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지막한 여덟 개의 봉우리 팔봉산!! 해발 300m급의 낮고 작은 덩치의 산인데도 당당하게 산림청 선정 ‘한국의 100명산’ 중의 하나로 선정이 되어 있다. 어디 ‘가방 크다고 우등생인가’하는 우스갯소리는 팔봉산을 두고 하는 말인 것 같다.
강원도 홍천 땅, 팔봉산은 여덟 개의 봉우리가 어깨를 나란히 병풍을 펼쳐 놓은 듯한데, 맑디맑은 홍천강 물줄기와 함께 어울려 한 폭의 산수화가 되어 수려한 절경을 뽐낸다.
1년 사계절 어느 때나 다 좋지만 여름날의 팔봉산은 등산객만 아니라 피서객의 발길까지 끌어들인다. 팔봉산 자락, 홍천강변의 백사장은 가족과 연인이 찾아와서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들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공간으로 대단한 인기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멀지 않은 지점인데 55번 고속국도를 타고 대구나 경북권 사람들도 즐겨 찾아온다는 것이 이 지역사람들이 들려 주는 말이었다.
팔봉산 동쪽에 솟아 있는 또 하나의 홍천의 명산, 금학산은 홍천강 최고의 태극문양 전망대다. 정상에 올라 보면 시야가 확 트여 사방의 조망이 매우 아름답다. 발아래 태극선을 그리며 굽이굽이 흐르는 400리 홍천강. 사방으로 춘천의 최고봉 대룡산에서 시계방향으로 가리산, 백우산, 공작산이 한눈으로 들어온다. 동남 방향에 오음산과 봉화산이 펼쳐져 있고 서쪽으로 아름다운 여덟 개의 봉우리 팔봉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까운 거리다. 그 너머로 백두대간에서 오대산을 거쳐 영서내륙 한강변까지 깊숙이 뻗어내린 한강기맥의 끝자락 장락산맥까지 눈에 들어온다.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이평리에는 같은 이름의 금학산(947m)이 있다.
양지말화로구이 그 명성 전국으로 퍼져 나가다
양평~홍천~인제를 잇는 44번 국도변, 강원도 홍천군 홍천읍 하오안리의 해거름 저녁 시간은 고기 굽는 연기로 온 마을이 불이라도 난 듯하다. 이 마을에 밀집해 있는 7개 대형 업소에서 뿜어내는 고소한 구이 냄새는 천지를 진동하고 지나가는 길손의 침샘을 자극한다.
하지만 불과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들판 한가운데 위치한 작고 한적한 시골 마을이었다. 실로 상전벽해(桑田碧海), ‘뽕밭이 변하여 바다’가 된 것이다.
이 먹을거리마을을 대표할 만한 업소 ‘양지말화로구이’는 홍천군에서 지정한 ‘홍천 으뜸음식점’ 두 곳 중의 한 곳이기도 하다. 이곳 지명이 홍천읍 ‘하오안리’인데 홍천군청에서 펴낸 홍보자료를 보면 ‘하오안리 먹거리촌’이 아니라 ‘양지말 먹거리촌’이다. ‘양지말’이라는 보통명사가 고유명사로 둔갑을 한 것이다. 그만큼 ‘양지말’이 유명해졌다는 뜻이기도 한데,‘양지말’은‘양지바른 마을’의 줄임말이다.
이 업소를 개업한 전명준·유영순씨 내외는 “시골 고향집 우사(牛舍) 한쪽에다 비닐 천막을 치고 고기를 굽기 시작한 것이 ‘화로숯불구이’의 시초가 되었다”고 한다. 화로숯불구이는 돼지고기의 삼겹살을 열 가지도 넘는 양념을 섞어 재운 뒤 숙성기간을 거친 다음, 큰 무쇠 화로에 담긴 참나무숯불에 구워 먹는 음식이다. 육질이 부드럽고 연한 최상급의 돼지고기만을 엄선해 묵은 고추장과 토종 벌꿀 들을 사용하여 사람들의 후각과 식성을 거역하는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를 제거했다. 이것이 바로 양지말 화로숯불구이의 특징이자 자랑으로, 이 업소가 지금처럼 크게 성공한 비결의 하나라고 한다.
