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요, 저요! ”, “까르르르~”
어린이들의 행복한 웃음소리가 건넛집까지 울려 퍼진다. 안양대리구 매곡성당(주임 이강건 신부)의 경환지역 다윗 두레 모임을 찾았다. 매곡성당의 ‘두레모임’은 유치부부터 초등부 6학년까지의 어린이들이 골고루 모인 초등부 소공동체를 일컫는다. 현재 170여 명의 어린이들이 7개 지역에 총 19개 두레를 이루고 있다.
학년별 교리 중심의 일반적인 주일학교 체제를 탈피한 두레 모임은 어떻게 진행될까? 각 두레모임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 평일에 한 번씩 자율적으로 시간을 정해 모임을 갖고, 주일 미사는 (어린이미사가 없이) 가족과 함께, 혹은 같은 두레 친구들과 함께 봉헌한다.
두레 교사의 지도에 따라 시작기도·마음나누기·공부 ·밀알 되기·마침기도·친교와 나눔으로 이어지는 두레모임에서, 어린이들은 함께 복음을 읽고, 바른 자세로 눈을 감은 채 묵상기도를 하고, 어눌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고 있었다.
또 언니·오빠들은 동생들의 이야기를 잘 받아들이고 도와주며, 어른들의 소공동체보다 훨씬 진솔한 진행을 해나간다. 가끔은 장난도 치고, 웃고 떠들기도 하지만 1시간 반이 넘는 모임은 내내 웃음꽃이다.
이들은 방과 후 저마다 학원수업이 있어 만나는 것이 쉽지 않은 탓에 다양한 방법의 모임을 열기도 한다. “이번 주에는 묵주기도를 하는게 어때? 점심시간에 교실 복도에서 만나자.”, “새벽 미사에 함께 가자, 갈 수 있는 친구는 놀이터에서 만나는 거야.”라고 약속하는 것이다.
다윗 두레장 6학년 김은주(안나) 양은 두레 자랑을 어른스럽게 늘어놓는다. “같은 학년 친구들끼리만 어울린다면 이런 재미는 느낄 수 없을 거예요. 다양한 일들이 일어나고, 그래서 많이 웃을 수 있죠. 또 어린 동생들은 두레모임을 통해서 언니·오빠들의 도움도 받고, 약간 비뚤어진 마음을 먹은 친구들은 이 모임에서 함께 고쳐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특히 두레모임은 지역 복음화에도 한 몫 거들고 있다. 기자가 참석한 다윗 두레모임에는 친구를 따라 왔다가 모임이 재밌어서 계속 나오게 된 비신자 가정의 어린이들이 네 명 있었고, 이중 두 명은 이제 첫영성체 교리를 시작한다고 했다.
초등부 교감 박경애(오틸리아) 씨는 “어린이 두레모임은 ‘소공동체 활성화’와 ‘청소년 신앙생활 활성화’ 를 위해 효과적”이라며, 교사 부족으로 더 많은 두레를 구성하지 못함을 안타까워 했다.
아이들 스스로 공동체 안에서 작은 사회를 발견하고 성장해 나가는 것, 왕따는 다른 나라 얘기인 듯 하나로 어울리는 것. 매곡성당 아이들은 가르침 받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배우고 있었다.