고 있어요. 수호신들의 역할이 아니었다면 지구든 샤르별이든 이미 우주 흑암의 세력인 멸주의 손에 넘어가 진멸지경의 비운을 겪게 되었을 거예요."
“지구 수호신들이 멸망지경에 이른 지구를 지키고 있다는 소식은 이미 전해들은 바 있소. 지구의 수호신이 빛의 화신들이며 또한 은천선황의 신하들이라니 생소하게 느껴지오. 은천은 샤르별의 숨겨진 하늘이라지요? 그리고 은천선황이 실제로 샤르별을 다스리는 보이지 않는 하늘의 왕이라지요?"
"맞아요. 은천은 샤르별의 숨겨진 하늘의 선경세상이며 숨겨진 하늘의 선황이 샤르별을 다스리는 왕이기도 해요. 결국 무한이론의 4차원 문명세계가 펼쳐지고 있는 샤르별 선경세상은 보이지 않는 세상인 은천의 선황이 빛의 화신들을 시켜 하늘의 오묘한 이치를 드러내고 있다고 설명할 수 있겠지요.“
샤르비네와 이런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황금색의 봉황을 탄 빛의 화신이 빙그레 미소를 띠면서 우리들 앞을 날아가고 있었다. 봉황을 타고 가는 빛의 화신은 우리들을 향해 친절하게 손까지 흔들었다.
우리들도 빛의 화신을 향해 답례로 손을 흔들어 주었다. 빛의 화신을 태우고 가는 금빛 봉황의 눈은 불꽃이 타는 듯 이글거렸고 부리는 날카로웠으며 넓게 벌린 두 날개에는 태극문양이 선명하게 그려져 있었다.
그렇게 멋진 금빛 봉황을 타고 유유히 하늘을 날아가는 빛의 화신이 너무 부럽다는 생각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
"날개 달린 백마를 타고 하늘을 날아보았으면……."
전생에 내가 마이트레야 도솔천에서 30만 년 동안 살면서 날개 달린 백마를 타고 다녔던 기억을 떠올리며 해보는 생각이었다.
그때 몸 속에 숨겨져 있던 여의주신명이 불쑥 눈 앞에 나타나더니 이렇게 말했다.
"주신님, 백마를 준비하겠습니다!"
나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여의주신명이 눈 앞에서 사라지고 잠시 후에 푸른 하늘 창공의 구름 사이에서 눈부시게 빛나는 백마 한 필이 우리들을 향해 커다란 날개를 너울거리면서 날아오고 있었다.
하늘에서 날아온 백마는 마치 옛 주인을 알아보기라도 한 것처럼 우리들 앞에 사뿐히 내려앉아 앞 다리를 땅 위에 구부린 채로 타라는 시늉을 했다. 샤르비네와 내가 등 위에 올라타자 백마는 사뿐하게 공중으로 날아오르며 희고 눈부신 두 날개를 활짝 펴서 창공을 향해 너울 너울 날아가기 시작했다.
백마를 타고 복사꽃 물결이 밀림을 이루고 있는 도원 계곡의 상공을 날아가고 있을 때 여기저기서 용이나 봉황을 타고 다니는 빛의 화신들을 만날 수 있었다. 어떤 빛의 화신은 용이나 봉황을 타지 않고 구름을 몸에 휘감은 채 구름 위에서 노닐기도 했다.
구름을 타고 하늘에서 노닐고 있는 장면이 마치 바다 위에 유람선을 띄워 놓고 뱃놀이를 즐기는 장면과 다르지 않게 느껴졌다. 가끔씩은 비마(飛)를 타고 하늘을 날고 있는 빛의 화신도 눈에 띄었다.
빛의 화신들을 태우고 다니는 용이나 봉황들은 급하게 날지 않고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에 그 위에 타고 있는 빛의 화신들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다. 그중에는 몇 번 만나서 낯익은 빛의 화신도 있었다.
"어이, 백마 신선!"
칠흑처럼 검은 흑룡을 타고 가던 빛의 화신이 우리 곁을 날아가다 말고 가까이 다가와서 이렇게 아는 체 했다. 자세히 보니 그 빛의 화신은 단 신선의 시종이었다. 내가 단 신선을 찾아갈 때마다 단 신선 곁에서 분신처럼 행동하며 중요한 심부름을 도맡아 하는 그 빛의 화신을 으처시라 불렀다. 빛의 화신이라도 큰 신선의 곁에서 시종을 드는 경우를 자주 목격할 수 있었다.
"으처시 신선이 아니신가요? 지난번에 단 신선을 뵈러 태양루를 찾아갔을 때 뵈었는데 여기서 또 뵙게 되는군요?"
"그렇네. 백마 신선, 한 번 보니 두 번을 보게 되고, 두 번 세 번 보게되니 이제는 장소불문하고 보게 되는구먼. 아무튼 우리 백마 신선은 복도 많은 신선이지. 루디(단) 신선께서 얼마나 마음에 두고 아끼시는지... 이곳 도원 계곡에서 그댈 만났다고 하면 루디 신선께서 무척 좋아하실 거구먼."
저를 마음에 두고 계신가요?" “그렇고말고. 루디 신선께서는 두고 온 지구에 대해서 걱정하며 항상 노심초사하는 맘으로 지내셨는데 백마 신선이 찾아와서 지구의 미래를 믿고 의논하게 되었으니 그 기쁨이 얼마나 크실지 짐작도 못할 일이지 않겠는가? 앞으로 불원간에 루디 신선께서 백마 신선을 불러 중요한 당부를 전할 것이니 그때도 내가 심부름으로 다시 자네를 찾아갈 걸세."
"그러신가요? 루디 신선께서 그렇게
"네. 으처시 신선님! 언제라도 부르시면 달려가 루디 신선님을 뵙도록 하겠습니다. 그때까지 맘을 가다듬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알았네. 백마 신선, 백마선이 말한 그대로 루디 신선께 전해 올리겠네. 그럼 도통진경 구경 잘하고 무한한 영적성장을 이룬 후 돌아가도록 하게. 나중에 보겠네."
“네, 으처시 신선님. 저도 나중에 뵙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대화를 나눈 후 으처시 신선은 흑룡과 함께 창공을 향해 저 멀리 사라지고 있었다.
샤르비네와 나는 다시 백마를 타고 도원 계곡이 펼쳐진 도통진경 화선계(仙界)의 하늘을 날아가면서 현실의 공간과 다른 자연세계의 풍광을 즐기고 감상했다. 도통진경 화선계(仙界)에선 현실의 4차원 문명세계 공간에서 사용되는 문명의 흔적들은 무엇도 찾아볼 수 없었다. 도통진경의 초월적이고 초자연적인 현상이 가득 펼쳐지며 무한한 신비로움으로 숨 쉬는 세상이 도원 계곡의 모습이었다.