이 업소의 무쇠화로는 엄청나게 크다. 그래서 강렬한 참숯불에 고기는 안팎이 타지 않는 상태에서 즉각 익혀지며 신선한 맛을 그대로 유지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조리비법에다 어려웠던 창업 초기, 손님들을 대하던 지극정성, 그때의 초심 그대로 식당을 운영한 결과 연간 다녀가는 손님이 40만명이 넘는다는 통계다. 휴일이면 80명의 종업원이 종사해야 하고 400 테이블이 넘는 대형 식당인데도 바쁜 주말 어떤 날에는 번호표를 받아 들고 차례를 기다려야 할 정도란다.
20년 전통의 식당인데도 안주인 유영순씨는 아직도 주방을 비우지 않고 손님들이 원하는 바로 그 맛을 끊임없이 창출해 내고 있다니 손님들에게는 감동 그 자체일 수밖에 없겠다. 더욱이 아무리 많은 단체손님의 예약이라도 식탁 위의 기본 반찬은 손님이 식탁에 앉은 다음에야 차려내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니 그 배려가 놀랍기도 하다.
거의 완벽에 가까운 운영을 해온 양지말 화로숯불구이는 어렵고 가난했던 작은 시골 마을을 풍요롭고 잘사는 마을이 되게 했다. 그리고 자신들이 땀 흘려 번 돈을 지역사회로 크게 환원하는 일로 지역사회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고 있다. 전국적으로도 크게 알려져 설악산을 위시, 강원도의 명산들을 찾는 많은 사람의 필수 식도락코스로 자리매김을 한 지 오래고, 55번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식도락나들이를 오는 대구와 경북권 사람들이 많이 찾는 업소로도 크게 알려져 있다. 지난봄에 시작한 새 2층건물 공사가 6월 말에 완료, 이제는 보다 쾌적한 새로운 분위기의 식탁에서 식도락을 즐길 수가 있게 되었다.
메뉴 화로숯불구이(국내 강원도산 230g) 1만원. 전화번호 [양지말화로구이] 033-435-1555 찾아가는 길 강원도 홍천군 홍천읍 하오안리 631-3
강가촌 팔봉산관광지의 명업소
팔봉산의 명성은 ‘한국의 100명산’의 한 곳으로 선정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리 높지도 않고 작은 덩치의 산이지만 기암과 절벽 사이를 통과하는 등산로에서는 등산의 묘미와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 2시간 반에서 3시간 정도의 산행을 마치고 팔봉산을 감싸고 흐르는 맑고 깨끗한 홍천강변 백사장에서 산행의 즐거움을 반추해 보면서 여름 한나절을 보내는 것은 아주 별난 추억거리가 되겠다.
산자락 강변은 ‘팔봉산관광지’인데 여러 가지 편의시설을 설치해 놓았다. 주차장과 화장실, 급수대는 기본이고 어린이용 야외 물놀이장을 이용할 수도 있다. 족구장과 풋살장, 농구대와 야외공연장도 설치해 놓았다. 작은 원두막에 앉아 시원한 음료수나 술 한 잔 걸치면서 산행의 피로도 풀 수가 있다.
매운탕, 백숙, 닭도리탕, 산채백반, 감자부침 등을 차려내는 여러 식당도 손님을 맞고 있다. 이 중 강가에 인접해 있는 ‘강가촌’은 외지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 집으로 알려져 있다. 집주인 최성주(49)씨는 서울사람으로 이곳에 놀러 왔다가 팔봉산에 반하고 홍천강에 취해서 주저앉게 되었다며 아주 잘한 선택이라고 했다. 동갑내기 부인 강인석씨가 1995년부터 식당을 운영하면서 집안살림을 잘 꾸려 주는 것이 그저 고맙기만 하다고 한다.
