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목사들이 자꾸 로만칼라를 하고 다니는데...
로만칼라를 하고 다니는 목사님들도 로만칼라의 의미를 알고 로만칼라를 하고 다니시면 좋겠습니다.
로만칼라(Roman collar)는 로마가톨릭 성직자의 공식적 복장을 표시하기 위해
목에 두르는 아마포로 된 희고 빳빳한 칼라를 말합니다.
가톨릭교회를 정확히 표현할 때 로마가톨릭이라고 표기하고,
로만칼라는 전세계 로마가톨릭교회 성직자의 공통된 복장을 표시하는 상징물입니다.
가톨릭성직자는 직무를 수행할 때 공식적으로 수단(Soutane)을 입거나
로만칼라를 하고 검은 양복을 입습니다.
하지만 자유로운 시간에는 어떤 옷이나 입을 수 있습니다.
수녀님들은 항상 수도복을 입는 것이 규칙입니다.
운동을 할 때도, 등산을 할 때도 수도복을 입습니다.
수도복을 입어야 하기 때문에 수녀님들은 사우나나 찜질방같은 곳에 못가시는 것 같습니다.
아니면 찜질방 출입을 금지하는 수도규칙이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로만칼라의 정확한 기원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로마시대 때부터 가톨릭 성직자들은 일정한 복장을 갖추어 입었습니다.
이런 복장은 시대에 따라 조금씩 변화를 거쳐 왔습니다.
로만칼라가 보다 일반적으로 정착된 것은 16세기 정도로 추정됩니다.
당시 유럽에서는 셔츠에 칼라를 다는 것이 유행이었는데
성직자들도 이런 영향으로 복장에 칼라를 도입하게 된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칼라에 레이스나 자수와 같이 아름답고 화려한 장식을 부착하였는데
청결을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잇었고 오랜 기간동안 발전하여 점차
현재의 모양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로만칼라는
로마 가톨릭교회의 성직자를 상징하는 상징물입니다.
흰색은 독신과 정결 그리고 교황님에 대한 순종을 상징하고
수단이나 셔츠의 검은 색은
스스로 죽음으로써 하느님과 교회를 위한 전적인 봉헌을 의미합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일부 개신교 목사들이 로만칼라를 하고 다니는 것을 봅니다.
'밥퍼공동체의 최일도목사'님이 대표적일 것입니다.
마르틴 루터는 가톨릭교회의 대부분을 형식적인 것이라고 비판하고 버렸습니다.
복장이나 예복, 미사나 7성사 모두를 버렸습니다.
루터는 하느님과 인간 사이를 중재하는 것은 가톨릭교회가 아니라고 하면서
'모든 인간이 사제'라고 했고, 요한 칼빈은 더 나아가
'사제는 없다. 모든 인간은 동등하게 하느님과 직접 통교한다.'고 했습니다.
개신교는 하느님과 인간을 이어주는 교회와 7성사를 모두 부정하였습니다.
그러니 사제직 자체가 없는 것이지요.
사제직이 없으니 사제의 고유한 복장도 필요없는 것입니다.
가톨릭 성직자들은 하느님의 말씀과 은총을 전달하는 '사제직'을 수행하는 사람으로
일반 신자들과 구별되고, 복장도 성직자를 나타내는 수단과 로만칼라를 착용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개신교 목사님들은 신자들과 똑같이 하느님 앞에서 동등하기에
'사제직'이라는 것이 없고, 복장도 신도들과 구별됨이 없이 단정한 옷차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요즈음 한국의 개신교 일부 목사님들은
로만칼라와 영대를 하고 심지어는 수단까지 착용하고 있습니다.
복장은 특정한 신분을 나타내는 상징물입니다.
학생들이 교복을 입고, 은행직원들은 근무복을 입습니다.
군인들은 군복을 입고, 경찰들은 경찰복을 입습니다.
한국인들은 한복을 입고, 일본인들은 기모노를 입습니다.
마친가지로 가톨릭 성직자들은 수단과 로만칼라를 착용합니다.
가톨릭교회를 싫어하는 개신교가
왜 굳이 로만칼라와 영대를 따라 하는지 저도 이해가 잘 안됩니다.
아마도 목사님들이 가톨릭 신부님들의 좋은 이미지처럼 느껴지게 하려는 것 같습니다.
한복이 멋있다고, 또 이미지가 좋다고
일본인이 한복을 입고 다니는 것을 법적으로 탓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일부 개신교 목산임들조차 목사들의 로만칼라 착용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1. 목사들의 로만칼라는 '모든 인간이 동등하게 하느님과 직접 통교한다.'는
루터의 신념을 무시하고 신도들과 구별되는 특별한 신분임을 과시하려는 것이다.
2. 목사들이 로만칼라를 착용하는 것은 가톨릭 성직자의 복장을 흉내내는 것이다.
3. 목사들이 로만칼라를 착용한다면 로만칼라가 의미하는 독신과 정결을 지켜야 하고,
로마교황에게 순종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1998년 12월 12일, 개신교 단체 중 가장 규모가 큰 한국기독교총연합회에서
로만칼라를 개신교 목사의 공식복장으로 특허청에 등록을 신청하였습니다.
1999년 5월 31일, 특허청에서는 개신교의 특허등록을 허락하였습니다.
1999년 7월 23일, 한국 가톨릭 본부인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특허청에 이의 신청을 하였지요.
로만칼라는 전세계 가톨릭 성직자의 복장이라는 것이지요.
2000년 9월 14일, 결국 특허청은 특허등록을 취소하였습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이에 불복하여 법원에 상소를 하였습니다.
로만칼라를 반드시 목사들의 공식복장으로 관철시키고자 하였습니다.
오랜 논란 끝에 2001년 12월 14일, 법원의 최종 판결이 있었습니다.
'개신교의 상소는 이유 없다.'
이로써 로만칼라 사건은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아니 개신교에서 목사님들의 공식복장을 자체개발하면 안되는가요?
머리에 띠를 한다든지, 완장을 한다든지....
그 이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가톨릭에서 특허청에 로만칼라를
가톨릭 성직자의 공식복장으로 등록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어휴 다행이야~~!"
"도끼가 도끼질하는 사람에게 뽐낼 수 있느냐?"
(이사 10,15)
대구대교구청 사목기획실장
전 광 민 엘마노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