화선계의 하늘에서 하늘자동차 춘우셔시의 모습도 발견할 수 없고, 땅에 지어진 어떤 문화시설이나 생산시설도 눈에 띄지 않았다.
화선계의 빛의 화신들이 이동하는 수단은 오로지 용이나 봉황이었고, 구름이나 비마(飛馬)를 이동수단으로 이용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빛의 화신들이 살고 있는 집들은 신비한 기운에 감싸진 채 지어져 있고 경치가 좋은 장소마다 누각들이 세워져 있는데, 누각마다 거문고타는 소리나 청아한 목소리의 노래 소리들이 흘러나왔다. 빛의 화신들인 신선과 선녀들이 신선놀음을 즐기며 노는 장면들이었다.
샤르비네와 나는 백마를 타고 하늘을 날아가다가 어느 경치 좋은 장소의 누각에서 신선놀음에 열중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스스로 어떤 유혹에 이기지 못해서 백마를 그쪽으로 향하게 했다.
흥겨운 거문고 소리 청아한 노랫소리에 섞여 맛있는 신선주의 향기가 코끝에 물씬 전해 오는 것 같아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우리를 태우고 날아온 백마를 신선놀음이 한창인 누각 곁에 세워 두고 샤르비네와 나는 청하지도 않은 신선놀음에 합세했다. 신선놀음에 참가하고 있는 빛의 화신 신선의 숫자는 아홉 명인데 신선이 세 명이요 선녀가 여섯이었다. 예상했던 대로 신선놀음 누각에 술상이 차려져 있는데, 맛있는 신선주 향기가 벌써 코끝을 유혹하며 침을 꼴깍 삼키게 만들었다.
아홉 명의 신선과 선녀들은 샤르비네와 내가 불청객으로 누각에 오르든 말든 상관 않고 거문고 소리에 맞춰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신선놀음의 삼매경을 즐길 뿐이었다.
샤르비네와 나는 말없이 술상 앞에 앉아서 신선과 선녀들이 즐기고 있는 신선놀음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잠시 후 춤과 노래가 멈추더니 아홉 명의 신선과 선녀들이 다 술상 앞으로 모여 앉았다. 샤르비네와 나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신선과 선녀들 앞에서 공손하게 대례를 올렸다. 아홉 명의 신선과 선녀들은 모두 만족한 표정을 지으며 우리를 어서 자리에 앉으라고 권했다.
우리들이 다소곳이 술상 앞에 다시 자리를 잡고 앉자 어느 선녀가 이렇게 말했다.
"보아하니 육선계에서 방문한 영혼들이로다.”
"예, 저희들은 육선계에서 찾아온 불청객들입니다
샤르비네와 나는 함께 입을 맞춰 대답했다..”
"어린 신선들은 저 백마를 타고 왔는가?"
이번에는 또 다른 신선이 누각 곁에서 조용히 쉬고 있는 백마를 바라보면서 질문했다.
“네, 저희들이 타고 온 백마입니다.”
나는 얼른 자랑스런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저 백마는 영마(馬)일세."
나의 대답을 들은 신선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영마라니…. 무슨 뜻으로 하는 말씀인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나는 신선의 말을 얼른 알아듣지 못하고 반문했다.
신선은 다시 혼잣말처럼 "저런 백마는 우리들 도통진경의 화선계에선 구경할 수 없는 영마일세. 아마 그대들 중 누군가가 전생에 타고 다니던 천상계의 말일 거야."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불현듯 생각나는 기억이 있어서 얼른 이렇게 대답했다.
“사실은 제가 전생에 마이트레야 도솔천에서 살았고 그때 저 말과 똑같은 백마를 타고 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저 백마가 어린 신선이 전생에 타고 다니던 그 영마가 맞아. 그러니까 저 영마가 전생의 옛 주인을 기억하고 있다가 나타나서 옛 정을 나누고 있는 거야!"
“저는 그 생각은 미처 못했습니다."
“아무튼 좋아. 어린 신선들은 보나마나 신선주 술 생각이 나서 누각에 올랐을 터이니, 어서 이리와 한 잔씩 받도록 하게."
샤르비네와 나는 신선이 따라주는 신선주 한 잔씩을 단숨에 꿀꺽하고 마셨다. 마시자마자 신선주의 기운이 몸 속으로 싸악 퍼졌다. 신선주의 주향(香)도 주향(酒香)이려니와 몸 속으로 퍼지는 술기운은 뭐라 형용할 수 없는 색다른 파장이 물결치고 있었다.
그리고 사르르 올라오는 취기가 기분을 묘하게 만들었다. 다른 신선과 선녀들은 이미 한 잔씩 한 후여서 신선주의 취기에 빠진 상태였다.
샤르비네와 나는 신선주의 취기를 주체하지 못하고 저절로 흥에 겨워서 시키지도 않은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나는 신선아리랑을 부르고 샤르비네는 나의 노래에 맞춰 덩실덩실춤을 추었다. 내가 노래 부르고 샤르비네가 춤을 출 때 가야금과 거문고 소리가 저절로 울리면서 흥을 돋우었다.
아리아리랑 신선아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신선아리랑 아라리가 났~네~ 이 보소! 신선들 어서~ 와요~ 무릉도원 신선놀음 즐겨나~보~세! 아리아리랑 신선아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신선아리랑 아라리가 났~네~ 얼씨구~ 좋구나! 절씨구~ 좋아! 불로불사 선경세상 신선놀음 좋다!
신선주 취기에 오른 내 목소리는 저절로 청아하게 변했고 청아한 목소리의 신선아리랑은 도통진경 화선계의 하늘을 멀리까지 울려 퍼지게 했다. 본래 신무(神舞)라고 소문날 정도의 춤꾼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샤르비네도 신선주의 취기 때문인지 더욱 요염한 자태로 내 노랫소리에 맞춰 신들린 듯 춤을 추었다.
아홉 명의 신선들은 숨을 죽인 듯 샤르비네의 신무를 구경하고 있었고, 그 중의 한 선녀가 이렇게 감탄했다.
"신무로다! 신무로다!"
신무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유는 그 춤을 육신의 몸으로는 출 수 있는 춤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춤에 대해서는 영통을 이루고 신명의 기운이 응해야 가능하기 때문에 붙여진 춤 이름이었다. 그래서 샤르별에서는 신무라는 이름이 춤꾼으로서의 최고의 명예이며 영광이기도 했다.