산을 오르고 강물을 즐긴 사람들이 민박을 할 수 있는 집, ‘강가촌’에서는 물가에 칠 천막도 대여해 주고 있다. 비발디파크에 온 손님들이 덤으로 즐긴다는 팔봉산관광지 탐방의 명업소로 알려져 일년사계 손님들의 발길이 꾸준한 것으로 식당운영의 큰 보람을 느끼며 열심히 살고 있다는 동갑내기 부부의 맑고 밝은 표정이 나그네의 마음까지 즐겁게 해 주었다. 대중교통편이 닿는 가까운 곳에서 전화를 하면 자동차로 모시러 나온다.
메뉴 매운탕(4인분) 4만원 전화번호 [강가촌] 033-434-9102 찾아가는 길 강원도 홍천군 서면 어유포리 272-14
금학산관광농원 시산제와 단합대회에 안성맞춤
태극선을 그리며 굽이굽이 흐르는 400리 홍천강 물굽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조망의 산 금학산. 그 북쪽자락 홍천군 역전평리 계량이에는 홍천군에서 추천하는 ‘금학산관광농원’이 있다. 가족휴양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대형 농원이다. 산악단체에서는 시산제와 단합대회 캠프로 즐겨 이용한다. 이 농원은 건설업계에서 일하던 안양호(60)씨가 29세 되던 해, 4만여 평의 땅을 확보하고 길을 내고 나무를 심으며 조성했다고 한다. 연수시설과 숙박시설, 식당을 운영하는데 식당의 최고인기메뉴는 염소숯불고기로 산악단체에서는 예약을 해 놓고 찾아온다고 했다. 농원에서는 상시 100마리 안팎의 염소를 방목상태로 직접 기르고 있다고 한다.
취재를 마치고 귀갓길, 금학산 산행을 마친 A산악회 사람들을 만났는데 산행코스에 화장실이 없어 부득이 농원의 화장실을 이용하게 되었다며 미안해했다. 그러면서 여성들이 군청에서 등산객들을 위해 화장실을 만들어 주고 도로정비도 잘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을 전했다. 농장까지는 새로 개통한 서울~춘천 고속도로 조양IC를 이용하면 10분 거리.
메뉴 염소한마리 50만원(30명 기준) 반마리 30만원 전화번호 [금학산관광농원] 033-261-1212 찾아가는 길 서울~춘천 고속도로 조양IC를 이용하면 10분 거리.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 역전평리 291
장원막국수 지극정성 순메밀 100%만을 고집
홍천IC에서 44번 국도 서울 방향 인삼농협을 지나 아랫길로 꺾어 들어가면 구 도로 변에 ‘장원막국수’라는 큰 선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홍천 현지사람들보다 외지사람들에게 더 크게 알려져 있는 ‘순메밀 막국수집’이다. 워낙 유명한 집이라 주말이면 30번까지 순번표를 받아 기다려야만 자리를 차지할 수가 있는 업소로 알려져 있다.
2001년 가을에 문을 연 업소로 전통을 쌓을 만큼 쌓았지만 이 집이 이토록 명성을 얻게 된 데는 몇 가지 요인이 있었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이 길로 뛰어든 업주 정종문(45)·이경희(42)씨 내외의 철저한 장인정신이 오늘이 있게 한 것으로 보였다. 막국수 식자재인 메밀을 철저하게 순메밀 100%만을 고집스럽게 직접 반죽하여 당일 사용분만을 만들어 내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홍천에는 막국수를 전문으로 차려내는 업소가 30여 곳이나 된다는데 현지 사람들의 증언에 의하면 ‘장원막국수’처럼 막국수를 뽑아 내는 업소는 이 집이 유일하다는 것이다. 홍천만이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찾아 보기 힘든 업소라는 것이 이 업계의 평가라니 유명해질 수밖에 없었겠다.