샤르별에서는 신무를 추는 춤꾼을 바기스라고 부르며 어떤 신선놀음에서도 바기스의 인기는 최고를 누리고 있었다. 그리고 신명의 기운을 부르는 모든 제천의식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절차가 바기스의 신무이며, 신무의 제천의식을 통해서만 신명의 기운을 응하게 하여 제천의식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샤르비네는 천부적으로 타고난 춤꾼이었고 그 때문에 샤르별에서 이름난 춤꾼을 스승으로 두고 바기스 신무를 사사한 어린 나이에 전문춤꾼으로서의 명예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한 춤 실력이 도원계곡의 화선계에서도 인정을 받게 되니 일심동체인 나의 기분도 매우 만족하지 않을 수 없었다.
샤르비네의 춤이 끝나자 아홉 명의 신선들은 이구동성으로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우리들에게 어서 술상 앞에 앉으라고 재촉하며 서로 경쟁하듯 신선주를 빈 잔에 채워 주었다.
빛의 화신들과 함께 마시는 신선주의 이름은 도선주(桃仙酒)였다.
복사꽃의 이슬을 받아서 도화진액으로만 담근 술이라서 특별한 향기와 맛이 일품이었다.
도선주를 마시고나면 기분도 묘하게 변하면서 신명의 기운이 몸 속에서 발동하는 것 같고 저절로 흥겨움이 일어나 기분을 명랑하게 만들었다. 술기운으로 얼굴색이 복사꽃처럼 불그레해지며 화색이 돌아서 더욱 생기발랄한 모습들로 변했다.
나는 숫기가 약한 편이지만 도선주를 마시면 마음이 담대해지는 것 같고 신명의 기운이 동하면서 무한한 용기가 발생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시키지도 않은 노래를 부르고 샤르비네와 춤을 추면서 흥겨운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나는 도선주를 마시면서 아홉 명의 신선과 선녀들에게 많은 이야기들을 늘어놓았다. 내가 말하는 동안 저절로 지구에서 샤르별을 찾아온 이야기도 꺼내 놓고 어려서부터 자라 온 가정사나 세상을 어렵게 살며 겪은 이야기들을 자신도 모르게 다 털어놓지 않을 수 없었다.
나의 이야기를 경청하던 한 선녀가 이렇게 말했다.
"여기 화선계에는 지구에서 찾아온 빛의 화신도 몇몇 살고 있단다. 지구출생 신선을 만나보고 싶지 않느냐?"
"진짜 지구출생의 화선(仙)이 이곳 도통진경 화선계에서 살고 있나요?"
"어린 신선, 아니 그대 이름을 샤르앙이라고 했지? 그래, 내 말은 사실이란다. 지구에서 태어나 살다가 육신의 몸으로 빛 담금질을 끝낸 후 빛의 화신이 되어 우리 화선계를 찾아와 불로불사의 화신으로 살아가는 존재들이 우리들과 함께 숨 쉬며 살고 있단다. 아마 그 화선들도 샤르앙을 만나면 기뻐할 거야."
"그러면 선녀님, 그 화선들을 만나게 해주십시오."
"그래 볼까?"
이 말을 마친 선녀는 무지개 색이 눈부신 봉황을 불러서 등에 타더니 우리를 뒤따르게 했다. 샤르비네와 나는 무지개 봉황을 탄 선녀를 따라서 백마를 타고 날아갔다.
무지개색 봉황을 타고 다니기 때문에 그 선녀 이름을 무지개 선녀라고 불렀다.
무지개 선녀는 화선계의 높이 솟은 산봉우리들을 돌고 돌더니 경치좋은 위치에 세워진 누각을 찾아갔다. 그 누각에는 태극문양들이 선명하게 그려져 있었다. 누각의 기둥과 지붕의 천정도 단청을 한 것처럼 태극문양과 봉황, 용 등의 그림이 살아 있는 것처럼 생동감 넘치게 그려져 있었다.
무지개 선녀가 태극루 앞에서 누군가를 부르니 몸에서 눈부신 광채가 나는 화선이 불쑥 모습을 드러냈다.
"어? 무지개 선녀께서 어인 일로 여길 찾아오셨소?"
태극루에서 머물고 있던 화선이 반갑게 무지개 선녀를 맞이하며 하는 말이었다.
"태극 신선! 태극 신선께서 좋아할 아주 귀한 손님들
을 모셔왔다오.” 그러자 태극 신선이 우리들을 향해 눈길을 돌렸다.
“귀한 손님들이라니?"
태극 신선은 우리들에게서 눈길을 떼지 않으며 무지개 선녀에게 물었다.
"저 어린 신선들이 태극 신선께 반가운 손님이라오.”
무지개 선녀는 웃으며 대답했다.
“그래요?"
태극 신선은 반가운 표정을 하면서 우리들에게 태극루에 오르자고권했다.
우리들은 태극 신선을 마주보며 자리를 잡았고 무지개 선녀는 태극신선 곁에 자리를 잡았다.
무지개 선녀는 우리들에게 들은 자초지종의 이야기들을 태극 신선에게 다시 들려주었다. 태극 신선의 얼굴에는 만면에 반가운 표정이 번져 갔다. 만감이 교차한다는 표정이기도 했다.
그리고 나를 향해 이렇게 입을 열었다.
"백마 신선, 잘 와 주었다. 무지개 선녀의 말대로 나는 수천 년 전 지구에서 태어나 살았던 화선이다. 지구에 있을 때 신선의 도를 닦아 빛담금질로 빛의 화신이 되어 이곳 도통진경 화선계를 찾아와 불로불사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내가 육신의 몸으로 살았던 세상의 후손을 여기서 만나게 되다니 이 기쁜 맘을 무엇으로 형용할 수 있을꼬?"
나는 맘속에서 실감이 나지는 않았지만 태극 신선의 말을 듣고 이렇게 대답했다.
"태극 신선께서 본래는 지구에서 태어나 살고 계셨다니 믿어지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태극 신선께서는 지구에 머물러 살던 생애가 얼마나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나는 지구의 동방에서 3천 년 전에 태어났고, 선대에서 물려준 신선의 도를 닦아 빛 담금질을 마치고 빛의 화신으로 입신한 후 지구의 세령 500세를 누리다 이곳 화선계를 찾아와 현재까지 불로불사하며 지내고 있다.”
태극 신선은 담담한 표정으로 자신의 생애를 간단하게 설명해 주었다.
"그러면 태극 신선과 같은 지구의 생애를 가진 화선들이 불로불사의 신선으로 이곳 화선계에 몇 분이나 더 머물고 계시나요?"
“이곳 화선계에 머물고 있는 지구태생의 화선(化仙)은 그 숫자가 스물이다."
"태극 신선님, 그럼 스무 분의 지구태생 화선들이 이곳 화선계(仙界)를 찾아와 불로불사의 신선으로 살고 계시다는 말씀이군요?“
"그렇단다. 백마 신선.“
태극 신선과 이런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아름다운 모습을 한 선녀가술상을 내왔다.
술잔과 술병에 태극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술상을 들고 온 선녀가 우리들 앞에 내려놓자 태극 신선이 손수 우리들의 잔에 신선주를 따라주며 권배(勸杯)를 청했다.
“태극(極니 마셔 보아라.”
태극(太極酒)는 술잔 안에서 이상한 기운을 만들어 내면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태극 신선이 권하는 대로 태극주를 입으로 가져가 한 모금 맛을 보니 이제까지 마셨던 신선주들과는 색다른 기운이 몸 속으로 퍼지며 묘한 기분을 만들어 냈다.
이어서 남은 잔을 다 마시자 몸 속에서 파동치는 기운을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술 맛과 향기는 뭐라고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신비로웠다.
태극주 한 잔을 비우자 태극 신선이 웃으며 나에게
물었다.
"신선주 맛이 좋으냐?"
나는 말없이 빙그레 웃기만 했다.
샤르비네도 나를 따라 말없이 웃음으로만 대답했다.
그 신비롭고 특별한 신선주 맛을 우리들이 이렇다 저렇다 평가할 처지가 아니었다.
태극 신선도 우리들이 대답하지 않는 이유를 알고 빙그레 웃기만 했다.
“태극주는 우주의 음과 양의 기운을 모아 만들어진 신선주다. 음과 양은 우주의 원기로써 우주의 원기가 아니면 우주의 어떤 현상도 존재할 수 없다. 그 오묘한 이치의 힘으로 만들어진 태극주이기 때문에 마시고나면 몸 속에서 우주의 원기가 증폭되는 현상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 말을 듣고 내가 대답했다.
"태극 신선께서 하시는 말씀처럼 신선주를 마신 후 몸 속에서 일어나는 기운은 이제까지 마셔 본 신선주와는 다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활명주를 마셨던 기분과 비슷하기는 하지만, 내면 깊숙한 곳에서 일어나는 기운은 아주 섬세한 현상들을 일으켜서 그 신비한 감정을 표현하기엔 설명이 부족할 것 같습니다. 그 섬세한 변화의 기운이 우주의 원기인가요?"
"그렇다. 태극주의 기운에는 활명주처럼 강한 기운이 발동하면서도 아주 미세한 부분까지 작용하는 섬세한 변화를 일으키는 기운이 작용한다. 그 섬세한 변화는 다른 신선주의 맛에서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기운이기도 할 것이다."
"아무튼 이렇게 귀한 신선주를 저희들에게 맛보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너희들은 이제까지 태극루를 찾아온 어떤 손님보다 귀한 존재들이다. 태극주는 본래 아무에게나 대접하거나 함부로 마시는 신선주가 아니라. 아주 귀한 손님이나 특별한 장소가 아니면 맛 볼 수 없는 술이기도 하다. 태극주는 우리 화선계에서 흔하게 구할 수 없는 신선주이기 때문이다."
“저희들을 그렇게 귀하게 대접해 주셔서 태극 신선께 뭐라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요식적인 인사치레는 나에게 필요하지 않다. 이제부터 백마신선과 중요한 이야기를 나눠야 할 것 같구나."
"네, 태극 신선님. 무슨 말씀이든 해주시면 경청하도록 하겠습니다.”이때 곁에서 태극 신선과 나의 이야기를 말없이 듣고 있던 무지개 선녀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태극 신선, 이야기 잘 나누세요. 이 무지개 선녀는 두 신선 이야기에 참견할 내용들이 없을 것 같으니 이만 물러가 다른 신선놀음이나 즐기겠소. 아무튼 귀한 손님들 덕분에 태극주 한 잔 잘 얻어 마셨소. 태극주를 마셨으니 기분도 좋고 우주원기 충만하게 신선놀음을 즐길 것 같소."
태극 신선도 무지개 신선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허허. 무지개 선녀, 그렇긴 하오. 백마 신선과 나눌 이야기는 무지개선녀와 상관없는 일들이니 어서 다른 화선들과 어울려 신선놀음 잘 즐기시구려.”
이때 샤르비네도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저도 두 신선께서 편하게 대화를 나누시도록 자리를 비켜 드릴게요. 무지개 선녀님이 저를 데려다 함께 신선놀음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샤르비네의 말을 들은 무지개 선녀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
했다.
“오. 그러면 되겠구나! 그렇잖아도 우리 어린 선녀 춤 솜씨에 반하고 있었는데 나랑 함께 가서 다른 신선들한테도 멋진 춤 솜씨를 보여 주면 좋아들 할게다. 그럼, 어서 나를 따라가자. 두 신선 이야기가 끝나면 다시 이곳으로 데려다 줄 테니까.”
무지개 선녀의 말이 끝나자 샤르비네가 내게 이렇게 말했다.
"샤르앙, 그럼 태극선(太極仙님과 좋은 이야기 많이 나누세요. 저는 두 신선께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무지개 선녀님을 따라가 다른 구경도 하고 신선놀음을 즐기고 돌아올게요."
"그러시오. 샤르비네, 태극선님께 좋은 말씀 많이 듣고 있을 테니 좋은 구경도 하고 신선놀음도 많이 즐기도록 하시오. 그렇지만 태극선님의 말씀이 끝나면 바로 돌아와야 하오?"
나는 샤르비네가 곁에서 멀어진 것이 아쉬운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대답했다.
“그래요. 나의 일심동체, 샤르앙이 기다리지 않도록 너무 긴 시간 신선놀음에 빠져 있지 않을 테니 태극선님 말씀이나 잘 듣고 계세요.”
샤르비네는 웃으며 말했다.
이런 말을 마치고 샤르비네는 무지개 선녀의 봉황에 함께 타고 시야에서 멀리 사라지고 말았다. 무지개 선녀와 샤르비네를 태우고 봉황이 날아간 하늘에 그리움의 여운이 길게 이어지고 있는 느낌이었다.
나를 태우고 온 백마는 여전히 태극루 기둥이 세워진 곁에서 무언가 생각에 잠긴 듯 조용히 서 있는 채로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백마 곁으로 다가가서 갈기와 얼굴을 한 번 쓰다듬어 준 후 다시 태극 신선과 마주보고 앉아서 이야기를 경청했다.