메밀은 약성(藥性)이 강한 곡식으로 메밀에 함유된 ‘루틴’이라는 물질이 혈관을 안정, 강화시켜 혈압을 내리게 해 준다. 그래서 고혈압에 의한 뇌졸중(腦卒中·風) 예방에 좋은 음식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메밀 속의 ‘콜린’은 간에 지방이 쌓이는 것을 방지하여 주기 때문에 음주 전후에 이 음식이 좋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위암, 뇌암, 간암을 유발하는 소화기관 내 부패한 가스발생을 효과적으로 줄여 주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는 식품으로도 알려져 있다. 서울을 위시, 먼 곳에 사는 노년의 많은 손님이 이 집을 단골로 찾는다는데 그 이유를 여기에서 찾을 수 있겠다.
메뉴 막국수 6,000원 전화번호 [장원막국수] 033-435-5855 찾아가는 길 강원도 홍천군 홍천읍 상오안리 2반 214
초록愛 산행안내소 역할 안주인 윤신옥씨
홍천읍내 희망3리 홍천여고 쪽에 있는 ‘초록愛’는 홍천 산꾼들과는 아주 특이한 관계의 집이다. 어느 지역이나 산꾼들이 즐겨 찾는 단골집이 있기야 하겠지만 ‘초록愛’는 매우 색다른 업소다. 홍천지역 산꾼들에게 ‘형수님’으로 통하고 있는 안주인 윤신옥씨가 현지 우정산악회 골수 회원으로 정례산행의 개근생이라 매월 첫 주 화요일은 아예 식당 문을 열지도 않는다고 한다. ‘형수님’이 산행하는 날은 저녁 한때 하산하는 산악회 회원들을 위해 문을 열 뿐, 영업은 하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다. 산행을 마치면 당연히 이 집에서 하산주와 해단식을 하게 된다고 했다. 이 자리에는 산행에 참가하지 못한 회원들도 동석한다는 것이다.
이 정도다 보니 홍천에서 이름깨나 날리는 홍천군산악연합회(회장 최복도), 메아리산악회(회장 사재붕), 우석산악회(김용백), 무궁화산악회(김종덕), 좋은 친구들 산악회(이병삼), 팔봉산악회(임정남), 우정산악회(현종길), 무지개산악회(이소진), 홍천산악회(심송흠), 군청산악회(한상용), 한마음산악회(박주선)가 ‘초록愛’를 자신들의 지정식당인 양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녁 시간에 이 집에 들르면 홍천의 산꾼들을 쉽게 만날 수 있고, 다른 산악회의 회원들과도 쉽게 사귈 수가 있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 산행의 정보를 나누기도 한다는데 ‘형수님’은 지난 수 년간 <월간 山>을 교과서 삼아 여기에 실린 내용들을 정독하고 공부한 실력으로 산행안내역까지 맡는다고 했다. “지금 비슬산에 가면 진달래 개화상태가 이르다”, “계방산에는 눈이 다 녹아서 적설산행으로는 적기가 아니다”는 등의 설명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춘 ‘프로급’의 수준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주인 김운수(56)·윤신옥(54)씨 내외는 자연스럽게 이 지역 산꾼들과는 각별한 인연을 맺게 되었고 찾아오는 손님들에게는 남다른 정성을 다한다는 소문이 퍼진 것이다.
홍천은 홍천의 산꾼들이 자랑하는 명산의 보고(寶庫). 서울과 수도권이야 당연한 이치겠고 이제는 55번 고속국도를 타고 먼 곳으로만 느껴지던 대구와 경북권에서도 많은 사람이 즐겨 찾아오는 지역이 되고 있다. 이른 아침, 산행길에 오르는 산꾼들이 홍천읍내까지 온 다음 해장국집을 찾는다는데 ‘초록愛’는 해장국의 명업소로 알려져 주말 아침이면 경상도 산꾼들이 떠들썩하게 찾아온다며 주인 내외는 즐거워했다.
메뉴 모이세해장국·황태해장국 각 5,000원, 갈비탕·녹차약밥정식 7,000원, 훈제정식·주물럭 정식 8,000원, 보성녹돈생삼겹 9,000원, 녹차유황오리요리(4인) 3만3천~3만8천원 전화번호 [초록愛] 033-435-2211 찾아가는 길 강원도 홍천군 홍천읍 희망3리 32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