"우리 백마 신선이 앞으로 얼마나 큰 하늘의 부름을 얻으려고 우주끝 샤르별까지 찾아와 도통진경 화선계를 방문하게 되었을까? 그대는 나의 후손이지만 참으로 자랑스럽고 대견하여 말문이 다 막히는구나.”
“저도 우리 조상되신 분이 이곳 화선계의 불로불사 화선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제일인 것처럼 가슴이 벅차고 감동이 커서 견딜 수 없어요. 단 신선을 찾아 뵙고도 그런 감정이긴 했지만 지금도 역시 벅찬감동을 견디기 어려워요."
“백마 신선의 느낌을 충분히 이해한다. 내가 백마 신선과 입장이 바뀌었어도 똑같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태극선께선 3천 년 전에 어떻게 신선의 도를 닦고 빛 담금질을 하여 빛의 화신이 되었나요?"
“1만 년 전,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1만 2천 년 전 지구 동방에는 본래 하늘에서 내려온 하눙천자와 삼천신선(三神仙)의 무리들이 신선의 나라를 세웠고, 그 후손들로 이어진 전통을 따라 많은 신선의 도가 펼쳐지고 있었단다. 신선의 나라 백성들은 날마다 신선의 도를 닦으며 빛 담금질 수련을 이어갔고, 그래서 불로불사 신선들이 많이 태어나 신선의 나라 이름을 명예롭게 했단다. 지금은 그러한 전통이 모두 사라져 지구 인류들은 신선의 이름조차 망각하고 있지만, 앞으로 다시 지구에서 신선의 도가 펼쳐져 옛 명성을 되찾을 것을 확신하고 있단다."
“그럼 지구에서도 지금 빛 담금질을 끝낸 빛의 화신들이 더 살고 있나요?"
“지구에도 이곳 화선계처럼 숨겨진 무릉도원이 존재하고 그곳에서 빛의 화신들이 불로불사의 삶을 살아가고 있단다. 그뿐만 아니라 지구에서 살고 있는 빛의 화신들은 지구의 수호신이 되어 진멸지경에 처한 지구의 명을 이어가고 있단다."
"사실 제가 직접 지구의 숨겨진 무릉도원을 찾아가 불로불사 신선들을 만나고 왔어요. 그때는 그 숨겨진 무릉도원의 신선들이 불로불사의 존잰지 어떤지 몰랐었지만 지금 생각하니 그 신선들이 사는 곳이 지금 태극선께서 말하는 지구의 도통진경 화선계인 것 같아요."
"그렇구나. 지구의 숨겨진 도통진경과 샤르별의 숨겨진 도통진경을 모두 방문한 우리 백마 신선도 참 복이 많은 존재로다. 백마 신선은 과연 전생의 큰 영이었다는 생각을 부정할 수 없구나.”
"저는 전생에 마이트레야 도솔천에서 백마를 타고 다니던 신선이었고, 아까 함께 왔던 어린 선녀는 그때 부부로 지내던 인연이었지요. 지금 태극루 기둥 옆에 서 있는 백마가 전생에 타고 다니던 영마(靈馬)라고 아까 신선놀음을 함께 즐기던 화선들 중
"음.... 그랬구나. 백마 신선은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었구나."
"네, 태극선님."
한 분이 말씀해 주셨어요."
"아무튼 기이한 인연이로다. 전생에 타던 영마(馬)를 현실의 공간에서 다시 불러와 부린다는 건 하늘의 큰 신명이라도 이루기 어려운 희귀사(稀貴事)일 것이다. 아무튼 나의 후손이 전생에 귀한 신분이었단 사실이 기쁘다. 귀한 신분이었던 이치만큼 세상에서 큰일도 해내야할 사명이 크겠구나."
"전생에서는 제 영혼이 귀한 신분이었는지는 몰라도 현실의 세계에서는 정반대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지구로 돌아가면 저는 정말 가진 게 없는 빈털터리 신분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늘은 저에게 큰 사명을 주실지 몰라도 제가 살아가는 현실의 입장에선 불가능한 꿈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백마 신선은 아직도 하늘의 이치에 대해서 잘 모르니까 그런 말을 할 수 있다. 하늘이 불가능한 꿈을 부탁할 때는 하늘이 곁에서 함께하며 도와주겠다는 예고와도 같다. 하늘이 백마 신선에게 부탁한 사명이 아무리 가능성이 없다 할지라도 그 꿈을 반드시 이룰 수 있도록 하늘이 돕고 하늘이 지켜줘서 사명을 완수하게 할 것이다.”
“태극선께서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다시 몸에서 새로운 힘이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현실세계에서 불가능한 꿈은 하늘이 도와주기 위해 예비한 일들이라니 그 말씀만 들어도 내면에서 무한하게 샘솟는 용기를 얻는 것 같습니다.”
“육신의 몸을 입고 빛 담금질의 수련으로 빛의 화신이 되어 불로불사의 몸을 만드는 이치처럼, 세상에는 무엇도 불가능한 꿈이 있을 수 없다. 이러한 하늘의 도움을 믿고 백마 신선은 앞으로 지구로 돌아가서 하늘이 부여한 사명을 당당하게 실천하도록 하여라.”
"잘 알겠습니다. 태극선님, 앞으로는 아무리 불가능한 꿈이라도 포기하지 않으며 하늘의 사명을 좇아 최선을 다하며 노력하겠습니다."
"장하다! 나의 후손, 나의 후손이 앞으로 지구에서 다시 시작되는 선경세상의 주인공으로 큰 역할을 다 할 것이라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기대가 만발이요 희망이 증폭해서 터질 것 같구나."
"태극선 할아버지께서 부족한 저를 그렇게 믿어주시니 더욱 용기를 내고 자신감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나의 후손 백마 신선은 무슨 꿈이라도 반드시 이룰 것이니 항상 스스로를 신뢰하며 끝까지 노력을 중단하지 말아라.”
"잘 알겠습니다. 태극선님."
태극선과 이런 대화를 마치고 헤어질 시간에 맞춰서 어느새 무지개선녀가 샤르비네를 무지개 봉황의 등에 태우고 태극루 앞에 나타났다. 무지개 선녀는 샤르비네를 내려놓자마자 휑하니 어디론가 향해서 하늘로 날아갔고, 샤르비네와 나는 태극루 앞에서 태극선과 작별을 고한 후 백마의 등에 올라탔다.
백마의 등에 탄 우리는 무릉도원 계곡의 도통진경 화선계 하늘을 날아다니며 이런저런 구경을 더 마친 후 처음의 위치로 돌아왔다.
이별의 시간을 알아차린 백마는 헤어지는 아쉬움을 느끼는지 나의 몸에 얼굴을 부비면서 눈가에 이슬이 맺히기까지 했다. 백마에게 말을 전할 수는 없었지만 갈기와 얼굴을 쓰다듬어 주면서 다음 기약을 마음으로 전해주었다.
그리고 나는 속으로 백마를 향해 말했다.
'네가 과연 전생에 나를 태우고 천상계를 주유했던 영마(馬)란 말이냐? 그렇다면 다음 생에 나를 다시 만나면 전생에서처럼 천하를 주유하며 일생을 함께 할 수 있겠느냐?
백마는 내 맘속의 말을 알아듣는지 또 눈에서 눈물을 주르륵 흘리며 뭐라고 말을 하는 시늉처럼 입을 실룩거렸다. 그리고 얼굴을 내 몸에 비비고 뒷발로 땅을 툭툭 쳤다.
그때 낯선 신명이 눈 앞에 어른거리며 나타나더니 내 앞에서 무릎을 꿇으며 공손하게 고개를 숙여 절을 했다.
“처음 보는 신명인데 누구신지요? 무슨 일로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절을 하시나요?"
“백마 신선님, 저는 백마의 수호신명입니다. 전생에 백마 신선께서 백마를 타고 천하를 주유할 때 항상 그림자처럼 수행하면서 안전과 평안을 도왔던 인연이 있습니다. 한 순간이나마 그 인연을 다시 수행할 수 있어 감회가 새롭기만 합니다. 다음 생에 다시 만나 주신(神)께서 백마를 타고 천상계를 주유하는 모습을 빨리 보고 싶습니다. 그때까지 주신의 영마를 잘 수호하고 주신의 부름이 있을 때 다시 찾아 변함없는 충성을 맹세하겠나이다.”
"나의 영마를 지켜주는 수호신명이라…. 아무튼 고마운 인연을 가진 신명이오. 앞으로도 나의 영마를 잘 부탁하오. 그럼, 이제 우리는 또 각자 가야 할 길이 있어 헤어져야 할 것 같소. 그런데 이 영마는 옛 주인인 나를 알아보기라도 하는 거요?"
“전생의 30만 년을 주신과 함께 천상계를 주유하며 살아왔던 영마인데 주인을 모를 리 있겠습니까? 그래서 지금 이 영마는 주인과 다시 헤어지는 것이 서운해서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또 주신의 속마음을 알아보고 더욱 슬픈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그 말이 사실이오? 오늘 많이 고맙고 행복한 순간들이었소. 이 백마선이 고마워한다는 뜻을 수호신명께서 나의 영마에게 잘 전달해 주시오."
“이미 주신의 말을 이 영마가 다 알아듣고 있으니 별도의 뜻을 전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럼 저희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이 말을 마치고 수호신명이 눈 앞에서 사라지더니 백마는 희고 큰 날개를 활짝 펴고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그리고 금세 눈 앞에서 구름이 흩어지듯 사라지고 말았다. 백마가 상공을 날아간 흔적이 여운으로 지워지지 않으며 전생과 현생으로 이어진 인연의 끈을 더욱 단단하게 연결 짓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마를 돌려보내고 우리들은 다시 보좌신명의 안내를 받으며 도원계곡의 입구를 찾아왔고 그곳에서 기다리는 하늘자동차 춘우셔시를 타고 다시 여행을 시작했다.
춘우셔시는 여전히 무동력의 자연속도로 샤르별의 상공을 날았고, 구름처럼 천천히 흘러가며 천태만상의 조화가 펼쳐지고 있는 지상의 모습들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샤르비네와 나는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내가 먼저 샤르비네에게 말을 꺼냈다.
"처음엔 몰랐던 일들이지만 샤르별의 모든 장소마다 신명의 기운들이 응하지 않는 곳이 없었고, 신선대중들이 사용하는 손때 묻은 물건들마다 신명의 기운이 함께하지 않는 모습이 없었소. 이러한 샤르별을 무한이론의 4차원 문명세계라고 부르기는 하지만, 나는 샤르별을 신명들의 천국이라고 다시 부르고 싶소.”
"샤르별이 신명들의 천국이라고 했나요?"
"샤르비네는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소?"
"신명들의 기운은 우주에 가득해요. 우주에는 억억조조 헤아릴 수 없는 별빛이 반짝이며 별빛마다 신명의 기운이 응하지요. 신명의 기운이 사라지면 별빛도 존재할 수 없어요. 땅에는 산이 있고 호수가 있고 바다가 있어요. 산마다 산을 지키는 신명이 있고, 바다마다 바다를 지키는 신명이 있으며, 호수마다 호수를 지키는 신명이 있어요. 지구이든 샤르별이든 산과 들에 별빛보다 더 많은 꽃이 피지요. 그 꽃송이마다 신명의 기운이 응하지 않으면 꽃 한 송이도 피어나지 못해요. 자연에는 자연신이 있고 문명에는 문명신이 있어요. 어떤 자연신이 임하느냐에 따라서 그 세상의 자연환경이 만들어지고, 어떤 문명신이 임하느냐에 따라서 그 세상의 문명이 만들어지지요. 지구에서 움직이는 문명신과 샤르별에서 움직이는 문명신은 달라요. 그래서 서로 다른 모습의 문명이 펼쳐지고 있어요. 그 자연신이 떠나면 그 환경의 자연은 사라져요. 그 문명신이 떠나면 그 문명은 사라져요. 우주에는 자연이 나타났다 사라진 별이 많고 문명이 나타났다 사라진 별도 많아요. 그 세상의 자연신이 떠났기 때문에 그 세상의 자연이 사라지고, 그 세상의 문명신이 사라졌기 때문에 그 세상의 문명도 사라진 현상이지요. 신명의 기운은 보이지 않지만 보이는 것들을 지배하는 실제적 힘이기도 하지요. 보이는 기운은 양이요 보이지 않는 기운은 음이며, 음양합덕의 조화가 잘 이루어져야 그 세상의 무궁한 번영과 풍요를 담보할 수 있어요. 그래서 우리들 세상에서는 무한이론의 신명을 불러서 무한이론의 4차원 문명세계를 펼쳐가고 있으며, 항상 음양합덕의 조화를 이루면서 보이지 않는 세상을 인정하고 믿으며, 그럴수록 더욱 큰 힘을 가진 무한이론의 신명이 우리들 세상에 응하여 무한초월적 세상을 펼쳐가고 있지요. 그렇지만 지구에서는 현대문명이란 미명하에 보이지 않는 기운을 신뢰하지 않으며 보이는 현상이 전부인 것처럼 어리석은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어요. 하늘은 돕고자 하지만 인간들의 마음이 열리지 않는다는 뜻과 같지요. 어떤 세상이든 큰 신명이 응해야 큰 세상이 펼쳐지고 큰 세상이 펼쳐져야 큰 삶을 이룰 수 있지요. 지구 인류들도 이제 작은 세상에서 벗어나 큰 세상을 펼칠 준비를 서둘러야 해요. 지구의 미래에 큰 빛이 나타나면 큰 세상이 열리겠지만 인간들의 마음이 열리지 않으면 아무리 큰 세상이 열려도 다시 닫히고 말아요. 샤르앙이 지구로 돌아가면 지구 인류들의 마음이 크게 열리고 그리하여 큰 신명들이 움직이면서 큰 세상이 펼쳐질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으로 이 샤르비네는 믿고 있어요."
"큰 문명신은 큰 마음들이 열려야 다가온다는 설명인가요?"
"생각의 차원에 따라서 높은 등급의 문명신을 부를 수도 있고 낮은 등급의 문명신을 부를 수도 있어요. 우주에는 낮은 등급의 문명신과 높은 등급의 문명신과 초월적 등급의 문명신들이 존재하지만 생각이 열리는 차원에 따라서 다가오는 문명신의 등급도 다르지요."
“지구에는 어떤 등급의 문명신들이 다가와서 살고 있다고 생각하오?"
“제가 지구를 방문하여 살펴보았을 때 높은 등급의 문명신들은 별로 눈에 띄지 않았어요. 파괴적이고 저질적이며 낮은 수준의 문명신들이 멸주의 졸개들처럼 들끓고 있었어요."
“낮은 등급의 문명신과 높은 등급의 문명신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오?"
“낮은 등급의 문명신들은 파괴와 타락을 주도하는 문명신들이며, 높은 등급의 문명신들은 영혼의 부활과 성장을 돕는 문명신들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 거예요."
“샤르비네의 눈으로 지구를 살펴보았을 때 파괴와 타락을 주도하는 문명신들이 활보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고 돌아왔다는 의미군요?"
“그래요. 저질적인 문명신들이 지구에서 들끓고 있는 모습을 제 눈으로 똑똑히 확인했어요. 그건 제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 지구를 방문한 우리들 세상의 존재들이 말하는 공통된 인상들이었어요. 다행히도 인간의 정신세계를 살찌게 하고 영혼을 성장시키는 활동을 하는 고등문명신도 저질문명신들의 틈바구니에서 힘든 활동을 하고 있었어요. 아마도 그러한 고등문명신들의 힘이 지구의 운명을 되살리는 희망의 불씨가 될 것으로 믿어요. 샤르앙이 지구로 돌아가면 고등문명신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점점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해 주세요. 그래야 지구에서 장차 큰 빛이 출현할 때, 큰 빛이 세상에 임한 하늘의 사명을 완수할 수 있어요. 장차 지구에서 큰 빛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면 지구의 미래는 암울한 신세를 면할 수 없어요. 제 분신이 앞으로 지구에서 다시 태어나 샤르앙의 마지막 동반자가 되어 큰 힘을 보태줄게요. 우리 함께 꼭 큰 빛의 역할을 도와서 지구에서도 초월적 문명이 꽃을 피워 지상천국 선경세상이 열리도록 큰 꿈을 펼치도록 해요."
“샤르비네의 분신이 지구에서 다시 태어날 때 샤르별의 초월적 문명신을 함께 불러와 주었으면 좋겠소. 무리한 희망사항일까요?"
“세상에 무리한 희망이란 없어요. 그 꿈이 정당하다면 하늘이 이루어 주니까요. 그래서 아무리 불가능한 꿈이라도 포기하지 마세요. 하늘이 불가능한 꿈을 품게 하실 때는 하늘이 돕겠다는 의미와 다르지 않아요. 누구나 가능한 꿈이라면 하늘이 도울 일이 없겠지요. 하늘이 도와주는 꿈이 진짜 꿈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그러므로 샤르앙은 항상 큰 꿈을 품으세요. 그래서 하늘과 함께 큰 삶을 펼치세요. 샤르앙의 곁에는 당신의 일심동체 샤르비네가 있어요. 샤르앙의 꿈처럼 샤르별의 초월적 문명신은 샤르앙이 지구로 돌아갈 때 함께 동행할 것으로 믿어요. 어쩌면 샤르앙은 샤르별의 초월적 문명신을 부르기 위해 샤르별을 찾아왔을지도 몰라요. 초월적 문명신이 샤르앙과 함께 동행할 때 지구에서도 무한이론의 싹이 트고 무한이론의 싹이 트면 지구에서도 샤르별처럼 초월적 문명세계가 펼쳐질 것으로 확신해요. 초월적 문명세계가 열리지 않으면 지구에서는 결코 지상낙원 선경세상이 펼쳐질 수 없어요. 지구의 선경세상은 이미 하늘에 예약되어 있어요. 그래서 하늘의 큰 빛이 지구에 임하지요. 하늘은 결코 땅과의 약속을 어기지 않으니까요."
"샤르비네의 말을 들으면 지구 인류들은 무한한 희망과 감동을 느낄 것이요."
"제 말이 아니라도, 샤르앙이 샤르별을 다녀간 이야기가 지구 인류들에게 전해지면 더욱 벅찬 감동과 꿈을 간직할 것으로 믿어요. 그리고 큰 빛을 기다리는 영혼들에게 무한희망의 메시지가 될 것으로 확신해요."
"장차 지구에서 큰 빛이 출현하여 하늘의 뜻을 펼칠 때 샤르비네의 분신이 지구에서 태어나 한 역할을 한다면 매우 만족하고 기뻐할 것 같소."
"제 분신이 지구에서 태어나 할 역할이란 샤르앙의 마지막 동반자로서 외엔 다른 의미는 없어요. 큰 빛이 세상에 출현할 때는 이미 쓸 영과 보좌신명들을 정하고 오게 되지요. 즉 세상에는 큰 빛을 위해 이미 정해진 영들이 있고 그 영들이 큰 빛의 뜻을 받들어 하늘 뜻을 펼치도록 역할을 다 할 것입니다. 그 준비된 영들은 고운 영혼들이요, 빛의 존재들이니 장차 빛 담금질을 받은 후 1만 2천 영통자가 되어 천지주인인 큰 빛이 다시 세우는 선경세상 신천지를 설계하는 주역들이 될 것입니다. 샤르앙은 샤르앙이 가야 할 길이 따로 있으니 큰 빛의 증거가 끝나면 그 역할을 다하게 될 것입니다."
"샤르비네는 나의 미래를 알고 있소?"
"샤르앙의 전생은 자유분방한 영이라서 한 곳에 머물거나 속박된 삶을 견디지 못하지요. 그래서 천상계의 천하를 주유하며 바람처럼 구름처럼 떠돌기도 하고 천방지축 모르는 철부지처럼 선녀들의 치마폭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가 많으니 하늘의 어떤 직분이라도 수용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래서 샤르앙은 큰 빛의 증거가 끝나면 또 다시 갈 길을 갈것입니다."
"샤르비네는 제 영혼의 본질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다는 생각이 드오. 샤르비네가 말한 것처럼 제 영혼의 본질은 세상에 대한 자유분방함이요. 세상에서 무엇을 얻고 싶은 욕망도 없고 욕심도 없소. 권력이나 명예나 어떤 소유도 나에겐 선택의 대상이 아니오. 구름처럼 바람처럼 천하를 주유하면서 마음 가는대로 살고자 하는 것이 내 영혼의 속성이 맞소. 샤르비네가 장차 지구에서 마지막 동반자가 되어 준다면 그렇게 욕심 없이 자유로운 영으로 천하를 주유하며 살고 싶소. 내가 세상에서 얻고 싶은 권력이나 명예가 무슨 소용이 있겠소."
“하지만 샤르앙은 세상에서 꼭 이뤄야 할 사명이 있어요."
"그 사명이 무엇인지 말해보오."
“지구에서 인간선화의 선업을 널리 전파하여 지구 인류들이 인간의 지위를 버리고 신선의 지위를 얻도록 앞장서서 노력해야 할 거예요. 지구 인류들은 영혼의 속성상 일하는 것보다 놀기를 좋아하며 신선놀음은 모든 영혼이 꿈꾸는 본질입니다. 신선놀음이 지구의 온 세상에 퍼져 가면 지구 인류들의 영혼은 저절로 선화(仙化)되어 갈 것으로 확신해요."
“샤르비네의 말은 옳소. 지구 인류들은 세상에 태어나서 평생동안 하찮은 삶 하나를 이끌고 가기 위해 노동과 일의 노예가 되어 영혼의 본질조차 망각하다가 끝내는 의미 없는 삶을 마감하고 원혼이 되어 저세상으로 떠나기 마련이오. 놀고 싶어도 놀지 못하고 일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어도 벗어나지 못하다가 한 많은 삶을 마감해야 하는 지구 인류의 삶이 가엾지 않을 수 없소. 이제 지구 인류의 영혼들을 그 일과 노동의 사슬에서 해방시켜 줘야 할 때라고 생각하오.”
“지구 인류들에게 샤르별의 신선대중들이 살아가는 생애는 본보기가 될 것으로 믿어요. 샤르별의 신선대중들은 평생동안 신선놀음을 즐기며 살아도 풍요와 여유로움이 넘치는 세상을 창조하며 살아가고 있어요. 지구 인류들도 샤르별의 신선대중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본받아 영혼들이 원하는 대로 즐기며 후회 없는 삶을 즐기기를 소망하고 싶어요. 이제 머지않아 샤르앙이 지구로 돌아가면 샤르별에서 신선대중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바라보고 느낀 대로 지구 인류들에게 전달하여 지구 인류들도 신선놀음을 즐기면서 신선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인간선화 사업을 열심히 펼치기를 권고하고 싶어요."
“그 점은 염려 마오. 내 영혼의 본성이 신선놀음과 일치하니 내가 즐기는 신선놀음을 지구 인류들에게 전파하는 일은 어렵지 않소. 샤르별에서 체험한 신선문화를 지구 인류들에게 전파하여 지구 인류들이 모두 신선처럼 살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소."
"장차 큰 빛이 지구에 출현하여 이루고자 하는 세상이 선경세상이라고 믿고 있어요. 장차 지구에 나타나는 큰 빛은 광명이세 사상으로 지구 인류들을 이도여치하여 어둠이 사라진 선경문명 세상을 지구에서 펼치게 될 것이라고 소문을 들어서 알고 있어요. 그러므로 샤르앙이 지구로 돌아가 벌이게 될 신선놀음 문화는 큰 빛이 지구에서 펼치고자 하는 천지공사를 돕는 뜻깊은 실천이라고 생각하고 싶어요. 하늘을 돕는 마음으로 지구에서 열심히 선업을 펼치도록 하세요."
“아무튼 장차 큰 빛이 세상에서 하늘사업을 펼칠 때 나의 노력이 작은 도움이라도 된다면 그보다 큰 영광이 어딨겠소? 다만 나는 어떤 사심이나 사적인 이득을 취하기 위해서 큰 빛을 돕지는 않을 것이오."
"그러한 심성은 이 샤르비네가 더 잘 알고 있답니다. 당신은 나의 일심동체니까요.“
이런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우리를 태운 춘우셔시는 어느새 츠나음이 연구소의 풀밭 뜰에 내려앉고 있었다. 숙소로 돌아온 우리는 그날 저녁 모처럼 깊은 수면을 취할 수 있었다. 샤르비네와 10일 동안 샤르별 전역을 여행하느라 수면을 취하지 못했던 상태여서 그동안 부족한 수면시간까지 보충하기 위해 숙면프로그램을 작동시키고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꿈속에서는 예약된 수면프로그램의 내용대로 샤르비네와 내가 전생의 마이트레야 도솔천에 나타나서 전생에서 누리던 삶을 체험하며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전생에서 나는 마이트레야 본법설교를 들으려는 천중들에게 예비강좌를 펼치고 있었고, 그래서 천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신분으로 천중들과 친한 모습을 과시하며 자유분방한 모습으로 샤르비네와 함께 부부의 인연을 맺으며 살고 있었다.
선녀들과 잘 어울려 지내는 천방지축 성격 탓에 가끔씩은 샤르비네의 핀잔을 듣기도 했지만, 샤르비네와의 금실 좋은 인연은 천중들의 입에서 입으로 널리 회자되며 천상계 곳곳에 소문이 퍼져 있었다.
4차원 문명세계의 메시지 9 - 우주에 펼쳐진 다차원의 세계들
첫댓글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
오늘 내용은 샤르앙님의 마음을 풀어 놓은 글이군요.
춘우셔시 자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네 꾸준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